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2. 머라이어 '캐리' (4) - 完
한서진은 윌리엄과 싸움이 끝나자마자 사직서를 냈다. 이제 돈도 벌 만큼 벌었겠다, 아들인 한지우의 치료에 집중하고 싶다는 뜻이었다.
한지우는 나의 도움으로 제일 의료원에서 지원을 받아 치료를 받고 있었다.
집중적인 치료로 증상은 점차 호전되고 있었고, 마침 할 일이 없던 캐리온에게 한지우의 치료제를 만들어보라고 지시했다.
캐리온은 그럴듯한 결과물을 제일의료원에 던져주면서 공동 개발을 하지 않겠냐고 제안했고, 제일의료원에서는 쌍수를 들며 환영했다.
한지우의 완전한 치료가 마침내 눈앞으로 다가오자, 한서진은 눈시울을 붉히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나는 두둑한 퇴직금과 함께 그녀를 보내줬으며, 마지막 선물인 치료제도 금세 완성이 되었다.
몇 년이 지난 후, 한서진은 건강해진 아들과 함께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오랜만에 놀러 온 한지우와 함께 치킨을 뜯었다. 한지우는 벌써 무럭무럭 자라서 이번에 중학생이 되었다.
“아저씨. 요새 ‘슈퍼아이돌K’ 보세요?”
“그게 뭔데?”
“오디션 프로그램이요. 요즘 엄청 인기인데.”
나는 뉴튜브에 검색을 해봤다. 아직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지 1회차밖에 안 나왔다.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데 그렇게 인기가 있어?”
“거기에 엄청 예쁜 애가 나오거든요. 캐리라는 애인데···.”
“캐리?”
나는 귀를 의심했다.
너무나도 익숙한 이름.
과민반응일 수도 있지만, ‘캐리’라는 이름을 들으니 자연스럽게 한 사람···아니, 인공지능이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당황을 호기심이라고 생각했는지, 한지우는 이것저것 검색해서 직접 캐리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짠. 이름이 머라이어 캐리에요. 특이하죠?”
“······.”
어디선가 자주 본듯한 비주얼. 내 의심은 확신이 되어가고 있었다.
한지우는 생각났다는 듯이 탄성을 내질렀다.
“아, 그러고 보니 곧 있으면 슈퍼아이돌K 방영하는데.”
지금 우리는 영화를 보고 있었다. 한지우는 내 의견을 묻지도 않고 바로 채널을 바꿔버렸다.
나도 이 ‘캐리’가 내가 아는 ‘캐리’가 맞는지 확인하고 싶었기에 화면에 집중했다.
광고가 지난 후 슈퍼아이돌K가 시작했다.
1차 예선을 통과하여 선발된 천 명. 그중에서 50명을 가려내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또한 50명이 어떻게 팀을 꾸려서 팀전에 대비하는지도 나왔다.
그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한 사람이 있었다.
머라이어 캐리.
아니, 캐리온.
방송을 보던 한지우가 말했다.
“와, 대박. 어떻게 방금 받은 곡을 한 시간 만에 편곡하고 안무까지 수정하죠? 인터넷에 검색해봤는데 소속사도 없대요. KW 미디어에서 먼저 영입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
응, KW 미디어를 만든 게 그 캐리야.
*
슈퍼아이돌K 2회차가 방영되었다. 캐리온을 비롯한 아이들은 연습하다 말고 모여서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그리고 다들 침묵에 빠졌다.
화면에서는 정유미의 인터뷰가 나오고 있었다.
- 사실 저는 멤버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었는데 조금 서먹서먹해서 아쉬워요.
그 어처구니없는 내용에 박소현은 입을 뻐끔거렸다.
“아니, 저, 저···.”
쌍둥이가 그녀의 말을 대신 받았다.
“저 쌍년이!”
“아가리를 찢어버려야 할 듯.”
정유미의 인터뷰는 기가 막혔다. 일부러 연습에 참여하지 않고 개인 활동만 고집하던 건 그녀였는데, 마치 나머지 멤버들이 그녀를 따돌린 것처럼 방송에 나오고 있었다.
정유미가 서글픈 표정으로, 처량하게 웃으며 말했다.
- 캐리 씨는···. 정말 잘하죠. 같은 여자가 봐도 질투가 나는걸요. 다른 아이들이 그녀를 따르는 것도 이해가 돼요.
이어서 캐리온과 아이들이 저들끼리 웃고 떠들며 얘기하는 모습과, 정유미가 혼자 연습실에 남아서 연습하는 모습이 대조적으로 나왔다.
화룡점정으로 정유미는 혼자서 연습하다가 급기야 울음을 터뜨리기까지 했다.
누가 보더라도 캐리온이 잘못한 것처럼 보였다.
2화가 나가자마자 기자들이 마구잡이로 기사를 갈겨썼다.
<‘슈퍼아이돌K’ 캐리, 태도 논란>
<’슈퍼아이돌K’ 정유미가 왕따당하다?>
<캐리 자기중심 논란 “가식적” vs “의도된 연출”>
또한 악마의 편집만 본 사람들은 댓글을 주렁주렁 달기 시작했다.
- ㅋㅋㅋㅋㅋ역시 얼굴값한다
- 노래만 잘하지 인성은···ㅉㅉ
- 유미언니 힘내요! 저 언니가 얼짱스타에 나왔을 때부터 팬이었어요!
- 캐리? 어디서 온 듣보잡?
쌍둥이는 길길이 날뛰며 사실을 알려야한다고 했고, 박소현도 처음으로 자기주장을 야무지게 말했다.
“내가 실력이 없어서 떨어지는 것도 이해하겠고, 백번 양보해서 정유미가 내정자라서 이런 식으로 여론을 몰아가야 한다는 것도 이해해. 그런데 캐리는 잘못이 없잖아. 캐리는 정말 잘하는데 이런 식으로 누명을 써야하잖아. 이건 진짜 아닌 거 같아.”
사실 캐리온은 이번 사건에 대해 아무 감정이 없었다. 정유미가 이런 식으로 나오는 것은 진즉 알고 있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자신의 편을 들어주는 것을 보니 기분이 이상했다.
알고 지낸 지 겨우 이 주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부당한 일에 함께 나서주려는 순수함은 캐리온이 겪어보지 못한 모습이었다.
지금껏 이건우와 같이 지내면서 권모술수와 암투는 숱하게 겪어봤지만, 이런 따뜻한 감정은 처음이었다.
그렇다.
캐리온은 ‘우정’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하지만 캐리온은 그녀답게 감상에 오래 빠져있지는 않았다.
[신경 쓸 것 없어.]
그녀가 담담하게 말하자, 쌍둥이가 버럭 화를 냈다.
“캐리야. 네가 외국에서 살다 와서 그런데 이거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야. 너 이러다가 인성 논란 생겨서 데뷔 자체를 못할 수가 있다고!”
[인성 논란이 생길 일은 없을 거야. 이제부터 해명 영상이 올라올 테니까.]
“어?”
캐리온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
캐리온의 눈에는 정유미와 박홍근 이사가 꾸미는 일이 훤히 보였다.
스페이스 온 프로젝트로 전세계적인 감시망을 구축해놓은 게 캐리온이다. 이런 자그마한 기획사와 방송국의 협잡질 따위, 우습지도 않았다.
따라서 대비도 다 해두었다.
몇 번이나 말을 했는데도 정유미가 약속 시각에 나오지 않아서 연습이 번번이 무산됐던 일.
연습시간에 정유미는 따로 나가서 쇼핑이나 즐기고 온 일.
파트 분배를 다시 수정하면서 멤버들은 수정된 버전으로 처음부터 다시 연습해야 했던 일.
정유미가 오디션 동안 저질렀던 만행을 깔끔하게 편집해서 인터넷에 뿌려버렸다.
<[미공개영상] 슈퍼아이돌K, 정유미-캐리 불화의 진실은?>
원래는 비밀유지조항이 있으므로 오디션 기간 내에 있었던 일을 유출하면 안 된다.
하지만 캐리온은 이건우에게 법을 지키는 것보다 어기는 것을 먼저 배운 몸이다.
캐리온은 23개국의 서버를 경유하여 동영상을 유포했고, 뉴튜브 알고리즘을 이용해서 해당 영상을 인기순위에 올렸다.
거기에 더해 종종 연락하던 기자들에게까지 보도자료를 돌렸다.
그 결과, 캐리온을 향해 불어오던 바람은 단숨에 방향을 바꿨다.
정유미는 그대로 역풍을 맞았다. 그냥 바람이 아니라 이번에는 아예 태풍급이었다.
<정유미, 알고보니 약속을 번번이 어겨>
<슈퍼아이돌K, 악의적인 편집을 한 이유가 있나?···의도적으로 캐리를 배제해>
무엇보다 해명 영상은 진짜였다. 정유미가 악의적으로 짜깁기한 영상과는 논리가 달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사람들의 의혹은 점점 확신이 되어갔다. 이건 누가 봐도 방송에서 대놓고 정유미를 밀어주는 모양새였기 때문이다.
- 진짜 PD 중에 누가 돈 받은 거 아님?
- ㅇㅇㅇㅇ정유미도 배경이 빵빵하잖아.
쌍둥이도 댓글 창에서 한마디 했다.
- 정유미가 내정자인 듯
여기에 캐리온은 한 가지 사실을 더했다. 정유미의 평소 학교생활 논란을 터뜨린 것이다.
<슈퍼아이돌K 정유미 학폭의혹···소속사 “확인 중”>
<스타엔터 정유미 “학폭은 사실무근···강경대응”>
<스타엔터 측, “정유미는 오히려 학폭 피해자였다>
정유미 측에서는 절대 학폭은 없었다며 강하게 나왔지만, 캐리온에게 그런 변명은 소용없었다. 캐리온은 모든 카톡 및 문자 내역을 빼내 와서 모조리 인터넷에 뿌려버렸다.
정유미 측에서는 불법이라고 항의했지만 인제 와서 어쩌겠는가?
그녀가 학폭 가해자라는 사실은 이미 만방에 퍼진 후였다.
결국 정유미는 울면서 슈퍼아이돌K에서 하차하고, 스타엔터와 계약을 해지하기로 밝혔다.
하지만 캐리온은 이것으로 끝내지 않았다.
이건우는 항상 상대를 재기 불가능할 정도로 짓밟았고, 캐리온은 그 방식을 그대로 배웠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캐리온은 윤단아에게 ‘오디션 프로그램에 내정자가 있었다’라는 내용의 자료를 보냈고, 윤단아는 흔쾌히 방송에 나섰다.
시사 부문 최고의 뉴튜버인 윤단아.
지금까지 많은 이슈에서 정확한 보도만을 해왔기 때문에, 그녀를 믿고 보는 사람이 많았으며 그녀의 말만 받아적는 기자들도 있을 정도였다.
윤단아는 오랜만에 다시 나섰다.
- 안녕하세요 단아입니다. 요즘 슈퍼아이돌K가 논란이 많이 되고 있지요? 내정자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하나씩 차근차근 설명드리겠습니다.
정유미에서 시작된 불은, 스타엔터를 삼키는 것도 모자라 오디션 프로그램 자체를 통째로 날려버렸다.
*
정유미는 끝장났다. 스타엔터도 끝장났다.
두 사람만 끝나면 좋겠지만, 문제는 오디션 프로그램마저 탈탈 털렸다.
내정자 이슈가 터지면서 이럴 거면 국민참여 오디션은 왜 하냐는 비판이 나왔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울면서 사과문을 발표한 후 프로그램을 접었고, 주요 관계자들은 줄줄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되었다.
그러면서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붕 뜨게 되었다.
박소현이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우리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
쌍둥이도 맞장구쳤다.
“하아. 그래도 실력은 조금 늘었으니까.”
“우리는 진짜 운이 없는 듯”
모든 것이 잘 해결된 줄만 알았던 캐리온은 당황했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면 되는 거 아니야?]
박소현이 푸념하듯이 말했다.
“지금 수만 명 중에서 50명 안에 든 거잖아. 나는 솔직히 다음번에 내가 이렇게 잘할 거라는 자신이 없어. 솔직히 아이돌 데뷔가 쉬운 것도 아니고. 이번이 진짜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그 말에 캐리온이 뜨끔했다. 그녀는 지금 박소현의 마지막 기회를 날린 것이다.
캐리온은 머릿속으로 수십 가지의 해결책을 세웠다. 그리고 가장 좋은 대안을 뽑아냈다.
[내가 KW 미디어에 아는 사람이 있거든. 내가 데뷔시켜달라고 하면 될 거 같은데.]
만약 캐리온 자신이 데뷔한다고 하면 절대로 쓰지 않았을 방법이다.
그녀는 이건우의 도움 없이 스스로 데뷔할 수 있고, 단순히 데뷔하는 걸 넘어 세계를 휘어잡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은 아니었다.
캐리온은 자신뿐만이 아니라 친구들도 함께 데뷔하길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나머지 세 명의 아이들은 캐리온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
박소현은 그저 캐리온이 위로해준다고만 생각해 웃어넘겼다.
“KW 미디어? 좋기는 하지.”
쌍둥이도 농담으로 알아들었다.
캐리온이 정말로 KW에 아는 사람이 있다면, 진즉 그곳에서 데뷔했지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헹. KW에 아는 사람이 있다고? 그러면 나도 이건우 대표님을 안다.”
마지막 말에 캐리온이 고개를 갸웃했다.
[너도 이건우 님을 알아?]
“어?”
*
캐리온이 나를 불렀다. 나는 대충 어떤 일인지 짐작했다. 캐리온이 오디션 프로그램 하나를 날려버린 건 이제 전국민이 아는 사실이 됐으니까.
‘캐리온이 KW 미디어를 통해서 데뷔하려고 하겠군.’
하지만 내 생각은 반만 맞았다. 캐리온이 당당하게 요구했다.
[얘네들을 데뷔시켜 주세요.]
나는 거의 기절할 듯한 표정으로 서 있는 아이들을 보며, 이게 전혀 합의되지 않은 사항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하지만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그래. 하고 싶은 건 하면서 살아야지.”
내 승낙에 아이들이 눈을 크게 떴다. 토끼처럼 생긴 한 여자애가 말했다.
“진짜요? 저희 데뷔시켜주시는 거예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대신 다른 지원은 없다. 앨범 제작부터 마케팅까지 캐리, 네가 알아서 해야 해.”
내 말에 다른 아이들은 김이 팍 샌 듯 침울해졌지만, 캐리온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중이떠중이보다는 제가 하는 게 낫습니다.]
나는 웃었다.
그래. 캐리온이라면 그렇게 말할 줄 알았다.
웬만한 작곡가보다, 웬만한 홍보팀보다 캐리온 하나가 더 대단하니까.
그렇게 캐리온은 작업에 들어갔다. 목표는 세계 최고의 걸그룹 ‘CARRYON’을 탄생시키는 것.
캐리온은 각 사람의 수준을 분석해서 개별 트레이닝에 들어갔다. 곡도 맞춤식으로 만들었다. 수천만 개의 노래를 분석해서, 아이들이 부르기 쉽게 하지만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곡을 선정했다.
그렇게 일 년 동안 준비 기간을 가진 뒤.
걸그룹 ‘CARRYON’이 데뷔했다.
*
한지우는 캐리의 팬이다. 그것도 아주 엄청난 팬. 그는 시험 기간 중임에도 CARRYON의 쇼케이스 티켓을 구했다. 엄마인 한서진이 알았다면 엉덩이를 맞겠지만, 원래 상남자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 법이다.
한지우는 홀에 들어가다가 한 사람을 발견했다.
“어? 아저씨?”
나는 여기서 들리면 안 되는 목소리에 설마 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나와 눈이 마주친 한지우가 부끄러운 듯 배시시 웃으며 서 있었다.
“···한지우?”
“아저씨도 여기에 오셨어요?”
“너 지금 시험기간 아니냐?”
“엄마가 인생에서 공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했어요.”
이렇게 마음대로 놀라는 뜻에서 한 말은 아닌 것 같은데.
내 당황한 모습에도 한지우는 내 옆으로 총총 다가와서 물었다.
“아저씨도 CARRYON 팬이에요?”
“아니다.”
“그럼 최애가 누구예요?”
“그런 거 없다.”
나는 한지우의 집요한 추궁을 피하며 무대를 바라보았다. 진행자가 무대 위로 올라오고 있었다. 나는 한지우의 등을 떠밀었다.
“네 자리로 돌아가. 이제 곧 시작하겠다.”
“치이. 아저씨, 덕질은 부끄러운 게 아니에요.”
끄응. 얘는 또 뭐라는 거야.
어쨌든 무대가 시작하자 한지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로 갔고, 진행자가 나와서 간단한 소개를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케이팝을 이끌어갈 신예, CARRYON의 쇼케이스 진행을 맡은 단비입니다. 며칠 전에 첫 번째 앨범이 공개됐었죠? 공개되자마자 정말 엄청난 인기를 끌었었잖아요. 오늘 공식적인 첫 쇼케이스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우리 CARRYON을 사랑해준 팬분들과 도와주신 관계자분들. 그리고 여기까지 와주신 기자님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해드리며, 오늘의 주인공을 이 자리에 모셔보기로 하겠습니다.”
곧이어 불빛이 꺼졌다.
두웅-
묵직한 베이스 소리가 울리며 시작을 알렸다. 곧이어 깜깜한 무대에 빛줄기가 비치더니 센터에 선 캐리온이 보였다.
와아아아아아!
기다렸다는 듯이 터지는 함성.
수많은 사람 속에서도 우리는 서로를 정확히 바라보았다.
나는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입가에도 작은 미소가 피어올랐다.
캐리온. 나의 최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