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92 제 124 장 - 지구침공 =========================================================================
소울은 콤파냐의 말에 절로 웃음을 흘렸다.
그의 노골적인 띄워주기가 그리 싫지 않았기 때문이다.
“먼저 뉴월드 1호 별부터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소울은 콤파냐의 말을 들으면서 다섯 개의 행성을 자세히 살펴봤다.
다섯 개의 행성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먼저 마나가 충만하고 수풀이 무성했다.
각기 종류가 다른 몬스터와 마수들이 대륙과 바다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인류는 거의 전멸을 한 상태였고 극소수의 유사인류와 수인족이 자신의 영역을 간신히 지켜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행성의 개척은 먼저 저 수많은 몬스터와 괴수를 물리쳐야 할 것이다.
‘지구와 연결된 차원의 균열에서 코어를 얻으면 그것으로 저 개척행성에 게이트를 열겠다는 생각이구나. 머천넷에서 정보와 물자를 댄다는 말은 군자금과 보급을 말하는 것일 테니, 결국 나는 이들의 용병으로 개척행성을 개척하는 셈이네.’
홀로그램을 통해 직관적으로 동영상을 보여주며 하는 설명이라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너무 노골적으로 코어의 사용처를 밝히고 자신을 용병으로 끌어들이려는 생각이 드러나 좀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콤파냐, 얘기는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저 행성을 개척해서 얻는 이득이 뭡니까?”
“행성의 소유권입니다. 개척을 시작하면 즉시 행성의 소유권을 마스터에게 이관해드리겠습니다.”
“그럼 머천넷이 얻는 이득은 뭡니까?”
“행성의 개발권입니다. 물론 직접 개발을 하시겠다면 저희는 판매만 맡도록 하겠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에게 너무 유리한 조건이었다.
물론 개척을 하게 되면 인력을 투입해야하고 그것에 따른 인명피해도 감수해야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머천넷이 얻는 이익은 너무 적어보였다.
“저 행성에서만 나오는 특산품이나 지하자원이 있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콤파냐는 소울의 말에 너무 빨리 비밀이 드러난 것에 대해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다섯 개의 행성에는 젬스톤, 마나석, 미스릴, 오리하르콘, 아다만티움 등이 다량으로 매장되어 있습니다. 광산을 개발하면 머천넷에서는 최소한 판매권 이상을 가져갈 생각입니다.”
“이제 이해가 가는군요.”
그렇다.
몬스터와 마수로 가득한 행성을 개척하려는 이유는 이런 이유가 있었다.
‘그런 이유라면 굳이 당장 저 행성들을 개척할 필요는 없어. 차라리 메시엘 행성으로 분신을 가지고 가서 젬스톤 광산과 마나석 광산을 개발하는 것이 좋겠어. 그것이 성공한 이후에 여유가 생기면 개척행성들에 콜로니를 건설하자.’
소울은 머릿속으로 빠르게 결론을 내렸다.
“콤파냐, 잘 들었습니다. 한번 생각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주세요.”
“하하하, 그렇게 하겠습니다.”
콤파냐가 자신에게 해준 것들이 있으니 당장은 그에게 긍정적인 언질을 해줘야했다.
하지만 어떤 약속이나 구두계약도 하지 않았다.
일단은 지구에 연결되어 있는 차원의 균열에서 코어를 챙기는 것이 급선무였다.
태양에 반사되어 더욱 밝아진 거대한 달빛 아래로 소울과 콤파냐는 그렇게 속내를 감추고 서로를 향해 포도주잔을 들어 올리며 자축했다.
프론트 행성의 잔디를 쓰다듬으며 시원한 바람이 신전으로 불어오고 있었다.
* * * * *
둥둥둥둥!
북소리가 대지를 가르고 사방으로 퍼져간다.
커다란 게이트 앞에 수십만, 아니 수백만에 달하는 회색피부의 병사들이 드디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기치창검을 높이 세우고 검은 갑옷으로 완전무장한 마인들의 눈에는 새로운 세계의 정복에 대한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한다.
수많은 병사들이 늘어서있는 대지가 한눈에 보이는 절벽 위.
대왕고래만큼 거대한 검은 소 한 마리가 네 다리를 대지에 단단히 디디고 당당하게 서있다.
모습은 영락없는 검은 소로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몸체에 수많은 눈들이 붙어 있다.
수천 개의 커다란 눈이 데굴거리며 사방을 동시에 살피고 있는 모습은 그로테스크하기 짝이 없다.
“쿠자타, 여긴 준비가 다 된 것 같다.”
“그렇군요.”
쿠자타라는 이름을 가진 검은 소가 고개를 돌려 옆에 서 있는 검은 로브를 입은 사내를 쳐다봤다.
“다른 곳을 보도록 하자.”
“네.”
쿠자타가 낮은 저음으로 대답을 하자 그의 몸체에 붙어 있는 수천 개의 커다란 눈들이 일제히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중 열두 개의 눈이 크게 확장되며 허공에 홀로그램과 같은 영상을 만들어냈다.
검은 로브를 입은 사내는 쿠자타가 떠올린 열두 곳의 모습을 하나씩 살펴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차원에서도 준비가 끝난 것 같군.”
“드디어 대계를 시작할 수 있겠네요.”
“그래. 또 하나의 콜로니가 우리 손 안에 들어오게 될 것 같아.”
“누구는 복수를 부르짖고 누구는 콜로니의 달콤한 꿀을 빨겠군요.”
“그렇겠지. 늘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하지만 꿀보다는 피라고 하는 게 맞을 거야.”
“그러네요. 꿀보다 진한 피가 더 맛있겠어요.”
쿠자타가 거대한 몸을 부르르 떨더니 긴 혀로 자신의 입술을 적시며 눈을 빛냈다.
그 모습은 절대 초식으로 연명하는 소의 모습은 아니었다.
먹이를 갈기갈기 찢어발겨 버리는 포식자가 분명했다.
“쿠자타, 벌써부터 침을 흘리는 구나.”
“지구의 인간들이 흘리는 피 맛이 자못 기대가 됩니다.”
“때가 되면 배가 터지도록 마시게 해줄 테니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지마라.”
“네.”
쿠자타가 고개를 살짝 숙이며 대답을 하자 검은 로브를 입은 사내가 로브를 살짝 벗었다.
그는 회색의 잘생긴 얼굴을 드러내고는 머리에 난 두 개의 탐스러운 뿔을 소중히 쓰다듬었다.
“쿠자타, 대계를 시작해라.”
“명령을 받습니다.”
사내의 말에 쿠자타는 즉시 고개를 꼿꼿이 위로 세우더니 큰 소리로 포효를 했다.
쿠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넓은 대지가 진동을 하자 곧 천지가 떠나갈 것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수백만 명의 병사들이 쿠자타의 포효에 일제히 함성을 지른 것이다.
화아악!
쿠자타의 몸에서 환한 빛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동시에 쿠자타의 몸에 붙어 있는 수천 개의 눈 중, 열두 개의 눈에서 비치는 홀로그램에서도 천지를 뒤흔드는 함성이 들려왔다.
번쩍!
거대한 차원이동 게이트에서 허공으로 빛의 기둥이 솟구쳤다.
그리고 드디어 차원이동 게이트가 활짝 열렸다.
둥둥둥둥!
다시 북소리가 울려 사방으로 퍼져간다.
게이트 앞에 선 수많은 병사들이 천천히 게이트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기치창검을 높이 들고 걸어가는 회색의 얼굴들에 설렘과 두려움에 이어 탐욕과 광기가 더해지고 있다.
* * * * *
대미(大尾) - S O U L N E T(소울넷) 1부 끝
============================ 작품 후기 ============================
*** 드디어 S O U L N E T(소울넷) 1부를 끝냈습니다.
그동안 성원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인사를 올립니다.
소울넷은 현재 조아라에서 이북출간을 준비 중입니다.
이북으로 나오는 소울넷은 19금이 아닙니다.
19금 요소가 모두 떨어져 나가고 수정에 이은 교정교열을 거쳐 나오게 됩니다.
저는 잠시 쉬면서 몸을 추스려야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너무 열심히 달려서 그런지 어깨와 손목이 아프네요. ^^;;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중에 더욱 칼을 갈아서 돌아오겠습니다.
여러분도 몸 건강하시고 즐거운 하루하루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 고려의검 배상 -
*** 차원이동 콘솔(일주일 안), 차원홀의 지배자(사흘 안)가 곧 습작처리됩니다. 아직 읽지 않으신 분들은 기간 안에 완독해주세요.
P/S: 선호작, 추천, 코멘트, 쿠폰, 후원에 항상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