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OULNET-374화 (374/492)
  • 00374   제 94 장 - 중대형 몬스터 웨이브  =========================================================================

    “어디로 가야합니까?”

    “고구려 길드에서 도와달라고 공식요청이 들어왔습니다.”

    “그럼 일단 평양필드로 가서 고구려 길드를 도와야겠군요.”

    “금소희 능력자가 평양필드 옆에 있는 평안남도 강서군의 서머너즈 길드 평양지부의 좌표를 알고 있으니 그리로 바로 가시면 됩니다.”

    “잘됐군요. 그럼 먼저 가겠습니다.”

    “저도 곧 헬기를 타고 바로 따라가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평양필드에서 봅시다.”

    “네, 마스터.”

    소울이 결정을 내리자 대 몬스터 전투능력이 취약한 스페셜포스는 자연스럽게 뒤로 물러섰다. 그들은 오라클을 상대할 요원들이라 지금은 그냥 이곳에서 쉬고 있는 것이 낫다.

    “금소희, 가자.”

    “네, 마스터.”

    금소희는 얼른 소울의 품안으로 쓰러지듯 뛰어들었다.

    동시에 텔레포트가 발현했다.

    “텔레포트!”

    스팟!

    소울과 금소희의 모습이 그 자리에서 꺼지듯 사라졌다.

    평양필드는 평안남도에 있는 태성호와 대동강 사이에 존재한다. 북동쪽에는 강서군이 있고 남서쪽으로 내려가면 남포가 나온다. 평양은 당연히 강서군을 지나 더 북동쪽으로 올라가야한다.

    그들의 모습이 다시 나타난 곳은 개성큐브에서 145km 떨어져 있는 평안남도 강서군에 있는 서머너즈 길드 평양지부였다.

    스팟!

    자신의 품안에서 기분 좋은 미소를 짓고 있는 금소희를 내려다보던 소울이 그녀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언제까지 이렇게 나를 안고 있을 건가?”

    “어머, 텔레포트를 하면서 제가 발을 잘못 디뎠나보네요”

    소울은 그녀가 하는 말이 뻔한 핑계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냥 애교로 귀엽게 봐주고 넘어가기로 했다.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금소희가 떨어져 나가자 소울의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다.

    그의 눈에 국정현이 서둘러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마스터, 도착하셨군요.”

    “국정현 사무총장께서는 벌써 이곳에 와계셨네요.”

    “얼마 전부터 평양필드에서 이상한 징후가 보인다는 보고가 있어 제가 일단 먼저 와서 확인을 하고 있던 중입니다.”

    “김영신 사장은 중대형 몬스터 웨이브라고 하던데요?”

    “맞습니다. 평양필드에 들어가 있는 서머너즈 길드와 고구려 길드 연합 정찰대가 중대형 몬스터 웨이브가 시작됐다고 보고해왔습니다.”

    “그럼 지금 우리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군요.”

    “차량을 준비했습니다. 여기서 평양필드까지는 5km 정도로 가깝습니다.”

    소울은 국정현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가 주차장에 대기 중인 소형전술차를 탔다.

    까뮤와 렉시는 도착하자마자 하늘로 날아올랐고 본도 자신의 본 페가수스를 꺼내 허공으로 떠올라 평양필드를 향하고 있었다.

    푸티나가 그의 옆자리에 앉자 금소희가 잽싸게 반대편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자 국정현은 미소를 지으며 운전석 옆의 조수석에 앉았다.

    운전석에 앉아 있던 실비아가 썬글래스를 벗으며 고개를 뒤로 돌렸다.

    “마스터, 어서 오세요.”

    “실비아, 어디 갔나 했더니 여기 있었구나.”

    “네, 이리 오신다고 해서 제가 먼저 와 있었습니다.”

    “잘했어. 그럼 가보자.”

    “네, 마스터.”

    실비아는 소울의 옆자리에 앉아있는 푸티나와 금소희를 한 번씩 쳐다보더니 입술을 꼭 깨물었다.

    하는 행동이 꼭 금소희는 물론 푸티나 까지도 자신의 경쟁상대로 여기는 것 같았다.

    그녀의 질투 섞인 표정에 국정현이 웃으면서 실비아에게 상반신을 숙이더니 그녀의 귓가에 푸티나에 대한 진실을 살짝 공개했다.

    “에에? 정말이에요?”

    “그렇다니까.”

    실비아는 국정현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푸티나를 쳐다봤다.

    거대한 불곰의 모습을 하고 있던 푸티나가 저렇게 아름다운 미녀가 되어 나타날 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부우우우웅!

    소울이 탄 소형전술차가 출발했다.

    그를 호위하기 위해 나온 소울 디펜스 소속 경호원들이 소형전술차와 중형전술차에 각각 나눠 타고 소울이 탄 소형전술차를 앞뒤로 감싸며 달렸다.

    하지만 국정현이 미리 말한 대로, 강서군에서 평양필드는 정말 엎어지면 코 닿을 만큼 가까운 곳이다.

    얼마 달리지 않아, 거대한 대 몬스터 장벽의 위용이 한 눈에 들어왔다.

    고구려 길드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대 몬스터 장벽을 이중으로, 아주 제대로 세워놓았다.

    거기에다 미리 계획한대로 대 몬스터 장벽에 대한 설계변형도 완벽하게 마무리되어 있었다.

    끼이익 끼이익 끼이이익!

    대 몬스터 장벽, 외성(外城) 밖 주차장에 소울을 태운 소형전술차와 경호 차량이 도착했다.

    소울 일행은 소형전술차에서 내리자 거침없이 외성 성문을 통과했다.

    그가 외성과 내성 사이의 홍예문(虹霓門: 윗부분을 무지개 모양으로 반쯤 둥글게 만든 문)을 걸어가자, 곳곳에서 그를 알아본 서머너즈 길드 소속 능력자들이 가슴에 주먹을 대고 군례를 취했다.

    가볍게 손을 들어 그들의 인사에 답을 해준 소울은 계단을 타고 빠르게 내성 성벽 위로 올라갔다.

    “아! 이소울 마스터,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고종석 마스터.”

    소울은 성벽 위로 올라가자마자 자신을 한눈에 알아보고 다가온 고구려 길드의 길드마스터 고종석의 환대를 받았다.

    반갑게 서로 악수를 하고나자 고종석은 소울을 문루(門樓: 성문에 설치하는 누각)로 데리고 올라갔다.

    화성성곽(華城城郭)에 세워진 문루처럼 아름답고 멋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적의 화공에 잘 견딜 수 있게 콘크리트 구조물로 만들어져 실용성만 잔뜩 강조되어 있어 전혀 멋대가리가 없었다. 다만 방화시설 하나만큼은 잘 완비되어 있었다.

    “이곳에 오르면 평양필드가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정말 그렇군요.”

    고종석의 말대로 대 몬스터 장벽 내성 문루에서는 평양필드의 정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당장 그의 눈을 잡아 끈 것은 평양필드 내부의 모습이 아닌 성문 앞에 항아리처럼 성벽을 쌓아올린 옹성(甕城)의 모습이었다.

    옹성(甕城)은 성문을 공격하거나 부수는 적을 측면과 후방에서 공격할 수 있게 만든 시설이다. 몬스터들이 아무리 많이 몰려와도 옹성 안에 들어 올 수 있는 숫자는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방어를 하는 아군에게 유리하다.

    또한 성문을 깨기 위해 공성병기를 밀어 가속을 하고 싶어도 그럴만한 공간적 여유를 주지 않아 성문보호를 위해서는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평양필드의 외각을 빙 둘러싼 원형의 형태로 세워진 대 몬스터 장벽은 튼튼해보였다.

    내성 성벽 위에는 고구려 길드 소속 능력자 수백 명과 고구려 길드가 관리를 하고 있는 북한 3군단 소속 병사 수천 명은 중무장을 한 상태로 전투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ㄱ’자로 꺾인 동쪽 성벽에 서머너즈 길드가 제안한 커다란 구멍이 만들어져 있었고 그 위쪽에는 그 구멍을 단번에 막아버릴 수 있는 육중한 강철차폐문이 마련되어 있었다.

    소울은 그것을 보자 자신이 오늘 어디로 가서 싸워야할지 즉시 감이 왔다.

    “이소울 마스터,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큰 결단을 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천만에요. 이제 서머너즈 길드와 고구려 길드는 한 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와 잇몸이 하나이듯 우리 두 길드는 하나로 똘똘 뭉쳐서 앞으로 닥칠 모든 어려움과 역경을 헤쳐 나가야 할 것입니다.”

    “하하하! 이소울 마스터에게 직접 그런 소리를 들으니 답답했던 내 가슴이 뻥 뚫리는 것처럼 다 시원해집니다. 이 은혜는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은혜라니요. 당치 않습니다. 서로 힘을 합쳐서 대한민국의 존폐를 위협하는 중대형 몬스터 웨이브를 멋지게 막아보도록 합시다.”

    “물론입니다.”

    고종석은 소울의 말에 크게 감명을 받은 듯 안구에 습기가 차올랐다.

    소울은 자신이 생각해도 닭살이 돋는 멘트를 어떻게 이렇게 잘도 지껄일 수 있는지 스스로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나도 참 많이 변했구나. 닭살이 너무 돋아서 대패로 밀어야할 정도네.’

    속으로는 몸을 부르르 떨면서 질색을 하고 있었지만 그의 겉모습은 우국충정의 혼을 가진 이 나라의 진정한 충신의 모습을 대변하는 듯 빛나고 있었다.

    “마스터, 전투준비가 끝났습니다.”

    고개를 돌리자 어느새 국정현이 옆에 서있었다.

    “무기와 장비는 어떻게 됐습니까?”

    “발사준비가 끝났습니다. 재고도 넉넉하게 있으니 큰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서머너즈 길드에서 동원한 능력자들은 얼마나 됩니까?”

    “3개 레기온이 도착했고, 그중 1개 레기온이 내성 성벽 위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국정현의 말대로 김민호 제1 레기온 대장의 인솔아래 서머너즈 길드 제1 레기온 소속 능력자들이 소리 없이 성벽 위로 올라와 좌우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작업장은 어떻게 됐죠?”

    소울이 문루의 동쪽에 있는 커다란 구멍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하자 국정현은 바로 알아먹고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저걸 작업장이라고 부르시는군요. 참 재미있는 이름입니다. 작업장으로도 1개 레기온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사체처리반은 도착했습니까?”

    “미래백화점그룹에서 대규모 몬스터 사체처리반을 이곳에 보낸 지 이미 오랩니다.”

    “다행이군요. 그럼 계획한대로 차질 없이 모든 작전을 진행하도록 당부해주세요.”

    “네, 마스터.”

    소울과 국정현의 대화를 옆에서 듣고 있던 고종석은 속으로 크게 놀랐다.

    서머너즈 길드에서 말하는 레기온은 총 다섯 개가 있다고 들었다.

    레기온 하나에 속한 능력자의 숫자가 천명이라고 했으니 3개 레기온이 왔다는 말은 능력자가 무려 삼천 명이나 왔다는 소리다.

    고구려 길드 소속 능력자를 모두 합쳐봐야 천명도 되지 않는다.

    그런데 그 3배에 달하는 숫자의 능력자가 도움을 주러 왔으니 이건 명백하게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었다.

    안 그래도 자신들과 달리 북한 4군단을 통째로 흡수하여 재편한 서머너즈 길드 산하 소울 디펜스의 3개 영업부서가 평양필드에 도착해서 3군단을 지원하고 있었다.

    이런 것을 보면 서머너즈 길드가 왜 대한민국 최대의 길드라는 고구려 길드와 손을 잡으려고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미 서머너즈 길드는 능력자 보유 숫자만 가지고도 세계 최대의 길드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생체실드 중화탄은 모두에게 보급했습니까?”

    “물론입니다. 3개 레기온과 3개 영업부 모두 생체실드 중화탄으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에 새롭게 개발된 생체실드 유탄까지 보급했습니다.”

    국정현의 자신 있는 말에 소울은 고개를 흔들었다.

    “내말의 뜻은 그게 아닙니다. 고구려 길드에게도 줬냐고 묻는 겁니다.”

    “아, 아직 아닙니다. 즉시 보급하도록 하겠습니다.”

    국정현이 슬쩍 고종석을 한번 쳐다보더니 즉시 고개를 숙이고는 전화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는 지체 없이 보급부대에게 생체실드 중화탄을 불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고구려 길드의 마스터 고종석은 소울의 말에 입을 딱 벌렸다.

    엄청나게 비싸다는 생체실드 중화탄을 아무런 대가없이 고구려 길드에 보급을 하라는 명령을 내리는 것을 보고 도저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이거 뭐라고 감사를 드려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감사라니요. 좋은 것은 당연히 나눠써야지요.”

    “어쨌든 계산은 나중에 하도록 합시다.”

    고종석은 그냥 날름 공짜로 받아먹을 수 있었지만 도저히 양심상 그럴 수 없었다.

    서머너즈 길드가 나타나기 전까지 고구려 길드는 누가 뭐라고 해도 대한민국 최대의 길드였기 때문이다.

    그때, 성문 옆에 난 암문(暗門)으로 정찰대가 빠르게 달려들어오며 소리쳤다.

    “몬스터가 몰려오기 시작합니다.”

    그들의 말에 소울은 고개를 돌려 평양필드를 쳐다봤다.

    몬스터들이 새까맣게 몰려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전원, 전투준비!”

    “전투준비!”

    고구려 길드와 서머너즈 길드의 능력자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전투준비를 외쳐대기 시작했다.

    드디어 중대형 몬스터 웨이브가 시작됐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중대형 몬스터들이 오기 전에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화기를 소모시키기 위해 소형 몬스터들 수해전술(獸海戰術)을 구사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늘에는 수십 대의 드론이 반짝이고 있었고 그 아래로는 전투기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평양필드를 둘러싼 대 몬스터 장벽 위 공중에는 공격헬기들이 떠서 사면을 포위하고 있었고 후방에는 포병대와 기갑부대가 대기하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즐겁게 읽어주시고 스트레스가 조금이라도 풀리셨으면 좋겠네요.

    가내평안 하시고, 만사형통 하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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