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OULNET-481화 (481/492)

00481  제 121 장 - 머천넷  =========================================================================

소울넷 접속은 그가 가진 고유의 능력이자 최초의 능력이다.

만약 소울이 소울넷에 접속하지 못했다면 지금의 소울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어느새 소울넷 현실활성화를 통해 허공에 상급 인터페이스가 떠올랐다.

소울넷 현실활성화는 굳이 잠을 자거나 꿈속을 통하지 않고도 소울넷과 접속을 하게 만들어주는 소울넷의 특수기능이다.

그는 먼저 소울넷 상점을 열었다.

<소울넷 상점>

영혼체험

삶의 체험

전송

아이템

미션

빙의

영혼의 유희

기타

설정

소울넷 상점이 열리며 대분류 카테고리가 줄줄이 아래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영혼체험’을 선택해 자신의 기억창고로 들어가서 상태를 확인하고는 ‘설정’으로 들어가서 오늘의 기억을 아무도 보지 못하도록 폐쇄시켰다.

괜히 엉뚱한 놈이 오늘의 기억을 읽고 대신 코어에 대한 보고를 소울넷에 해버리면 말짱 도루묵이 되기 때문이다.

안전장치를 마련한 소울은 다시 한 번 설정에서 자신의 허락 없이 그 누구도 오늘 이후의 기억을 읽지 못하도록 세부설정을 해놓았다.

소울은 기억창고에서 코어를 확인했던 시간과 장면을 찾아 ‘평양필드 코어 001’이라는 파일로 만들어 묶어 놓았다. 그리고 암호를 ‘날아라 까뮤’로 설정해놓았다.

그리고는 소울넷 상점의 대분류에서 ‘기타’로 들어가 ‘보고’ 카테고리를 열고 보고서를 하나 열었다.

그는 평양필드 안의 코어에 대한 간략한 간이보고서를 작성해놓고 보고서 번호를 받아놓았다.

<간이보고서: 차원의 균열 중심부 코어 확인 보고

메인 보고자: 이소울

보조 보고자: -

보고대상 위치: 지구

보고대상 세부 위치: 대한민국 평안남도 남포직할시 태성호 동남부

증거자료 첨부: -

증거자료 첨부 방식: 영혼체험

증거자료 암호: -

희망 보상: 선 제시 후 협상 가능>

이 상태로 소울넷에 제대로 된 코어 보고서를 제출해버리면 보조 보고자들에게 얻을 막대한 이익이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만다.

그래서 일단 간이보고서를 작성해놓고 간이보고서 번호를 증거로 확보하고 보조 보고자들을 모집할 생각인 것이다.

보조 보고자, 증거자료 첨부, 증거자료 암호 이 세 가지를 빈칸으로 만들어 놓고 간이보고서를 올려놓자 당장 소울넷 차원위원회와 차원학회에 간이보고서가 올라갔다.

‘오오, 이거 반응이 아주 격렬하네.’

싱긋 미소를 지으며 소울은 메모장을 열었다.

지난번에 코어 확인 보고(개성 코어)를 하고 자신이 얻은 보상을 확인해봤다.

첫 번째 보상으로 [능력개화 소울 크리스털, 최상급: 300만p] 과 [궁극의 잠재력 개화 소울 크리스털, 최상급: 500만p]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 중에 그는 [궁극의 잠재력 개화 소울 크리스털, 최상급: 500만p]를 선택했다.

두 번째 보상으로 주력무기 하나(상급 마나건, 디스트로이어)를 획득했다.

세 번째 보상으로 소울넷 포인트를 천만 포인트 받았다.

네 번째 보상으로 보고한 코어에 대한 우선처분권 중 중립개방을 선택했다.

개성필드는 소울넷 산하 에센스넷에 연결되고 양성화 및 활성화되어 개성큐브로 탈바꿈했다.

마지막 다섯 번째 보상으로 코어의 사용권을 획득할 기회를 얻었지만 구매할 능력이 없었고 특히 소울넷 상급 사용자가 아니라서 해당사항이 되지 않았다.

소울은 차분히 하나씩 보상을 상기하면서 기억을 더듬어갔다.

‘첫 번째 보상, 두 번째 보상, 세 번째 보상까지는 그래도 괜찮았어. 하지만 네 번째 보상부터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특히 다섯 번째 보상을 날린 것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분명히 뭔가 방법이 있었을 거야. 그때 프란시스코는 소울넷 상급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와 코어의 사용권은 소울넷 포인트가 아주 많아야 한다며 코어 사용권획득을 원천적으로 봉쇄시켰어. 과연 얼마나 많은 소울넷 포인트가 필요했기에 그랬을까? 천만 소울넷 포인트로는 어림도 없겠다면 내가 설레발을 치지 않았더라면 최소한 얼마나 많은 소울넷 포인트가 필요한 지 분명하게 알 수 있었을 거야.’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아까웠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라서 돌이켜 생각해봤자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게 여러 가지 상념에 빠져서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소울넷 인터페이스 상단에 엄청난 쪽지가 밀려들기 시작했다.

소울이 또다시 코어를 확인해서 보고한다는 것을 알게 소울넷 유저들이 소울에게 코어 확인 보고서에 자신의 이름을 보조 보고자로 올려달라고 쪽지를 보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 모습에 조금은 침울해졌던 기분이 급상승 기류를 타며 올라가기 시작했다.

소울은 손가락으로 쪽지를 확인하려다가 고개를 흔들었다.

굳이 자신이 서둘러 이들의 쪽지를 확인할 필요는 없었다.

적당히 밀당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느끼며 그는 간만에 영혼체험을 한번 하기로 했다.

‘생각하기도 싫은 놈이지만, 메시엘 행성에서 만난 프로이드의 마나 크레센트는 꽤 쓸 만한 기술이었어. 무협지에 나오는 장풍이나 이기어검 보다 훨씬 뛰어난 기술이야. 굳이 비교하자면 드래곤볼 만화에 나오는 기공포나 격렬광탄 정도라고나 할까? 물론 모두 허구에 불과한 무협지와 만화에서 만들어 낸 것이기는 하지만 말이야.’

소울은 검색창에 프로이드의 마나 크레센트를 입력했다.

장풍, 이기어검, 기공포 등 각종 비슷한 기술도 검색했다.

그러자 놀랍게도 ‘광탄(光彈)’이라는 스킬이 툭 튀어나왔다.

‘오오오! 판타지나 SF 영화에 등장하는 광탄 스킬이 진짜 존재했구나?’

그는 크게 기뻐하며 본격적으로 광탄 스킬을 찾아봤다.

정확한 스킬의 이름이 검색창에 들어가자 곧 수백 가지 종류의 각기 다른 독특한 광탄 스킬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소울은 한참을 고민하다 그중에서 가장 자신과 맞을 것 같은 광탄을 구사하는 알프스라는 이름의 유저를 선택했다.

영혼체험 대상으로 알프스를 선택하자 소울은 순간 눈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

[알프스의 광탄: 최상급 영혼체험, 1만p]

[알프스의 광탄 비전: 최상급 영혼체험, 3만p]

처음으로 최상급 영혼체험이 인터페이스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알프스의 광탄’은 최상급 영혼체험으로 1만p, ‘알프스의 광탄 비전’은 최상급 영혼체험으로 3만p나 됐다.

‘상급 영혼체험이 1000p를 하니 최상급 영혼체험이라면 1만p를 하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다. 거기에다 자신의 광탄 비전을 3만p에 내놓았으니 이걸 배우려면 결국 소울넷 포인트를 4만p나 내놓아야 한다는 말이구나.’

소울은 자신이 보유한 소울넷 포인트를 확인했다

소울넷 포인트: 100,000p

딱 10만p를 가지고 있었다.

여기서 4만p를 지불하면 자신에게는 6만p만 남게 된다.

하지만 코어 확인 보고를 하면 받게 될 막대한 소울넷 포인트를 생각하니 그렇게 무리를 하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나에겐 스피릿 파워(S-)와 내단(S-)을 비롯한 남들이 가지지 못하는 넘치는 기운이 있다. 최상위 오러 & 마나 연공법인 알파로메오 연공법(S급)을 통해 이제는 오러까지 넉넉하니 광탄 스킬은 나에게 꼭 맞는 맞춤형 스킬이야. 푸티나가 탱커로 몸빵을 하고 본이 적을 묶어두면 까뮤와 렉시가 원거리에서 두드리면 된다. 그동안은 손가락만 빨면서 구경을 했지만 광탄 스킬이 있다면 나도 원거리에서 공격을 보탤 수 있다.’

소울은 자신에게 광탄 스킬이 생기게 되면 할 수 있는 전투를 상상해봤다.

슬그머니 입가에 미소가 도는 순간 그의 손가락이 저절로 ‘알프스의 광탄’과 ‘알프스의 광탄 비전’을 차례로 눌러갔다.

그의 영혼이 순식간에 어딘가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소울은 알프스가 제공하는 두 개의 최상급 영혼체험을 차례로 경험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무려 4만p를 쏟아 부은 두 번의 최상급 영혼체험은 만족스러웠다.

마치 자신이 진짜 알프스가 되어 익혀온 것 같은 최상급 영혼체험‘알프스의 광탄’은 순식간에 그를 광탄 스킬의 전문가로 바꿔놓았다.

뒤이은 두 번째 최상급 영혼체험 ‘알프스의 광탄 비전’은 왜 이것이 비전으로 3배의 가격을 받아야 하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알프스 광탄(S급): 광탄(光彈) & 알파탄(비전 광탄)

소울은 스킬창에 들어간 S급의 새로운 스킬, 알프스 광탄을 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프로이드, 다음에 만나면 알프스의 광탄으로 박살을 내주마.’

소울은 잠시 일어나 기분 좋게 기지개를 한번 피고는 냉장고에서 주스를 꺼냈다.

얼마나 쪽지가 많이 왔는지 이제는 소울넷 인터페이스 상단에 있는 쪽지가 싸이키 조명처럼 빛나고 있었다.

그는 느긋하게 다시 소파에 앉아 주스를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한껏 뜸을 들인 그는 손가락으로 쪽지 아이콘을 살짝 터치했다.

순간, 소울은 하늘에서 쪽지가 쏟아져 내리며 사방이 반짝거리는 희한한 광경을 목격했다.

일명 쪽지 폭탄을 맞은 소울은 그 광경에 더할 나위없는 만족감을 느꼈다.

‘암, 이래야지. 이래야 내가 밀당을 할 만하지.’

치명적인 유혹덩어리이자 팜므파탈의 유정아까지 물리면서 서머너즈 길드 개성지부 별관에 들어온 소울이다. 그는 이제야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확실하게 실감했다.

소울은 자신이 영혼체험을 했던 대상으로부터 날라 온 쪽지부터 선별해서 읽기 시작했다.

타이로스, 라펠, 탄탈라스, 세이지, 울프리나, 옥사나, 칼라볼그, 로빈 심지어는 방금 최상급 영혼체험을 한 알프스까지 빠짐없이 쪽지를 보냈다.

이런 상황이 되자 그는 코어라는 존재가 사실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영혼체험을 했던 대상들이 보낸 제안은 대동소이했다.

남들이 보기에는 엄청난 제안일 수도 있겠지만 이미 코어 확인 보고가 처음이 아닌 소울에게는 그저 그런 평범하기 짝이 없는 제안이었다.

그때, 소울의 눈에 처음 보는 쪽지가 들어왔다.

‘이건 뭐야? 머천넷?’

쪽지를 열어보자 ‘우주자유상인연합’이라는 긴 이름의 단체에서 보낸 것이다.

하지만 안의 내용을 읽어보자 당장 그가 소파에서 벌떡 일어날 정도로 놀라운 것들로 채워져 있었다.

‘뭐야? 머천넷도 소울넷 같은 거였어? 그럼 우주에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우주네트워킹이 존재한다는 거지?’

소울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소파에 앉아 다시 한 번 ‘우주자유상인연합’에서 보낸 쪽지를 차분하게 정독했다.

알고 보니 ‘머천넷’은 ‘우주자유상인연합’이 만든 4차원적 네트워크였다.

물론 소울넷처럼 영혼의 유희시스템은 아니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실제적인 교류의 장도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소울넷이 만들어낸 4차원적 하위 네트워크인 ‘에센스넷’과 비슷했다.

‘소울넷보다는 하위의 네트워크지만 개성큐브 같은 큐브 시스템이나 메시엘의 스피어 시스템보다는 상위의 네트워크로구나.’

그의 머릿속에 간단한 도식이 만들어졌다.

큐브 시스템, 스피어 시스템 < 에센스넨, 머첸넷 < 소울넷

소울은 ‘우주자유상인연합’에서 보낸 쪽지를 몇 번이나 읽어보고는 생각에 빠졌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그에게 손해될 일은 아니었다.

경쟁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자신에게 유리하지 결코 불리하지 않다.

소울넷의 차원위원회와 차원학회에서 보낸 쪽지를 읽어봤지만 ‘우주자유상인연합’의 ‘머천넷’이 보낸 충격적인 제의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일단 만나보자. 그러고 나서 천천히 결정을 해도 늦지 않다.’

소울은 그렇게 결정을 내리고 쪽지에 있는 접속대상이 요구한 접속허가 요구를 허가했다.

화아악!

소울넷 인터페이스의 커다란 눈처럼 생긴 창문에서 갑자기 밝은 빛이 쏟아졌다.

[우주자유상인연합의 머천넷 담당자가 대화를 요청합니다. 받아들이시겠습니까?]

그는 즉시 수락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눈처럼 생긴 투명한 창문 건너편에 깔끔한 황금빛 복장을 입은 중년 사내의 모습이 서서히 나타났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우주자유상인연합의 머천넷 담당자 콤파냐입니다.”

“안녕하세요. 전 이소울입니다.”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네? 아니 무슨 영광씩이나…….”

소울이 조금 쑥스러워하자 콤파냐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소울 유저께서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포텐셜이 얼마나 대단한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계시는군요.”

“제가 가진 포텐셜이라니요?”

“이소울 유저께서는 벌써 코어 하나를 확인해서 소울넷에 보고하셨습니다. 맞지요?”

“네, 맞습니다.”

“그리고 이제 다시 또 하나의 코어를 확인해서 보고하려고 하시죠?”

“네, 그렇습니다.”

콤파냐는 눈웃음을 지었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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