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OULNET-375화 (375/492)
  • 00375   제 94 장 - 중대형 몬스터 웨이브  =========================================================================

    [까뮤와 렉시는 공중에서 대기하고 있어.]

    [네, 주인님.]

    [빠아!]

    소울은 고개를 살짝 위로 들어 본을 쳐다보고 다시 푸티나를 쳐다봤다.

    [본은 작업장에 미리 가서 전투준비를 하고 있어라.]

    [예스, 마이로드.]

    [푸티나, 너도 가 있어.]

    [저는 왜요? 여기 있으면 안 되나요?]

    [그 복장으로 네가 여기 서있으면 정신 사나우니까 그렇지. 당장 본과 같이 작업장으로 가서 대기해.]

    [네, 주인님.]

    소울의 차가운 말에 푸티나는 고개를 팍 숙이고는 본 페가수스를 타고 내려오는 본을 따라 성벽위에서 아래로 뛰어 내렸다.

    주변에서 아쉬워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소울은 지금 그런 것에 신경 쓸 처지가 아니어서 깨끗이 무시해버렸다.

    “마스터, 저희들도 왔습니다.”

    “비스크, 트로트!”

    소울은 비스크와 트로트를 반갑게 맞이했다.

    몬스터와의 전투라면 비스크와 트로트가 상당히 도움을 줄 수 있다.

    “비스크, 외인부대도 같이 왔겠지?”

    “네, 그렇습니다.”

    “그럼 너와 외인부대는 예비대로 작업장에서 대기하고 있어. 문제가 생기면 바로 부를 테니 그때 올라오면 된다.”

    “네, 마스터.”

    비스크와 트로트는 소울에게 고개를 숙이더니 즉시 높은 성벽 위에서 아래로 거침없이 뛰어내려 작업장으로 향했다.

    그 사이 드디어 몬스터들의 일파(一派)가 성문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어라, 저게 뭐야? 토끼 아냐?”

    소울은 깜짝 놀랐다.

    몬스터라고 다가오는 것들이 하나 같이 새하얀 털을 복실 거리는 수십만 마리의 커다란 토끼들이였기 때문이다.

    “모르셨습니까?”

    “뭘 말입니까?”

    “평양필드는 개성 이남에 있는 몬스터 필드와는 달리 몬스터 군(群)이 확연히 다릅니다. 함흥필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 저것도 몬스터란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저건 빅래빗이라고 불리는 몬스터로 평양필드에서 최하위 몬스터로 통합니다. 저게 저렇게 귀엽게 보여도 육식몬스터로 성인 남자 하나 잡아먹는 것은 일도 아닌 놈입니다.”

    그러고 보니 그냥 큰 토끼가 아니라 상당히 덩치가 큰 엽기적으로 생긴 토끼였다.

    귀를 빼고 적어도 1m 이상은 되어 보였는데 입에 침을 질질 흘리고 다가오는 빅래빗의 이빨이 상당히 길고 날카로웠다.

    ‘별놈들이 다 있네.’

    그러나 소울의 놀람은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

    빅래빗의 뒤에는 사람 하나는 통째로 삼킨다는 기가프로그 수십 만 마리가 뛰어오고 있었고 하늘에는 식칼보다 더 날카로운 주둥이를 가진 거대한 까마귀 샤프크로우가 새까맣게 날아왔다.

    그들의 조금 아래쪽에는 날개 길이가 1m 나 되는 흡혈나방들이 무리를 지어 날아오고 있었다.

    “마스터, 전투를 시작하겠습니다.”

    고구려 길드와 서머너즈 길드의 합동 참모진이 소울과 고종석을 바라보며 의향을 묻자 둘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더니 차례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시작하세요.”

    “시작해도 좋습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모두 전투개시!”

    와아아아아아!

    고구려 길드 소속의 참모 하나가 일부러 소리를 크게 지르자 대 몬스터 장벽의 안쪽에 있는 내성 위에 대기 중인 모든 능력자와 병사들이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그리고 그 함성은 곧 천지를 진동시키는 엄청난 포성에 의해 묻혀버렸다.

    쾅 콰콰콰쾅 쾅쾅쾅!

    퍼퍼펑 퍼퍼펑 퍼퍼펑!

    우르릉 쾅쾅 쿠르릉 꽈릉!

    포병대와 기갑부대의 자주포가 일제히 포격을 시작하자 평양필드의 숲속에서 성문을 향해 밀려드는 수십만의 몬스터들 머리 위에 어마어마한 폭발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하늘에는 유탄이 터지고 땅에는 집속탄이 떨어졌다.

    빅래빗과 기가프로그의 몸이 갈기갈기 찢어지고 샤프크로우와 흡협나방이 땅바닥으로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소형몬스터들이 아무리 많은 숫자로 거침없이 돌격해 들어와도 비처럼 쏟아지는 포화 속을 뚫고 나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설사 간간히 뚫고 나와도 그들을 반기는 것은 북한 3군단과 소울 디펜스 대원들이 쏘아대는 중(重)기관총의 화끈한 세례뿐이었다.

    30분 정도 집중포화를 날리자 빅래빗과 기가프로그, 샤프크로우와 흡혈나방은 깔끔하게 제거되었다.

    하지만 단 5분의 틈도 주지 않고 제2의 몬스터 파도가 밀려오고 있었다.

    “저건?”

    “임프와 그렘린입니다. 셀로브와 가고일도 있네요.”

    임프는 최하급 마수이자 마물로 키는 1m에 달하지만 창과 불을 잘 다뤄서 초보 능력자에게는 제법 까다로운 상대이다.

    그렘린은 고블린의 일종으로 나무 사이를 날아다니는 놈이지만 지금처럼 땅바닥을 걸어올 때는 크게 두려워할 놈은 아니었다.

    문제는 셀로브와 가고일이다.

    셀로브는 최대 황소마한 크기를 자랑하는 거미 몬스터로 어지간한 물리공격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 놈이었고 숫자도 수십만 마리로 굉장히 많아보였다.

    무엇보다 이놈들은 성벽을 기어오르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놈들이라 만약 이들의 돌격을 막아내지 못해 성벽에 닿는다면 바로 능력자들과 직접적인 전투가 벌어지게 된다.

    또한, 마법의 생물이라고 일컫는 플라잉 몬스터 가고일은 머리가 좋고 사악해서 셀로브 보다 더 위험한 놈이었다. 강력한 물리 공격력에다 간간히 마법을 사용하는 놈까지 섞여있어 저렇게 수만 마리나 되는 놈들이 한꺼번에 다가온다면 결코 쉬운 싸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대공능력이 있는 자들은 가고일 떼가 다가오면 모두 집중포화를 퍼부어라!”

    “셀로브가 성벽을 타고 올라오지 못하게 사전에 차단하라.”

    커다란 고함소리가 성벽 위를 쩌렁쩌렁 울려댔다.

    그리고 또다시 천지가 진동하는 포병대와 자주포의 포격이 시작됐다.

    쾅 콰콰콰쾅 쾅쾅쾅!

    퍼퍼펑 퍼퍼펑 퍼퍼펑!

    우르릉 쾅쾅 쿠르릉 꽈릉!

    하늘에서 떨어지는 포탄이 대지를 초토화시키기 시작했다.

    집속탄과 유탄이 하늘과 땅을 덮자 사방에 장소를 가리지 않고 화구(火球)가 수도 없이 생겼다가 사라져갔다.

    귀를 막고 눈으로만 보면 대낮에 폭죽놀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

    크고 작은 셀로브가 성벽에 가까이 다가오기도 전에 산산조각이 나 허공에 흩뿌려진다. 강력한 신체를 자랑하는 가고일들도 허무하게 온몸이 잘게 찢겨나가며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아무리 포격이 엄청나고 신랄하다고 해도 수십만의 셀로브와 수만 마리의 가고일의 일제돌격을 전부 막을 수는 없었다.

    “가고일을 향해 일제공격!”

    “소이탄을 발사하라.”

    또다시 귀를 멍하게 만드는 포성 속을 뚫고 명령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왔다.

    대 몬스터 장벽 내성 성벽 위에 서 있는 수백 명의 능력자들의 손에서 화려한 불빛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원소계 능력자는 불, 물, 바람의 속성에 맞춰 화염, 냉기, 칼바람을 날려 직접 가고일을 요격했다.

    소환계 능력자는 자신의 소환수를 소환하여 가고일의 돌격에 맞섰고, 정령사는 자신의 정령을 이용해 그들을 태우고, 얼리고, 조각냈다.

    민첩계 능력자는 연신 활시위를 당겨 화살로 가고일을 추락시켰고, 발현계 능력자들은 블라인드와 컨퓨즈를 사용하여 가고일의 운신을 방해해 땅으로 떨어뜨렸다.

    그 사이로 대공화기들이 미친 듯이 불을 뿜어내며 화망을 구축해 가고일의 몸과 날개를 찢어발겼다.

    대지는 뜨거운 불로 타올랐다.

    성벽 아래로 소이탄이 쏟아져 내리자 뜨거운 화염이 셀로브를 태우며 그들의 접근을 막았다. 그 틈에 중기관총과 자동유탄발사기들의 집중공격이 쏟아졌다.

    하지만 그 짧은 간극 사이로 기어코 셀로브 몇 마리가 통과해 성벽을 타고 올라왔다.

    타타타탕 타타타탕 타타타탕!

    안타깝게도 셀로브들은 생체실드 중화탄을 사용하는 소울 디펜스 대원들에 의해 성벽 위로 올라오기도 전에 온몸에 구멍이 뚫려 땅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땅바닥에 쳐박힌 셀로브의 몸이 박살나며 녹색의 체액을 대지에 쏟아냈다.

    이렇게 몇 시간 동안 대 몬스터 장벽 내성은 치열한 공방전이 계속됐다.

    하지만 포병대와 기갑부대 자주포의 포신이 시뻘겋게 달아올라 녹아버릴 정도가 되자 결국 포격은 서서히 끊어지고 말았다.

    물론 이런 상황도 이미 예상을 하고 있었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천무 다연장로켓포 부대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로켓을 쏘아 올렸다.

    일명 강철의 비가 성벽 안으로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한 발에 축구장 3개 면적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로켓들은 무수한 자탄을 뿌려대며 순식간에 대지를 휩쓸어버렸다.

    얼마나 그 파괴력이 엄청났는지 일순간에 성벽 아래가 싹 정리되어버린 느낌이었다.

    “또 밀려온다.”

    하지만 역시 이렇게 쉽게 끝날 몬스터 웨이브가 아니었다.

    이번에는 아울베어, 히포드럼, 버그베어, 헬독의 파도가 밀려들었다.

    신기하게도 천무 다연장로켓포 부대의 일제사격이 딱 끝난 바로 그 시점이었다.

    “날로 현대 화약무기에 익숙해지고 있네요.”

    “그러게 말입니다. 이거 완전히 노리고 들어오는 거 맞죠?”

    “그래 보이네요. 그런데 저놈들은 어떤 몬스터들입니까?”

    “설명하기 참 애매하네요.”

    고종석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소울에게 설명하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아울베어는 올빼미 모양의 몬스터로 고주파를 발사하여 공격하는 특이한 몬스터다. 전자기를 사용하는 현대무기에는 상극의 능력을 보이는 놈으로 이놈이 나타나자 벌써부터 전투기와 공격헬기들이 사방으로 도망치고 있었다.

    괜히 어영부영 늦장을 부리다가는 고주파 공격 한방에 수십억 아니 수백억이나 하는 장비가 단번에 고철이 되어 땅으로 떨어져 내릴 것이기 때문이다.

    히포드럼은 하마를 뻥튀기 한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크기가 코끼리만 했다. 자신의 똥배를 이용한 공격은 우습게 봤다가는 온몸의 뼈가 산산조각이 날 정도로 강력했고, 강력한 대 물리 방어력으로 인해 능력자 파티에서 가장 기피하는 몬스터 중의 하나였다.

    버그베어는 거대한 불곰을 연상케 하는 강력한 공격력과 방어력을 가진 몬스터로 몸의 색깔이 밝은 회색인 게 특징이었다. 도구를 사용할 줄 아는 영악하고, 굉장히 잔인한 놈으로 한번 목표를 정하면 끝까지 쫓아와서 잡아 죽이고 뼈조차 남기지 않고 씹어 먹는 몬스터였다.

    특히 인간의 살과 피를 아주 좋아해서 나타나기만 했다하면 민간에 극심한 인명피해를 양산하는 악질인 놈이었다.

    북한 지역에서는 아이가 울면 버그베어가 온다고 말하면 즉시 울음을 그치게 된다는 미확인 루머가 나돌고 있었다.

    헬독은 지옥의 문을 지키고 있다는 신화 속에 나오는 켈베로스의 다운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덩치가 송아지만한 개의 몸에 머리가 세 개가 달린 헬독은 포악하고 끈질긴 특성을 가졌는데 한번 물면 절대로 놓지 않는다는 무서운 몬스터였다.

    그러고 보니 하나같이 만만한 놈이 없었다.

    그런데 그 숫자가 각각 몇 만 단위였다.

    포격은 뚝 그쳤고 이들의 진군은 성벽 아래까지 단번에 이어졌다.

    타타타탕 타타타탕 타타타탕!

    쾅 쾅 쾅 쾅…….

    화르륵 화르르륵!

    이들을 향해 생체실드 중화탄과 소이탄이 쏟아져 내렸다.

    아울베어는 생체실드 중화탄을 맞자 몸에 구멍이 뚫리며 그대로 땅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죽으면서까지 능력자들에게 고주파를 쏘아대자 다들 귀를 막으며 괴로워해야했다. 다행히 힐러들이 빠르게 힐을 넣어줘서 무사할 수 있었다.

    그러나 헬독은 뜨거운 화염속에서도 아무런 타격을 받지 않고 잘도 버티고 서 있었다. 생체실드 중화탄에 일제사격을 당하면 얼마 버티지 못해 쓰러졌지만 확실히 소이탄은 무용지물이었다.

    ‘뭐 저런 놈이 다 있지? 화(火)속성 저항능력이 극에 달한 놈이네. 저런 놈은 냉기 공격을 퍼부어야하는 것 아냐?’

    소울은 소이탄의 불길 속에서도 열심히 돌아다니는 헬독을 보며 감탄을 했다.

    정작 문제는 히포드럼이었다.

    이름도 특이한 이 하마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방법으로 능력자들과 병사들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푸웅 펑 푸웅 펑!

    히포드럼은 커다란 손으로 주변에 보이는 헬독을 잡아다 자신의 배 위에 올리더니 펑펑 소리를 내며 허공을 향해 배치기를 해서 날려 보냈다.

    그러자 헬독은 단숨에 성벽위로 올라와 능력자들과 병사들을 공격할 수 있게 됐다.

    덩치가 큰 놈들은 헬독이 아니라 버그베어를 잡아 성벽위로 쏘아 올리기도 했다.

    버그베어는 등급이 낮은 생체실드 중화탄에는 간지럽다는 듯 오히려 자신의 발톱으로 벅벅 긁어대는 모습을 보여줘 사람들을 놀래게 만들었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스트레스가 조금이라도 풀리셨으면 좋겠습니다.

    가내평안(家內平安) 하시고, 만사형통(萬事亨通) 하시기를... ^^

    선호작, 추천, 코멘트, 쿠폰,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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