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OULNET-417화 (417/492)

00417   제 105 장 - 리콜아바타  =========================================================================

철썩!

순간, 소울의 검이 빠르게 호선을 그리며 뱀파이어의 목을 쳤다.

툭 데구루루루!

뱀파이어의 머리가 불붙은 동굴 바닥을 굴러가더니 이내 불이 붙어 타오르기 시작했다.

‘한 놈 죽었다. 남은 것은 다섯!’

고개를 옆으로 돌리자 뱀파이어를 기습한 스켈레톤들이 하나씩 빠르게 박살나는 모습이 보였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스켈레톤으로는 뱀파이어를 상대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스켈레톤으로 인해 뱀파이어들의 신경을 분산시키고 기습을 할 틈은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소울은 자신의 갑주에 불이 붙어 타오르는 것도 무시하고 앞으로 튕기듯 달려갔다.

막 스켈레톤을 날카로운 손톱으로 그어서 쓰러뜨리고 있는 뱀파이어의 등을 보자 그는 우아한 곡선을 그리며 검을 휘둘렀다.

철썩!

이번에는 절반의 성공이다.

목이 반쯤 잘리다 만 것이다.

소울은 급히 발을 굴러 앞으로 폭사하듯 나갔다.

뱀파이어 특유의 회복력을 이용해 자신의 목을 도로 붙이고 있던 뱀파이어의 눈에 당혹스런 빛이 서린다.

“캬아아!”

위협적인 소리를 내며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냈다.

소울은 그런 모습에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팔목보호대를 입에 쑤셔 넣으며 오른손에 들린 검을 그대로 심장에 쑤셔 박았다.

“캬아아아아악!”

또다시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귀청을 마구 긁어댔다.

소울은 심장을 쑤신 검을 그대로 놓고 허벅지에 부착해놓은 단검을 꺼내 그대로 옆으로 목을 그어버렸다.

그러자 그로테스크하게 덜렁거리며 남아있던 뱀파이어의 목이 완전히 잘려 피분수를 뿜어냈다.

치이이이익!

소울은 뱀파이어의 목에서 분사되는 피에 맞아 얼굴이 빨갛게 변해갔다.

‘남은 놈은 넷!’

힘겨운 싸움이 예상됐다.

등골이 서늘한 기분이 들었다.

고개를 살짝 돌리자 어느새 자신의 바로 등 뒤에서 목을 향해 손을 뻗고 있는 뱀파이어의 기척이 느껴졌다.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으며 몸을 옆으로 비틀었다.

그리곤 손에 들린 단검을 뱀파이어의 가슴에 깊숙하게 쑤셔 박았다.

“크아아아아악!”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렸다.

그는 단검을 놓고는 곧바로 옆으로 몸을 굴렸다.

퍽 퍽퍽!

그가 뒹굴고 있는 땅바닥을 따라 뱀파이어들의 공격이 소나기처럼 퍼부어졌다.

소울은 미친 듯이 땅바닥을 구르다가 자신의 배낭 옆에서 일어났다.

그의 손에는 어느새 대도가 들려있다.

“오는 게 있으면 가는 게 있어야지.”

소울의 이가 살짝 갈리며 앞으로 쓰러지듯 몸이 숙여진다.

대도는 크게 원을 그리면서 한바퀴 돌아갔다.

철썩!

촤악!

연속으로 뭔가 잘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확인을 하지도 못하고 다시 한 번 몸을 회전시키면서 그 원심력을 이용해 대도를 비스듬히 위로 향하게 비틀었다.

붕!

촤악 착!

또다시 대도의 날에 뭔가가 걸렸다.

이번에는 뱀파이어 두 놈의 팔과 손가락이 잘린 것이 눈에 들어왔다.

뱀파이어의 잘생긴 얼굴은 다 어디로 가고 지금은 눈물과 콧물을 줄줄 흐리면서 악귀 같은 얼굴들을 하고 있다.

소울은 타이타닉 검법을 도법으로 변환시켜 뱀파이어들을 향해 마구 대도를 휘둘렀다.

뱀파이어들의 손가락이 잘려나가고 팔다리에 상처가 생겨나며 피가 치솟았다.

‘이걸로는 부족해.’

소울은 이를 악물었다.

배틀파워크러쉬를 응용해 대도를 낭창하게 흔들더니 전력으로 힘을 폭발시켜 전면으로 뿌려댔다.

순간, 대도는 마치 살아있는 뱀처럼 흐느적거리더니 네 개의 칼날로 분리되어 앞으로 쏘아져 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오러나 마나 같은 기운이 있었다면 아마 엄청난 폭음이 들리며 주변을 초토화시켰을 것이다. 하지만 보급형 리콜아바타의 바닥을 기는 신체능력으로는 그나마 이게 최선이었다.

“크아아악!”

“캬아아악!”

“케에에엑!”

뱀파이어 세 마리가 소울이 전력으로 펼쳐낸 대도에 맞아 가슴을 부여잡았다.

소울은 무리하게 펼쳐낸 기술로 인해 오른팔이 부러진 것을 깨닫고는 한숨을 쉬었다.

“이노옴!”

멀쩡한 뱀파이어 한 마리가 번개처럼 튀어나와 소울의 목을 잡아 그대로 땅바닥에 내리찍었다. 워낙 기습적이고 빠른 속도라 어떻게 막고 자시고 할 틈도 없이 당해버리고 말았다.

“크헉!”

소울은 머리통이 부서지고 오장육부가 제자리를 이탈하는 충격에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

온몸에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는다.

척추가 부러진 것 같고 온몸의 뼈란 뼈는 다 부서진 것 같은 고통이 밀려들었다.

“감히 우리 일족을 죽이다니, 절대 너를 쉽게 죽이지 않겠다.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제발 죽여달라고 눈물을 흘리면서 빌게 만들어 주마.”

분노한 뱀파이어는 일그러진 자신의 얼굴을 바짝 들이대고는 살기와 저주에 찬 소리를 미구 뱉어냈다.

“씨발……넘아!”

“뭐시라?”

핏물이 울컥 솟구쳐 올라 입가로 흘러내렸다.

그의 얼굴은 마치 뱀파이어들의 피로 세수를 한 것 같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자신의 목을 부러트릴 것처럼 부여잡고 있는 뱀파이어를 향해 그는 잔뜩 비웃어 주며 욕을 했다.

“흐흐흐, 좆까! 이 씹 새끼야!”

“이게 미쳤나?”

[본, 지금이야.]

푸확!

“크허어억!”

순간 뱀파이어의 가슴을 뚫고 심장에 검이 틀어박혔다.

뱀파이어의 입에서 피가 울컥 솟구쳐 흘러내린다.

그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여 자신의 왼쪽 가슴을 봤다.

일족을 죽인 히어로의 배를 뚫고 나온 검이 정확히 자신의 심장을 뚫었다.

아니 그것도 모자라 등까지 검 끝이 삐죽 튀어나와 있었다.

“어, 어떻게?”

“안알랴줌!”

뱀파이어는 끝내 소울의 대답을 듣지 못했다.

소울은 힘겹게 왼손으로 자신의 몸 위에 올라탄 뱀파이어의 머리카락을 잡아 옆으로 잡아당겼다.

그러자 자신의 눈앞에 하얀 목덜미가 드러났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뱀파이어의 목을 물었다.

아자작!

목이 씹히는 소름끼치는 소리가 들렸다.

소울은 그 소리에 턱에 힘을 잔뜩 주고는 사정없이 잡아 뜯었다.

뱀파이어의 경동맥이 뜯겨 나가며 피가 분수처럼 솟아나 그의 얼굴을 적셨다.

‘네놈들만 이빨이 있는 줄 알아? 나도 있다. 이 씹어 먹을 놈의 박쥐 새끼들아!’

광기에 찬 소울의 행동에 뱀파이어는 몸을 미친 듯이 떨어대더니 끝내 목이 반이나 뜯겨나가 축 늘어졌다.

거의 동시에 소울의 눈에서도 빠르게 생기가 빠져 나갔다.

“히어로를 이대로 죽게 놔두면 안 돼!”

“크윽, 빨리 살려서 데리고 가자!”

“이미 늦었어. 빌어먹을!”

소울은 자신이 전력을 다해 펼친 기술에 가슴이 걸레가 됐는데도 멀쩡하게 걸어오는 뱀파이어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마지막으로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쌔애액 쌔애액!

[본, 수고했다.]

[죄송합니다.]

[본, 소환해제. 까뮤 소환!]

[주인님!]

[추적할 수 있도록…….]

소울은 그 말을 끝으로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챙! 파라라라라라라…….

소울의 몸이 입자처럼 부서져 내리기 시작했다.

부서진 입자의 조각들은 물리법칙을 벗어나 동굴이라는 제약을 뚫고 하늘 위로 높이 솟구쳤다.

그리고 어느 순간 씻은 듯 자취를 감췄다.

그 모습을 불쾌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뱀파이어들의 얼굴이 어느 때보다 하얗게 질려 보인다.

이날 메시엘의 뱀파이어들은 자신들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로 인한 거대한 피의 폭풍이 메시엘 행성을 향해 다가올 것이라는 것도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 * * * *

쾅 콰콰쾅 쾅쾅쾅!

삐이삐이삐이!

-경고, 경고, 위험, 위험! 즉시 파괴행위를 중단해주세요.

-더 이상의 충격은 리콜펜타곤이 견디질 못합니다. 복구가 불가능해지면 리콜펜타곤을 새로 구입하셔야 합니다.

리콜도우미가 결사적으로 행동을 자제시키려고 했지만 꼭지가 돌아버린 소울의 주먹질은 멈추지 않았다.

“으아아아아아!”

쾅 콰쾅 쾅쾅쾅!

그가 주먹질을 할 때마다 리콜펜타곤의 벽이 푹푹 들어가며 주먹자국이 찍혀댔다.

이미 벽은 소울의 주먹자국으로, 새로운 패턴의 도배를 해놓은 것 같이 변해있었다.

-리콜펜타곤 하나를 사는데 들어간 소울넷 포인트가 얼마인지 상기해주세요.

순간, 거짓말처럼 리콜펜타곤에 가해지는 충격이 멈췄다.

“리콜도우미, 이 나쁜 년이 남의 약점을 절묘하게 파고드네?”

-협조에 감사드립니다. 즉시 리콜펜타곤의 복구 작업을 시작하겠습니다.

그동안 별 감정이 없이 말하던 리콜도우미의 목소리가 오늘은 왠지 살짝 떨리는 느낌이 든다.

“주인님, 괜찮으세요?”

“후우우우우우우!”

까뮤의 물음에 소울은 그저 긴 한숨만 내쉬었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시지요?”

“그래. 죽을 뻔 한 적은 많았지만 죽어본 적은 처음이다.”

“진짜 죽은 것도 아니잖아요?”

“그건 그렇지. 하지만 굉장히 더러운 기분이 드는 것은 마찬가지일거야.”

소울이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까뮤는 가만히 그에게 다가와 머리를 끌어당겨 자신의 가슴으로 꼭 안아주었다.

푸티나도 눈치를 보다가 뒤로 슬금슬금 다가들더니 소울을 백허그로 꼭 안았다.

앞뒤로 양쪽에서 까뮤와 푸티나가 안아주자 소울은 그 말랑말랑한 감촉에 들끓던 노화가 서서히 가라앉았다.

하지만 화가 가라앉는 다는 것이 원한을 잊었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그는 백배, 천배, 통쾌하고 잔인한 복수를 위해 속으로 날카로운 칼을 하내 세워 대신 박박 갈고 있었다.

“주인님, 이제 좀 화가 풀리십니까?”

“아까보다는 좀 낫다. 그나저나 앞으로 저걸 어떻게 쓰지?”

까뮤가 소울의 시선을 따라갔다.

만신창이가 되어 있는 보급형 리콜아바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소환사가 히어로를 팔아먹었다는 신고를 리콜도우미를 통해 했기 때문에 당장 치유 스킬을 사용할 수는 없었다.

전혀 치유가 되어 있지 않은 보급형 리콜아바타의 처참하게 망가진 모습은 처참했다. 특히 피부가 불에 타서 눌러 붙은 모습은 정말 끔찍했다.

리콜도우미가 잠시 보급형 리콜아바타를 시공간 동결진에 넣어 상태보존을 해놓아 더 이상 붕괴가 되진 않았지만 보기만 해도 기분이 더럽고, 생각만 해도 이가 갈렸다.

“그냥 이참에 고급형 리콜아바타를 확 사버릴까?”

“리콜아바타를 총 3개까지 가질 수 있다고 했으니 그 방법도 좋을 것 같아요?”

까뮤도 답답했는지 은근슬쩍 고급형 리콜아바타를 사라고 권유했다.

하지만 자신이 보유한 소울넷 포인트를 확인하자 고개를 좌우로 살살 흔들었다.

“흐음, 사고 싶어도 당장 살 수가 없어. 소울넷 포인트를 10만p 만 남기고 다 써버렸거든.”

“큐브 코인 있으시잖아요.”

“아! 그렇지?”

소울은 까뮤의 말에 머릿속에 밝은 등이 켜진 느낌이었다.

그는 즉시 큐브 코인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해봤다.

큐브 코인: 20,468,915c

지금 소울은 2천만 대의 큐브 코인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살 수 있겠어. 일단 리콜도우미에게 물어봐야겠다.”

-저를 찾으셨습니까?

“응, 큐브 코인으로 고급형 리콜아바타를 사는 게 가능한가?”

-네, 가능합니다. 소울넷 포인트와 큐브 코인의 교환비율은 1:10입니다. 고급형 리콜아바타를 한번 보시겠습니까?

“그래. 한번 보자.”

소울은 까뮤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까뮤는 그의 손을 잡더니 고개를 좌우로 한번 흔들고는 대신 자신의 입술을 쭉 내밀었다. 칭찬으로 머리를 쓰다듬지 말고 키스를 해달라는 뜻이다.

쪽!

상(賞)으로 까뮤의 입술에 키스를 해주고는 미소를 지었다.

까뮤도 기분이 좋은 지 환하게 웃었다.

리콜도우미가 리콜펜타곤 안에다 홀로그램으로 띄웠다.

실버형, 골드형, 로열형 세 가지로 고급형 리콜아바타를 보여줬다.

소울은 리콜도우미의 설명을 들으며 고급형 리콜아바타를 자세히 살펴봤다.

-고급형은 보급형과는 클래스 자체가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클래스라니?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봐.”

-쉽게 말씀을 드리자면 보급형 리콜아바타가 F클래스라고 가정할 때 고급형 리콜아바타 중 실버형은 E클래스, 골드형은 D클래스, 로열형은 C클래스라고 보시면 됩니다.

“아!”

그제야 왜 고급형 리콜아바타를 구매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클래스를 넘어서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소울에게는 소울넷이라는 치트키를 가지고 있었고 유니크 한 소환수들을 만나 행운에 행운이 겹쳐서 빠르게 클래스를 뛰어넘을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 매일 광참입니다. 아낌없이 추천 쾅쾅쾅! 찍어주세요. ^^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

선호작, 추천, 코멘트, 쿠폰,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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