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OULNET-491화 (491/492)
  • 00491  제 124 장 - 지구침공  =========================================================================

    미스틸은 골렘코어에 강력한 충격을 받자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 사이 렉시가 미스틸의 머리 위에 내려앉아 머리통을 통째로 불태웠다.

    골렘의 핵이 잠깐 동안 작동을 하지 않아 무방비 상태가 된 미스틸에게 렉시의 공격은 가히 치명적이었다.

    크와아아아악!

    귀청이 찢어질 것 같은 날카로운 비명이 강철의 대지에 울려 퍼졌다.

    미스틸의 목에 1m 가 넘는 보라색의 오러 블레이드가 넘실대는 본의 대검(大劍)이 틀어 박혔던 것이다.

    파칭!

    그 뒤로 푸티나의 라이트닝이 본의 대검에 떨어지며 미스틸의 골렘코어를 지져버렸다.

    [까뮤, 지금이다.]

    [주인님, 성공했어요.]

    역시 호흡이 착착 맞는 소환사와 소환수다.

    소울의 마음을 마치 읽기라도 했는지 까뮤는 미스틸의 골렘코어의 결계가 잠시 끊기는 사이 잽싸게 골렘의 핵을 뽑아 자신의 아공간으로 빼돌렸다.

    골렘의 핵이 빠진 미스틸은 크게 한번 휘청하더니 그대로 앞으로 쓰러져 대가리를 강철의 대지에 처박았다.

    쿵!

    렉시의 공격에 머리가 새까맣게 탄 미스틸을 보며 소울은 허공에 오른손을 내밀었다.

    [주인님, S급 골렘 미스틸의 핵입니다.]

    [수고했다.]

    소울은 자신의 손바닥을 가득 채우고도 넘쳐나는 핸드볼만한 S급 골렘 미스틸의 핵을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걸 잘 이용하면 S급 골렘 하나 생기겠네.]

    [예스, 마이로드. 감축 드립니다!]

    [온전한 골렘의 핵을 얻었으니 계약을 할 수 있을 거예요.]

    [주인님, S급 골렘 소환수 하나 더 생기셨네요.]

    [빠아, 빠아, 빠아!]

    본과 까뮤, 푸티나와 렉시는 모두 진심으로 축하를 해줬다.

    그들은 소울이 잘 되고 강해지는 것이 마치 자신의 일 인양 기뻐해마지 않았다.

    이렇게 S급 골렘 미스틸은 S급 능력자인 소울의 S급 소환수들에게 다굴을 당해 한 많은 솔로 생활을 청산하게 됐다.

    * * * * *

    “콤파냐!”

    “이소울 마스터!”

    “반갑습니다.”

    “이렇게 만나게 돼서 영광입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마주 잡고 힘차게 악수를 했다.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하고 마음의 창이라는 눈은 신뢰어린 빛이 서려있었다.

    “멋진 곳이네요.”

    “마음에 들었다니 다행입니다.”

    콤파냐의 말을 들으며 소울은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펴봤다.

    대지는 녹색 잔디가 지평선 끝까지 깔려있고 푸른 하늘 하얀 구름 위에는 대낮인데도 손에 잡힐 듯 거대한 달이 떠 있었다.

    “이곳은 어딥니까?”

    “머천넷에서 개척하고 있는 행성 프론트입니다.”

    콤파냐는 차원이동 게이트를 타고 온 소울을 안으로 이끌었다.

    새하얀 대리석으로 고풍스럽게 멋을 살려 지은 건축물은 사방이 툭 터진 개방형 신전으로 보였다.

    신전 중앙으로 들어가자 거대한 원탁 위에 온갖 산해진미가 가득한 것이 보였다.

    “나름 신경 써서 오찬을 준비해봤습니다.”

    “진수성찬이네요. 잘 먹겠습니다.”

    소울은 콤파냐가 준비한 음식을 보면서 자리에 앉았다.

    “포도주 한잔 하시겠습니까?”

    “좋지요.”

    콤파냐가 일어나 손수 포도주를 따서 그의 크리스털 포도주잔에 따라주었다.

    붉은 포도주가 잔 안에서 소용돌이를 만들며 요동쳤다.

    콤파냐는 자신의 크리스털 잔에도 포도주를 채우더니 번쩍 치켜들었다.

    “마스터의 건승을 빕니다.”

    “콤파냐의 건강을 빕니다.”

    콤파냐의 말에 소울도 잔을 위로 치켜들고는 콤파냐의 건강을 빌었다.

    두 사람은 웃으며 잔을 입으로 가져가 포도주를 한 모금씩 마셨다.

    서로가 서로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고 테이블을 가득채운 산해진미에 명품 포도주까지 더하자 분위기는 무척 화기애애(和氣靄靄)해졌다.

    “음식이 무척 맛있군요.”

    “인류와 유사인류가 만든 요리 중 제법 유명한 것으로 엄선해서 가져온 것입니다.”

    “그렇군요. 어쩐지 처음 먹어본 것들이 입에 착착 붙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하하, 마스터께서 이렇게 맛있게 드시니 벌써 제 배가 다 불러옵니다.”

    콤파냐는 목젖을 드러내며 화통하게 웃었다.

    그의 황금빛 정장이 지진이 난 것처럼 마구 흔들려 빛을 산란시켰다.

    소울은 가볍게 한번 미소를 지어준 후, 목소리를 조금 낮춰서 물었다.

    “콤파냐, 지구와 연결된 차원의 균열 안의 코어를 챙길 준비는 다 됐습니까?”

    “네, 거의 준비가 다 끝났습니다. 조만간 개성큐피를 통해 마스터에게 쉬프트 비히클 2100대를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2100대요?”

    “그렇습니다. 지구에는 정확히 2086개의 차원의 균열이 존재합니다. S급 차원의 균열 1개, A급 4개, B급 12개, C급 40개, D급 131개, E 438개, F급 1460, 다 합쳐서 2086개입니다.”

    “그럼 2086개를 보내야지. 왜 2100대를 보냅니까?”

    “일을 하다보면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나게 마련입니다. 그것을 대비해서 넉넉히 준비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넉넉한 게 모자란 것보다는 낫겠지요.”

    소울은 콤파냐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코어를 처리할 쉬프트 비히클이 모자라면 모를까 넉넉하게 준비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

    “콤파냐, 내가 몇 가지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말씀하세요. 뭐든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도와드리겠습니다.”

    “말만 들어도 벌써 힘이나네요.”

    “마스터를 돕는 것이 제 기쁨입니다.”

    콤파냐의 매끈거리는 아부성 발언에 소울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물어 볼 것은 두 가지입니다. 분신과 S급 골렘의 핵에 관해서입니다.”

    “분신이라면 혹시 사람이 두 개로 나눠지는 스킬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아닙니다. 말 그래도 분신(分身), 즉 내 아바타와 같은 존재를 말하는 겁니다.”

    “혹시 소울넷에서 소환영웅이 되어 유희를 즐기셨습니까?”

    “어? 알고 계시네요?”

    소울은 깜짝 놀랐다.

    콤파냐가 거기까지 알고 있는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콤파냐는 소울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깊고 방대한 정보를 취급하고 있었다.

    “리콜아바타로 사용할 분신을 찾고 계신 겁니까?”

    “그렇습니다.”

    “어떤 생각으로 분신을 구하고 계시는지는 모르지만 분신은 리콜아바타와는 차원이 다른 존재입니다. 분신으로 소환영웅이 되어 가신다면 바로 카르마의 영향을 받습니다.”

    “유희를 가는 행성을 파괴하러 가는 목적이 아니니 그리 걱정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제가 쓸 분신을 만들 수 있느냐는 것이지요.”

    “물론 가능합니다. 이소울 마스터의 분신을 만들어 드리는 것은 지금 당장이라도 할 수 있습니다.”

    “로열형 리콜아바타를 주문한 것도 시간이 꽤 걸렸는데 분신을 만드는데 당장 가능하다니요?”

    소울이 의혹어린 표정에 콤파냐는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

    “머천넷에서는 가능합니다. 원래는 마스터의 혈액과 세포 약간을 이용해 분신으로 쓸 복제인간을 인큐베이터로 배양해야합니다. 그 과정이 아무리 빨라도 한 달은 걸리지요.”

    “그런데 당장 가능하다는 말은 무슨 뜻입니까?”

    “어느 차원의 세계로 유희를 가셨는지는 모르지만 소환영웅으로 가셨을 때 시간비율이 서로 다르지 않던가요?”

    “아!”

    그제야 소울은 콤파냐가 무슨 말을 하는지 감을 잡았다.

    “그러니까 시간이 왜곡되어 비틀린 곳에서 분신을 만들어 낸다는 말이군요.”

    “네, 그렇습니다. 지금 마스터의 몸에서 피와 세포를 채취한다면 식사가 다 끝나기 전에 분신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부탁합니다.”

    소울은 콤파냐의 말에 즉시 자신의 팔을 내밀었다.

    콤파냐는 소울의 결단에 살짝 놀랐다.

    하지만 곧 그를 향해 가까이 다가와 팔에 볼펜 크기의 작은 은색막대기를 가져다댔다.

    “조금 따끔합니다.”

    “그 정도는 괜찮습니다.”

    핏!

    뭔가 바람 빠지는 듯한 소리가 들리더니 팔이 살짝 따끔했다.

    콤파냐는 은색 막대기를 한손에 쥐고 허공에다 반대편 손으로 타자를 치듯 손가락을 열심히 움직였다.

    위잉!

    돌연, 허공에 공간이 쫙 열리더니 금색그릇이 나타났다.

    콤파냐는 금색그릇 안에 은색막대기를 조심스럽게 집어넣고는 다시 허공의 한 지점을 손가락으로 타자를 치듯 두들겼다.

    소울은 콤파냐가 하는 행동을 보고 소울넷의 인터페이스 같은 일종의 가상현실 패널을 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끝났습니다.”

    콤파냐의 말과 함께 금색그릇이 갈라진 공간 사이로 들어갔다.

    그리고 열린 공간은 금새 다시 하나가 되어 닫히더니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하나는 해결했네요.”

    “이렇게 빨리 분신을 만들어 주신다니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비용은 얼마나 됩니까?”

    “분신은 복제인간을 만든 후, 자유롭게 소환하고 영혼이 유희를 다닐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가격을 따지자면 결코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하지만 저희 머천넷에서는 이소울 마스터와의 특별한 관계를 생각해 무료 서비스해드리겠습니다.”

    “정말입니까?”

    “네, 정말입니다.”

    “감사합니다. 그 마음 고맙게 받겠습니다.”

    소울은 콤파냐의 말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공짜라면 소도 잡아먹는다는 말이 있다.

    나중에 이번 일을 빌미로 뭘 요구할지 모르지만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면 될 일이다.

    “그럼 이제 두 번째 것을 해결해볼까요?”

    “네.”

    “S급 골렘의 핵이라면 혹시 S급 골렘의 핵을 얻으셨습니까?”

    “그렇습니다. 그것도 아주 온전한 녀석으로요.”

    “대단한 일을 하셨군요. S급 골렘의 핵은 쉽게 구할 수 없는 것인데……. 혹시 제가 좀 봐도 될까요?”

    “물론입니다. 여기 있습니다.”

    소울이 미스틸의 핵을 꺼내서 콤파냐에게 건넸다.

    “오오오, 정말 완벽한 골렘의 핵이군요. 그리고 크기가 이 정도면 확실히 S급이 맞겠네요.”

    콤파냐는 과장된 행동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그런데 이 골렘의 핵을 가지고 하고 싶으신 게 정확히 뭡니까?”

    “S급 골렘을 소환수로 부리고 싶습니다.”

    “역시 그걸 생각하셨군요. 파는 것도 좋습니다만 소환수로 만드는 것도 좋은 선택이십니다. 그럼 이걸 가공해서 계약을 맺게 해드리면 되는 겁니까?”

    “정확합니다.”

    소울은 콤파냐의 핵심을 찌르는 말에 기쁨의 미소를 지었다.

    한 마디를 하면 척척 알아먹으니 절로 그와의 대화가 즐거워졌다.

    “이미 마스터의 혈액은 채취를 했으니 바로 작업에 들어가겠습니다. 분신을 가져올 때 같이 가공해서 가져오라고 하면 되겠군요.”

    “그렇게 해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잠깐 실례하겠습니다.”

    콤파냐는 소울을 향해 살짝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아까처럼 허공에다 손가락으로 타자를 치더니 공간을 가르고 금색그릇을 꺼냈다.

    금색그릇에 S급 골렘, 미스틸의 핵을 넣고는 즉시 가공을 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금색그릇이 사라지고 공간이 닫히자 콤파냐는 고개를 돌려 소울을 쳐다봤다.

    “다 됐습니다. 이제 기다리시기만 하면 됩니다.”

    “고맙습니다.”

    “천만에요. 이 정도는 얼마든지 제 선에서 서비스 해드릴 수 있습니다.”

    “그럼 이번 것도 무료서비스 입니까?”

    “그렇습니다.”

    “하하하, 이거 너무 신세를 지네요.”

    소울은 환하게 웃으면서 콤파냐의 눈을 쳐다봤다.

    그러자 콤파냐는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은근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마스터, 기다리는 시간동안 요리를 즐기시면서 제 얘기를 좀 들어주시죠?”

    “좋습니다. 받은 것이 있으니 저도 그 정도는 해드려야지요.”

    소울은 콤파냐가 해준 일을 그가 하는 말을 들어주는 일과 퉁 치려고 시도를 했다.

    콤파냐는 그것을 눈치 챘지만 표정의 변화를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더욱 고개를 숙이며 몸을 낮췄다.

    “감사합니다. 그것으로 저는 만족합니다.”

    “무슨 얘긴데 그러십니까?”

    콤파냐의 저자세에 소울은 오히려 호기심이 치밀어 올랐다.

    “혹시 저희 머천넷과 공동으로 새로운 차원의 세계를 개척하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새로운 차원의 세계를 개척한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바로 이 프론트 행성과 같은 곳을 개척하는 겁니다. 머천넷에서 정보와 물자를 대고 마스터께서는 인력을 투입하시면 됩니다.”

    “개척할 만한 행성이 있습니까?”

    “개척을 위해 행성 몇 개를 골라봤습니다. 한번 보시지요.”

    콤파냐가 허공에 손을 흔들자 소울의 전면에 다섯 개의 각기 다른 행성이 홀로그램으로 떠올랐다.

    “뉴월드 1호 별부터 뉴월드 5호 별입니다.”

    “뉴월드면 신세계를 뜻하는 말이군요.”

    “그렇습니다. 아직은 가칭에 불과합니다. 개척을 시작하면 별의 이름은 마스터가 직접 지어주십시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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