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25 제 107 장 - 역전된 인생 =========================================================================
소울은 부드럽게 미소를 지어주고는 눈에 보이는 정보가 뭔지 카렌의 입을 통해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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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카렌
등급: 최하급
직업: 소환사
카르마: 10
히어로 싱크로율: 3%
스피어 레벨: 1
스피어 경험치: 0%
스탯: 근력 5, 민첩 5, 체력 5, 지혜 5, 정령력 5
보유 스탯: 5
스킬: 정령소환
정령: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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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카렌도 거대개미 일개미의 정수 100개를 먹자 1레벨이 됐다.
스탯은 근력, 민첩, 체력, 지혜, 정령력, 이렇게 다섯 가지가 생겼다.
시작은 일반 성인의 절반에 불과한 5 개로 미미했지만 스탯에 ‘정령력’이 생기고 스킬에 ‘정령소환’이 생긴 것은 놀랄만한 일이었다.
“카렌, 시작부터 대박이다. 정령소환이 생기다니…….”
“정령소환이 좋은 거예요?”
“응, 일단 보유 스탯 5개를 정령력에 넣고 정령소환을 해보자.”
“네.”
카렌은 소울의 말에 신이 났다.
얼굴이 복사 빛으로 물들어 있는 것을 보니 잔뜩 흥분한 모양이다.
카렌은 소울의 말대로 정령력에 보유 스탯 5 개를 넣고 정령력을 10으로 만들었다.
그리고는 바로 정령소환 스킬을 사용했다.
그러자 자신의 눈앞에 말풍선이 떠올랐다.
“마스터, 소환할 수 있는 것이 4개나 나왔어요. 어떤 것을 소환해야 하죠?”
“뭔지 한번 읽어줄래?”
“물의 하급정령 운디네, 바람의 하급 정령 실프, 불의 하급 정령 샐러맨더, 땅의 하급정령 놈, 이렇게 4개가 있어요.”
“세상에, 정령을 선택할 수 있는 스킬이라니…….”
소울은 이런 황당한 스킬은 본 적이 없어 크게 놀랐다.
먼저 4대 정령 중에 하나를 골라야해서 잠시 생각을 해본 끝에 물의 하급정령을 소환하기로 결정했다.
“뭐니뭐니 해도 시작은 물의 하급정령 운디네가 제일 좋을 것 같다.”
“네. 그럼 운디네를 고를게요.”
카렌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물의 하급정령 운디네를 소환했다.
소울도 소환사라 운디네가 소환되자 카렌의 눈앞에서 재롱을 떠는 손바닥만 한 운디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카렌, 잘했다. 일단 남은 거대개미 일개미의 정수 2개와 병정개미의 정수 44개 그리고 여왕개미의 정수 1개를 먹어라.”
“네.”
카렌은 자신 스스로 운디네를 소환하게 되자 더 이상 정수를 먹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경험치가 어떻게 됐지?”
“95%까지 찼어요.”
병정개미의 정수 1개는 일개미의 정수 2개와 같았다.
결국 거대개미 일개미의 정수 90개를 먹은 셈이니 경험치가 45%, 여왕개미의 정수가 일개미의 정수 100개와 같으니 최종적으로 95%까지 찬 것이다.
5%가 모자라 2레벨로 올리지 못하는 것이 조금 아쉽긴 했다.
‘역시 다름 레벨로 올라가려면 필요경험치가 2배로 올라가는구나. 그럼 뭐야? 이런 식이라면 보급형 리콜아바타는 영원히 로열형 리콜아바타를 따라갈 수가 없다는 말이 되잖아? 이런, 이건 결국 소울넷 상급유저들에게 현질을 강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네.’
소울은 자신이 큐브코인을 아낀다고 고급형 리콜아바타 중 실버형이나 골드형을 선택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정말 실버형이나 골드형을 선택했다면 억울해서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어떤 게임이던지 역시 현질을 이길 수는 없는가 보다.
“정령소환 스킬을 다시 한 번 해볼래? 이번에는 땅의 하급정령 놈을 소환해보자.”
“네.”
카렌은 즐거운 마음으로 정령소환 스킬을 사용했다.
“어? 안된다고 나오는데요?”
“그래? 정확히 뭐가 필요하다고 그래?”
“레벨이 모자라다고 나와요. 레벨을 더 올리면 가능한가 봐요.”
“그렇구나.”
소울은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1레벨짜리가 물의 하급정령 운디네를 소환하는 것도 반칙이나 마찬가지인데 4대 정령을 모두 소환할 수 있다면 그건 밸런스 붕괴다.
게임이 아니라서 밸런스 붕괴를 걱정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상식이라는 것이 있는 법이다.
보편타당성이 없이 마구잡이로 만들게 되면 가장 중요한 유저의 동기부여에 결정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스피어 시스템을 만든 것이 소울넷을 만든 자와 동일인물인지는 확신을 할 수 없지만 누가 만들었던 그런 문제를 간과하지는 않았을 것 같았다.
물론 그런 것을 뛰어넘는 가공할만한 재능을 가진 사람은 예외가 될 수 있겠지만 말이다.
“그럼 일단 레벨을 더 올려보도록 할까?”
“네.”
카렌은 소울이 뭐라고 얘기하던 무조건 찬성이었다.
이렇게 전폭적으로 믿고 따라 와주니 소울은 카렌을 키워줄 맛이 났다.
“혹시 운디네가 가지고 있는 스킬은 없니?”
“으음, 워터애로우와 워터실드가 있어요.”
워터애로우와 워터실드면 시작은 나쁘지 않다.
워터실드를 자꾸 사용하다보면 강해질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카렌 스스로 지킬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할 것이다.
“거대개미의 사체를 더 이상 실을 자리가 없습니다.”
“그래?”
“이미 짐마차 세 대가 꽉 찼습니다.”
“거대개미의 알도 잘 챙겼지?”
“네, 그렇습니다. 총 180개 나왔습니다.”
거대개미의 알은 영양이 많고 맛이 좋아 최고급요리의 재료로 사용이 된다.
수요보다 공급이 절대적으로 모자라 꽤 높은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소냐를 통해 이 사실을 알게 되자 소울은 몇 개 챙겨서 메밀꽃 쉼터의 주방장에게 요리를 해달라고 부탁을 할 생각이었다.
“일단 엔팔로 돌아가자.”
“네.”
소냐의 말을 듣고 보니 더 이상 몬스터 사냥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됐다.
짐마차 세 대를 가득채운 거대개미의 사체를 보자 누구보다도 카렌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워했다.
“카렌, 엔팔로 돌아가서 용병을 더 고용하고 짐마차를 더 빌리도록 하자.”
“네, 그렇게 해요.”
소울이 카렌을 보고 말했지만 사실 소냐에게 하는 말이다.
고개를 돌려 소냐의 얼굴을 쳐다보자 소냐는 즉시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제가 대륙용병길드 엔팔지점에서 용병들을 알아보고 짐마차를 더 수배하겠습니다.”
“그래. 이번에는 좀 넉넉히 준비해오자.”
“네.”
돌아왔다가 다시 가는 수고를 하긴 했지만 소득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
소냐가 용병대 하나를 데려오고 짐마차도 넉넉하게 준비해놓아서 이제는 거대개미의 개미탑 필드를 떠나지 않고 계속 공략할 수 있게 됐다.
소울과 카렌이 거대개미의 개미탑을 쓸어버리면 용병들이 거대개미의 사체로 가득 채워진 짐마차를 엔팔로 몰고 가서 비우고 빈 짐마차를 가져온다.
그 사이 소울과 카렌이 계속 거대개미를 사냥해서 나머지 짐마차를 거대개미의 사체로 채우면 남은 용병들이 짐마차를 엔팔로 비우고 돌아오는 것이다.
그렇게 용병들이 2~3교대로 끊임없이 로테이션을 도는 사이, 소울과 카렌은 거대개미 필드 내의 개미탑만 적극적으로 공략할 수 있게 됐다.
“우와, 나 또 레벨업 했어요.”
“잘했다. 일단 모두 정령력에 투자해.”
“네, 알겠어요.”
소울은 거대개미의 정수를 입에 넣고 있는 카렌을 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 소울과 카렌은 하는 일이 별로 없었다.
개미탑 공략은 이제 본이 도맡아서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병정개미 80마리로 이루어진 강려한 언데드 부대는 본의 능숙한 지휘에 따라 거대개미의 개미탑 하나를 30분도 안 되어 털어버리고 있었다.
가까이 붙어 있는 개미탑은 동시에 두 개를 털어버리기도 했다.
카렌은 소울의 옆에 서서 위터애로우를 날리거나 언데드 병정개미들에게 워터실드를 씌워줄 뿐이었다.
정령력이 바닥나면 찰 때까지 소울과 얘기를 하면서 놀고 있다가 정령력이 차거나 레벨업을 하면 다시 워터애로우를 날리거나 워터실드를 씌워줬다.
그렇게 편하게 소울의 옆에서 광랩을 올리던 카렌의 레벨업 속도가 5레벨을 넘어가자 극악으로 변했다.
이제는 거대개미로 레벨업을 하는 것은 쉽지 않게 된 것이다.
“참, 5레벨이 넘었으니 정령소환을 다시 한 번 시도해볼래?”
“네.”
카렌은 소울의 말대로 즉시 정령소환스킬을 사용했다.
카렌의 눈앞에 땅의 하급정령 놈이 소환되어 나타났다.
“야호, 성공이에요.”
“그래. 정말 잘했다.”
놀랍게도 카렌은 5레벨이 되자마자 바로 하급정령 하나를 더 소환하는데 성공했다. 이제 보유한 하급정령이 둘이나 됐다.
10레벨이 되면 하급정령을 또 하나 소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정말 사기캐릭터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5레벨이 되는 동안 보유 스탯을 전부 정령력에 쏟아 부었다면 30은 되겠네?”
“네, 맞아요. 정확히 30이에요.”
“그럼 다음번에는 체력을 올리도록 해야겠다.”
“네.”
카렌은 기분좋은 미소를 띄우며 대답했다.
소울은 서쪽을 보고는 슬슬 마무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느새 해가 서쪽으로 많이 기울어 있었다.
그는 소냐를 찾아 명령했다.
“소냐, 이번 개미탑을 마지막으로 오늘 사냥은 접는다.”
“네? 그럼 내일도 오늘같이 사냥을 하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렇다. 내일은 청동거미를 잡아보자.”
“그럼 청동거미의 숲으로 가야겠네요.”
“아마도 그렇겠지?”
“저를 계속 고용하실 생각이십니까?”
소냐가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응.”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소냐가 감격한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였다.
소울은 그런 소냐를 쳐다보며 피식 웃음을 흘렸다.
“여기서 사냥하는 동안 소냐가 뒤처리를 맡길 테니 잘해주기 바래.”
“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확실하게 일처리를 하겠습니다.”
“좋아. 그럼 믿고 맡기겠다.”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울에 대한 경계심이 어느 정도 사라졌는지 소냐의 무표정한 얼굴에 다양한 감정이 떠오르고 있었다.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생각에 소울은 여자용병인 소냐에 대해 특별히 불만이 없었다. 그래서 오늘 하는 일을 보고 그녀를 계속 고용할 생각을 한 것이다.
하지만 여자용병이란 이유만으로 아니 자신의 미모가 뛰어나다는 이유만으로 온갖 유혹과 협박 그리고 불이익을 받아온 소냐의 입장은 달랐다.
기본적으로 남존여비 사상이 투철하고 용병을 천하게 생각하는 신분제로 인해 소냐는 실력이 뛰어난 용병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일거리를 제대로 얻지 못했다.
그녀에게 주로 들어오는 의뢰는 하나같이 노골적인 잠자리 수청이나 어딘가로 같이 여행을 다녀오자는 것들뿐이었다.
어려운 살림에 소녀가장으로 집안을 이끌어온 소냐는 수도 없이 용병의 길을 포기해야하나 고민을 해봤지만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억하며 끝내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소냐는 처음으로 자신을 잠자리 상대나 여자가 아닌 용병으로 봐준 사내에게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어찌 기쁜 일이 아닌가?
소냐는 정말 뛰듯이 기쁘고 가슴이 뿌듯했다.
그녀의 마음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소울에 대한 충성심이 저절로 생겨나고 있었다.
엔팔에 돌아오니 서문에서부터 난리가 났다.
히어로가 개미탑을 싹 쓸어버렸다는 소문이 이미 엔팔 시에 파다하게 퍼졌던 것이다.
짐마차의 제일 앞에 선 소냐의 허리가 꼿꼿이 세워지고 용병들의 턱이 위로 올라갔다.
자신이 한 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엄청난 몬스터 사체를 가지고 들어온 히어로와 같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은 기분이 째지게 좋았다.
“수고하셨습니다.”
대륙용병길드 엔팔 지부장 볼락은 성문 앞까지 소울을 마중 나왔다.
적어도 개미탑 30개는 전멸시켜야 나올만한 거대개미의 사체가 오늘 하루 쏟아져 들어왔던 것이다.
거대개미의 각종 사체를 가득 채운 짐마차 행렬이 대륙용병길드 엔팔 지부로 곧바로 이어졌다.
이미 대륙용병길드 엔팔 지부 앞에는 거대개미의 사체를 처리할 인부들이 가득 모여 있었다.
“뭣들 하느냐? 일거리가 도착했다. 해가 지기 전까지 빨리빨리 움직여!”
“예, 볼락 지부장님”
일부러 보이려는 행동이라는 것을 뻔히 알고 있었다.
소울은 굳이 볼락의 그런 행동에 대해 뭐라고 하지 않았다.
다만 소냐에게 철저히 일을 감시하고 정확하게 계산해오라고 명령을 내릴 뿐이었다.
그렇다고 소냐에게 모든 것을 100% 맡기지도 않았다.
[본 소환해제. 까뮤 소환.]
[주인님! 저 왔어요.]
본이 들어가고 까뮤가 나왔다.
[까뮤 소냐를 따라다니면서 일을 제대로 하는지 확인해. 저기 저 볼락이란 놈이 사기치는지도 확인해보고.]
[네, 주인님.]
까뮤는 즉시 소냐의 머리위에 서서 그녀가 하는 행동을 살펴봤다.
============================ 작품 후기 ============================
* 매일 광참입니다. 아낌없이 추천 쾅쾅쾅! 찍어주세요. ^^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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