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51 제 113 장 - 뱀파이어들의 습격 =========================================================================
오히려 포위작전을 이용해 뱀파이어를 죽이는 척 하면서 고위 뱀파이어들을 기습해 목을 자르고 심장을 쪼개 죽였다.
분명히 포위만 하면 충분히 잡을 수가 있는데, 그걸 못하니 고위 뱀파이어나 뱀파이어들은 정말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그렇게 계속 서로 쫓고 쫓기는 일이 지속되자 어느 순간 뱀파이어들의 숫자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고위 뱀파이어들도 제대로 된 싸움도 아닌 소울의 돌발적인 기습으로 인해 벌써 여러 마리가 당해 잿더미가 된 상태였다.
“안되겠다. 모두 이쪽으로 뭉쳐라.”
결국 고위 뱀파이어 하나가 최후의 방법을 쓰기로 했다.
방진을 구성한 것이다.
그것도 촘촘한 밀집방어형태의 방진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알고 있을까?
이게 그들의 목을 더욱 죄어 버리는 결정적인 실수가 된다는 것을 말이다.
[걸렸다. 까뮤 소환해제. 본 소환!]
까뮤가 사라지고 본이 나타났다.
[저 박쥐새끼들을 포위해라.]
[예스, 마이로드.]
본은 나타나자마자 곧바로 연막을 피우고 동시에 입을 악어 입으로 만들어 스켈레톤 기병대를 쏟아내는 순발력을 발휘했다.
순식간에 80명의 스켈레톤 기병대가 쏟아져 나왔다.
스켈레톤 기병대는 방진을 구성하고 있는 뱀파이어들을 포위한 채 즉각 시계방향으로 돌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확인한 소울이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힘차게 소리쳤다.
“포리너스 부대! 출진!”
와아아아아아!
소울이 크게 소리치자 포리너스 부대가 건물 안에서 쏟아져 나오더니 일제히 앞으로 달려 나왔다. 물론 지하창고의 카렌과 수지 등을 지킬 전력의 일부는 남겨놓은 상태였다.
“원거리타격!”
“원거리타격!”
소울이 명령을 내리자 포리너스 부대가 일제히 복창을 한다.
엘프들이 앞으로 빠르게 달려 나오더니 무서운 속도로 돌고 있는 스켈레톤 기병대의 해골마사이로 화살을 날리기 시작했다.
피피핑 피피핑 피피핑!
크악 칵 커억 으아악 으어억!
뱀파이어들이 엘프들이 날린 화살을 맞고 하나 둘씩 쓰러지기 시작했다.
이에 놀란 고위 뱀파이어들은 그제야 자신들이 큰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깨닫고는 즉시 탈출을 명령했다.
“이런, 제길! 안되겠다. 모두 탈출하자.”
그 소리를 들은 뱀파이어 몇 마리가 즉시 박쥐로 변해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그들의 명을 재촉하는 바보 같은 짓이었다.
자타공인(自他共認) 활의 명인(名人)이라 불리는 엘프들이 무려 36명이나 모여 있는 곳이었다. 겁도 없이 아무런 방어력도 없는 박쥐로 변신해 밤하늘을 날아오르자 곧바로 녹색 안광의 나이트비전을 빛내고 있는 엘프들의 집중사격을 불러들였다.
피피피핑 피피피핑 피피피핑!
엘프들이 날린 화살들이 마치 기관총처럼 어두운 하늘을 빠르게 쏘아져 날아갔다.
한 두 대의 화살도 아니고 36명이 기관총처럼 속사로 쏘아대는 화살을 박쥐가 무슨 재주로 피한단 말인가?
박쥐로 변한 뱀파이어들은 제대로 비명도 질러보지 못한 채, 우수수 땅으로 떨어져 내리더니 재로 변해갔다.
“아뿔싸!”
그제야 고위 뱀파이어들은 자신들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똑똑히 깨달았다.
항상 하는 얘기지만 후회는 아무리 빨리해도 늦는 법이다.
수백 마리의 뱀파이어와 고위 뱀파이어가 떼로 몰려와 소울 하나를 집중 공격할 때는 참으로 모든 일이 쉽게 풀린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제는 반대로 채 백 마리도 안 되는 뱀파이어와 고위 뱀파이어가 이백 명이 넘는 포리너스 부대와 스켈레톤 기병대에 의해 포위되어 집중공격을 당하고 있었다.
모든 일의 원흉(元兇)인 소울은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그들의 공격거리 밖에서 팔짱을 끼고 삐딱하게 서있었다.
고위 뱀파이어들은 그 모습에 너무나 분통이 터졌지만 당장 소울을 잡아 죽일 수 있는 어떤 방법도 없는 참담한 현실에 부딪쳐 이만 박박 갈아댔다.
하지만 소울의 만행은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야! 딜란! 네 친구들 여기서 다 뒈져간다.”
“춤은 미녀와 추는 게 어때? 거기 위에서 언제까지 마틴이랑 달빛 춤을 추고 있을 거야?”
“딜란, 너 원래 띨빡이지? 병신이란 소리 안 듣고 사냐?”
“이 새끼는 정말 의리가 없네. 지 친구들 다 죽어 가는데 혼자 도망치려고 쇼를 해대네?”
“하긴 흡협박쥐 새끼가 무슨 의리가 있겠어. 무서우면 쥐새끼처럼 도망치는 거지.”
“그러고 보니 박쥐도 쥐는 쥐구나. 역시 딜란, 저 새끼는 쥐새끼가 맞아.”
…….
그는 정말 얄밉게도 이제 딜란을 노리고 마구 자극하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전황(戰況)이 위태로워 집중력이 크게 떨어진 딜란이었다.
그런데 소울이 직접적으로 이름을 거론해가며 욕을 하고 약을 올려대자 딜란은 크게 화가 나서 머리통이 폭발할 것만 같았다.
결국 딜란은 소울의 도발에 끝까지 참지 못하고 욕을 했다.
“이 개놈의 새끼! 컥!”
“나를 아주 물로 보고 있구나. 어디서 허튼 짓을 하는 거야!”
어느새 마틴의 날카로운 손톱이 딜란의 옆구리를 길게 훑고 지나갔다.
소울로 인한 분노로 생긴 그 잠깐의 빈틈을 마틴은 놓치지 않고 공격해 들어왔던 것이다.
딜란은 옆구리가 갈라지는 충격에 휘청하며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더 이상 하늘을 날면서 마틴과의 공방전을 펼칠 수 없게 되자 딜란은 공중전을 포기하고 땅에서 승부를 보기로 마음먹었다.
딜란이 실 끊어진 연처럼 땅으로 빠르게 떨어져 내리자 그 모습을 발견한 엘프들이 일제히 활시위를 들어 무서운 속도로 화살을 날려댔다.
푸푸푹 푹푹!
크아악!
쿵!
놀란 딜란이 급히 허공에서 몸을 휘돌려 옆으로 미끄러지듯 빠져나갔다.
하지만 그 많은 화살의 비를 다 피해낼 수는 없었다.
순식간에 화살을 무려 다섯 발이나 맞은 딜란은 결국 거칠게 땅에 처박혔다.
이럴 때 까뮤가 있었다면 바로 마무리로 들어가 딜란의 뇌를 쪼개고 심장을 뚫어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소울은 지금 본을 소환한 상태라 까뮤를 또 소환할 수는 없었다.
대신 마틴이 빛의 속도로 떨어져 내리며 딜란을 향해 육탄공세를 펼쳤다.
쾅!
폭음이 들리자 지진이 난 것처럼 땅이 흔들리고 흙먼지가 확 일어났다.
스팟!
그때였다.
소울은 순간적으로 자신의 뒷골이 쭈뼛하는 강한 살기를 느끼자 망설이지 않고 바로 순간이동을 펼쳐 허공으로 이동했다.
사악!
아니나 다를까?
그가 방금 서 있던 자리를 딜란의 날카롭고 긴 손톱이 빠르게 훑고 지나가고 있었다.
“응?”
딜란은 입가에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급히 고개를 돌려 소울을 찾았다.
하지만 그의 행동은 적절하지 못했다.
마틴이 엄청난 속도로 날아와 딜란의 옆구리를 어깨로 강하게 들이받아 버렸던 것이다.
퍼억!
딜란은 몸이 반으로 꺾이며 그대로 허공을 날아갔다.
그의 입에서 피가 터져 나오고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울은 그 때를 놓치지 않고 순간이동을 펼쳤다.
딜란의 몸이 날아가는 방향으로 미리 이동한 것이다.
그는 클레이모어를 두 손으로 잡고 부드럽게 손목을 돌리며 원을 그렸다.
서걱!
“크아아악!”
딜란의 두 다리가 마치 낫에 걸린 수수깡처럼 너무나도 쉽게 잘려나갔다.
길게 비명을 지르는 모습을 본 소울의 입가에 회심의 미소를 떠올랐다.
팡!
그의 옆으로 마틴이 공기를 찢어발기며 엄청난 속도로 날아갔다.
마틴은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 딜란의 몸을 따라잡았다.
그리고는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미친 듯이 손날을 휘둘러댔다.
푸푸푹 푸푸푹 푸푸푸푹!
촤악! 데구루루!
딜란은 마틴의 가공할 공격에도 몇 번이나 몸을 틀어 피하려고 했다.
하지만 두 다리가 잘린 상태에서 상체만으로는 마틴의 공격을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결국 딜란의 온몸은 마틴의 손에 찔려 피를 펑펑 쏟아내더니 이윽고 목이 잘려 허공으로 떠올랐다.
땅바닥에 떨어진 딜란의 머리통이 데굴데굴 굴러왔다.
저벅저벅!
소울은 기회가 왔다는 것을 깨닫고는 굴러오는 딜란의 머리통을 발로 차 마틴에게 날려버렸다.
마틴은 날아오는 딜란의 머리통을 가볍게 한손으로 받아 주저 없이 머리통 속으로 손을 푹 쑤셔 박았다.
그의 손가락에 걸린 딜란의 눈알 하나가 밖으로 밀려나와 덜렁거렸다.
거의 동시에, 피칠갑을 한 딜란의 머리 없는 몸체 앞에 소울이 도착했다.
그는 클레이모어를 뽑아 두 손으로 잡고는 손목을 이용해 빙글 돌렸다.
클레이모어를 역수로 쥔 그는 검을 높이 치켜들었다가 딜란의 심장을 향해 힘껏 내리꽂았다.
푸욱! 퍽!
딜란의 몸이 순간 재로 변하더니 바람결에 서서히 흩어져갔다.
툭!
땅바닥에 뭔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가만히 살펴보자 딜란이 사라진 자리에 주먹만 한 보라색 크리스털이 하나 놓여있었다.
허리를 굽히고 손으로 그것을 줍자 허공에 말풍선이 떠올랐다.
-축하합니다. 진혈의 뱀파이어의 정수를 획득하셨습니다.
-카르마를 대량으로 획득하셨습니다.
소울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그는 기대 섞인 마음으로 상태창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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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소울넷 상급 인터페이스·리콜 모드(메시엘)
이름: 이소울
칭호: 로열 히어로(스킬 강화)
등급: 최하급 히어로
직업: 카렌의 히어로
카르마: 1,000,444
싱크로율: 3%
스피어 레벨: 1
스피어 경험치: 0%
스탯: 근력 155, 민첩 160, 체력 158, 지혜 162, 소환력 176
보유 스탯: 0
리콜스킬 1: 소환 – 본
리콜스킬 2: 순간이동(보상)
소울넷 포인트: 100,0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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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에는 확실히 큰 변화가 있었다.
카르마가 무려 1,000,444 으로 변해있었던 것이다.
끝자리에 있는 444는 그동안 그가 벌어들인 카르마다.
이 말은 진혈의 뱀파이어인 딜란을 죽이고 진혈의 뱀파이어의 정수를 얻자 카르마가 백만이나 들어왔다는 얘기가 된다.
‘카르마는 뭔가 굉장히 중요해 보였어.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그런데 그런 카르마가 한꺼번에 백만이나 들어왔다. 도대체 딜란이라는 이 새끼는 그동안 무슨 짓을 벌이고 다녔던 거지? 메시엘 행성에 얼마나 안 좋은 악영향을 미쳤기에 카르마를 백만이나 준 것일까?’
소울은 절로 고개가 좌우로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딜란이 죽자 마지막까지 강하게 저항하던 뱀파이어와 고위 뱀파이어들은 빠르게 무너져 내렸다. 본과 스켈레톤 기병대 그리고 포리너스의 파상공세에 그들은 결국 얼마 버티지 못하고 속절없이 한줌의 재로 사라져갔다.
최후의 고위 뱀파이어가 쓰러져 재로 변하자, 훈련장 안은 더 이상 적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소울은 전황을 확인하고는 큰소리로 외쳤다.
“우리는 전투에서 승리했다.”
“와아아아아아!”
소울이 승리를 선언하자, 포리너스 부대원들이 일제히 두 손을 하늘로 높이 치켜들었다. 그리고 크게 함성을 내지르며 서로의 몸을 끌어안고 방방 뛰어댔다.
유사인종과 수인족은 기쁨의 감정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그들은 자랑스러운 눈빛으로 서로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어깨를 두드리며 서로를 격려했다.
사실 전투라고 해봤자 엘프들의 가공할 속사공격을 확인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누구하나 다치지 않고 뱀파이어들의 습격을 잘 막아낸 전공은 상을 주어 마땅했다.
“모두 수고했다. 적의 기습에 훌륭하게 잘 대처해줬어. 연회를 열어 우리의 첫 승리를 자축하도록 하자!”
“와아아아아!”
또다시 훈련장이 떠나가도록 큰 함성이 일어났다.
소울은 포리너스의 전공을 크게 치하하고 승리를 축하하는 연회를 벌이기로 했다.
다들 몸을 많이 움직여서 배가 고파 연회를 벌여준 이유도 있었지만 첫 전투의 결과에 따라 정확한 논공행상을 한다는 의미가 더 컸다.
포리너스 부대원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식당에 들어갔다.
하지만 본과 스켈레톤 기병대 그리고 마틴은 남아서 전장을 정리했다.
역시 전리품 수거는 본과 스켈레톤 기병대가 빠르게 참 잘한다.
땅에 떨어진 뱀파이어의 정수와 고위 뱀파이어의 정수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모조리 수거해왔다.
[본, 마틴, 수고했다.]
[천만에 말씀입니다. 마이로드!]
[아닙니다. 주인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결코 딜란을 그렇게 쉽게 제거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마틴의 얼굴에서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미소가 환하게 떠올랐다.
가족을 죽이고 자신을 뱀파이어로 만든 불구대천의 원수를 오늘 자신의 손으로 직접 잡아 죽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미소는 어쩐지 한(恨)이 한풀 벗겨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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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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