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32 제 108 장 - 진혈의 뱀파이어 =========================================================================
============
이름: 마틴
칭호: 진혈의 뱀파이어(회복 중)
등급: S클래스
직업: 히어로 이소울의 펫
카르마: -6,666,666
충성심: 66%
스피어 레벨: 0
스피어 경험치: 0%
스탯: 근력 284(1004-720), 민첩 402(1122-720), 체력 492(1212-720), 지혜 281(1001-720), 블러드 680(1404-720)
보유 스탯: 0
스킬: 피의 권능(+), 변신(+)
============
‘이런 미친, S클래스라니?’
너무 놀라서 심장이 입으로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
언제 부상을 당했는지는 모르지만 회복 중인 상태라고 해서 스탯이 일률적으로 –720 이나 감해진 상태였다.
그럼에도 남아있는 스탯은 A클래스가 되고도 남았다.
지금 자신은 잘해봐야 C클래스다.
스탯만으로는 소울과 마틴이 싸우면 소울이 100전 100패를 당할 것이다.
정말 다행인 것은 확실히 ‘히어로 소울의 펫’이라고 직업에 명시가 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메시엘 스피어에 의해 분명한 관리가 되고 있다는 말이다.
충성심도 66% 정도이다. 앞으로 마틴의 충성심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려 놓아야 안심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자 이번에는 그의 카르마가 눈에 들어왔다.
카르마가 무려 –6,666,666 이다. 그것도 네거티브인 마이너스(-) 카르마였다.
마틴의 본의와는 달리 그의 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생명이 죽어가고 메시엘 행성에 마이너스 영향을 끼쳤는지 알만한 대목이다.
스킬을 보니 피의 권능과 변신이 보인다.
이것으로 볼 때 마틴은 피를 이용한 다양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듯 했다.
또한 변신도 여러 가지로 가능한 것 같았다.
“마틴, 이제 넌 나의 권속이다.”
“네, 주인님.”
“앞으로 함부로 사람의 목숨을 빼앗으면 안 된다.”
“명심하겠습니다.”
마틴은 순순히 고개를 숙였다.
“혹시 진혈의 뱀파이어들이 너한테 싸우는 기술도 가르쳐줬어?”
“네, 그렇습니다. 일단 가르쳐줘서 열심히 익혔습니다. 검술, 창술, 궁술, 체술, 암살, 회피술, 전략, 전술 등과 피의 권능을 이용한 스킬, 변신까지 모두 마스터했습니다.”
“이런 개 미친…….”
소울은 자신도 모르게 욕이 나오려고 했다.
무기술과 체술은 물론 전략, 전술과 진혈의 뱀파이어가 가지고 있는 스킬을 모두 가르쳤다면 이건 그냥 뱀파이어가 아니다. 살아있는 병기나 다름없다.
진혈의 뱀파이어들은 도대체 마틴을 어디에다 사용하려고 심혈을 기울였던 걸까?
뱀파이어 종족을 위한 무슨 전쟁에서 비밀병기로 활용하려고 했던 것일까?
소울은 도대체 알 수가 없었다.
‘정말 불행 중 다행이다. 이놈이 작심을 하고 엔팔을 노렸다면 여긴 바로 피바다가 됐을 거야. 아니 엘라즈라 왕국은 블러드 왕국으로 이름을 바꿨을지도 모르지.’
자신도 모르게 살짝 몸이 떨려왔다.
그리고 뭔가 자신이 헤어 나오지 못할 거대한 음모의 한 가운데에 발을 디딘 불길한 예감마저 들었다.
하지만 이내 자신은 메시엘 행성으로 유희를 왔다는 것을 상기하자 두근대던 가슴이 서서히 진정됐다.
보급형 리콜아바타로 한번 죽어봐서 그런지 로열형 리콜아바타로 다시 한 번 죽더라도 자신이 정말 죽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니 없던 용기까지 절로 생겨난다.
그제야 마틴의 현재 상태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지금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있다.
사타구니 사이에 튼실한 놈이 덜렁대는 것까지 다 보였다.
“크흠.”
소울은 괜히 무안해져서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까뮤를 불렀다.
[꺄뮤, 마틴을 깨끗이 씻어주고 입을 새 옷을 주도록 해.]
[네, 주인님.]
까뮤는 마틴에게 다가가 그의 몸에 정화와 클린 스킬을 걸었다.
그러자 한순간에 그의 몸이 샤워를 하고 나온 것처럼 머리카락과 피부에 윤기가 흘렀다.
신기하게도 마틴은 까뮤가 보이는 모양이다.
놀란 눈으로 까뮤를 쳐보더니 이내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숙인다.
‘정말 괴물 같은 놈이군. 까뮤를 눈으로 보는 놈은 정말 처음 봤네. 역시 S클래스 인가?’
소울은 마틴의 능력에 혀를 내둘렀다.
새 옷을 받아도 입지 않고 먼저 소울을 쳐다봤다.
“옷을 입어라.”
“네, 주인님.”
소울은 옷을 입을 것을 명령하고는 까뮤에게 말했다.
[까뮤 지하실에 창고가 많더구나. 싹 쓸어 가자.]
[알겠습니다. 저도 비밀금고를 몇 개 발견해놓았습니다. 이 저택에 있는 모든 전리품을 챙겨 아공간에 넣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여기 있는 검은 금속으로 된 관들도 잊지 말고 다 챙겨라. 이번에도 제대로 뽕을 뽑도록 하자.]
[네, 주인님.]
[하하하하!]
[호호호호!]
소울이 기분 좋은 웃음을 흘리자 까뮤도 같이 신나게 웃었다.
그리고는 본격적인 전리품 수거에 들어갔다.
까뮤가 번개처럼 옥상에서 지하실까지 저택을 휩쓸기 시작했다.
마틴은 깨끗한 새 옷을 입자 신기한 듯 마냥 손으로 만지작거리고 있다.
부드러운 감촉이 그의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그려 넣는다.
‘이놈을 앞으로 어떻게 써먹지? 생긴 것은 순박하게 생겼지만 무력이 높으니 집사로 써먹기는 좀 그렇고, 그냥 데리고 다니면서 몬스터 사냥과 뱀파이어 사냥에 써먹어야겠다.’
소울은 그렇게 결심을 하고 까뮤가 돌아오자 그의 이미지에 맞게 붉은 갑주를 하나 선사했다.
“이걸 장비하도록 해라.”
“네, 주인님. 감사합니다.”
“무기는 어떤 것이 좋을까?”
“제 무기는 저것으로 하겠습니다.”
마틴은 바닥에 박혀있는 고색창연한 검을 뽑아들었다.
“검집은?”
“그건 제가 가지고 있습니다.”
마틴은 자신이 잠자던 원기둥 모양의 관에서 검집을 하나 꺼내 검을 수납했다.
원래의 검집이 맞는지 착 소리와 함께 빈틈없이 맞게 들어갔다.
그르르릉 키이이잉!
위이이이이잉!
검을 뽑아서 그런지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관이 자동적으로 바닥 아래로 다시 들어간다.
“마틴, 나는 뱀파이어들에게 받아내야 할 빚이 있다.”
“그렇습니까? 사실은 저도 그렇습니다.”
“그래?”
마틴의 눈에서 진한 사내의 눈물이 흘렀다.
“제 가족을 무참하게 죽인 놈들이 바로 진혈의 뱀파이어 놈들입니다.”
“으음.”
마틴의 눈에서 점점 차가운 살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비록 지금은 저도 저주받은 진혈의 뱀파이어가 됐지만 원수 놈들을 모조리 죽일 수만 있다면 목숨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마틴, 앞으로 우리 힘을 합쳐서 진혈의 뱀파이어를 비롯해 세상의 모든 뱀파이어들을 모조리 쓸어버리자.”
“네, 주인님. 신명을 다 바치겠습니다.”
“그래. 하지만 함부로 목숨을 걸어선 안 된다. 너 아직 장가도 못 갔다면서?”
“네? 아! 그, 그렇습니다.”
마틴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홍시처럼 붉어졌다.
소울은 다 이해한다는 투로 웃으면서 그의 어깨를 가만히 두드렸다.
“내가 꼭 장가보내줄게.”
“가, 감사합니다.”
“하하하, 앞으로 잘 부탁한다.”
“아닙니다. 주인님, 황송한 말씀이십니다. 제가 잘 부탁드려야지요.”
마틴의 고개가 더욱 깊이 숙여졌다.
소울의 눈에 그의 충성심이 조금 올라가는 것이 보인다.
그의 입가에 옅은 호선이 그려졌다.
새벽이 가까워오고 있는지 저택의 창문을 통해 어슴푸레 빛이 들어오고 있다.
풍성한 수확의 가득한 밤이 지나가고 새날이 밝아오고 있다.
* * * * *
마틴을 데리고 메밀꽃 쉼터로 돌아왔다.
들어오는 입구를 보니 술에 취해 뻗어있는 샤를의 모습이 보인다.
정말 구제불능인 놈이다. 저런 놈이 남작이었다니…….
절로 혀끝을 차는 소리가 나온다.
“마틴, 하루에 몇 시간이나 잠을 자야하지?”
303호 특실로 들어오자 소울이 마틴에게 물었다.
“그동안 너무 많이 자서 지금은 한숨도 안자고 한 달은 버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컨디션 조절을 위해 하루에 2~3시간 정도는 쉬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낮에 햇빛을 받고 돌아다닐 수는 있어?”
“가급적이면 직사광선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피부가 타버리기 때문입니다. 물론 바로 회복이 되긴 합니다만 타는 냄새와 연기까지 숨길 수는 없습니다.”
“갑주를 입으면 어때?”
“가능합니다. 제게 주신 이 붉은 색의 갑주라면 전신을 가릴 수 있으니 충분히 가능합니다.”
소울은 마틴의 말을 듣고는 까뮤를 불러서 마틴에게 맞는, 전신을 가릴 수 있는 옷과 타이즈를 챙겨주도록 했다.
목이 있는 긴팔과 타이즈를 입고 두터운 양말을 신은 마틴은 눈만 보이는 복면까지 뒤집어 쓴 상태로 붉은 전신갑주를 장비했다.
투구의 안면가리개까지 내리자 그는 당장 밖으로 나가 직사광선을 받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그 정도면 훌륭하다.”
“감사합니다.”
“그럼 방에 들어가서 한숨 자고 나올 테니 너는 여기 소파에 앉아서 대기하고 있도록 해라.”
“네, 주인님.”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는 마스터라고 불러라.”
“네, 주인님.”
소울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서 옷을 전부 벗어버렸다.
[까뮤, 씻기 귀찮아서 그런데, 네가 씻어주면 안 될까?]
[당연히 제가 씻어드려야지요. 주인님.]
까뮤는 웃으면서 소울에게 정화와 클린 스킬을 난사했다.
한순간에 청결하게 변한 몸을 확인한 소울은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까뮤는 그의 손에 새 속옷을 올려준다.
그는 속옷만 챙겨 입고 그대로 침대 안으로 쏙 들어가 잠을 청했다.
소울이 바닥에 벗어놓은 옷가지는 까뮤가 수거해 정화와 클린 스킬을 사용해서 깨끗하게 만든 다음, 아공간에 잘 챙겨 놓았다.
가늘게 코고는 소리가 곧 방안을 울리고 있다.
그렇게 얼마나 잤을까?
꼼지락 꼼지락!
소울은 옆구리에서 뭐가 자꾸 꼼지락대자 번쩍 눈을 떴다.
이불을 슬쩍 들쳐보자 카렌이 잠옷을 입고는 자신의 옆구리에 찰싹 달라붙어있다.
고목나무에 매미도 아닌 것이.
“너 여기 언제 들어왔니?”
소울이 묻자 카렌의 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설마 잠자는 척을 하려고 했던 것일까?
연기는 역시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안자고 있는 것 다 아니까 얼른 대답해.”
그의 다그치는 말에 카렌은 슬그머니 커다란 눈을 뜨고는 고개를 위로 들어올렸다.
그 모습이 주인에게 용서를 구하는 고양이의 모습처럼 불쌍해 보인다.
혹시 이 녀석도 그 애니메이션을 봤나?
“새벽에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들어서……들어왔어요. 마스터의 옆에 누우니까 두려움이 사라지고 안심이 되더라고요”
“너한테는 정령 친구들이 있잖아?”
“정령 친구는 정령 친구고, 마스터는 마스터지요.”
뭔가 나름 논리로 무장한 듯한 카렌의 말에 소울은 피식 웃음을 흘린다.
자신도 모르게 손이 올라가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아무리 다 큰 처녀라지만 이럴 때는 영락없는 어린아이처럼 느껴진다.
창문을 바라보니 이미 해가 짱짱하게 빛나고 있다.
“자, 이제 우리 그만 일어나볼까?”
“네, 마스터.”
소울과 카렌은 그렇게 합의를 하고 새로운 날의 아침을 시작한다.
샤워를 하고 양치질을 한 후, 식당으로 내려오자 어느새 샤를이 얼굴을 씻고 식당 입구 옆에 서 있다.
소울은 말없이 식당의 제일 좋은 자리인 창가에 앉았다.
그러자 붉은 전신갑주를 장비한 마틴이 그림자처럼 그의 뒤에 선다.
“마틴, 내 옆에 앉아라.”
“아닙니다. 제가 어찌 감히 주인님, 아니 마스터와 함께 식사를 하겠습니까?”
“괜찮아. 이제 마틴도 한 식구니까 같이 식사를 하도록 해.”
“마스터.”
마틴은 소울이 한 식구라고 하자 감격에 젖은 목소리를 냈다.
은근히 감성이 풍부한 마틴이다.
소울은 그런 마틴이 마음에 들었다.
그의 충성도가 잘 올라가니 더 마음에 든다.
소울의 강권에 마틴이 그의 오른편에 앉자 왼편에 앉아 있던 카렌이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본다.
“인사해라. 여긴 카렌, 이쪽은 마틴.”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카렌 아가씨?”
“아가씨?”
카렌은 마틴이 아가씨라고 부르자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입 꼬리가 올라간 것을 보니 아주 좋아하는 것 같다.
“마틴은 이번에 내가 거둔 수하다. 한 식구가 됐으니 사이좋게 잘 지내라.”
“네, 마스터.”
“마틴, 카렌은 나에게 아주 중요한 사람이다. 그러니 최선을 다해 잘 모시도록 해라.”
“네, 마스터! 카렌 아가씨! 잘 부탁드립니다.”
“아! 네에.”
카렌은 마틴의 말에 다시 한 번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마틴이 어떻게 이해를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일단 카렌을 아가씨라고 부르며 경어를 쓰는 것을 보면 섬겨야 할 대상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는 듯하다.
============================ 작품 후기 ============================
* 내가 미쳤어! 정말 미쳤어! 매일 매일 광참이네요.
아낌없이 추천 쾅쾅쾅! 찍어주세요. ^^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호작, 추천, 코멘트, 쿠폰, 후원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