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OULNET-370화 (370/492)

00370  제 93 장 - Sink  =========================================================================

“그렇다고 준비 없이 당장 대형 사고는 치지 맙시다. 우리에겐 로칠드 가문에서 챙긴 막대한 재산과 배상금으로 받은 어마어마한 자금이 있습니다. 이것으로 전 지구를 아우르는 재단을 설립하고 당장 빵을 못 먹어서 굶어 죽어가고 있는 어린이와 극빈자들을 구제하도록 합시다.”

“아! 그거 정말 좋은 생각이십니다.”

“멋집니다. 그런 훌륭한 생각을 하시다니요.”

다들 소울을 쳐다보며 눈을 반짝였다.

하늘에서 황금비가 떨어져도 인간의 욕망을 채울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런데 소울은 로칠드 가문에서 챙긴 천문학적인 재산과 배상금을 극빈자들을 위해 선뜻 내놓겠다고 했다. 이건 절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난 속이 좁은 사람인가 봅니다. 재단을 설립해서 세계의 극빈자를 돕는 것은 좋지만 그래도 먼저 내 나라와 내 민족을 위해 제일 많이 사용되기를 바랍니다.”

“하하하, 그건 저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근사한 집을 매년 수만 채씩 지어서 소년소녀가장과 노약자들에게 무료로 임대해주고, 사립대학을 몽땅 인수해서 등록금을 딱 천원만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북한 동포들을 위해 집과 농장을 만들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특허괴물회사를 M&A 해서 비싼 약값을 천 원대로 만들면 어떨까요?”

“사채시장과 저축은행를 장악한 사나운머니, 러시벗캐시 등 일본 대부업체의 마수에서 서민들을 구하기 위해 서민은행을 만들어 초저금리로 융자해줍시다.”

“우와, 지금 나온 얘기만 현실화해도 당분간 청년들의 일자리가 모자라는 일은 없겠네요.”

소울의 말이 기폭제가 됐는지 한명씩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입가에는 자신도 모르는 미소가 그려지고 있었다.

“다 해봅시다.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한번 해볼 수 있는 것은 전부 시도하도록 합시다.”

“몬스터로 인해 고통 받는 것도 억울한데 최소한 먹고 입고 자고 사는 것 때문에 힘든 삶을 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유정아의 말에 소울은 고개를 끄덕였다.

서머너즈 길드로 로칠드 가문에서 챙긴 재산과 배상금이 좀 과하게 들어온 감이 없지 않았다.

천문학적인 재산이나 배상금, 어느 한쪽만 쏟아 부어도 당장 세계 최대의 재단을 설립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이 정도 규모의 재단이라면 한반도에 살고 있는 한민족과 해외동포를 위한 복지는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닐 것이다.

“실물경제로 전환하려면 로칠드 가문에서 챙긴 현금, 금괴, 보석, 유가증권이나 배상금을 전부 현물로 바꾸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부동산도 꼭 필요한 것만 제외하고 처분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좋은 의견입니다. 하지만 먼저 큐브에 무엇을 팔고 무엇을 살지 먼저 고민을 해봐야합니다. 분명히 지구에 흔한 지하자원이 큐브를 통해 팔려나가면 비싸게 거래되는 것이 있을 겁니다. 특히 금본위제를 실시하려면 막대한 양의 금을 사들여야 합니다. 미스릴·금본위제를 하려면 당연히 미스릴도 필요하고요.”

국정현과 소울의 말에 유정아가 손을 들었다.

“전 그것보다 큐브가 이 시점에서 왜 생겼는지가 더 궁금합니다. 몬스터 필드가 인류의 적이라면 큐브는 어쩐지 우리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느낌이에요. 물론 당장은 그 이유를 알아내기 힘들겠지만 계속 노력은 해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점이 뭐죠?”

“말한 그대로에요. 예를 들면 우리가 몬스터를 제거하고 얻은 마석을 큐브에 가져와 팔 때의 가격을 한번 확인해보세요. 지구에서 거래되는 가격에 비해 상당히 높은 가격을 쳐주고 있어요. 이 말은 마석을 큐브에 팔고 대신 금괴와 미스릴을 사오면 문제가 해결됩니다.”

“흐음, 듣고 보니 유 고문의 말이 상당한 메리트를 가지고 있네요.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굳이 금본위제나 미스릴·금본위제를 고집할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미스릴·금·마석본위제로 하면 더 쉬워질 것 같은데…….”

“아! 그런 방법도 있었군요.”

다들 소울의 말에 눈을 크게 뜨며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였다.

“당장 지구의 총 통화량을 산출해서 어느 정도의 금괴와 미스릴 그리고 마석이 필요한지 알아봐야겠습니다.”

“그래요. 한번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겠어요.”

소울의 말에 유정아가 고개를 끄덕이곤 즉시 밖으로 나갔다.

그때 소울이 갑자기 뭔가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 이런 경사가 있나? 그것도 동시에?”

“마스터, 무슨 일입니까?”

국정현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묻자 소울은 오히려 환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제 소환수 둘이 동시에 벽을 깨고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 말씀은 혹시 승급을 하고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렇습니다.”

“하하하, 마스터! 이거 축하드립니다.”

“감축드립니다. 마스터!”

국정현과 김영신은 소울에게 다가와 축하인사를 아끼지 않았다.

“아무래도 잠깐 나갔다와야 될 것 같은데……. 괜찮겠죠?”

“물론입니다. 미국 대통령이 뭐 별겁니까? 아쉬운 놈이 기다려야지요.”

“사실 무작정 찾아온 것은 저들이니 굳이 마스터께서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여기까지 온 게 아까워서라도 절대 먼저 갈 위인이 아닙니다.”

“하하하, 그럼 잠시 자리 좀 비워야겠습니다.”

“네, 다녀오십시오.”

소울은 도저히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국정현과 김영신에게 양해를 구하고 밖으로 나갔다.

지구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의 헤일리 대통령은 그렇게 소울이 쌩까고 나간 것도 알지도 못한 채, 안천수 대통령의 언중유골(言中有骨)의 파상공세에서 허우적거려야만 했다.

서머너즈 길드 개성지부 뒤쪽 숲속에는 길드마스터를 위해 만들어놓은 별관이 있다.

소울은 별관 안으로 빠르게 달려갔다. 별관의 후원에 도착해보니 푸티나의 몸에서 진한 남색의 광채가 쏟아져 나와 거대한 빛의 구체를 만들어 놓고 있었다.

“푸티나!”

그리고 그 옆에는 본이 이미 안정화를 끝내고 승급을 마친 상태였다.

“본!”

“오셨습니까? 마이로드.”

“안정화는 이미 끝난 것 같구나?”

“네, 그렇습니다. 승급도 막 마쳤습니다.”

본의 모습이 예전에 비해 확실히 변해 있었다.

소울은 일단 상태창에서 본의 변화를 직접 확인했다.

소환수 3: 본 보나파르트(A) - 스켈레톤킹의 어금니 & 배틀 커맨더(본 페가수스) - 다크 배틀리언(최대 개채수: 720), 커맨더 4, 센츄리언 12, 나이트 48, 엘리트 108, 드라군 240, 궁기병 240, 네크로멘서 12, 다크메이지 12, 다크라이노 44

“오! 드디어 스켈레톤 기병단이 다크 배틀리언으로 업그레이드 됐구나?”

“모두 로드의 은혜입니다. 승급과 다크 배틀리언 부대를 새롭게 조직하기 위해 제가 가지고 있는 마석을 사용했습니다.”

“그건 괜찮아. 강해질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사용해도 문제삼지 않겠다.”

“감사합니다. 마이로드.”

소울의 말에 본은 그제야 환한 미소를 지었다.

미리 허락을 받아놓긴 했지만 그래도 직접 얼굴을 보고 허락을 구하지 못한 것이 불충이라고 여겼었나보다.

하지만 소울은 본의 상태를 확인하는데 정신이 팔려서 그런 것은 신경조차 쓰지 않고 있었다.

일단 본의 등급이 A-급에서 A급으로 한 단계가 올라가 있었다.

동시에 최대 240 개체수로 스켈레톤 기병단을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이 이제는 그 세배인 720 개체수의 다크 배틀리언으로 부대를 조직할 수 있게 됐다.

전에 중대 규모였다면 이제는 대대 규모가 된 셈이다.

하지만 단순히 숫자만 늘어난 것이 아니었다.

기사 이상의 상급병종인 스켈레톤 커맨더, 센츄리언, 나이트의 숫자가 크게 늘어났고, 장교라고 할 수 있는 엘리트의 숫자도 대폭 늘어났다.

전천후 기병이라고 할 수 있는 드라군과 말을 타고 다니면서 활을 쏠 수 있는 궁기병의 숫자도 크게 늘었다.

무엇보다 스켈레톤 샤먼과 위자드가 네크로멘서와 다크메이지로 변하면서 흑마법 공격력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스켈레톤 맘모스가 다크라이노로 변하며 세 배 가까이 숫자가 느는 바람에 엄청난 돌파능력도 가지게 됐다.

이 정도면 소울의 소환수인 본 하나만 내보내도 거의 1일 군단이나 마찬가지의 전투력을 가지게 된다.

소울이 미소가 더욱 환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쿠잉! 주인님!”

“헉! 푸티나?”

남색의 광채가 사라지자 푸티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소울은 푸티나를 보고 깜짝 놀랐다.

푸티나는 이제 더 이상 예전의 불곰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녀는 실비아의 몸매를 연상케 하는 엄청나게 글래머러스한 몸매와 유정아와 금소희를 섞어놓은 것 같은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여자로 변해있었다.

그것도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에다 거대한 거인의 모습인 채로 말이다.

“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주인님!”

푸티나는 번개처럼 다가와 덥석 소울을 끌어안았다.

“흡흡! 숨 막혀!”

그랬다.

그녀의 거대한 폭유로 인해 소울은 도저히 숨을 쉴 수가 없었다.

2m 가 넘는 덩치가 어찌나 빨리 달려드는지 그는 미처 손쓸 틈도 없이 푸티나에게 잡혀 질식사의 위기에 처한 것이다.

“푸티나, 주인님을 죽일 셈이야?”

“언니? 어머 이를 어째?”

푸티나는 당황해서 얼른 소울을 풀어줬다.

파랗게 변한 소울의 얼굴을 보자 까뮤는 자신의 손으로 입을 막고 미소를 지었다.

“푸티나, 숨 막혀서 죽을 뻔 했잖아.”

“죄송해요.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그만.”

“그래. 이해한다. 이해해. 하지만 뭐라도 좀 걸치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렇게 계속 벗고 있을 거야?”

“네?”

푸티나는 소울의 말을 듣고도 자신이 지금 뭘 잘못했는지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까뮤가 푸티나에게 다가가 귀에다 대고 뭐라고 말을 하자 그제야 얼굴을 붉히더니 얼른 가슴을 가리고 뒤로 돌아섰다.

“푸웃!”

그러나 푸티나가 몸을 돌리자 이제는 흑인이나 남미의 미녀처럼 업 된 탱탱한 엉덩이가 소울의 눈에 훤히 보였다.

그는 헛기침을 하면서 까뮤를 바라봤다.

그러자 까뮤가 다시 푸티나에게 다가가 뭐라고 다시 말을 했다.

번쩍!

그러자 곧 푸티나의 몸에서 남색의 진한 광채가 터져 나오더니 북유럽 신화에서 나오는 주신(主神) 오딘을 섬기는 반신녀(半神女)이자 여전사(女戰士)인 발키리(Valkyrie) 같은 모습으로 변했다.

물론 여자갑옷은 노출하면 노출할수록 강해진다는 온라인 게임의 통속적인 법칙에 따라 최고레벨의 여자갑옷을 입었음은 두말할 것도 없었다.

꿀꺽!

소울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떡 삼키며 상태창을 확인했다.

소환수 2: 푸티나(A) - 웅녀(熊女), 라이트닝 마스터리, 라이트닝 쇼크웨이브, 라이트닝 아머, 체인라이트닝, 블리츠어택, 일렉트노바, 발광(3배 증폭)/(+),  댄스의 귀재, 변신능력, 증폭의 서클릿(A, 소환수 능력 증가, 라펠) 장착

확실히 푸티나는 A급 소환수가 됐다.

불곰에서 웅녀로 변한 것이 좀 아이러니해보였지만 라이트닝 마스터리를 비롯한 여러 가지 강력한 스킬이 등장한 것을 보니 이제 푸티나도 예전의 단순한 탱커로만 볼 게 아니었다.

“어라? 그런데 왜 내 등급이 올랐지.”

자신은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소환수 둘의 등급이 올라가자 덩달아 등급을 하나 올라가버렸다.

등급: 소울넷 중급 유저, 소환계(A)·강화계(A)·민첩계(A)/(+): 치유계(B+), 구현계(C), 원소계(D), 변환계(E),보조계(E)

상태창을 몇 번을 확인해도 자신이 잘못 본 것이 아니었다.

역시 잘 되는 놈은 더 잘되는가 보다.

“푸하하하하하!”

시원하게 파안대소를 터뜨린 소울은 부끄러움을 느끼는 푸티나를 안아주며 엉덩이를 토닥거려주었다.

등을 치려고 한 것이다. 키가 하도 커서 등 대신 엉덩이에 손이 닿은 것이다. 절대 일부로 사심이 있어서 엉덩이를 만진 것은 아니다. 꼭 믿어줬으면 좋겠다.

“푸티나, 너에게도 변신능력이 있으니 평소에는 주인님의 키에 맞춰서 너의 덩치를 조금 줄여봐!”

“네, 언니.”

스르르륵!

푸티나는 순식간에 거인의 모습에서 170cm 의 키를 가진 여자로 줄어들었다.

이제야 소울의 손이 푸티나의 엉덩이에서 등으로 올라올 수 있었다.

뭔가 살짝 아쉬운 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푸티나가 이제는 정말 아름다운 미녀가 되었다는 생각에 입 꼬리가 귀에 걸린 것이 다시 아래로 내려오지 않았다.

그의 기분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업 된 것을 느낀 까뮤가 허공에서 내려와 사뿐히 풀밭 위에 섰다.

까뮤는 소울의 등 뒤로 가서 가만히 백허그를 하며 속삭였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유쾌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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