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9
59. 응
치용을 보고.
이런 새끼도 잘살고 있다는 것에 감탄했다.
유진을 보며, 꿋꿋하게 사는 것에 손뼉을 쳐주고 싶었다.
그리고 세주를 보며.
‘세기의 또라이.’
정상은 아니다.
하는 짓도 할 수 있는 일들도.
그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자신도 할 수 있다.
치용이라면, 유진이라면.
더구나 세주라면.
여기서 포기할 인간들이 아니다.
“거, 어지간해서는 하지 마라. 알았지?”
풀 업 다음 단계를 알려주며 한 말이다.
전신에 어린 푸른빛이 불길처럼 타오른다.
번 업(Burn Up).
풀 업의 다음 단계다.
웅.
콰직!
바닥을 박차고 앞으로 달려들었다.
정면에 선 놈이 방아쇠를 당겼다.
으득.
어금니를 깨물고 왼팔을 들었다.
팔 한쪽을 내줘도 한 놈은 잡는다.
퉁. 번쩍.
흰빛이 팔을 때렸다.
땅! 깡!
팔에 맞은 탄환이 튕겨 나갔다.
인준의 두 눈이 미친 듯이 타오른다.
인준은 날아오는 탄환을 볼 순 없다.
대신 총구의 방향을 봤다.
왼팔이 시큰했다.
넷의 총구가 인준을 향해 움직인다.
치용이라도 된 것처럼 곧 죽어도 직진이다.
“크핫!”
고함을 지르며 앞으로 뛴다.
주먹에 푸른빛에 모인다.
노블 에너지, 풀 업은 균형이다.
몸 전신에 에너지를 두르는 기예가 그것이고.
그리고 번 업은 집중이다.
화륵.
타오르는 주먹에 모인 푸른빛이 커졌다.
놈의 머리를 후려치자.
텅!
빈 깡통처럼 소리가 울리고.
우직.
목이 비틀린다.
유리막처럼 생긴 낯짝 밑으로 녹색 체액이 흐른다.
덜렁.
왼팔로 막고 왼팔로 공격했다.
덕분에 팔이 부러졌다.
‘왼팔은 버린다.’
몸을 비틀며 오른팔을 앞으로 뻗는다.
왼손에 머문 푸른 불길이 사라지고.
오른손, 손끝에 머문다.
콰득!
몸을 뚫는 손이다.
‘더 할 수 있어.’
잘하면 나머지 네 놈도 잡겠다.
손을 뽑았다.
팔에 묻은 녹색 체액을 털어낼 틈도 없었다.
빠르게 다음 놈을 향해 달린다.
그사이 한 놈이 총구 방향을 튼다.
인준을 노리는 게 아니라.
그 뒤쪽.
생각할 틈도 없이, 몸을 날렸다.
퉁.
날아오는 총구 앞을 몸으로 막은 순간.
펑!
총알이 복부를 맞고 터졌다.
“우웩!”
동시에 신물이 넘어오고.
퍽.
코피가 터졌다.
쿵! 퉁. 데굴.
갑자기 누군가 등을 후려친 것 같았다.
그리고 하늘이 빙글빙글 돌았다.
‘쓰러졌구나.’
배에 구멍이 난 줄 알았다.
구른 채로 억지로 바닥을 손바닥으로 치며 일어났다.
“쿨럭.”
기침이 나오고 다시 올라오는 구역질을 꾹 눌러 삼켰다.
비린내가 코끝을 아렸다.
“인준아!”
그제야 아버지가 놀라 외쳤다.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노플 패스가 시큰하다.
아무렇지도 않긴, 번 업은 고사하고 풀 업도 불가하다.
처음에야 죽고 싶어 들어온 군대지만.
지금은 다르다.
가능하다면, 더 싸우고 싶다.
놈들에게 커다란 엿을 먹여주고 싶다.
“이제 올 때 된 거 아냐?”
불평을 뱉었다.
“응?”
뒤에서 아버지가 놀라는 것도 무시다.
형님성애자 새끼를 비롯해서.
같은 부대원이라며?
이럴 땐 짠하고 나타나 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웅.
놈들의 총구가 다시 둘을 가리킨다.
‘버틸 수 있을까?’
노블 패스가 끊어진 것 같다.
실제로 끊어졌을지도 모른다.
번 업을 쓰기에는 노블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했다.
무리 좀 했다.
그래서 어쩌라고.
김치용은 허구한 날 그런 짓 하는데?
유진은? 냉정해 보이지만 그 자식도 또라이 과다.
반세주는 말할 것도 없고.
“시발, 좀 와라.”
아버지가 뒤에서 놀라든 말든 지금 인준은 간절했다.
거친 말을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던 아들이다.
‘여기서 죽일 순 없어.’
왜 자신 같은 아들 덕에 몸과 마음이 고생해야 했으며.
지금 이 순간에 죽음을 맞이해야 하나.
웅.
총구에 흰빛이 터져 나오는 순간이다.
드드드드드드득!
근육이 뒤틀리는 소리가 들리고.
놈들의 총구가 갑자기 위를 가리킨다.
콰과과광!
“윽!”
인준이 아버지를 안아 감쌌다.
위에서 부서진 돌조각이 등을 때렸다.
노블 에너지 운용을 할 수 없어서 몸으로 버텼다.
‘생매장을 시키고 싶다는 거냐?’
그럴 턱이 있을 리가 있나!
저놈들이 갑자기 매장 문화를 존중해 손수 손을 쓸 일은 없다.
“무슨 짓거리냐?”
인준이 입을 열었다.
당연하게도 답은 없었다.
대신.
두두두!
총격 소리가 대답을 대신했다.
어디선가 놈들을 향해 탄환이 날아온다.
티디디딩!
하지만 놈들의 겉면을 뚫지 못했다.
골처럼 외갑에 얇은 배리어가 있었다.
화력이 더 필요했다.
그 순간이다.
놈들이 갑자기 총구를 들고 서로를 겨눈다.
우드드득.
놈들도 원해서 한 게 아님은 분명했다.
트트트트.
레레레.
기묘한 음성이 놈들에게서 흘러나왔다.
팔 근육이 꾸직꾸직 소리를 내며 반항을 하지만.
결국, 놈들은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눴다.
웅.
총구 끝에 흰빛이 뭉치고.
꽈과광!
폭음이 터지고, 육편이 날았다.
녹색 피가 사방에 튀었다.
다행히 건물이 무너지진 않았다.
‘사이킥.’
염동력이다. 그것도 무시무시할 정도로 막강한.
“무사합니까?”
그리고 들려오는 목소리.
나이는 40대 초반 정도.
한쪽 눈에 안대를 한 남자다.
그가 성큼 다가오더니, 인준을 바라본다.
아니, 정확하게는 그 뒤쪽이다.
이강호가 몸을 일으켰다.
“발해의 이무영입니다.”
발해?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
“25사단 특별 지원대, 중위 이인준입니다.”
“뒤쪽에 계신 분 신원 확인하겠습니다.”
“이강호요.
“3S 로펌 이강호 대표님 맞으십니까?”
“맞소.”
“둘 붙어. 보호해서 밖으로 모신다.”
“잠깐.”
인준이 그 앞을 막는다.
갑자기 아버지를 데려가겠다는 그들이다.
실력은 인정하겠으나.
“괜찮다.”
하지만 인준을 아버지가 제지한다.
그리고 상대를 향해 묻는다.
“내 아들은?”
“군인 아닙니까? 우리가 받은 명령은 어디까지나 이강호 님을 포함한 주요 인사들의 보홉니다. 군인까지 보호할 여력은 없습니다.”
그가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
“발해가 뭡니까?”
인준이 묻자, 아버지가 천천히 입을 연다.
“개인 경호 업체다. 기업에서 출자해서 만든 곳이야. 믿을 만하다.”
아니, 그냥 경호 업체라고 하기에는 수준이 높다.
이 정도 수준의 사이키커라니.
김해에서도 못 봤다.
초인프로젝트를 수석으로 졸업한 이도 이 정도는 아니다.
“당신.”
인준이 그를 향해 입을 열려고 하는 순간.
“야, 너. 잠깐 얘기 좀 하자.”
들리는 목소리다.
“형님?”
인준이 고개가 뒤로 돌아간다.
반세주였다.
그가 오자마자 남자를 보고 눈을 부라렸다.
*
달렸다.
가시거리는 엉망이지만.
“전방 셋.”
속도로 모든 걸 뒤엎는다.
벼락을 넣고 소총을 꺼냈다.
커버링 에너지를 모아서 달리면서 방아쇠를 당긴다.
투두두. 투두두.
삼점사로 앞에 보이는 흰둥이 놈 머리에 총알을 박아주고.
“좌 전방, 갑니다!”
땅!
치용이 샷 건 방아쇠를 당기며 달린다.
반대쪽 유진이 서브 머신건을 당겨보더니 말했다.
“효과가 없네요.”
인젝션 약물탄은 애초에 피부에 꽂혀야 의미가 있다.
그러니 영 효과를 보기 어려웠다.
그는 서슴없이 허리춤을 훑어 수류탄을 던졌다.
“투척.”
그 말에 왼쪽으로 방향을 꺾어 달리는 셋이다.
가까운 엄폐물을 찾아 몸을 던진다.
꽝!
폭발에 흰둥이 놈 둘이 죽는다.
“민간인은?”
“없습니다.”
주변을 살핀 셋이 다시 달린다.
조금의 망설임도 없는 전진이다.
내달리다 세주가 주먹을 들었다.
멈추라는 수신호다.
“뭡니까?”
치용이 묻고.
-생체 반응 확인. 훈련된 병사 열. 전부 사이키커야.
연기 너머 아군이 보였다.
이제야 지원 병력이 왔나 싶었다.
정면에 선 남자, 40대 초반으로 보였다.
안대를 쓴 남자였는데.
이상하게 얼굴이 낯이 익었다.
기억을 떠올리기도 전이다.
“살려주세요!”
간절한 외침과 달려오는 사람이 보인다.
그리고 그 뒤로 녹색 불빛을 뿜으며 달려오는 흰둥이들도.
보이는 순간, 이미 지척이다.
반대쪽에 오는 열 명의 인간.
세주는 당연히 저들이 지원 병력이라고 생각했고.
그들이 합류할 거라 예상했다.
그래서 벼락을 꺼냈고.
전투 중 들어오는 놈을 족족 잡아챌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들이 그들을 지나친다.
“목표물 없습니다.”
“무시한다.”
지나가며 그들의 대화가 들렸다.
연기 사이.
중앙이 세주 일행이고 그 우측에 아군 병력.
좌측에 민간인과 적이었다.
“여기요! 여기요!”
달려오는 여자가 외친다.
“저 새끼들이.”
치용이 그들을 보고 이를 가는 순간.
세주는 이미 총구를 앞으로 겨눈 채였다.
꽝! 펑!
보이는 첫 놈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고.
“치용, 유진!”
둘의 이름을 부른다.
“쳇!”
치용이 입을 삐죽 내밀며 달려오는 민간인을 지나치며 PBB를 하나 던진다.
펑.
허공에 반투명한 막이 생기고.
깡! 깡!
놈들이 쏜 총탄이 배리어를 때렸다.
버티는 건 세 방이 한계.
그리고 적은 열이 넘었다.
꽝! 꽝!
벼락의 방아쇠를 쉼 없이 당기고.
유진이 PBB를 계속 던진다.
“끝입니다!”
가진 배리어 구슬을 다 써 버렸다.
“여기도 끝이야.”
피해 하나 없이 흰둥이 놈들을 다 격살했다.
“아아.”
다리가 풀린 이들이 바닥에 주저앉는다.
살아남은 사람은 총 넷이었다.
“근처 안전 확보 지역으로 이동한다.”
세주가 말하고 쓰러진 남자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일으켰다.
“저희, 산겁니까?”
어리둥절한 그의 물음에.
“물론입니다.”
세주가 답했다.
근처 건물로 이동해 넷을 안에 두고 주의사항을 설명해주자.
“저희 놓고 가는 겁니까?”
똑같은 질문을 한다.
맨 처음 교전한 장소에서 원을 그리듯 돌며.
이미 주변 지역 흰둥이 놈들을 완전히 소거했다.
“네. 여기가 가장 안전합니다. 저희 곁에 붙어 있으면 더 위험합니다.”
흰둥이 놈을 찾아서 움직이는 셋이다.
“일단 우리를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킨 뒤….”
하여간 이 이기적인 인간들.
“이봐. 지금 밖에서 당신들과 같은 경우를 당하는 사람이 또 있을 거란 생각은 안 들어?”
세주가 눈을 부라렸다.
“그냥 닥치고 있으시지 그려?”
그 뒤로 치용이 나서자.
모두가 입을 다문다.
분노조절 장애 치료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치용이다.
효과 만점이었다.
그들을 뒤로하고.
‘쫓고 있지?’
-물론.
아군 병력이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자마자 프로비던스에게 추적을 명했다.
미니맵 위로 빛나는 점이 보인다.
‘이 미친 새끼는 무슨 생각인지 물어나 보자.’
그제야 그 남자의 얼굴을 어디서 봤는지 떠올랐다.
‘죽은 줄 알았는데.’
논산 훈련소다.
입대하던 날, 녹색 피가 묻어서 끌려갔던 남자.
괜한 질문으로 시선을 끌었던 사람.
녹색 피가 묻은 채 소독실 이후로 사라졌었다.
죽은 줄 알았다.
그런데 멀쩡히 산 것도 모자라서.
-엄청난 사이키커야. 에너지가 넘쳐흐를 정도로.
변신까지 하고 오셨다.
거기에 민간인 구출 따위는 개 무시하고 달리시고.
‘목표물이라고 했다. 뭘 찾으러 온 건가?’
달리며 머리를 굴려보지만.
‘알게 뭐냐.’
만나서 물어보면 그만이다.
-싸가지다.
프로비던스가 싸가지라고 부르는 놈이면.
‘인준?’
벽이 무너진 레스토랑 건물이다.
단층 건물에서 놈들이 총구로 인준을 겨누는 게 보인다.
달리면 늦는다.
“경계!”
외치고 벼락을 꺼냈다.
선 자세 그대로 견착.
스코프에 눈을 대며 에임 모드를 켠 순간이다.
-오호. 눈.
프로비던스가 말하기도 전에 눈에 커버링을 씌운 참이다.
허공에서 가는 실이 내려와 놈들의 총구를 위로 들어 올린다.
벼락의 방아쇠를 당길 일도 없었다.
콰과광!
놈들의 소총이 천정을 부순다.
그걸 보고 세주가 입을 연다.
“진입.”
셋이 빠르게 건물로 달렸고.
안으로 진입하자마자.
적군이 서로를 겨누고 에너지 총을 쏘는 장면을 봤다.
꽈과광!
-김해 애들은 아주 유치원생 수준이네.
무지막지한 염동력의 주인이다.
하지만 알 게 뭐냐?
“야, 너. 잠깐 얘기 좀 하자.”
치용이 옆에서 콧김을 흥하고 뿜었다.
“미친 새끼.”
민간인을 무시하고 간 놈이다.
스윽.
안대를 한 남자가 세주와 그들을 본다.
그리고 입을 연다.
“소속이?”
“지랄한다.”
대뜸 시비 거는 말투에도 그는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피식 웃으며 답한다.
“발해의 이무영이다.”
“발해고 뭐고, 너 왜 그냥 갔냐?”
“합리적인 판단이다.”
눈을 내리깔고 상대에게 제대로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스스로에게 자신 있고, 프라이드가 높은 타입이네. 저 정도 사이키커라면 누구라도 자신만만하겠지만.
“합리?”
“우린 군 소속이 아니다. 고로 민간인을 구출할 의무가 없다. 더구나 현 상황에서 주요 인사를 구하는 명령이 최우선이므로. 난 가장 합리적인 판단을 한 것 같은데?”
“개인 경호 업체랍니다.”
옆에서 인준이 거들었다.
무슨 짓을 했는지 부러진 왼팔이 보였다.
“유진.”
뒤에서 유진이 나와 급하게 인준의 팔을 보고 나노킷을 꺼냈다.
“다시 한 번 물어보자. 너 왜 그냥 갔냐?”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이무영이 입을 연다.
“귀가 막혔나? 바쁘다.”
그가 말하고 이강호에게 다가간다.
“아버집니다.”
인준의 아버지? 세주가 그를 봤다.
누가 부자 아니랄까봐 닮기도 닮았다.
“후.”
숨을 한 번 내쉬고.
-참게? 하긴 여기서 아군끼리 싸워서 남는 건 없지. 평소에 내가 조지라고 하는 건 사실 농담이지. 열 받는다고 다 쥐어 패면 누가 남겠어? 냉정하게 상황을 관망했을 때. 저 치는 아주 강력한 아군, 협력해야 할 순간이지.
‘응.’
-내 말 듣고 있는 거지?
‘응.’
-시발?
‘응.’
-듣긴 뭘 들어. 말을 말자.
세주가 성큼 앞으로 걷는다.
이무영이 그를 보고 손을 들어 제지했다.
“더 가까이 오면 적의가 있다고 간주하겠다.”
“응. 나 적의 있어. 오랜만이네. 훈련소에서 보고 여기서 볼 줄은 몰랐는데.”
“훈련소?”
그가 세주를 보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기억에 없다.”
“잠깐 스치듯이 봤으니까.”
기억하는 세주가 이상한 거다.
“하나만 묻자.”
“궁금한 것도 많은 놈이네. 그냥 좀 꺼져라.”
이무영이 손을 앞으로 휘휘 저었다.
“여기까지 오면서 민간인, 몇 명이나 봤지?”
무시하고 묻자.
이무영이 세주를 빤히 바라본다.
죽을 걸 알고 제자리에 두고 왔다면.
그건 살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인간이라면 그래서는 안 된다.
왕십리에서 동생을 잃은 여자가 떠오른다.
이번 침공으로 그런 이들이 몇이나 될까?
십? 백? 천? 만?
모르겠다.
“말해줘?”
놀린다. 살살 긁는다.
배알이 꼴린다.
가슴에 화산이 있다면 지금 막 활화산이 되었을 게 분명했다.
연상임에 분명하고.
훈련소 동기고.
살아 있어서 솔직히 반갑기도 하지만.
-죽이진 말고.
‘응.’
“대답하라고, 이 개새끼야.”
이무영의 얼굴에 여유가 사라진다.
“뭐?”
세주의 한 마디에 주변 공기가 싸늘하게 식었다.
“주둥이 열고 말해. 몇 명이나 봤지?”
“미친놈.”
이무영이 그에 대한 적절한 답을 내놓았다.
세주는 자신을 지칭한 단어에 맞게.
앞으로 내달렸다.
그래. 맞고 시작하자.
빠르고 편한 길 놔두고 너무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