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OULNET-427화 (427/492)

00427  제 107 장 - 역전된 인생  =========================================================================

언데드 병정개미들은 순식간에 진형을 정비하고는 소울의 앞과 뒤쪽으로 반씩 나뉘어져 진형을 이뤘다.

[본, 청동거미의 전투력을 확인하고 병정개미 보다 상위개체라고 판단되면 갈아타자.]

[예스, 마이로드.]

100m 나 들어갔을까?

먹이를 찾는 청동거미 한 마리가 보였다.

그들은 일제히 그 자리에 서서는 대기했다.

[본, 병정개미 한 마리를 보내봐.]

[예스, 마이로드.]

본이 언데드 병정개미 한 마리를 보내 싸움을 붙였다.

삽시간에 청동거미에 의해 언데드 병정개미 한 마리가 박살나버렸다.

너무 전투력에서 차이가 나자 본은 즉시 언데드 병정개미 세 마리를 보내봤다.

청동거미는 놀라지도 않고 거미줄을 쏴서 언데드 병정개미 세 마리의 움직임을 봉쇄한 후 간단하게 언데드 병정개미의 머리통을 터트려버렸다.

[흐음, 이건 도저히 게임이 되지 않잖아? 전투력에 차이가 나도 너무 나는데?]

[즉시 청동거미로 갈아타겠습니다.]

[본이 직접 움직여야겠다.]

[예스, 마이로드.]

더 이상 병정개미를 보냈다간 다 박살이 날 것 같아 소울은 본을 직접 보냈다.

자신의 클래스가 C클래스이니 본도 최소한 C클래스의 소환수다.

아무리 메시엘 행성으로 와서 약해졌다고 해도 최하급 몬스터 필드에 있는 몬스터를 1:1로 상대해서 질 본이 아니었다.

팡!

본은 빠르게 청동거미에게 폭사해나갔다.

요상한 물건이라고 생각하며 언데드 병정개미를 요리조리 만져보고 있던 청동거미는 공기를 찢어발기는 듯한 파공음에 놀라 고개를 번쩍 들었다.

하지만 이미 본의 대검은 청동거미를 무자비하게 난도질하고 있었다.

시야아아아!

청동거미는 이리저리 몸을 피하면서 나름 방어를 하고 공격을 해봤지만 결국 본의 대검에 의해 목이 잘리고야 말았다.

본은 죽은 청동거미에게 손을 대고는 암흑의 기류를 밀어넣었다.

끼릭끼릭 끄덕끄덕!

묘한 소리가 나며 죽은 청동거미가 언데드 청동거미로 변해 일어났다.

부서지고 깨진 몸과 잘린 머리통은 어느새 알아서 몸에 붙고 제자리를 찾아갔다.

보는 것 자체로 상당히 그로테스크한 모습이었다.

카렌은 신기한 표정으로 그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떼지 않고 지켜봤다.

소울은 그런 카렌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주고는 본을 쳐다봤다.

[그놈 한번 뒤집어봐.]

[네.]

소울은 혹시나 해서 언데드 청동거미를 뒤집으라고 했다.

청동거미는 본의 명령에 알아서 몸을 뒤집었다.

직접 가서 손으로 만져보고 단검으로 푹푹 찔러본 소울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배가 약점이네.]

[그렇군요. 하지만 전투 중에 청동거미의 배 아래로 기어들어가 공격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맞아. 하지만 대지마법이나 대지계열의 스킬이라면 다르지.]

소울이 카렌을 쳐다봤다.

카렌은 갑자기 소울과 본이 자신을 쳐다보자 무슨 일인가 하고 눈을 말똥거렸다.

“카렌, 어제 땅의 하급정령 놈을 소환하는데 성공했지?”

“네, 그런데요?”

“놈의 스킬을 쓸 수 있는지 상태창을 확인해봐라.”

“네, 스톤애로우와 스파이크를 쓸 수 있다고 나왔어요.”

카렌의 말에 소울과 본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카렌 저기 땅에다가 스파이크를 한번 써봐.”

“네.”

카렌이 소울이 말한 장소를 쳐다보며 스파이크 스킬을 사용했다.

뿌드득 스팍!

놀랍게도 땅속에서 날카롭고 뾰족한 스파이크 하나가 튀어 나왔다.

소울과 본이 다가가서 단검으로 툭툭 쳐보고 찔러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이정도면 충분하겠네.]

[그럼 작전을 바꿔야하겠군요.]

[아마도 그게 빠르지 않겠어?]

[예스, 마이로드.]

카렌은 그렇게 몬스터 사냥을 시작한지 단 이틀 만에 청동거미 사냥의 핵심이 되어버렸다.

바뀐 작전은 간단했다.

언데드 병정개미가 사방으로 흩어져 청동거미를 유인해온다.

매복한 지점에 청동거미가 도착하면 언데드 병정개미들이 빙 둘러싸서 움직임을 잠깐 봉쇄한다.

카렌이 스파이크 스킬을 사용해 청동거미의 뱃가죽을 뚫는다.

청동거미는 죽고 본이 언데드 청동거미로 부활시킨다.

뿌드득 스팍!

카하아아아!

작전은 대성공이었다.

본이 지휘하는 언데드 병정개미들은 기가 막히게 계획대로 착착 움직여줬다.

카렌도 처음에는 몇 번 버벅대더니 나중에는 능숙하게 스파이크를 사용해 청동거미의 배를 뚫어버렸다.

문제는 스파이크 스킬이 마나를 엄청나게 잡아먹는 놈이라 한 시간에 다섯 번 이상 쓰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카렌의 마나가 동이 나면 본이 슬라이딩 태클을 이용한 공격을 써서 청동거미를 잡았다.

그렇게 청동거미를 열 마리를 잡아 언데드 청동거미를 만들자 더 이상 몬스터 사냥에는 아무런 문제도 생기지 않았다.

언데드 병정개미가 열심히 청동거미를 유인해왔고 언데드 청동거미들이 일제히 합공을 해서 청동거미를 잡아 죽였다.

언데드 병정개미는 빠르게 숫자가 줄어갔고 어느 순간 더 이상 언데드 병정개미는 찾아 볼 수가 없었다.

80마리의 언데드 병정개미가 모조리 언데드 청동거미로 바뀌어버린 것이다.

이때부터 청동거미의 숲은 죽어나가는 청동거미의 비명으로 난장판이 되었다.

마치 난리라도 난 것처럼 청동거미들이 이리저리 뛰고 도망다녔다.

하지만 이미 80마리나 되는 언데드 청동거미들은 동족을 무서운 속도로 학살해나가기 시작했다.

[본, 청동거미의 시체가 너무 많이 쌓였다. 일차로 정리하고 다시 오자.]

[예스, 마이로드.]

본과 언데드 청동거미 80마리는 죽은 청동거미의 사체를 끌고 짐마차가 대기하고 있는 곳으로 나왔다.

“우와아아아아!”

언데드 청동거미 80마리가 같은 숫자만큼의 청동거미의 사체를 끌고 오자 그 박력에 용병들과 짐꾼들이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본은 언데드 청동거미들에게 명령해서 짐마차를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소울과 카렌이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저게 다 돈이라 생각하니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어?”

그때였다.

소울의 눈에 짐꾼 한 명의 얼굴이 들어왔다.

어디서 많이 보던 얼굴이었다.

“너 이리 와봐.”

“저, 저 말씀이십니까?”

깨끗하게 면도를 한 사내는 벌벌 떨며 소울의 앞으로 다가왔다.

소울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요리조리 살펴보더니 자신의 무릎을 탁 쳤다.

“너 샤를이구나?”

“헉, 히어로님 살려주십시오.”

털썩!

짐꾼의 정체는 샤를이었다.

멋진 수염을 깨끗이 밀어버려서 조금 헷갈리기는 했지만 소울의 날카로운 눈을 벗어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소울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분명히 그는 몰락하기는 했지만 귀족이다.

그런데 어떻게 귀족이 이런 일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뭔가 사연이 있어보였다.

“네가 왜 여기 있지?”

“당장 일을 하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신분을 숨기고 나왔습니다.”

“그럴듯한 저택도 있고 마누라와 첩도 있잖아. 장성한 아이들도 있고.”

“휴우, 다 도망갔습니다. 저를 버리고 다 도망갔어요.”

“뭐야?”

샤를은 땅이 꺼져라 탄식을 터트렸다.

히어로를 어둠의 상인에게 팔아먹은 샤를은 두렵기도 했지만 꽤 많은 돈을 챙길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그의 이런 좋은 기분도 하루를 넘기지 못했다.

집으로 돌아와 나이어린 첩을 옆에 끼고 진탕 술을 퍼마신 샤를은 아침에 일어나자 세상이 뒤바뀌었다는 것을 실감했다.

허름한 여관방에 달랑 옷 한 벌만 입고 깨어난 그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 얼른 집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이미 자신의 집은 누군가에게 팔려 있었고 아내와 첩 그리고 아이들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자신이 술에 곯아떨어지자 모두가 한 몸처럼 움직여 세간살이를 팔고 집도 팔고 돈 될 만한 것은 모두 내다 팔았다는 것이다.

히어로를 팔아먹고 번 돈주머니도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고 그의 주머니에는 땡전 한 푼 존재하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그는 막대한 빚을 지고 있었다.

빚쟁이는 샤를이 귀족이라고 봐주는 자가 아니었다.

당장 빚을 갚거나 이자라도 채우지 않으면 사지를 뽑아 죽여 버리겠다는 협박에 샤를은 어쩔 수 없이 일을 해야 했다.

다행히 빚쟁이가 용병길드와 안면이 있어서 새롭게 나타난 히어로가 엄청나게 사냥을 해댄다는 소식을 듣고는 샤를을 짐꾼으로 밀어 넣은 것이다.

소울이 짐꾼들에게 넉넉하게 일당을 주자 지금 용병길드에서는 웃돈까지 줘가며 그의 짐꾼이 되려고 하는 자들이 부지기수라고 한다.

“그러니까 뭐야? 너는 나를 암흑의 상인에게 팔아먹고 번 돈을 다 잃고 빈털터리가 됐다는 말이네?”

“그, 그렇습니다. 정말 제가 죽일 놈입니다. 제가 아무리 바보라도 그렇지 그때 왜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히어로님, 한번만 용서해주십시오.”

샤를은 소울이 당장이라도 자신을 때려죽일까봐 벌벌 떨면서 용서를 구했다.

소울은 그의 말을 듣는 가운데에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이 새끼 혹시 정신계 흑마법에 당했던 것 아니야? 자신의 히어로를 팔아넘기는 것은 절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그리고 샤를이 아무리 바보라고 해도 히어로를 팔아먹는 것보다 계속 옆에 두는 것이 이득이라는 것을 모를 리가 없어.’

소울은 오라클에게 한번 당한 뒤로 최면, 암시, 매혹, 환상 등 정신공격과 다양한 초능력 그리고 정신계 마법, 주술 등에 대해 조사했다.

그리고 스스로의 정신과 영혼을 지키기 위해 스피릿 파워와 내단의 힘을 끌어내어 강력한 방어체계를 구축했다.

정수리에 만들어 놓은 방어체계는 자체방어와 때에 따라서는 공격까지 가능한 강력한 결계에 해당했다.

이제 누구든지 소울에게 정신과 영혼에 대한 공격을 하게 되면 소울이 즉시 알아챌 수 있는 것은 물론 곧바로 반격도 할 수도 있다.

사실 정신공격과 정신계 초능력 그리고 정신계 마법이나 주술은 등급이 그리 높지 않아도 아티펙트나 에뮬렛 또는 신성무구를 사용해서 얼마든지 막아낼 수 있다.

자체적인 정신력과 저항력에다 이런 도구의 도움을 받아 방어하면 절대 쉽게 뚫리지 않는다.

물론 소울에게도 A급의 신성방어구인 디바인 건틀렛이 있었다.

신성력이 가득 채워진 것이라 원래는 아무리 강력한 오라클의 정신계 초능력이라고 해도 뚫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오라클은 세기에 하나 탄생할까 말까한 뛰어난 정신계 초능력자였다.

그녀는 일단 소울에게 마치 종말이 온 것처럼 속여서 그의 의식의 표면에 달라붙었다. 그리고는 그의 꿈에 침투하여 생각을 심는 ‘인셉션’을 시도했다.

3단 구조의 꿈을 설계하여 거의 무한대의 시간을 창조한 오라클은 전력을 다해 소울이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었다.

강력한 정신력과 막강한 자의식을 가지고 있는 소울이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기 위해 그녀는 먼저 자신이 소울을 사랑해야만 했다.

그 과정에서 아이까지 낳는 과감한 수를 선택해 소울의 마음을 얻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오라클은 실패했다.

소울이 그녀의 덫에 걸리기 전에 사용한 헬나이프의 저주가 그녀의 몸을 끊임없이 갉아먹으며 저주를 뿌려댔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라클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의 100%를 사용하지 못했다.

결정적으로 오라클은 소울의 소환수인 까뮤가 어떤 소환수인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까뮤는 오라클의 정신이 분산되어 있는 틈을 타서 반대로 오라클의 몸에 스며들었다.

그리고는 그녀가 도저히 눈치를 채지 못하게 조금씩 그녀의 고유능력을 갈취했다.

까뮤는 당장이라도 오라클을 죽일 수 있었지만 소울이 너무나도 행복해하자 자신의 주인을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다.

최악의 경우 소울의 자아가 붕괴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런 위험성을 안고 가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다.

실제로 3일밖에 안 되는 시간에 소울은 이미 30년의 세월을 경험했다.

까뮤는 틈날 때마다 소울에게 찾아가 자신의 존재를 각인 시켰고 오라클의 몸을 이용해 소울과 첫 사랑을 나누기도 했다.

오라클은 소울의 마음을 얻기 위해 자신의 몸을 이용해서 직접 사랑을 나눴지만 이미 그녀의 처녀는 자신도 모르게 까뮤에 의해서 소울에게 바쳐진 뒤였다.

그때부터 오라클은 까뮤를 인식하고 주의했지만 까뮤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오라클의 능력을 흡수하여 강해지고 있었다.

아이를 만들어내어 간신히 대등하게 버티긴 했지만 오라클은 결국 자신이 언젠가는 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 매일 광참입니다. 아낌없이 추천 쾅쾅쾅! 찍어주세요. ^^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

선호작, 추천, 코멘트, 쿠폰,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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