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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화 〉1-3. 위험한 우등생들 (1) (15/88)



〈 15화 〉1-3. 위험한 우등생들 (1)
 




에반 플루토는 아까부터 자신을 끈질기게 쫓아오는 시선을 느끼고 있었다. 식사를 할 때도, 볕  드는 곳에 드러누워 낮잠을 청할 때도, 교무부에서 의뢰한 자재들을 운반할 때도  시선은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에반을 주시하고 있었다.

추적이 전문 분야인 에반을 상대로 미행을 시도하는 건 차라리 대놓고 따라붙는 것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행위다. 에반은 이 어설픈 추적자를 놀래켜주기 위해 골목 어귀로 들어갔다.  수상한 작은 그림자가 에반을 쫓아 골목 어귀에 들어섰다. 그러나 골목 어귀를 지나서 나타난 것은 아무도 없는 막다른 길이였다. 주변은 학교 건물과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통로 따위는 찾아볼  없는 구조였다.


어디로 간 걸까?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는 추적자의 등뒤에서 눈치채지도 못할 정도로 짧은 순간만에 인기척이 드리워졌다.

"스토킹이라니 질 나쁜 취미생활을 향유하는 중이구나. 프릴 루에리아."


"!!!!"

어느 샌가 이 앙증맞은 미행의 그림자를 붙잡은 에반 플루토가 그렇게 말했다. 안타깝게도 그는 지금 자신이 프릴이 남자를 대할 때 항상 유지하는 거리를 깡그리 무시한  그녀와 밀착해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히야아아아아악!!!"

프릴이 조그마한 체구에서 나오는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할 정도의 성량으로 비명을 질렀다. 야무진 비명소리가 교정에 울려 퍼지자 에반은 황급히 프릴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다. 에반의 손이 우악스럽게 자신의 입을 틀어막자 프릴은 거의 기절할 지경이였다.


"진정! 진정 좀 해!! 안 잡아먹는다니깐!"


"읍! 읍읍!! 으읍흡!!!"

두려움에 몸부림치는 건 프릴 뿐만이 아니였다. 에반 역시 지금 이 모습을 다른 학생이나 교직원에게 보였다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모가지가 날라갈 것이 분명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무슨 소리가 들렸는데...?"

프릴의 비명소리를 들은 여학생 몇 명이 이쪽으로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에반은 프릴을 공주 안기 자세로 번쩍 들어올리고는 막다른 골목의 담장을 훌쩍 뛰어넘어 그 자리를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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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 동안 사람이 안 다니는 곳을 찾아 도망 다니다가 잠시 후. 기가 쪽 빠진 얼굴로 벤치에 앉아있는 에반의 옆에 어느 정도 진정이 된 프릴이 앉아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둘이 같은 벤치에 앉아있다는 게 아니라 옆에 있는 다른 벤치에 떨어져서 앉아있다는 뜻이다.

"후우. 조금은 진정이 됐니?"


"네. 그... 죄송합니다."

"됐어. 갑자기 나타나서 놀래킨  잘못인 거로 해두자. 그래서? 아침부터 꾸준히 날 미행한 목적은 뭐니?"


"드리고 싶은 말이 있는데, 용기가 나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냥 적당히 기회를 보고 있었어요."

"그렇게 용기내야  정도로 내가 무서운 사람이니? 하얗게 질린 얼굴로 거리를 벌리려고 하면 남자는 쉽게 상처받는다고."


"그런 게 아니에요! 선생님이 위험하거나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어요. 그치만.... 가까이 있으면 뭐랄까 본능적으로 거부 반응이 느껴진달까요."


"더 상처받잖아!!"

지금도 이렇게 다른 벤치에 멀찍이 떨어져서 앉아 대화하는 모습이 타인 보다도  어색한 사이로 보인다.

"걱정하지 마셔요. 저는 아버지나 오라버니까지 포함한 모든 남성과 이렇게 거리를 항상 유지하니까요. 선생님한테만 그러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더 걱정이 되는구나."


거기서 잠시 대화가 끊어졌다. 조용한 교정의 한복판에서 두 사람이 앉은 벤치 뒤로 분수대의 물소리만이 들려온다. 불편한 침묵을 깬 건 에반 쪽이였다.


"그래. 나한테 하고 싶었던 말이 뭐니?"


"그, 그게요... 조금 정리가 되면 그때 말씀 드려도 될까요?"


"그래라."

또 다시 분수대 물 떨어지는 소리만이 두 사람의 공간을 채웠다. 꽤  시간 동안 어색한 침묵이 이어졌다. 에반은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그냥 꾹 참고 인내심을 발휘하기로 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에반이 따사로운 햇살을 한몸에 받으며 꾸벅꾸벅 졸기 시작할 즈음에 프릴이 입을 열었다.

"저번에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셨던 제 이름의  '루에리아' 에 대해서 여기저기 조사해 봤어요. 도서관의 책을 뒤져보고, 푸그앙 교수님께도 여쭤보고, 아는 학자 분께도 여쭤봤죠.”


"대단한 학구열이구나. 그래서 소득은 있었니?"


"아뇨. 책에는 관련된 자료가 없었고, 제게 질문을 받은 분들도 다들 그런 주장은 처음 들어본다고 답하셨어요."


"그렇다고 해서 루에리아라는 이름이 아무런 어원이나 뜻도 없이 적당히 듣기좋은 단어 지어내서 붙인 건 아니겠지? 분명 기록이 소실 되면서 어딘가에서 고리가 끊어진 모양이지. 너도 알잖아. 아민 세계라는 건 지금 이 세계의 뿌리라 할 수 있지만, 너무 깊숙히 파묻힌 뿌리라 알려진 게 너무 한정적이니까."

"그 알려진 게 너무 한정적인 언어를 어떻게 그렇게 자세히 알고 계신가요? 지인 분들 중에서 고고학회와 연관된 분들이 있으신가요?"


"고고학회? 하!  잘난 척 하면서 사람 깔보는 게 삶의 낙인 음흉한 꼰대들하고는 연락하고 지내기 싫단 말이지."


"어... 제 꿈이 고고학회의 일원이 되는 건데..."

"훌륭한 학자들도 있긴 하지. 흠흠!"

"아무튼 선생님 말대로 기록이 소실 되면서 어딘가에서 고리가 끊어진 이야기를 선생님은 어떻게 알고 계신 거죠? 어디서 알게 됐나요? 누가 알려줬고요?"

프릴은 꽤나 집요하게 호기심을 표해서 에반을 난감하게 했다.

"자세한  업계 비밀이라  못한다고. 저번에도 말했잖아. 업무상 필요할 때가 있다고."

"사멸해서 잊혀진 언어가 필요한 업무라면 대체 어떤 게 있죠? 기껏해야 마법의 영창을 보강하는 정도로 일부 쓰이는 정도인데."

"업계 비밀 지키는 선에서 쉽게 말해주자면, 그냥 까탈스러운 직장 상사를 상대할 때 가끔 쓰이는 정도다. 이 이상 궁금해하는 건 나한테 실례야."

"네..."

"용건은 그게 다니?"

"아뇨,  있어요."



"뭔데?"


"호기심이 생겨서 선생님을 파견한 No Problem Company라는 곳을 좀 알아봤는데요. 배달 대행 같은 사소한 심부름꾼이나 베이비시터를 비롯해서 다목적 용병까지 갖춘 종합 분야 인력업체로 알려져 있는데, 선생님은  중에서도 특출 난 등급이시네요."

"내가  특출 나긴 하지.

근데 그게 왜?"

"왜긴요. 특출 난 NPC에게 특별히 맡기고 싶은 의뢰가 있어요."


"미안한데 다른 NPC와는 달리 나 같은 S급 NPC는 아무나 불러서 의뢰할 수 있는 게 아니야."


"돈이라면 얼마든지 지불할 수 있어요."


"너 같은 귀족 아가씨에게 의뢰비가 없을까 봐 이러겠니? S급 NPC는 본사 인사부의 검토와 본사 총회장의 최종 승인을 걸친 파견 계약을 통해서만 의뢰에 착수해. 그러니 지금의 나는 어디까지나 이 학원의 지도원으로서의 부탁만 들어줄 수 있어. 그게 계약 내용이니까."

"그렇군요... 죄송해요. 제가 곤란한 요구를 했네요."

프릴이 눈에 띄게 시무룩해졌다.  내려가는 프릴의 어깨에 에반이 흠칫했다.


'아아, 이거 일 저질렀네. 이렇게 무뚝뚝하게 나올 필요는 없었는데. 최근에 로제라던가 아라한 같은 녀석들을 상대하느라 좀 뾰족해진 나머지 프릴도 똑같이 대해버렸다.'


에반은 최대한 부드러운 어조로 되물었다.


"무슨 의뢰를 하고 싶었는데? 한 번 들어는 보자."


"찾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뭐라도 좋으니 단서가 필요해요."

"수색과 단서수집이라. 딱 내 특기 분야 아니겠어? 누굴 찾는데?"

"그... 비웃지 않겠다고 약속해주세요."

"절대로 비웃지 않아. 프로는 어떤 의뢰더라도 하찮게 여기는 일이 없다고. 그래서, 찾는 사람이 누구야?"

프릴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답했다.

"대수몰 때 살아남은 아민 제국의 생존자를 찾고 있어요."

프릴의 답을 들은 에반은 말없이 벤치에서 스윽 일어났다. 그리고는 느닷없이 벤치 뒤에 있는 분수대로 힘차게 뛰어들었다. 첨벙!! 솟구친 물줄기가 허공에 흩어지면서 오후의 햇살을 난반사해 무지개를 띄어 올렸다.

"꺄아앗!! 선생님  그러세요?!!"


"신경 쓰지 마. 식곤증이 밀려오길래 세수 좀 했어."

"깜짝 놀랐어요. 누가 세수를 그렇게 해요? 역시 절 놀리시는 거죠?"

"아냐, 아냐. 절대로 진짜로 그런 거 아니야."

"여기 손수건 드릴 테니 감기 걸리기 전에 어서 말리세요."

라고 말하며 프릴은 손수건을 안전거리가 닿는 곳에 슬며시 내려놓았다. 이 난리통에도 거리 유지는 철저히 하는 프릴이였다.

"필요 없어. 아무튼 내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는구나."

쫄딱 젖은 에반은 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벤치에 털썩 주저앉았다.

"대수몰은 3천년도 더  일이야. 그때 수몰을 면하고 생존했다고 해도 여태 살아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아민 시대 인종의 평균 수명도 알지 못하고, 아민 문명의 월등한 기술 수준이 인간의 생로병사의 어느 영역까지 정복했는지 역시 밝혀진 바가 마땅히 없어요. 그러니 살아있을 리가 없다고 단정지을 단서는 불충분하죠."

"재밌네. 그래, 좋아. 네 기대에 부응해서 아민 시대의 생존자가 어딘가에 은둔해 있다고 하자. 굳이 만나고 싶은 이유는 뭐니? 만나서 차라도 한 잔 하면서 옛날 이야기 들려달라고 하게? 아니면 현대기술이 이뤄주지 못하는 소원이라도 빌어보려고?"

"저는 역사에 관심이 많아요. 아민어라던가, 아민 제국에 흥미를 느끼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에요. 우리의 역사가 시작되기도 한참 전에 우리는 상상도 못할 문명을 이룬 역사가 숨겨져 있다니 설레지 않을 수가

없어요."

자신의 관심사를 역설하기 시작하자 프릴의 목소리에서 활기가 돋았다. 아무래도 단어장만 돌려준다는 게 괜히  마디 더 아는 척 했다가 제대로 관심을 끌어버린 모양이다. 자업자득이겠거니 생각하며 에반은 프릴이 계속 떠들게 뒀다.

"비웃지 않으셨으면 좋겠지만 전 아민 제국의 생존자가 지금도 대륙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믿고 단서를 찾고 있어요. 다른 학생들은 말도  된다고 부정하고, 교수님들 마저도 가능성 없는 이야기로 치부하지만 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책 깨나 읽어봤다는 머리 굵은 이들까지 가능성 없다고 결론을 짓는 과정에는  상상 이상으로 많은 시도와 실패가 깔려있어. 그 실패의 숫자를 더 늘리고도 들였던 시간과 열정이 아깝지 않을 자신은 있니?"

"결론을 지었다고요? 누가요? 어떻게요? 학문에 결론이란 진정 존재하는 것인가요? 제가 아민 제국의 역사에 흥분하는 진짜 이유는 지금껏 이 세계가 으스대며 자랑하던 모든 것을  순간에 보잘것없게 만들었기 때문이에요. 깊은 바다 밑으로 사라진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새로이 알게 될 때마다 저는 인류가 지금까지 밝혀낸 상식의 영토가 얼마나 좁은지, 그리고 인류가 앞으로 파헤쳐야 할 영역이 얼마나 아득한지를 실감하죠. 이렇게 까마득한 지식의 어둠 속에서 좁고도 얄팍한 등불 하나만 믿고 ‘상식적으로 그럴 리가 없어’ 라며 결론을 짓는다는 건…… 얼마나 오만한 생각일까요?”

프릴의 목소리에 남다른 열정이 담겨 있었다. 아민 제국에 대한 프릴의 탐구욕은 단순한 호기심이나 관심사 수준이 아니었다. 에반은 생각 이상으로 일이 귀찮게 되었다는 표정으로 골치가 아파오는 머리를 긁적였다. 여기선 일단 최대한 정중하게 선을 확실히 긋고 대화를 끝내도록 할까?


“그래, 일단은 알겠어. 하지만 네 의뢰는 지금의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영역 바깥인 것 같다. 네가 의뢰하려는 게 비현실적이라고 여기는 건 아니야. 다만 나도 어떻게 보면 계약 기간 동안에는  학원에 묶여있는 셈이라 자잘한 부탁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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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를까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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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는 거들어주기가 어려워. 도움을 줄 수 없어서 미안해.”


“저기, 잠시만요!”


에반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려는데 프릴은 이대로 그를 보낼 생각이 없어 보였다.

“아민 시대의 생존자를 직접 찾아달라는 뜻이 아니에요.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데  있다고 믿으니까 찾아달라는 그런 난감한 요구를 하지는 않아요. 단서… 뭐라도 좋으니까 단서가 될만한 이야기를 들려주시거나, 아니면 제가 궁금해하는 거에 답해주기만 해도 충분할 거에요.”


“있잖아, 대체 왜 나에게 그렇게 간절하게 기대를 걸려고 하니? 마치 나라면 다 알고 있을 거라고 확신하는 모양인데. 내가 한 거라고는 그냥 단어 하나 가르쳐 준  전부잖아?”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기록의 소실과 끊어진 고리에 몇 번을 부딪치고, 몇 번을 좌절했는지 이루 셀 수도 없어요. 그러니 제가 모르는 이야기를 하나라도 더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어요.”

"다른 아이들이 지적한대로 내가 가르쳐 줬던  출처 자료라던가, 참고 문헌 같은 구체적인 근거가 전혀 없는데?"


"그래도 믿어요."

"어째서 그렇게 간단히 믿지? 내가 네 신뢰를 얻을만한 계기가 충분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확신에 찬 얼굴을 하고 계셨으니까요. 그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절대로 할 수 없는 표정이였어요."

"이유가 너무 막연한 걸. 그렇다면 만약에 내가 확신에 찬 표정으로 '사실 내가 바로 네가 그렇게 찾던 아민 제국의 생존자다. 휴가철이 되면 바다밑으로 잠수할 거지롱' 이렇게 말하면  믿을 거니?"

"으으음......."

"제발 진지하게 고민하지 마, 난 웃자고 던진 얘기라고 응?"

프릴은 에반을 위에서부터 아래로 스캔하듯이 빤히 훑어보고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찡그리며 고개를 저었다.


"뭔데 그 부적격 판정같은 반응은?!"

"아니요... 그냥 제가 상상하던 모습의 아민 고대인과는 달라서요."


"그럼 네 상상속의 고대인은 어떻게 생겼길래?   개 달려있고, 이마에  하나 더 나있고 그런가?"

"으음. 그걸 물어봐  사람은 선생님이 처음이라 막상 대답하려 해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너무 어렴풋하네요."


"됐다. 아무튼 이제 아침부터  쫓아다닌 용건은 다 해결 된 거지?"

"아니요, 아직이에요. 선생님한테는 궁금한 게 정말 많아요."


"아하....그러니... 하지만 어떡하지? 지금은 내가 일할 게 좀 많은데."

"아아 그렇군요."

에반은 자신을 이렇게 곤란에 처하게 만든 상대는 아더레이 이후로 정말 오랜만이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런 에반의 속내를 알 턱이 없는 앙증맞은 소녀는 조심스럽게 에반에게 요청했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이번 주말에 저에게 시간을 좀 내주실 수 있을까요? 약속장소는 이곳으로 해서."


첨벙!!! 느닷없는 데이트 신청에 에반은 상대가 섭섭치 않을 정도로 격렬한 리액션을 아낌없이 선보였다. 에반이 뛰어들자 분수대에 설계상에는 없는 또 하나의 물줄기가 한번 더 솟아오르며 무지개를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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