7년 만에 로판 세계에서 현실 세계로 돌아왔다. 드디어 평온한 현실로 돌아왔구나 싶었건만……. [에스퍼, Y 씨의 폭주로 △△역 일대의 구역이 무너졌다고 합니다. 정부는 이에 대해 합당한 배상을 할 것이라 입장 표명…….] 처참하게 무너진 집을 보며 나는 깨달았다. 이 세계가 현대 판타지라는 것을. *** 먹고살기 위해 자영업을 시작했다. 일단 꽃집은 내 길이 아니었다. 주먹밥 집도 내 길은 아니었나 보다. 그 자리에 게이트가 터졌다. 아, 그사이에 또 두 번 계약한 원룸이 연우진에게 날아가는 일도 있었다. 나는 마지막으로 있는 돈 없는 돈 탈탈 털어 카페를 차렸다. 그리고 대박 났다. *** “쿠폰에 적어야 해서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저는 연우-.” 시선이 마주치자 옅게 뺨을 붉힌 남자가 입을 열었다. 동시에 텔레비전에서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국민 여러분!! 우리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길드 ‘메시아’가 A급 상위 게이트 클리어 세계 최단 기록을 성취해 냈습니다!!] 몹시 흥분한 기자가 전한 것은 최상위 에스퍼 연우진의 길드 ‘메시아’의 게이트 클리어 소식이었다. 순식간에 뒤죽박죽 얽혀 있던 잡생각들이 머릿속에서 지워지고 까만 분노로 덮어졌다. 내 원수. 내게 유목민의 삶을 선사한 이의 소식에 바득 이를 갈며 조용히 뇌까렸다. “연우진 X발놈…… 눈에 띄기만 해 봐라.” “…….” “앗, 죄송합니다. 그래서 이름이 뭐라고 하셨죠? 분명 연우…….” “연우예요. 주연우요.”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남자가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