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24 제 106 장 - 돌아온 히어로 =========================================================================
왜 그러는지는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대충 짐작이 갔다.
늘씬하고 잘빠진 몸매에 얼굴까지 예쁘게 생겼으니 거칠고 험한 용병들이나 돈 많은 고용주들이나 어떻게 한번 해보려고 치근덕댔을 것이다.
소울은 소냐의 반응을 보며 그저 피식 웃음을 한번 흘렸다.
예쁜 여자를 탐하려는 마음이었다면 굳이 여기서 이런 짓을 할 필요가 없다.
지구에 가면 당장 유정아도 있고 자신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금소희나 성유나, 그리고 고하라도 있다.
메시엘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단 소울에게는 메시엘을 구원하러 온 히어로라는 대의명분이 뚜렷한 신분이 있다.
거기에다 금발에 푸른 눈, 로열형 리콜아바타가 가지고 있는 최상의 멋진 몸, 소울이 가지고 있는 사내다운 기세와 박력이라면 메시엘의 어떤 여자라도 혹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거기에다 지구에서 익힌 정체불명의 레이디 퍼스트인지 페미니스트 퍼스트 인지 모를 매너로 작정을 하고 매혹시키면 안 넘어 올 여자가 거의 없을 것이다.
“먼저 거대개미탑부터 가보자. 길잡이 일을 제외하곤 여기 카렌 옆에서 한시도 떠나지 말고 지켜라. 그게 네가 해야 할 일이다.”
“알겠습니다.”
소울의 눈빛이 조금도 변하지 않고 냉정하게 말하자 소냐는 묵묵히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그녀는 소울이 자신이 보아온 남자들과는 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볼락이 옆에서 소울에게 대하는 소냐의 태도를 보다가 답답했는지 그녀의 귀에 뭐라고 귓속말을 했다.
그러자 소냐의 두 눈이 동그랗게 커지더니 갑자기 얼굴을 붉혔다.
대충 불락이 소냐에게 뭐라고 했는지 짐작이 갔다.
하지만 그러든지 말든지, 소울은 신경쓰지 않았다.
다만 카렌을 조심스럽게 안아 들고 첫 번째 짐마차위로 올라탔다.
“소냐! 뭐하고 있어? 길 안내 안할 거야?”
“아, 죄송합니다.”
소냐는 놀라서 급히 짐마차 위로 올라타더니 짐꾼들을 세 개의 짐마차에 나눠 태웠다.
그리고는 엔팔 서쪽을 향해 짐마차들을 출발시켰다.
다가닥 다가닥 다가닥…….
트르르르륵 트르르르륵…….
짐마차가 나란히 출발을 하자 소울은 소냐에게 물었다.
“목적지까지 얼마나 걸리지?”
“넉넉잡고 30분 정도면 됩니다. 중간에 임프와 위밍이 나타날 수도 있으니 계속 경계는 해야합니다.”
“알겠다.”
소냐의 말에 소울은 고개를 한번 끄덕이곤 바로 본을 소환했다.
[본, 소환!]
[부르셨습니까? 마이로드.]
카렌과 소냐는 소울의 앞자리에 갑자기 본이 나타나자 깜짝 놀라 소울을 쳐다봤다.
하지만 소울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몇 번 곁눈질을 하더니 이내 관심을 접었다.
[지금 거대개미탑이라는 곳으로 가고 있다.]
[거대개미 몬스터의 둥지군요.]
[그렇다. 지금 본의 직위가 뭐지?]
[스켈레톤 센츄리온입니다. 최대 80명의 스켈레톤 기병대를 운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는 아니겠지?]
[새롭게 처음부터 다시 키워야 합니다.]
[흐음, 그렇다면 스켈레톤 하나부터 소환해 불려나가야 한단 말이군.]
[그렇습니다.]
본이 기존에 만들어놓은 다크 배틀리언을 소환하면 좋을 텐데 그렇게 할 수 없다니 참으로 안타까웠다.
하지만 스켈레톤을 기하급수적으로 불리는 본의 특성 상 일단 하나로 시작해서 늘리기 시작하면 80명은 금방이었다.
[마이로드, 그런데 거대개미부터 잡는다면 스켈레톤보다 그냥 죽은 거대개미를 일으켜 세우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그게 더 빠르게 키울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어느 쪽이 공격력이 높고 전투에 유리한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 문제는 본에게 일임할 테니 알아서 해라.]
[예스, 마이로드.]
엔팔의 서쪽으로 계속 전진하자 푸른 초원이 나왔다.
푸른 초원을 지나자 중간에 듬성듬성 황무지처럼 생긴 지역이 나왔는데 그 중앙에 흙으로 만든 커다란 탑이 세워져있었다.
“저게 거대개미들이 살고 있는 개미탑입니다.”
“생각보다 상당히 높군.”
소울은 일단 그 개미탑의 크기에 놀랐다.
거대개미라고 해서 큰 줄은 알고 있었지만 개미탑이 마치 빌딩처럼 높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소냐는 카렌을 데리고 이곳에 있어. 짐마차와 짐꾼들도 여기서 대기시켜.”
“네.”
소냐는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소울은 마차에서 훌쩍 뛰어 내려 개미탑을 향해 걸어갔다.
개미탑과 짐마차의 거리가 넉넉하게 떨어져 있기 때문에 어그로가 튈 위험은 없어보였다.
개미탑에서 30m 거리까지 다가간 소울은 잠시 그 자리에 서서 개미탑을 살펴봤다.
키가 1m 정도 되는 일개미 수십 마리가 개미탑을 향해 줄줄이 들어가고 나오고 있었다.
[저게 일개미라면 병정개미는 훨씬 더 크겠군.]
[일개미, 병정개미, 수개미, 여왕개미 등이 있겠지요.]
[공략방법은?]
[제 연막에 독을 풀어서 독안개를 만들면 될 것 같습니다.]
[거대개미들이 저 개미탑 안에서 죽으면 끄집어내기 곤란하니까 밖으로 나와서 죽게 적당히 조절을 잘 해야 할 거야.]
[네, 마이로드.]
본은 소울을 향해 정중히 고개를 숙이더니 곧바로 입에서 뿌연 안개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본이 자주 사용하는 연막에 언데드 몬스터답게 시체가 박테리아 작용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독소인 시독(屍毒)을 섞어 독안개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독안개는 본의 의지에 따라 개미탑 주변을 빠르게 채우더니 이내 주변 일대를 뿌옇게 다 채워버렸다.
갑자기 주변에 안개가 끼더니 개미탑 안으로 밀려들어와 꽉 채우자 거대개미들은 놀라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하지만 본이 뒤이어 거대개미 한 마리의 목을 베어 죽이자 곧 그 소리를 듣고 주변의 거대개미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키릭키릭 키릭키릭!
거대개미들이 몰려오는 것을 보면서도 본과 소울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본은 죽은 거대개미를 향해 팔을 뻗었다. 검고 어두운 기류가 거대개미의 시체를 덮었다.
크륵!
그러자 곧 죽은 거대개미의 몸이 부르르 떨리더니 잘린 목이 제자리를 찾으면서 몸을 벌떡 일으켰다.
아군인 언데드 거대개미가 한 마리 생겼다.
[재료가 더 필요하겠군.]
[그렇습니다.]
[내가 좀 도와주지.]
[감사합니다.]
소울은 본의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등에 매고 있던 크레이모어를 뽑았다.
그리고는 다가오고 있는 거대개미를 향해 걸어가 오이꼭지를 따듯 목을 쳐버렸다.
최하급 몬스터에 해당하는 거대개미, 그것도 제일 약하다는 일개미의 목을 자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소울이 다가오는 일개미들의 목을 잘라 죽이자 본은 즉시 죽은 거대개미를 언데드로 만들어 일으켰다.
크륵 크륵 크륵 크륵…….
순식간에 언데드 거대개미가 열 마리로 늘어났다.
본은 언데드 거대개미를 자신의 전면에 일자로 포진 시켰다.
그리고는 다가오는 거대개미를 죽이라고 명령했다.
고통을 모르는 언데드 거대개미는 방금 전까지 자신의 동료였던 거대개미를 향해 다가가 목을 물어뜯었다.
개미탑 앞을 순식간에 전쟁터로 변했다.
거대개미에게 잡혀 죽는 언데드 거대개미들이 속출했다.
하지만 반대로 언데드 거대개미에게 잡혀 죽는 거대개미도 많았다.
죽은 거대개미는 본에 의해 순식간에 언데드 거대개미로 변해 일어섰다.
무엇보다 본에게 다가오기도 전에 독안개에 중독된 거대개미들은 제대로 힘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언데드 거대개미는 독안개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다.
한 마리로 시작된 언데드 거대개미는 순식간에 숫자를 불려 본의 거느릴 수 있는 최대 숫자인 80마리에 육박했다.
[본, 저기 병정개미가 보인다. 저놈들을 잡아서 언데드 거대개미를 만들어라.]
[예스, 마이로드.]
독에 중독되어 비틀거리는 병정개미의 모습이 보였다.
확실히 일개미와는 크기부터가 달랐다.
덩치가 크고 키가 2.5m도 넘어 보였다.
본은 언데드 거대개미 10마리를 한꺼번에 보내 병정개미를 잡아 허리를 끊어 죽였다.
그리고는 즉시 죽은 병정개미를 언데드 병정개미로 만들어 일으켜 세웠다.
그렇게 반복을 하다 보니 어느새 본이 보유한 80마리의 언데드 거대개미 중 40마리가 병정개미가 됐다.
그 뒤로 전투는 거의 일방적인 우세 속에 진행됐다.
거대개미는 개미탑 하나당 최소 천 마리 이상이 몰려 산다.
한꺼번에 수백 마리의 거대개미가 몰려나오면 감당할 수가 없다.
그래서 가끔 거대개미를 잡으러 간 몬스터 사냥꾼들이 몰살을 당하기도 한다.
그런 까다로운 거대개미를 소울과 본은 너무도 쉽게 쓸어버리고 있었다.
독안개로 인해 잘 보이지는 않지만 멀리서 지켜보고 있는 소냐는 대충 전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감을 잡고 있었다.
‘히어로가 괜히 히어로가 아니구나. 정말 어마어마한 전투력이네.’
소냐가 살짝 오해를 하긴 했지만 본이 소울의 소환수인 것은 분명하니 엄밀히 말하면 아주 틀린 생각은 아니었다.
이제 전투는 막바지로 흘렀다.
병정개미들이 최후의 일격을 가하기 위해 우르르 몰려나왔다.
하지만 본이 지휘를 하고 있는 언데드 병정개미와 언데드 거대개미는 추호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고 독에 중독된 병정개미들을 모조리 쓸어버렸다.
이제 병정개미로 80마리를 채웠다.
독에 중독된 거대개미들은 더 이상 상대가 되지 않았다.
[여왕개미를 끌고 나오라고 해.]
[예스, 마이로드.]
본은 더 이상 상대할 거대개미가 없자 곧바로 언데드 병정개미를 개미탑 안으로 보냈다.
잠시 기다리자 언데드 병정개미들은 수개미 몇 마리와 여왕개미를 끌고 나왔다.
키리리리릭 키리리리릭!
여왕개미가 애처롭게 울자 수개미들이 몸부림을 쳤다.
하지만 본은 조금도 신경 쓰지 않고 모조리 죽이라고 명령했다.
목숨처럼 떠받치던 여왕개미를 언데드 병정개미들이 인정사정없이 물어뜯어 죽였다.
거대개미 몬스터 천여마리가 개미굴처럼 둥지를 틀고 있던 개미탑 하나가 한 시간도 되지 않아 깨끗이 쓸려나갔다.
본은 굳이 소울이 명령하기도 전에 전리품을 모아 소울에게 가져왔다.
-거대개미 일개미의 정수 202개를 획득하셨습니다.
-거대개미 병정개미의 정수 44개를 획득하셨습니다.
-거대개미 여왕개미의 정수 1개를 획득하셨습니다.
-거대개미의 알 180개를 획득하셨습니다.
거대개미 개미탑 하나를 털자 풍성한 수확이 있었다.
본은 전리품 획득이 끝나자 언데드 병정개미 80마리를 한쪽에 정렬시켰다.
그리고는 독안개를 다시 흡수하기 시작했다.
“짐마차를 가져와라.”
소울이 소리치자 짐마차 세 대가 빠르게 개미탑 앞으로 다가왔다.
“거대개미들은 독에 중독되었다. 독을 뽑아내긴 했지만 미량이 남아 있을 수 있다. 그러니 짐꾼들에게 거대개미의 사체를 만지지 못하게 해라.”
“네.”
소울은 소냐에게 당부하고는 본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본은 언데드 병정개미 80마리를 움직여 거대개미의 사체를 모조리 짐마차 3대에 실었다.
“카렌, 이리와!”
“네, 마스터.”
카렌은 집에 온 집주인을 맞이하는 강아지처럼 쪼르르 달려와 소울의 옆구리에 착 달라붙었다.
소울의 입가에 절로 아빠 미소가 보였다.
“이건 거대개미 중 일개미의 정수야. 일단 100개만 먹도록 해.”
“이걸 먹어요?”
“응, 이걸 먹어야 강해질 수 있어. 앞으로도 많이 먹게 될 거야.”
“네.”
소울은 카렌이 거대개미 일개미의 정수를 먹는 것이 두려울까봐 먼저 자시의 입에 거대개미 일개미의 정수를 집어넣었다.
그 모습을 보자 카렌은 더 이상 거대개미 일개미의 정수를 먹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거대개미 일개미의 정수 100개를 먹자 곧바로 말풍선이 하나씩 솟구치기 시작했다.
-축하합니다. 메시엘 스피어에 접속하셨습니다.
-스피어 레벨 시스템이 활성화됩니다.
-축하합니다.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소울은 즉시 상태창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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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소울넷 상급 인터페이스·리콜 모드(메시엘)
이름: 이소울
칭호: 로열 히어로(스킬 강화)
등급: 최하급 히어로
직업: 카렌의 히어로
카르마: 3+1
싱크로율: 3%
스피어 레벨: 1
스피어 경험치: 0%
스탯: 근력 155, 민첩 160, 체력 158, 지혜 162, 소환력 171
보유 스탯: 5
리콜스킬 1: 소환 – 까뮤
리콜스킬 2: 미정(보상)
소울넷 포인트: 100,0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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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급형 리콜아바타와 마찬가지로 스피어 레벨이 1이 되자 보유 스탯이 5개가 생겼다.
일단 소환력에다 5개를 넣어 176을 만들었다.
카르마를 보니 1이 올라 4로 변해있었다.
“마스터, 이상한게 눈에 보여요.”
카렌이 소울의 팔을 잡고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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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광참이네요. 아낌없이 추천 쾅쾅쾅! 찍어주세요. ^^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
선호작, 추천, 코멘트, 쿠폰, 후원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