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OULNET-441화 (441/492)

00441  제 111 장 - 라일라  =========================================================================

소울은 마틴이 빠르게 움직여서 뱀파이어들을 족족 잡아 죽이자 할 일이 없어졌다.

뱀파이어에게 원한이 있는 것은 마틴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내가 죽일 뱀파이어를 따로 남겨달라고 할 수는 없었다.

‘흐음, 오늘은 그냥 마틴이 살풀이나 하도록 내버려둬야겠군.’

소울은 굳이 클레이모어를 뽑지 않았다.

대신 저택을 한 바퀴 둘러봤다.

마굿간이 보이고 말과 마차가 보였다.

마차를 보니 시라크에게 뭘 뜯어 내야할지 생각났다.

‘귀족들이 쓰는 마차는 훨씬 크고 좋겠지? 기왕이면 넓고 편한 마차를 타고 노스트라로 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사실 고민할 필요도 없는 문제였다.

소울은 시라크에게서 귀족들이 사용하는 마차를 뜯어내기로 했다.

만약 마차가 없다면 알아서 만들어서라도 올 것이다.

그렇게 저택을 한 바퀴 도는 사이 마틴은 뱀파이어를 단 한 마리도 남겨두지 않고  다 쓸어버렸다.

“끝났어?”

“네, 주인님.”

“혹시 숨어있는 놈은 없고?”

“마세도냐 안에서 제 눈을 피할 수 있는 뱀파이어는 한 마리도 없습니다.”

뱀파이어를 잡아내는 레이더라도 달고 있는 모양이다.

소울은 마틴의 말을 믿고 몸을 돌렸다.

“전리품을 수거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까뮤에게 살펴보게 하고 나머지는 시라크에게 처리하라고 하자.”

“네, 주인님.”

소울과 마틴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저택을 나왔다.

까뮤의 아공간에 금은보화와 각종 보물들이 차곡차곡 채워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을씨년스러운 저택에서 살짝 피비린내가 나고 있었다.

* * * * *

우두두두두두!

트르르르르륵!

털에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여덟 마리의 말이 끄는 화려한 마차 두 대가 대로를 달려가고 있다.

튼튼해 보이는 마차의 차체에 화려한 무늬와 아름다운 조각이 가득한 것을 보니 귀족들이 타고 다니는 마차가 분명하다.

한 가지 이상한 점은 귀족들의 행차라면 결코 빠지지 않을 기사와 기병대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지, 다음 목적지가 어디지?”

“엘라즈라 왕국의 수도 라일라입니다.”

“흐음, 드디어 라일라로 들어가게 되는군.”

“엔팔, 마세도냐, 코르나, 에반, 아다나를 거쳐 라일라를 향하고 있으니 여정의 반을 지나치고 있습니다.”

노스트라까지 가는 길의 절반을 왔다는 수지의 말에 소울은 자신의 턱을 오른 손으로 살짝 쓰다듬었다.

시장이자 귀족인 시라크를 쥐어짜 마세도냐에서 제일 좋은 말과 마차를 얻어낸 일이 생각났다.

코르나, 에반, 아다나를 거치면서 각 도시에 있는 뱀파이어들을 다 때려잡은 것도 무척 통쾌했다.

이제 뱀파이어를 때려잡고 전리품을 수거하는 일은 자신이 직접 나설 필요도 없었다.

마틴과 까뮤의 호흡이 착착 맞아 항상 뒤처리를 깔끔하게 했던 것이다.

안타까운 점은 엔팔의 뱀파이어 저택 지하실처럼 고위 뱀파이어가 잠들어 있는 검은 금속관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보이기만 하면 까뮤를 시켜 곶감 꼬치에서 곶감 빼먹듯 고위 뱀파이어의 정수를 빼먹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틴은 뱀파이어를 때려잡아 레벨을 두 개나 더 올리는 쾌거를 이뤘다.

소울은 마틴이 가지고 있던 80개의 스탯을 몽땅 블러드 스탯에 투자해 1484 까지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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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마틴

칭호: 진혈의 뱀파이어

등급: S클래스

직업: 히어로 소울의 펫

카르마: 1800 · -6,666,666

충성심: 88%

스피어 레벨: 17

스피어 경험치: 35%

스탯: 근력 1004, 민첩 1122, 체력 1212, 지혜 1001, 블러드 1484

보유 스탯: 0

스킬: 피의 권능(+),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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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틴은 뱀파이어의 정수와 고위 뱀파이어 정수를 몽땅 흡수하면서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해 당당한 S클래스의 능력을 가지게 됐다.

그의 가공할 능력에 소울은 만족한 미소를 지었고 오웬은 식은땀을 흘려야했다.

‘라일라에서 가지고 있는 재물을 싹 팔아치우고 노스트라에서 쓸 물건들을 구매해야겠다.’

노스트라로 올라가면 아마 무기나 갑주, 식량과 의료품 같은 것은 구하기 힘들 것이다. 설사 구할 수 있다고 해도 많이 비쌀 것이 분명했다.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물자가 풍부한 라일라에서 대량으로 물건을 구매해서 노스트라로 가져가면 큰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소울은 노스트라 출신인 수지의 조언을 귀담아 듣기로 결정하고 뭘 얼마나 구매해야할지 리스트를 작성하게 했다.

“라일라다!”

“우와아아아!”

카렌과 수지, 소냐와 세라가 일제히 고개를 빼들고 소리를 질렀다.

그 소리에 놀라 소울과 오웬, 마틴과 샤를까지 덩달아 마차의 진행 방향 전면을 바라봤다.

몇 킬로미터 앞 언덕 위에 동화 속에서나 나올 것 같은 아름답고 웅장한 성이  그림같이 세워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

좌우에는 푸른 호수가 넓게 퍼져있고 남북으로 넓고 잘 닦인 길이 이어져 있었다.

성벽이 얼마나 높고 단단해 보이는지 아무리 몬스터 웨이브가 닥쳐도 절대 깨부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저기가 라일라구나.”

“엘라즈라 왕국의 수도이자 대륙 중부 최대의 상업도시로 유명한 곳이지요.”

수지의 보충설명에 소울은 반색을 했다.

대륙 중부 최고의 상업도시라면 생각보다 훨씬 물자가 풍부할 것이다.

노스트라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재기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었다.

두 대의 팔두마차는 왕국대로를 따라 빠르게 달려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라일라의 남문에 도착한 그들은 성문 경비대의 간단히 질문에 대답을 하고는 바로 성문을 통과했다.

역시 화려한 팔두마차를 타고 온 보람이 있었다.

“마스터, 어디로 가죠?”

“당연히 쉴 곳부터 찾아야지.”

수지의 말에 소울은 당연히 숙박업소부터 찾았다.

“제가 알고 있는 호텔이 하나 있어요. 그런데 가격이 좀 센데 괜찮을까요?”

“괜찮아. 돈 걱정하지 말고 그리로 가자.”

“네, 마스터.”

수지가 호텔의 가격 때문에 눈치를 보자 소울은 조금도 걱정하지 않고 그리로 가기로 했다.

라일라는 대륙 중부 최대의 상업도시답게 숙박업소도 잘 발달해있었다.

그래서 여관, 모텔, 호텔로 이어지는 등급별 숙박시설이 천차만별로 다양했다.

‘쁘띠 플라워 호텔’

라일라 내성에 있는 최고급 숙박시설의 이름이다.

지구로 말하자면 특급호텔이라고 생각하면 크게 무리가 없을 듯 했다.

“쁘띠 플라워 호텔에 오신 귀빈을 환영합니다.”

팔두마차 두 대가 호텔의 정문에 서자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벨보이들이 서둘러 뛰어 나와 줄을 서더니 일제히 인사를 한다.

마차의 문을 열자 레이디들이 내리는 것을 도와주고 마차 뒤에 있는 짐을 받느라 분주하다.

‘뭔가 체계가 딱 잡혀있네?’

소울은 벨보이들의 움직임만 봐도 얼마나 교육이 잘 되어있는지 알 것 같았다.

“마스터, 이곳에서 얼마나 있을 생각이세요?”

카렌이 마차에서 내리면서 소울에게 물었다.

그러자 곧바로 수지가 다가오더니 소울의 팔을 툭 치며 말했다.

“기왕 여기까지 왔으니 라일라 구경도 다니고 좀 놀다가요.”

“그래요. 나는 찬성.”

“저도 찬성입니다.”

수지의 부추김에 카렌이 홀라당 넘어가더니 소냐까지 합세했다.

소냐의 옆으로 세라가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는 말없이 손을 들었다.

소울이 똑바로 쳐다보자 세라는 수줍은 듯 얼굴을 붉히며 얼른 소냐의 뒤로 숨었다.

“분위기가 왜 이래?”

“일주일만 쉬었다 가요. 네?”

수지가 묘한 눈빛을 하면서 은근하게 얘기하자 소울은 괜히 몸이 부르르 떨렸다. 그러면서 괜히 기대가 됐다. 이러면 안 되는데…….

“그건 너무 길어. 이틀만 쉬자.”

“에이, 이틀 가지고 뭘 구경해요? 그럼 닷새만 쉬어요.”

“사흘이면 충분하겠다. 더 이상 얘기하지 말고 로비로 가자.”

“네.”

소울이 딱 선을 긋자 수지는 더 이상 보채지 않고 순응했다.

하지만 수지의 얼굴에 웃음꽃이 환한 것을 보니 괜히 뭔가 당한 느낌이 든다.

‘하루는 뱀파이어를 잡으러 가고, 하루는 노스트라로 가져갈 물건을 사자. 나머지 하루는 라일라를 구경하러 다니거나 쉬면되겠지?’

그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고 답을 하면서 생각을 정리했다.

호텔 프런트로 가자 잘생기고 늘씬한 남녀 직원들이 환한 웃음을 짓고 인사를 한다.

“어서 오십시오. 쁘띠 플라워 호텔에 오신 귀빈들을 환영합니다.”

“방 좀 봅시다.”

“네, 여기 일반실과 특실 그리고 스위트룸 등 다양하게 준비 되어 있습니다.”

은발에 에메랄드 빛 눈동자를 한 미녀가 프런트 데스크 위에 만들어놓은 모형을 보여주며 생글거렸다.

역시 이국적인 미녀가 설명을 해주니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특실을 얻을까 하다가 그냥 스위트룸을 얻기로 하고 방값을 지불했다.

친절한 안내로 소울은 전망이 좋은 스위트룸 두 개와 일반실 하나를 약간 할인 된 가격으로 빠르게 잡을 수 있었다.

“스위트룸 하나는 나와 마틴, 오웬과 루안이 묵고 다른 하나에는 카렌과 수지, 소냐와 세라가 묵는다. 일반실은 샤를이 묵도록 한다. 이상!”

“네, 마스터.”

소울의 말에 한 목소리로 대답을 한 그들은 승강기를 타고 모두 5층으로 올라갔다.

스위트룸은 모두 4층과 5층에만 있기 때문이다.

501호에 소울과 남자들이 들어가자, 502호에 수지를 비롯한 여자들이 들어갔다.

샤를은 소울과 일행들이 몇 호실로 들어갔는지를 확인하고 일반실이 있는 3층으로 계단을 타고 걸어 내려갔다.

쁘띠 플라워 호텔 스위트룸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응접실이 보였다.

왼쪽과 오른쪽에 방이 하나씩 있었는데 소울은 전망이 좋은 왼쪽 방을 선택했다.

방 안에는 침대가 두 개 있고 욕실 겸 화장실에는 커다란 욕조와 함께 온천수가 펑펑 쏟아졌다.

“오오오, 물이 미끈거리는 것을 보니 정말 온천수인 모양이네. 돈 값을 하는군.”

“주인님, 욕조에 물을 받아놓을 테니 반신욕을 즐기시죠?”

“그럴까?”

라일라에서 사흘간 머무르기로 했으니 급할 게 움직일 일이 없었다.

마틴은 욕실로 들어가 욕조에 뜨거운 온천수를 가득 채웠다.

그 사이 소울은 옷을 벗고 가볍게 샤워부터 했다.

욕조 안에 온천수가 채워지자 소울은 욕조로 들어가 뜨거운 온천수에 몸을 담갔다.

“으허어어어어, 좋다!”

목욕탕에서 가끔 나이가 좀 있으신 노인들이 온탕 안에 들어가서 지르는 소리가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왔다.

까뮤의 정화와 클린도 좋지만 소울은 이렇게 뜨거운 물에 몸을 직접 담구는 것도 좋아했다.

마틴은 소울이 욕조로 들어가자 룸서비스를 시켜 간단한 간식거리와 과일 그리고 포도주를 준비했다.

30분 뒤 하얀 가운을 입고 나온 소울은 마틴이 창가 테이블에 준비해 놓은 것을 보더니 절로 미소를 지었다.

“마틴, 네가 준비한 거야?”

“그렇습니다. 온천욕을 하고 나면 체력이 떨어집니다. 적당히 영양분을 보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울이 의자에 앉자 마틴이 포도주를 따서는 그의 잔에 채웠다.

“고마워!”

“천만에요. 주인님을 모시는 것은 저의 즐거움입니다.”

“하하하, 그래?”

소울은 마틴이 참 마음에 들었다.

처음에는 진혈의 뱀파이어라서 좀 꺼림직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S클래스 펫의 놀라운 위력과 마음 씀씀이가 그를 매료시켰다.

이제는 지구에 있는 비스크 보다 마틴이 훨씬 더 마음이 가는 것 같았다.

“마틴, 나는 괜찮으니까 너도 가서 좀 씻도록 해. 온천수로 반신욕 하니까 참 좋다.”

“네, 주인님. 감사합니다.”

마틴은 그렇게 대답을 하고도 한참동안 소울을 시중들다가 빈 그릇과 빈병까지 다 치우고 나서야 욕실로 들어갔다.

‘어디서 집사 교육을 받았나? 은연중에 집사 같은 분위기를 보이네.’

소울은 욕실을 쳐다보면서 문득 마틴이 집사 같다는 생각을 했다.

푹신한 의자에 앉아 고개를 돌려 창밖을 쳐다봤다.

위쪽으로 엘라즈라 왕국의 국왕이 사는 화려한 왕궁의 모습이 보인다.

고개를 아래로 조금 내리자 관공서로 보이는 크고 웅장한 석조 건물들이 즐비하다.

왕궁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퍼진 귀족들의 넓고 화려한 저택들이 저마다 자신을 뽐내고 있다.

시선을 왼쪽으로 돌리자 내성 성곽을 따라 화려한 디자인을 자랑하는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반대쪽인 내성 외곽은 규모가 상당한 시장이 있는 것이 보인다.

멍하니 창문을 바라보고 있으니 살짝 졸음이 온다.

그는 침대로 올라가 눕고는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지는 비단 같은 얇은 이불을 덮었다.

그렇게 그는 깜빡 잠이 들었다.

============================ 작품 후기 ============================

즐거운 연참입니다. 아낌없이 추천 쾅~쾅! 찍어주세요. ^^ 감사합니다.

선호작, 추천, 코멘트, 쿠폰,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2016 새해에는 소망하시는 일 모두 모두 이루어지고, 항상 건강하고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길 바라겠습니다!" ⁂⁂⁂

- 고려의검 배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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