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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임시 서비스 (2) (109/250)


본격적인 임시 서비스 (2)
2022.03.20.


대망의 임시 서비스가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최선호 역시 메시지를 확인했는지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임시 서비스가 확정되었습니다.]

[공유되는 능력의 등급은 FFF급입니다.]

[FFF급 건물주 능력이 공유됩니다.]

‘됐다!’

주민성은 주먹을 굳게 쥐며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혀, 형?”

“응. 메시지 보이지?”

“네……. 저 진짜로 건물주 능력 생긴 거 맞아요?”

“맞아. 능력에 대해서 감은 잡혀?”

“아, 아직이요…….”

처음은 누구나 같다.

주민성도 그랬었고.

능력에 대해 감을 잡으려면 그에 맞는 활동이 필요했다.

‘나처럼 하면 너무 위험할 텐데.’

주민성같은 경우엔 정말 절박한 상태에서 첫 능력을 습득했던 전적이 있었다.

물론 이용료 청구는 목숨을 담보로 내던지고 배울 만한 가치 있는 능력이다.

지금도 밥줄이고.

“저 근데 정말 형이랑 같은 능력 쓸 수 있는 거예요?”

“임시이긴 해도 너도 이제 건물주야. 일단은 공유니까 각성이랑은 다를 거야. 한번 알아보자.”

“네!”

능력이 어디까지 공유되었는지 알아볼 방법은 간단하다.

이용료 청구건 소유물 복제건 뭐든 써 보면 될 테니까.

‘이용료 청구는 좀 위험하니까 소유물 복제가 낫겠군.’

생각을 마친 주민성은 폐건물 바깥의 작은 돌조각을 지목했다.

“저 돌멩이에다 소유물 복제라고 해 봐. 집중하고.”

“한번 해 볼게요.”

최선호는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지목했던 돌멩이를 주워왔다.

“소, 소유물 복제.”

“…….”

“안되네요…….”

소유물 복제는 실패.

돌멩이는 여전히 하나였다.

“흐음. 공유는 어렵네. 괜찮아. 아직 처음이니까.”

“네…….”

“혹시 머릿속에 떠오르는 능력은 아무것도 없어?”

“……똑같아요. 평소랑.”

“흐음. 그럼 같이 돌아다녀 볼까?”

“네…….”

주민성은 시무룩해진 최선호의 어깨를 토닥이며 기운을 북돋웠다.

착잡해지긴 주민성도 마찬가지였지만.

‘능력을 쓰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호위 서비스라면 정말 간단하게 능력을 공유할 수 있었다.

심지어 송몽룡의 시간 정지 능력마저도.

임시 서비스는 역시 연구해야 할 부분이 많은 능력이었다.

‘역시 표본이 더 필요한가.’

건물주 능력의 공유는 건설 작업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최선호가 최초이자 마지막이 될 예정이었다.

비공식 후임자이기도 했고.

‘다음엔 고등급 능력을 공유해 보자.’

주민성은 봉춘향을 떠올렸다.

봉춘향은 최선호와 마찬가지로 일반인이었기에 임시 서비스의 조건을 충족한다.

‘일단 그쪽은 나중에. 지금은 선호가 먼저지.’

주민성은 최선호와 함께 근처를 걸으며 여러 가지를 주문했다.

“이, 이용료 청구!”

“키에엑?”

카르파크가 잡아온 중립 고블린에게도 능력은 통하지 않았다.

물론 주민성이 쓰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용료 청구.”

“키에에에에에! 키엑! 키엑!”

고블린은 이용료가 청구됨과 동시에 광분했다.

이쯤 되면 최선호에게 이용료 청구 능력이 없다고 봐야 했다.

“대신 처리해줘 카르파크.”

“예.”

실험용 고블린은 그대로 카르파크에게 붙잡혀 외딴곳으로 끌려갔다.

“아무래도 건물주 능력 자체가 공유된 모양이야.”

“그러면 제가 능력을 떠올리지 못하는 것도 정상이겠죠?”

“당연하지.”

이것으로 반쯤은 확신할 수 있었다.

임시 서비스로 최선호에게 공유된 능력은 순수한 건물주 능력이라는 사실을.

따라서 건물주 능력 자체가 공유되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주민성이 처음 게이트를 방문했을 때와 같은 수준이라는 말일 테니까.

‘직접 능력을 깨달아야 해.’

하지만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질 않는다.

주민성은 사자가 아니었으니 최선호를 일부러 벼랑 끝에 떠밀 이유도 없었다.

“이 능력은 뭐랄까……. 나도 설명하기가 좀 어려워. 건물과 연관된 능력은 맞아. 단지 상황에 따라서 다른 능력을 부여해 주는 능력이거든.”

“상황에 따라서요?”

“응. 그 부분은 직접 해결해야 해. 일단 저녁에 나랑 같이 인천으로 가자. 이 게이트에 있는 건물은 거의 다 내 소유거든.”

그나마 해줄 수 있는 거라곤, 최선호를 아직 소유권이 없는 건물이 많은 인천 게이트로 안내해 주는 방법뿐이었다.

주민성 역시 소유권이 없는 건물에서 처음으로 능력을 얻었으니까.

“소유권……. 건물…….”

아리송한 능력 때문인지 최선호의 표정엔 고민이 역력했다.

“응. 네가 바라는 것들, 건물주로서의 욕망. 이런 것들을 떠올리며 새 건물을 찾아 봐.”

“……네. 꼭 그렇게 할게요.”

“마인드 컨트롤도 중요해. 오늘은 저녁까지 쉬면서 고민 좀 더 해 봐.”

“알겠어요. 형.”

당장 할 수 있는 최선은 전부 다했다.

그렇기에 최선호에겐 시간을 좀 더 주는 방향으로 갈피를 잡았다.

“저 그럼 헬스장에서 운동이나 하면서 고민해 볼게요. 정남 아저씨가 그랬거든요. 계속해서 힘을 쓰다 보면 두뇌도 활성화된다고.”

“그, 그래. 좋을 대로 해.”

“네. 형. 저녁에 뵐게요! 감사드려요!”

“그래.”

최선호가 떠나고, 주민성은 카르파크를 불러 넌지시 지시했다.

“당분간은 나 말고 저 아이를 호위해 줘. 멀찍이 떨어져서. 정말 죽겠다 싶을 때만 구해 주고.”

“알겠습니다. 로드.”

“응. 들키지 말고.”

“예.”

이것으로 안전 조치까지 끝냈다.

이 지시엔 제르취에 대한 작은 배려도 포함되어 있었다.

“고맙냐?”

“취, 취익! 갑자기 무슨 소리냐!”

“다 알아. 인마.”

제르취는 카르파크를 유독 부담스러워하고 있었다.

가뜩이나 유교적인 오크인 제르취인데 조상과 계속 붙어 다니려니 죽을 맛이었을 터였다.

“이제 카르파크 없으니까 평소처럼 해.”

“취익……!”

“알았지?”

“아, 알겠다.”

이렇게 놀리는 재미라도 있어야 주민성도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었으니 서로에게 윈윈이다.

잠시 후, 판자촌 능력자들이 폐허 도시에 합류했다.

보고 역할은 봉춘향의 몫이었다.

“금일 아침 교육 과정은 웨이브 소식을 듣고 변경되었습니다. 변경된 교육 내용은 김정남 씨에 대한 분석이었습니다.”

“그, 그래? 어땠어?”

봉춘향은 언제나 FM이었다.

간곡한 부탁에 말은 놓긴 했지만, 송몽룡과 비교할 땐 상당히 어색한 관계라고 할 수 있었다.

“평범한 근육과는 달랐습니다. 팽창할수록 더욱 큰 힘을 내는 건 보통 근육과 같으나, 신체 강화 능력자답게 효율 면에서 차원이 달랐습니다.”

“정남 씨가 크룩스를 제압한 것도 봤었어?”

“예. 상대가 강할수록 무리해서라도 근육량을 늘리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근육량에 비례한 전투력을 가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단순하면서도 까다롭네.”

기본적으로 김정남은 근육에 축복받은 몸이었다.

게다가 신체 강화 능력은 다른 능력과 달리 정신보단 몸에 의지하는 능력이었다.

근접전에 의지해야 한다는 단점만 제외한다면 단기전, 장기전 전부 커버 가능한 만능형 능력이라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직접 강해지는 능력이니 주변 환경에도 구애받지 않는다.

“덕분에 전방이 상당히 든든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네. 웨이브 준비는 제대로 했지?”

“예. 단순 지원부터 전면전까지 총 여덟 종류의 시뮬레이션을 마친 상태입니다. 해당 사항은 교육 과정에 참석한 전원이 공유중입니다.”

“대단하네. 그럼 선물을 줘야겠지.”

“서, 선물입니까?”

물론 보고를 듣는 것은 임시 서비스를 주기 위한 명분에 불과했다.

봉춘향은 그냥 퍼주는 것에도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주민성은 최선호 때와 마찬가지로 현금을 세팅했다.

“……돈입니까?”

“잊었어? 임시 서비스.”

“아! 기억합니다! 상당한 돈이 들어가는 능력이었습니다!”

“그치? 춘향이 너한테는 아주 중요한 임무를 맡길 생각이거든. 그래서 말인데.”

쿵! 쿵!

봉춘향 주변에 지폐로 가득 찬 007가방이 쏟아져 나왔다.

전부 인천 회원들에게 챙겼던 현금이었다.

“대, 대장님? 설마…….”

꺼내진 액수만 어림잡아 100억.

아름다운 지폐의 향연에 봉춘향은 말을 잃었다.

“기억하지? S급 100억.”

“…….”

“우리 게이트 살림꾼인데 이 정도는 해 줘야지.”

잘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게이트 운영에 있어 전반적인 업무는 전부 봉춘향이 해내고 있었다.

“이쯤은 해 줘야 내 체면이 살아.”

최선호 때와 마찬가지로 임시 서비스가 진행됐다.

전과 차이가 있다면 액수 정도.

“차근차근 가자. 일단은 200 넣고 200 더.”

[추가 비용 200만 원이 납부되었습니다.]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의 등급은 F급입니다.]

[임시 서비스를 확정하시겠습니까?]

“다음은 500.”

“저, 정말 괜찮죠? 대장님?”

“응. 괜찮아.”

봉춘향 역시 이렇게 큰 금액은 처음이었는지 상당히 겁먹은 표정이었다.

[추가 비용 500만 원이 납부되었습니다.]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의 등급은 D급입니다.]

“다음은 2000만 원이야.”

“으아아…….”

아직까진 나름 현실적인 금액이라 할 수 있었다.

적어도 각성비보단 싸니까.

[추가 비용 2000만 원이 납부되었습니다.]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의 등급은 C급입니다.]

“돈이 좀 무겁지? 나눠서 내도 괜찮으니까 천천히.”

“으으…….”

그제야 봉춘향도 나이다운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추가 비용 8000만 원이 납부되었습니다.]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의 등급은 B급입니다.]

이것으로 중급 능력은 확정됐다.

하지만 주민성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다음은 5억이야.”

“흐엥……. 이 돈이면 할 수 있는 게…….”

“괜찮아. 어차피 평생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 돈 많으니까.”

“휴우. 알았어요…….”

5억은 007가방을 수어 번 쏟아야 납부되는 금액이었다.

봉춘향의 손길은 한없이 무거웠다.

[추가 비용 5억 원이 납부되었습니다.]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의 등급은 A급입니다.]

[임시 서비스를 확정하시겠습니까?]

생각보다 5억의 체감은 컸다.

주민성도 사람이었던지라 순간 망설일 정도로.

‘……아직 아니야.’

김정남과 같은 등급.

하지만 그 역시 S급 승급이 반쯤은 확실하다.

“……마지막이야. 이번엔 100억.”

“지, 진짜 후회하지 마세요! 돈 못 갚을지도 몰라요!”

“빌려주는 돈 아니야. 물론 주면야 고맙긴 하다만, 나를 위해서 투자하는 돈이기도 해. 그러니 부담가지지 마…….”

“완전 부담스러운데요…….”

“이번 납부만 끝내면 너도 몽룡이처럼 S급 능력을 쓸 수 있어.”

“모, 몽룡이처럼요?”

“응.”

왜인지 봉춘향의 분위기가 변했다.

확고한 의지가 느껴졌다.

“가즈아.”

“네!”

그렇게 마지막 레이스가 재개됐다.

촤르르르르!

촤르르르르!

“80억 남았어.”

“헉! 헉!”

촤르르르르!

압도적인 돈의 무게에 봉춘향의 팔이 쉴 새 없이 떨렸다.

하지만 포기하진 않는다.

봉춘향의 눈가엔 여전히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가득했다.

촤르르르르!

“이제 5억.”

“후우! 네!”

촤르르르르!

이윽고 10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이 납부됐다.

[추가 비용 100억 원이 납부되었습니다.]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의 등급은 S급입니다.]

[임시 서비스를 확정하시겠습니까?]

이젠 주민성의 선택만이 남은 순간.

“혹시, SS급 가격도 나와?”

“……안 돼요. 절대 안 돼요.”

“아니, 가격만 알고 싶어서.”

믿음이라곤 1도 없는 눈빛.

봉춘향은 한숨을 내쉬며 답했다.

“……S에서 SS급은 1조 원입니다.”

더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100억대는 그나마 유물 값이기도 했으니까.

정말 양보하고 양보해서 어떻게든 타협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

하지만 1조는 선을 넘었다.

“응. 오케이. 확정.”

“……휴. 잘 생각하셨어요.”

다시금 밝아지는 봉춘향의 표정.

동시에 확정을 알리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임시 서비스가 확정되었습니다.]

[공유되는 능력의 등급은 S급입니다.]

[S급 분신 능력이 공유됩니다.]

능력의 정체도 밝혀졌다.

무려 분신이란다.

“어어?”

“대, 대장님? 이게 뭐예요?”

“이런 능력도 있었던가?”

뭔가 이상했다.

임시 서비스는 능력 각성처럼 무작위 능력을 추첨하는 개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임시 서비스가 신청되었습니다.]

[건물 이용자의 능력을 공유받습니다.]

건물 이용자의 능력을 공유한다는 메시지가 증거였다.

“시간 정지라고만 생각했는데……. 대체 뭐지? 춘향아. 능력은 쓸 수 있겠어?”

“네. 바로 알 것 같아요. 써 볼게요.”

순식간에 봉춘향이 둘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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