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OULNET-400화 (400/492)

00400  제 100 장 - 나를 잊지 말아요.  =========================================================================

“휴우우우, 자기는 내가 어떻게 하길 바라는 거야?”

“일단 내가 어제 얼마나 멋진 경기를 펼쳤는지 봐봐!”

소울은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 그녀에게 어제 자신이 치른 두 편의 시합을 차례로 보여줬다.

“둘 다 1라운드에 KO 시킨 거야?”

“응, 그것도 한 대도 안 맞았어.”

“그러니까 자기는 앞으로 계속 복싱을 하겠다는 거지?”

“나 정말 한 대도 안 맞고 이겼어. 앞으로도 안 맞고 이길 자신이 있고.”

엘리스는 벌떡 일어나 창가로 갔다.

“화났어?”

“생각 좀 해보고.”

“나를 보면서 생각하면 되지. 밖은 왜 쳐다보고 그래?”

“자기를 쳐다보면 내가 마음이 약해진단 말이야. 그러니까 밖을 보고 생각하는 거야.”

소울은 그녀의 말에 피식 웃음을 흘렸다.

끔찍하게 자신을 생각해주는 엘리스의 태도가 너무나 귀여웠다.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아름답고 귀여운 여인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에잇!”

“까아악!”

소울은 침대 밖으로 뛰어 나가더니 엘리스의 허리를 번쩍 들어 올리고는 침대로 끌고 왔다. 엘리스를 침대에 눕힌 그는 그대로 그녀의 몸 위로 올라탔다.

“뭐하는 짓이야?”

“엘리스 냄새를 맡고 싶어서 그래.”

“호호호호, 아이, 간지러워.”

소울은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는 열심히 킁킁댔다.

엘리스는 화를 내려다가 소울이 하는 짓을 보고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흘리고 말았다.

“이렇게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그러지?”

“응, 맞아. 엘리스는 나를 사랑하니까 분명히 이번에도 그냐 넘어가줄 거야. 그렇지?”

“싫어. 자기 다치는 것 정말 싫단 말이야.”

엘리스는 몸을 옆으로 팩 돌렸다.

그러자 소울은 그녀의 등에 찰싹 달라붙더니 그녀의 귓가에 입술을 대고는 속삭였다.

“걱정 하지 마. 안 다친 다니까? 동영상 못 봤어?”

“그래도 사람이 어떻게 한 대로 안 맞고 복싱을 할 수가 있어.”

“나 봐! 나는 할 수 있다니까.”

소울은 그녀의 귀와 뺨에 키스를 했다.

그러다가 그녀의 왼쪽 목에 키스를 하려고 하자 엘리스는 소스라치게 놀라더니 급히 그의 입술을 손으로 막더니 고개를 돌려 자신의 입술로 대신했다.

그는 가끔 보이는 그녀의 행동에 고개를 갸웃했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그는 내친 김에 그녀의 티셔츠 안으로 손을 집어넣고는 부드러운 가슴을 만지작거렸다.

아무리 만져도 질리지 않는 참 보드랍고 기분 좋은 감촉이었다.

어느새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눈에 열기가 피어올랐다.

“지금 할래?”

“그, 그럴까?”

소울은 못 이기는 척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엘리스는 회심의 미소를 짓더니 서둘러 자신의 옷을 벗기 시작했다.

창가로 밝은 햇살이 비쳐왔다.

여인이 옷을 벗는 모습은 정말 그림처럼 아름답다.

하지만 엘리스가 그런 그림보다 몇 배는 더 아름다울 것이 틀림없다.

꿀꺽!

손으로 찍으면 분이라도 묻어날 것 같은 새하얀 살결에 출렁이는 풍만한 가슴이 그의 눈을 어지럽혔다.

엘리스는 소울이 넋을 잃고 자신을 쳐다보자 기분 좋은 미소를 짓더니 침대로 쏙 들어왔다.

“드디어 우리 둘이 하나가 되는구나?”

“응, 오늘이 바로 그날이네. 그런데 정말 괜찮겠어?”

“물론이지. 난 오직 이 날만 손꼽아 기다려왔다고.”

엘리스의 확신어린 말에 소울은 그만 가슴 깊은 곳에서 뭔가가 울컥 치솟아 오르는 것을 느꼈다.

두 사람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서로의 몸을 꽉 껴안았다.

조금의 틈도 없이 두 사람의 몸이 밀착되자 그들은 마치 하나로 붙어버린 것 같은 기분 좋은 감정을 공유할 수 있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두 사람은 사랑을 나누기 시작했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일까?

갑자기 스위트룸 안으로 누가 들어오는 것 같더니 선명한 인기척이 느껴졌다.

“소울, 소울 안에 있어?”

“레너드, 내 방으로 들어오지 말아요.”

소울은 급히 시트를 잡아 엘리스의 몸을 덮어주며 소리쳤다.

다행히 레너드는 문고리만 잡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지는 않았다.

“이런, 내가 아주 큰 실례를 저지를 뻔 했군. 자네 지금 엘리스와 같이 있나?”

“네.”

“그럼 잠깐 밖으로 나와 줄 수 있나?”

“알겠어요.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소울은 그렇게 대답을 하고는 엘리스를 쳐다봤다.

“어떻게 할래?”

“아무래도 오늘은 날이 아닌가 보네. 그냥 같이 나가자.”

“응. 그러자.”

쪼옥!

소울과 엘리스는 서로의 입술에 진하게 키스를 한번 하고는 벌떡 일어났다.

두 사람이 서로를 몸을 바라보면서 옷을 입는 것도 그들에게는 재미있는 장난이다.

손가락으로 상대방의 몸을 찌르면서 낄낄대며 웃자 레너드만 밖에서 그 소리를 듣고 호기심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었다.

소울과 엘리스가 밖으로 나와 의자에 앉자 레너드가 대뜸 계약서 몇 장을 꺼내 테이블 위에 펼쳐놓았다.

“너를 원하는 유명 프로모터들의 계약서다. 이중에서 네가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면 된다.”

“우와아!”

소울은 레너드의 말에 깜짝 놀랐다.

자신을 원하는 프로모터가 이렇게 많은지 몰랐던 것이다.

엘리스도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계약서를 살펴봤다.

한참을 살펴본 소울은 계약서를 테이블 위에 다시 올려놓고 레너드를 봤다.

“우리가 결정하는 것보다 레너드의 조언을 듣고 싶어요.”

“역시 현명해.”

“레너드는 어떤 계약서가 마음에 들어요?”

“나한테 제일 많은 커미션을 주겠다는 사람은 유명 프로모터인 밥 아론이야. 하지만 소울의 앞날을 위해서는 프랭크 웨일이나 돈 칸이 좋을 것 같아.”

레너드가 솔직하게 말을 해주자 소울은 그의 자세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고마워요. 그럼 다시 한 번 읽어볼게요.”

“천천히 읽어보도록 해. 한번 사인하면 끝이니까.”

“네.”

소울과 엘리스는 레너드가 찍은 계약서를 각각 한 장씩 들고는 찬찬히 살펴봤다.

중간에 모르는 말이 있으면 레너드에게 물어보고 배웠다.

“둘 다 괜찮은 것 같아요. 하지만 프랭크 웨일은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프로모터라고 하니 아무래도 미국의 유명 프로모터인 돈 칸이 조금 더 나을 것 같네요.”

“잘 생각했다. 어차피 그들이 제안한 계약금은 30만 달러에서 50만 달러 안팎이야. 그건 사실 소울이 몇 번 경기에서 이긴다면 쉽게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이지. 중요한 것은 누가 얼마나 대단한 빅 매치를 성사시킬 수 있는가에 달렸어.”

“돈 칸이라면 아주 유명한 프로모터잖아요.”

“그렇지. 하지만 모든 프로모터는 전부 욕심쟁이야. 그러니까 계약을 잘 해야 해. 특히 빅 매치가 걸리면 정말 눈 똑바로 뜨고 있어도 당하는 경우가 많아. 그러니까 반드시 변호사 대동하고 신중하게 계약해야한다.”

“알겠어요.”

소울은 앞으로 어떻게 할지 레너드와 30분 정도 의논을 더 하고는 헤어졌다.

돈 칸과 한 번 더 얘기가 해보고 최종적으로 계약 내용이 결정되면 연락을 주기로 했다.

“집으로 돌아갈까?

“응, 그래. 이제 집에 가자.”

소울은 바로 짐을 챙겨 호텔을 나왔다.

줄리가 자신의 애마인 하얀색 BMW를 주차장에 앞에 대놓고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이, 줄리!”

“하이, 소울!”

소울이 줄리에게 손을 들고 인사를 하자 줄리도 소울을 쳐다보며 손을 들었다.

그녀가 자신을 보고 약간 못마땅한 표정을 짓자 소울은 줄리의 눈치를 봐야했다.

“일 다 봤어?”

“응, 이제 돌아가면 돼.”

줄리는 엘리스에게만큼은 언제나 상냥하다.

“여기서 화끈하게 한판 해야 하는데 그냥 가자니 좀 아쉽네?”

“그래? 그럼 너 갬블링 하고 와. 나는 소울과 둘이서 고속버스 타고 갈 테니까.”

“아, 아니야.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야. 얘는, 무슨 농담을 못하겠네.”

줄리가 왜 엘리스의 눈치를 보는지 모르겠다.

엘리스가 단호하게 말하자 줄리는 바로 꼬리를 내리고는 시동을 건다.

부릉 부릉 부릉! 부우우우우웅!

엘리스는 보조석에 타려다가 소울과 같이 뒷좌석으로 옮겨 탔다.

“왜 뒤로 타? 앞으로 타지.”

“소울의 살 냄새 좀 맡으면서 가려고.”

“치이!”

줄리의 심사가 조금은 불편했던지 하얀 애마가 빠른 속도로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소울은 왜 여기에 왔어?”

“그, 그건?”

줄리가 지나가듯 물어보자 소울은 즉시 엘리스를 쳐다봤다.

엘리스가 그의 뺨에 키스를 한번 해주고는 당당하게 말했다.

“너 지금 소울의 사인 미리 받아놓는 것이 좋을 거야.”

“그게 무슨 소리야? 알아먹게 말을 해야지.”

엘리스의 뜬금없는 말에 줄리가 백미러를 쳐다보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어제 우리 자기가 드디어 프로복서가 됐어. 1라운드 씩 두 번 뛰고 2만 달러 벌었단다.”

“뭐? 그게 정말이야? 진짜 소울이 프로복서가 된 거야?”

“응.”

백미러로 날카롭게 쳐다보는 줄리를 보며 소울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난 못 믿겠어. 네가 언제 연습할 시간이 있었다고 그 사이 프로복서가 돼?”

“믿기 싫으면 믿지 마. 너보고 믿어달라고 한 적 없으니까.”

소울이 약간 삐진 듯이 말을 하자 엘리스가 줄리에게 소리를 질렀다.

“당장 차 옆에 세워!”

“응?”

“내말 못 들었어?”

“아, 알았어.”

예쁜 것들은 다 한 성질 한다.

그건 소울이 누구보다도 잘 안다.

어렸을 때부터 엘리스를 봐왔고 엘리스의 단짝인 줄리를 통해 이미 습득한 지식이다.

엘리스가 눈에 힘을 주고 말하자 줄리는 꼼짝도 하지 못하고 차를 도로 한편에 세웠다.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아서 덥지 않았다.

아니 약간은 서늘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줄리, 자 봐봐! 내가 너한테 거짓말 하나.”

“엘리스, 난 그런 뜻으로 한 얘기가 아니야.”

“닥치고 보라니까?”

엘리스가 강경하게 나가자 줄리는 더욱 위축됐다.

그리고 그녀가 내민 스마트폰을 통해 소울에 대한 뉴스와 동영상을 보게 됐다.

그녀의 두 눈이 알사탕만하게 커졌다.

“정말이네. 네가 정말 10전 10승 9KO 전적을 가진 미국 챔피언 마커스 레이놀을 1라운드에 KO 시킨 거야?”

“응.”

“대단하다. 그런데 이게 뭐야? 같은 날 시합을 두 번 치렀네?”

“그렇게 됐어.”

줄리는 엘리스가 화가 난 것을 알고 일부러 더욱 크게 감탄사를 터트리며 오버를 했다.

엘리스는 그녀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뻔히 알면서도 모른 척 했다.

아니 오히려 줄리의 설레발을 즐기는 듯 했다.

사랑하는 남자가 인터넷과 뉴스에서 큰 화제가 되자 엘리스도 그런 것을 즐기는 듯 했다.

“여기 인터넷 뉴스를 보니까 조만간 빅 매치를 차례로 하게 된다고 기사가 났다.”

“누구와 하게 되는데?”

“북미 챔피언과 하게 될 것 같다는데?”

“호호호, 미국 챔피언에서 조금은 더 앞으로 나간 셈이군.”

“소울, 너 정말 대단하다.”

“뭐 그냥 그렇지.”

줄리의 말에 소울은 속으로 환하게 웃으면서도 겉으로는 별거 아닌 척 했다.

줄리가 양 엄지손가락을 위로 치켜세우자 엘리스의 얼굴이 환하게 펴졌다.

집으로 가는 길은 화기애애하게 변했다.

다행히 줄리가 알아서 꼬리를 확 내리자 엘리스도 더 이상 줄리에게 성질을 내지 않았다.

그동안 엘리스도 소울 때문에 나름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소울이 잘 나간다니까 유감없이 줄리에게 콧대를 마음껏 세웠다.

그 모습에 줄리는 살짝 썩은 미소를 지었다.

줄리의 하얀 애마가 주인의 기분을 아는지 시원스럽게 고속도로를 쌩 하고 달려갔다.

* * * * *

“플래시, 북미챔피언 피터 콰이어트(32전승 23KO) 격침!”

“플래시, WBA 랭크 8위, 링의 마술사 도미닉 윌슨(18전승 12KO), 1라운드 KO 승!”

“파죽의 5연속 1라운드 KO승, 토니 더글라스(18전승 12KO승) 오리엔탈 핵주먹 플래시에게 무릎을 꿇다.”

“미들급의 마이클 타이슨, 플래시! 그는 누구인가?”

“플래시는 역시 강했다. WBA 랭크 4위, 투레아노 제이슨(18전 13KO 1패) 1라운드 KO패!”

“플래시, 드디어 챔피언 도전권 획득! 크리스 뱅크는 제물이 됐을 뿐이다.”

“WBA 미들급 챔피언 다니엘 제이슨 플래시의 도전을 승낙하다.”

“8연속 1라운드 KO승은 가능할 것인가?”

“핵주먹 플래시, 다니엘 제이슨의 타이틀을 가져가겠다며 승리를 자신하다.”

“오리엔탈 핵주먹, 플래시 소울에게는 백인 미녀 여자 친구가 있다. 그녀는 혹시 천사?”

…….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복싱 팬들은 미들급의 타이슨, 오리엔탈 핵주먹, 플래시 등 다양한 별명을 가진 소울의 등장에 열광했다.

============================ 작품 후기 ============================

*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그냥 열심히 광참이나 하다가 장렬하게 전사하겠습니다. ㅠㅠ

** 가만 그러고보니 벌써 400회 네요. 그동안 보여주신 여러분의 사랑과 관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즐겁게 읽어주세요. 추천 쾅쾅쾅 부탁드립니다!

선호작, 추천, 코멘트, 쿠폰,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