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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급 각성자의 딸이랍니다 (338)화 (338/500)

338화. 능력 증명(1)

 

 

 

 

[속보! 이매망량의 새로운 길드장은 윤사해의 하나뿐인 딸?]

그래, 윤사해의 하나뿐인 딸이 이매망량의 새로운 길드장이 됐다.

[심층분석! 이매망량도 결국 가족 회사였던 건가?]

‘결국 가족 회사였던 건가?’라니.

“이매망량은 처음부터 가족 회사였다고.”

애초에 윤사해의 할머니인 윤사희가 세운 길드다. 그 길드를 윤사해가 이어받았고.

좀 알아보고 기사를 쓸 것이지!

아마, 이 자리에 윤사희가 있었더라면 재미있다면서 깔깔 웃었겠지.

분명 그럴 거다.

그때, 서차웅이 나를 달랬다.

“길드장님, 너무 화내지 마십시오. 어차피 다 예상했던 반응이지 않습니까?”

“그렇기는 하지만요.”

나는 화면을 끄고는 씩씩거렸다.

“그래도 마음에 안 들어요. 기다렸다는 듯이 이매망량을 깎아내리려고 하는 태도라니.”

내가 힘이 없어서 저러는 거겠지.

“그래도 저 기사들, 얼마 못 가 곧 사라질걸요? AMO가 길드장님의 뒷배가 되어 주겠다고 했잖아요!”

류화홍이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에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부디 화홍이 오빠의 말대로 돼야 할 텐데요.”

괜히 돈으로 AMO를 매수했다느니 뭐니 그런 소리가 나올까 두려웠다.

“에이, 잘될 거예요! 그리고 업무 중에는 그런 식으로 부르지 말라니까요?”

“네네.”

나는 심드렁하게 대답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매망량은 여전히 한 치 앞도 볼 수 없을 정도로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 있었다.

“서 비서님.”

“네, 길드장님.”

“리타 오빠 귀에도 들어갔겠죠?”

“그럴 겁니다.”

주위가 고요해졌다.

서차웅도 류화홍도 내 눈치를 보고 있는 게 느껴졌다.

나는 가볍게 손뼉을 쳤다.

“자자, 이러지 말고 일이나 보죠. 류화홍 헌터, 중소 길드 반응 정리 끝냈죠? 브리핑 부탁할게요.”

“네, 길드장님.”

사람들이 뭐라고 떠들어 대든 그게 무슨 대수랴?

나는 지금에 집중하기로 했다.

***

중소 길드의 반응은 최악이었다.

특히 이매망량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길드일수록 나에 대한 거부감이 극심했다.

“아무래도 따로 이야기를 흘린 것도 없이 길드장이 되셨으니까요.”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류화홍이 말했다.

“크게 신경 쓰지 마세요. 어차피 저희 산하 길드도 아니니까요.”

“이매망량은 산하 길드가 없죠?”

“네, 길드장님.”

대답해 준 사람은 서차웅이었다.

“휘하로 들어오고 싶어하는 중소 길드는 많았지만, 윤사해 길드장님께서 모두 거절하셨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인 후 물었다.

“CW와 아래아 측은 어떻죠?”

‘가호(加護)’는, 로저 에스테라의 죽음으로 인해 완전히 와해된 상태였다.

단순히 그가 죽었다고 해서 그렇게 된 건 아니었다.

로저 에스테라의 사망 소식과 함께 그가 지금까지 저지른 수많은 악행이 낱낱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 악행 중에는 우성운과 우신우에 관한 것도 있었다.

두 사람의 부모가 저지른 살인이 사실은 로저 에스테라의 소행이라고 했던가?

그들 부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역시 로저 에스테라의 짓이라고 떠들어 댔던 것 같다.

‘그러면 뭐 해.’

우성운도 우신우도 이곳에 없는데.

그 두 사람은 계속 고통받다가 결국 자신들의 보호자를 자처했던 악마에게 죽임을 당해 버렸는데.

그래도 진실이 밝혀졌으니, 다행이라고 할까?

어쨌든 간에 사람들은 로저 에스테라의 숨겨져 있던 이면에 경악스러워하면서도 궁금해했다.

도대체 누가 그의 실태를 밝혀낸 건가!

그리고 나는 그 답을 알고 있었다.

‘저세상.’

로저 에스테라의 심장에 검을 박아 넣었던 그가 벌인 짓일 거다.

“길드장님? 길드장님!”

“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

“아아.”

나는 머쓱하게 뺨을 긁적였다.

“별생각 안 했어요.”

“나 참, 제 말 안 들으셨죠?”

솔직하게 대답해 줬다.

“네.”

“정말이지! 다시 말씀드릴 테니 이번에는 제대로 들으세요!”

서차웅이 내게 예의를 갖추라면서 류화홍을 나무랐다.

“서 비서님, 저는 괜찮아요.”

“그렇지만.”

“남들 앞에서 저러지 않으면 되잖아요? 그러니까 류화홍 헌터도 신경 쓰지 말고 편하게 다시 브리핑 부탁할게요.”

“네, 길드장님!”

류화홍이 헤실거리며 웃고는 CW와 아래아의 상황에 대해 알려 줬다.

“CW에서는 크게 반응이 없어요. 이쪽을 신경 쓸 여유가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하긴, 장천의 회장님께서 사라지면서 내부적으로 많은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고 들었으니까요.”

『각성, 그 후』의 흐름대로 가게 된다면, CW는 얼마 못 가 역사에서 사라지게 될 거다.

“아래아 쪽에서는 길드장님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더라고요.”

“어떻게요?”

“길드장님을 인정하느냐, 인정하지 않느냐로요.”

실소가 절로 나왔다.

“아래아의 인정 따위 필요 없는데 말이에요.”

“그렇지 않아도 최설윤 길드장님께서 길드원들한테 한 소리 제대로 한 모양이더라고요.”

그 말에 서차웅이 입을 열었다.

“최설윤 길드장님께서도 아버지께 아래아를 물려받으셨으니 말입니다. 이 상황에 공감이 많이 가겠죠.”

그러면서 서차웅은 덧붙여 말했다.

최설윤이 아래아의 길드장이 됐을 때, 지금과 똑같이 곳곳에서 말이 나왔었다고.

“고생 많이 하셨겠네요?”

“처음에야 그랬습니다만, 곧 지하 길드를 소탕하기 시작하면서 모든 말이 들어갔습니다.”

하긴, 최설윤은 지하 길드의 쓰레기들이 윤사해만큼이나 두려워하는 인간이었지.

‘잠깐.’

지하 길드?

“그거예요!”

“네?”

“지하 길드요!”

서차웅과 류화홍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얼굴로 두 눈을 끔벅였다.

나는 씨익 입꼬리를 올렸다.

“AMO가 암만 제 뒤를 봐준다고 해도 능력을 증명하는 게 좋잖아요?”

“그렇기는 합니다만.”

“그러니까 해요.”

그 증명.

“서 비서님께서는 지금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지하 길드를 조사해 주세요. 서울을 중심으로요.”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류화홍 헌터는 강산에 본부장님께 말 좀 전해 주실래요?”

“무슨 말을 전해 드리면 될까요?”

나는 류화홍의 귀에 은밀하게 전해 줬으면 하는 말을 속삭였다.

“정말 그렇게 전하면 될까요?”

“네.”

나는 입가에 걸친 미소를 더욱 짙게 만들며 웃었다.

지하 길드를 소탕해 대중에게 내 능력을 증명하는 것.

나는 그 계획을 극적으로 만들 생각이었다. 그래야 대중에게 더 효과적으로 인식될 테니까.

더욱이.

“지하 길드는 지금 이매망량을 엄청 우습게 보고 있겠죠.”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가 바지 사장이 됐다고 말이다.

“이번 기회를 잘 이용해 봐요.”

지하 길드도 소탕하고, 내 능력도 증명하고.

그야말로 도랑 치고 가재 잡기였다.

***

서차웅은 단 하루 만에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지하 길드 명단을 정리해서 내게 건네줬다.

류화홍은 강산에에게 다녀온 후 그녀의 반응을 두려움에 질린 낯으로 말해 줬다.

“본부장님께서 그런 식으로 웃는 거 처음 봤어요!”

어쨌거나 나는 서차웅이 건네준 명단을 확인하며 미간을 좁혔다.

세상에 쓰레기가 암만 넘쳐 난다고 하지만, 이 비좁은 땅에도 이렇게 많이 있을 필요는 없잖아.

“어디를 공격하는 게 좋을까요?”

“이 녀석들을 추천합니다. 무리를 이끄는 놈이 C급 각성자인데, 듣기로는 가장 등급이 높다고 하더군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A급 녀석들이 있는 곳을 소탕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왕이면 S급을 잡고 싶지만, 그런 등급의 각성자는 유랑단에 있었다.

‘그러고 보니 유랑단은 지금 어떤 식으로 반응하고 있을까?’

문득, 그런 궁금증이 들었지만 고이 접어놓기로 했다. 지금 중요한 건 고만고만한 지하 길드를 때려잡는 거니까.

“그럼, 이 녀석들은 어떻습니까?”

서차웅이 가리킨 무리는, A급의 방어 계열 각성자가 우두머리로 있는 곳이었다.

“나머지 녀석들은 모두 B급으로 추정 중입니다. A급 녀석들이 몇몇 섞여 있는 것 같지만, 그렇게 위협이 되는 것 같지는 않다고 하더군요.”

“AMO 측 정보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믿을 만하지.

더욱이 서차웅이 일러 준 곳은 내가 이미 잘 알고 있는 곳이었다.

‘저세상이 이매망량에 잠시 몸담았을 때 소탕한 곳이지.’

그러니까 『각성, 그 후』에서 말이다. 그가 한 일을 나라고 못 할 것도 없었다.

“좋아요, 이쪽을 공략하죠.”

“언제 움직이시겠습니까?”

“지금요.”

“네?!”

서차웅이 놀란 얼굴로 물었다. 그의 옆에 있던 류화홍도 똑같은 얼굴이었다.

“길드장님, 미쳤어요?! 아니, 그러니까 제 말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알아요.”

나는 류화홍을 진정시킨 후 입을 열었다.

“하지만 이것저것 계획을 짜고 있을 시간은 없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저에 대한 말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부풀고 있는 중이니까요.”

기자들뿐만 아니라, 온갖 사람이 나란 사람에 대해 캐내고 있었다.

개인사뿐만 아니라 가정사, 그리고 교우 관계 등등.

아마, 윤사해가 돌아온다면 그들 모두 쓸어버리려고 할 거다.

그만큼 사람들은 집요하리만치 나란 사람을 못 잡아먹어 안달 난 것처럼 굴었다.

“그러니까 최대한 빠르게 움직여야 해요.”

“하지만 길드장님.”

서차웅이 조심스럽게 의견을 냈다.

“이 녀석들의 본거지는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거기다 함께 소탕을 나갈 구성원도 꾸리셔야 하는데.”

“아, 그건 괜찮아요.”

나는 서차웅의 말을 끊고는 활짝 웃었다.

“그 쓰레기들은 저 혼자 처리할 생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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