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화 (2/277)

  

* * *

라울은 주치의에게 진찰을 받고 있는 테레제를 내려보다 한숨을 푹 내쉬었다.

주치의는 진료를 마쳤는지 걱정할 것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스트레스로 인해 순간적으로 어깨와 목이 꽉 뭉쳐 혼절까지 이른 듯합니다쉬시면 괜찮아지실 겁니다.”

……그래.”

테레제는 단순한 성격이었다.

화나면 화내고즐거우면 웃는 솔직하고 직설적인 성격인지라지금껏 스트레스 따위는 모르고 살았을 텐데.

그만큼 파혼이 충격적이었나.”

라울은 또다시 한숨을 푹 내쉬었다.

사실 파혼도 따지고 보면 테레제가 9할 이상의 원인을 제공했다.

약혼자가 비록 백작가의 영식으로 신분이 맞지는 않았지만테레제가 너무 노예 부리듯 막 대한 것이다.

예비 사위였던 영식은 스트레스성 원형 탈모를 보여주며 파혼을 간곡히 요청했다.

얼마나 망신스러웠는지…….’

라울은 테레제에게 몹시 화가 나백작가에 보상금까지 쥐여주며 당장 파혼을 진행해버렸다.

자존심을 빼면 시체인 테레제가 사교계에 파혼 이력이 있는 공녀라는 추문이 도는 것을 견딜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래서 감행했고 아니나 다를까 테레제는 그날로 술을 퍼마시며 제게 시위해댔다.

하아.”

한데눈물은 정말이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테레제는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악을 쓰고 독설을 내뿜고 저주를 퍼붓는 아이였지지금껏 눈물 한 방울 보인 적 없었다.

참 독하다고 생각했다.

저리 모질고 독해서 제 아내와 어린 남동생을 그토록 못살게 괴롭히는구나 싶어 더 괘씸했었다.

이미 정이 떨어질 대로 다 떨어진 딸인 줄 알았건만.

.”

라울은 눈물 자국이 남은 테레제의 얼굴을 응시하다 고개를 내저었다.

그는 방을 나가기 전하인에게 일렀다.

테레제가 깨어나면 외출 금지령은 취소했다고 전하거라.”

주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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