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89 제 123 장 - S급 무장(武裝) =========================================================================
본 페가수스에 올라탄 본은 해골전투마 위에 파이랑을 태워 뒤로 물러났다.
파이랑의 모습이 언덕을 넘어 사라지자 소울은 천천히 몸을 풀었다.
기왕 여기까지 왔으니 A급 몬스터의 위력을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다.
[둠 플레이트 온(on)!]
소울은 먼저 S급으로 업그레이드 된 형태변환 최상급 마법갑옷 둠 플레이트를 전신갑옷으로 장비했다.
촤르르르릉!
그의 몸이 순식간에 탈속한 묵빛의 전신갑옷으로 뒤덮였다.
전보다 훨씬 두께가 얇아지고 날렵해진 디자인으로 인해 움직임이 편해졌지만 방어력은 오히려 월등히 높아져있었다.
이번에는 왼손을 살짝 앞으로 내밀며 디바인 건틀렛을 소환했다.
[디바인 건틀렛 온(on), 디바인 쉴드 온(on)!]
S급 무구로 업그레이드 된 디바인 건틀렛이 왼팔을 덮자 그 위에 반투명한 우유 빛깔의 디바인 쉴드가 생성됐다.
팅 팅!
손가락으로 디바일 쉴드를 쳐보자 마치 명품 도자기를 치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이번에는 한꺼번에 세 가지 무기를 연속으로 소환했다.
[드래곤 스피어 온(on), 소울브레이커 온(on), 피나카 온(on)!]
그의 등에 S급 무기로 업그레이드 된 드래곤 스피어가 나타났다.
왼쪽 허리에는 소울브레이커가 장착됐다.
마지막으로 오른쪽 허벅지에 S급의 최상급 마나건, 피나카가 보였다.
‘이거 아주 좋네. 의지만으로 보유한 무기와 장비가 소환되다니, 역시 S급 무구인가!’
소울은 만족한 웃음을 흘리며 앞으로 걸어갔다.
먼저 무기를 쓰지 않고 아이언 골렘을 상대해보기로 했다.
그러려면 일단 아이언 골렘을 한 마리씩 유인해야 한다.
[사릉가 온(on)!]
사릉가를 꺼내 든 소울은 활시위를 쭉 잡아 당겼다.
동시에 시위에 반투명하게 빛나는 빛의 화살이 생성됐다.
핑!
시위를 놓자 빛의 화살은 말 그대로 빛살 같은 속도로 날아가 정면에 서 있던 아이언 골렘의 복부에 틀어박혔다.
우와아아아아!
커다란 덩치를 지닌 아이언 골렘이 자신의 배를 한번 쳐다보더니 함성을 내질렀다.
그리고는 소울을 향해 달려들었다.
쿵 쿠쿵 쿠쿵 쿠쿵!
아이언 골렘이 다가올수록 바닥이 지진이 난 것처럼 흔들렸다.
소울은 그 모습을 보자 목을 좌우로 꺾고 팔로 커다랗게 원을 그리며 어깨를 풀었다.
제자리에서 통통거리며 높이뛰기를 하는 것 같더니 어느 순간, 그 자리에서 꺼지듯이 사라졌다.
스팟!
순간이동 스킬을 써서 사라진 소울이 나타난 곳은 아이언 골렘의 왼쪽 다리 바로 옆이었다.
그는 나타난 즉시 한쪽 발을 내밀어 달려가는 아이언 골렘의 발목을 걸었다.
그러자 눈앞에서 목표가 사라져 당황하던 아이언 골렘이 몸의 중심을 잃고 앞으로 꼬꾸라졌다.
쿠왕!
엎어지면서 얼굴을 땅에 처박고 미끄러져간 아이언 골렘은 그제야 소울로 인해 자신이 넘어진 것을 깨닫고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소울은 아이언 골렘이 그냥 일어나게 내버려두지 않았다.
두 주먹과 두 발에 오러를 잔뜩 밀어 넣고는 사정없이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깡 깡깡 깡깡깡깡!
살과 뼈로 된 주먹으로 아이언 골렘을 후려쳤는데 마치 무쇠망치로 강철을 두들길 때 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일어나려고 땅을 짚은 아이언 골렘의 팔을 쳐서 넘어뜨리고 무릎을 세워 일어나려는 놈의 발목을 발로 차서 쓰러뜨렸다.
몇 번이나 일어나려다 넘어지고 일어나려다 넘어지자 아이언 골렘은 즉시 작전을 바꿨다.
일어나지 않고 오히려 몸을 굴려서 소울을 짓이겨버리려고 한 것이다.
크르르르륵!
하지만 소울은 허공으로 살짝 몸을 띄워 아이언 골렘의 공격을 피하고는 몸체 위로 올라가 발로 마구 밟아댔다.
캉 카캉 캉캉캉!
아이언 골렘은 수도 없이 소울의 발에 짓밟혀 찌그러졌다가 다시 펴지고 찌그러졌다가 다시 펴지는 것을 반복했다.
‘거 되게 단단하네. 내가 이거 너무 무식한 짓을 하고 있는 것 아니야?’
아무리 오러를 덮어씌우고 팬다고 해도 살과 뼈로 이뤄진 주먹과 발로 단단한 아이언 골렘을 패대니 오히려 소울이 은은한 통증을 느꼈다.
소울은 자신의 주먹을 손으로 몇 번 쓰다듬고는 즉시 작전을 바꿨다.
‘단단한 놈을 패려면 나도 단단한 무기를 들어야겠다.’
소울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무기 중에서 제일 길고 단단한 드래곤 스피어를 꺼내들었다.
업그레이드 된 레이칸 부족의 전승 보물, 드래곤 스피어는 창촉으로 사용하던 드래곤의 발톱의 속성을 끄집어내 붉은 색을 띄었다.
창대는 신의 금속이라는 오리하르콘으로 만들어 은색에 푸른빛이 감돌았다.
휘익! 캉캉 캉캉캉캉!
확실히 쇠처럼 단단한 아이언 골렘을 주먹으로 때리는 것보다 드래곤 스피어로 패는 것이 훨씬 손에 착착 붙으면서 치는 맛이 좋았다.
아이언 골렘은 온몸이 난타를 당하면서도 어떻게든 일어나려고 발버둥을 쳤다.
하지만 소울은 아주 작정을 했는지 절대 일어나지 못하도록 온몸을 잘 다져진 고기처럼 두들겨 팼다.
문제는 아무리 부러지고 깨져도 바닥에서 물처럼 스며들어와 채워지는 금속조각으로 인해 아이언 골렘을 처치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역시 골렘의 핵을 찾아야 하는 것이 진리인가?’
소울은 아이언 골렘을 한참동안 두들겨 패다 자신의 생각을 바꿨다.
물론 정말 마음먹고 박살을 내려고 하면 못할 것도 없었다.
그렇지만 S급 골렘도 아니고 덩치가 커서 간신히 A급으로 분류된 아이언 골렘 하나 때문에 전력을 다하는 것도 모양새가 빠져 보였다.
‘쉽게 가자. 쉽게 가.’
소울은 S급으로 올라선 스피릿 파워를 개방해 자신의 몸에 채웠다.
특히 두 눈에 스피릿 파워를 집중시켰다.
아이언 골렘의 몸 안이 마치 X-선이나 자기공명영상을 찍어서 보는 것처럼 한눈에 드러났다.
소울이 아이언 골렘의 오른쪽 허벅지를 보고는 눈을 빛냈다.
아이언 골렘의 핵이 바로 거기에 있었던 것이다.
그는 즉시 아이언 골렘의 오른쪽 허벅지로 다가가 오른손을 치켜들었다.
그리고는 최상급 몽크 체술인 S급의 크루세이더 얼티밋의 비전스킬 중 하나를 응용해 아이언 골렘을 후려쳤다.
쾅!
파삭, 쿵!
골렘의 핵이 깨지자 아이언 골렘이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더니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쉽게 말해서 아이언 골렘의 핵을 격산타우(隔山打牛) 방식으로 발경(發勁)을 해서 파괴했다는 말이다.
크루세이더 얼티밋의 비전스킬은 이보다 조금은 더 발전된 고급기술로 굳이 비교를 하자면 화경의 고수가 쓰는 내가중수법(內家重手法)에 해당했다.
아이언 골렘의 약점인 골렘의 핵을 쉽게 발견할 수 있게 되자 소울은 굳이 한 놈씩 유인을 해서 공격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
온몸에 오러를 돌리며 소울은 아이언 골렘이 몰려있는 중앙으로 달려갔다.
우와아아아 우와아아아 우와아아아!
아이언 골렘들이 일제히 함성을 내지르며 두 눈이 짙은 남색의 빛을 폭사했다.
집단으로 어그로가 끌리자 소울은 두 손을 들어 아이언 골렘들을 향했다.
그는 마치 장풍을 쓰듯 알프스 광탄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쓩쓩쓩 쓔슈슝 쓔슈슝 쓔슈슈슝!
소울의 양쪽 손에서 하얀 광탄이 쏟아져 나와 아이언 골렘들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는 마치 폭격을 하듯 두들겨 대기 시작했다.
펑펑펑 퍼퍼펑 퍼퍼펑 퍼퍼퍼펑!
아이언 골렘들의 몸체 여기저기에서 광탄이 마구 터져나갔다.
골렘의 핵이 목이나 팔다리에 있었던 아이언 골렘들은 소울의 광탄에 맞자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쓰러졌다.
일부는 골렘의 핵이 깨지거나 터져서 전투불능이 됐다.
하지만 머리나 가슴, 복부 같은 비교적 장갑이 두꺼운 곳에 골렘의 핵이 있는 아이언 골렘들은 소울의 광탄에 피해를 입을지언정 쓰러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아이언 골렘을 상대로 한 소울의 알프스 광탄 테스트는 만족스러웠다.
다양한 각도에서 다양한 강도로 광탄을 써보니 숙련도도 금방 올라갔고 어떻게 사용해야 좋은지 금세 감을 잡아 더욱 수월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알파탄!”
소울은 마지막으로 알프스 광탄 스킬의 비전인 알파탄을 날렸다.
쓔웅!
쐐애애애액 쾅!
집채만 한 아이언 골렘의 상반신이 알파탄에 맞아 통째로 날아갔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알파탄을 맞은 아이언 골렘의 핵은 왼쪽 발목에 있어 박살이 나지는 않았다.
아이언 골렘은 바닥에서 금속들을 끌어 모아 천천히 회복을 했다.
그 모습을 보며 소울은 인상을 썼다.
‘알프스 광탄은 다 좋은데 오러를 너무 많이 잡아먹는구나. 벌써 오러가 바닥났어.’
소울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어쩔 수 없이 내단의 기운을 끌어올려 온몸으로 퍼트렸다.
강력한 내단의 기운이 빠른 속도로 온몸을 꽉 채우더니 소울의 양손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오러가 바닥나며 생긴 탈력감이 단숨에 사라지고 온몸에 힘과 활기가 넘쳐났다.
지잉!
소울은 내단에서 꺼낸 기운으로 양손에 광탄을 만들었다.
그러자 광탄처럼 빛이 나는 광구의 모습이 아닌 반투명한 구슬이 손바닥에 생겼다.
그는 잠시 그것을 내려다보더니 열심히 자신의 몸을 회복하고 있는 아이언 골렘을 향해 던졌다.
휘익, 쾅!
상반신이 날아갔던 아이언 골렘은 소울에 의해 다시 한 번 상반신이 날아갔다.
소울은 그 모습을 확인하고 바로 나머지 반투명한 구슬, 단옥(丹玉)을 날렸다.
휘익, 쾅!
상반신이 두 번이나 날아간 아이언 골렘에게 더 이상의 행운은 없었다.
골렘의 핵이 있는 왼쪽 발목까지 포함된 하반신이 정확하게 산산조각이 나버린 것이다.
‘확실히 오러보다 내단의 기운이 더 강하구나. 오러로 광탄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내단의 기운으로 단옥(丹玉)을 만들어 날리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소울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급히 뒤로 몸을 날렸다.
어느새 주변에 산재해있던 아이언 골렘들이 자신의 주위로 몽땅 몰려왔던 것이다.
S급 최상급 마나건 피나카를 꺼내 들었다.
대인모드는 너무 약해 보여 대물모드로 설정했다.
그런 뒤, 골렘의 핵을 눈에 보이는 데로 모조리 피나카로 쏴버렸다.
푸슝 푸슝 푸슝 푸슝!
쩡 쩡 쩡 쩡 쩡!
놀랍게도 아이언 골렘의 몸에 배구공만한 구멍이 숭숭 뚫려버렸다.
“유레카!”
소울은 자신도 모르게 환호성을 질렀다.
한민족(韓民族)은 예로부터 활을 잘 쐈다.
현대에도 양궁이나 사격 같은 대회에 나가면 메달을 휩쓰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쏘는 것에 능한 조상의 DNA를 타고 났는지 이 분야에 있어서는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단군의 자손이자 기마민족의 후예답게 소울도 역시 총을 잘 쐈다.
또한 원거리 무기 특성 상 직접적인 피해 없이 아이언 골렘들을 쉽게 사냥하기 시작했다.
A급 몬스터라면 생체실드로 인해 마나건의 대물모드로는 큰 피해를 줄 수 없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A급에 간신히 턱걸이한 아이언 골렘에게는 불행히도 생체실드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쏘는 족족 몸에 구멍이 뚫리고 골렘의 핵이 깨져 영원한 안식에 빠져들었다.
[까뮤, 아이언 골렘의 핵과 아이언 골렘의 사체를 몽땅 챙겨라.]
[네, 주인님. 전리품 수거는 제게 맡겨주세요.]
까뮤가 즐거운 목소리로 답을 했다.
소울은 피나카를 집어넣고 소울브레이커를 뽑아들었다.
이번에 머천넷에서 S급으로 업그레이드 한 무기와 받은 무기를 몽땅 실전테스트해보기 위해서였다.
헬 나이프, 샤머나이트, 디바인 건틀렛, 페어리의 물반지, 진격의 토마호크, 티파니의 팔찌까지…….
아이언 골렘을 통해 할 수 있는 모든 테스트를 해본 소울은 백여 마리가 넘는 아이언 골렘의 핵과 사체를 전리품으로 챙기고 주변을 평정했다.
‘이제 그만하고 돌아갈까?’
소울은 몸을 돌렸다.
아직도 이 철(鐵)의 대지에 남아있는 아이언 골렘이 수두룩했지만 S급 몬스터가 아닌 이상 자신의 무장(武裝)에 대한 테스트를 제외하곤 더 이상 볼 일이 없었던 것이다.
크와아아아아앙!
그때였다.
갑자기 북쪽에서 강력한 마나의 유동이 느껴지며 뭔가가 빠르게 다가왔다.
소울은 눈을 가늘게 뜨고 북쪽을 쳐다봤다.
순간 그의 눈이 번쩍 뜨이며 입 꼬리가 위로 살짝 올라갔다.
‘골렘이다. 그것도 S급 골렘이야.’
다른 능력자 같으면 당장이라도 도망갔을 상황이지만 소울은 오히려 좋다고 웃음을 지며 다가오는 골렘을 반겼다.
“감히 강철의 대지에서 우리 일족을 학살하다니…….”
“어서와!”
“넌 누구냐?”
“그러는 너는 누군데?”
“난 강철의 왕 미스틸이다.”
“이름에 미스가 났네?”
“그게 무슨 소리냐?”
“아, 몰라도 된다.”
소울은 썰렁한 농담을 한 것에 대해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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