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OULNET-360화 (360/492)

00360  제 90 장 - 달콤한 복수  =========================================================================

“당연히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에 지원을 하도록 하세요. 물론 공짜는 아닙니다. 적당히 대금을 받고 나름 챙길 수 있는 이권이 있다면 챙겨도 좋습니다.”

“네, 그렇게 하죠.”

유정아는 소울의 마음을 이해했는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이팜탄과 소이탄 생산은 어찌되고 있습니까?”

“공장의 비축분과 현재 생산된 전량을 사들여서 넉넉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한반도에 있는 몬스터 필드를 상대로 쓸 만한 양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닙니다. 중대형 몬스터의 속성방어력을 그렇게 우습게 보지마세요. 보유량을 3배로 늘리세요.”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민정돈 관리부장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마스터, 한 가지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서머너즈 길드 외인부대에서 준 정보인데 바실리스크가 아주 싫어하는 약초가 있다고 합니다. 현재 전 몬스터 필드에 이 약초에 대한 수배령을 내려놓고 엑기스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건 정말 좋은 소식이네요. 돈 많이 들어가는 살상무기보다 오히려 이런 것이 몬스터를 상대하기에 좋을 수도 있습니다. 잘 하셨습니다.”

소울의 칭찬에 다들 미소를 지었다.

정보가 이래서 중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정보를 가공하는 능력이다.

정보를 받자마자 확인하고 즉시 가공하여 실전에 투입할 수 있게 만드는 능력이야 말로 서머너즈 길드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하고 특이한 능력이 아닐까 싶었다.

“유 고문께서 이번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주셔서 저희 특작부대가 미국에서 오라클 일당을 상대하는데 결정적인 승기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요? 그렇다면 정말 감사해야할 일입니다. 서머너즈 길드와 소울 디펜스를 대표해서 감사드립니다.”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오라클과 그 일당은 이제 서머너즈 길드와 양립할 수 없는 대적(大敵)입니다. 반드시 제거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좋습니다. 그러는 의미에서 새해에는 어떻게 오라클 일당을 쓸어버릴지 작전을 짜도록 합시다.”

“네, 마스터.”

국정현, 김신영, 나인권, 두보환, 유정아 등 서머너즈 길드와 소울 디펜스의 핵심 멤버들은 소울의 말에 일제히 큰 소리로 대답을 하고는 머리를 앞으로 기울였다.

그들을 바라보는 소울의 눈에 새파란 안광이 떠올랐다.

바야흐로 복수의 새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 * * * *

대한민국은 매일 ‘주한미군 광란’에 대해 보도를 하면서 시끄러운 새해를 맞이하고 있었다.

새해에는 야심차게 준비한 여러 가지 정책을 내놓고 국정을 잘 운영해 보려고 했던 청와대와 정부는 어디서 샜는지 모를 ‘주한미군 광란’ 뉴스로 인해 곤혹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자국에서 벌어지는 외국 군대의 난동을 세상에 그 어떤 나라의 국민이 좋아하겠는가?

언론사와 인터넷에 한꺼번에 조직적으로 뿌려진 상세하고 세밀한 자료로 인해 청와대와 정부에서는 더 이상 미국의 입장만 봐줄 수 없게 되어버리고 말았다.

결국 대통령 안천수는 기습적으로 개각을 단행하고, 새롭게 임명된 국방장관을 전면에 앞세워 미국과 각을 세우면서 여론다지기에 들어갔다.

그리고 비슷한 시각, 서해로 미 해군의 니미츠급(Nimiz Class) 핵추진 항공모함 USS 조지 워싱턴(CVN-73)이 올라오고 있었다.

미 해군의 항공모함 전단은 항공모함 1척을 중심으로 이지스 방공함 1~2척, 구축함 2~5척, 보급함, 핵잠수함으로 구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 해군 7함대의 핵심전력인 조지 워싱턴 항공모함이 황해도를 향해 북상하자 당연히 기함인 USS 블루리지(LCC-19)가 같이 올라왔고 그 주변으로 알레이버크급 이지스함과 방공함, 구축함, 보급함 등이 줄줄이 따라 올라왔다. 또한 바다 속에는 공격용 핵잠수함이 날카로운 이빨을 숨긴 채 그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목표에 거의 도착했다. 타깃은 어디에 있는지 확인했나?”

-큐브 안에 들어가 있다고 합니다.

“그럼 큐브를 타깃으로 삼으면 되겠군.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하도록 하지.”

- 함재기(F/A-18E/F 슈퍼 호넷)도 준비해놓겠습니다.

“그것도 나쁘지 않군.”

7함대의 기함 블루리지 호에 타고 있는 함대사령관 캐로트 해군 중장과 항모 조지 워싱턴 호의 함장 라우먼 대령은 서로 통신을 하면서 오라클로부터 직접 전달받은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런데 토마호크 미사일로 큐브를 타격할 수 있을까요?

“일단 한번 공격해보고 안되면 W80을 단 놈으로 타격하도록 하겠다.”

-그거면 충분하겠네요.

W80은 토마호크 미사일에 장착하는 132kg, 폭발력 최대 150 킬로톤의 핵탄두이다.

캐로트 해군 중장과 라우먼 대령이 나누고 있는 대화를 옆에서 듣고 있던 함교의 장교들은 모두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놀라워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에 투하된 ‘리틀 보이’가 20 킬로톤 핵폭탄이었다. 그런데 개성에 150 킬로톤 핵탄두가 터지면 어떻게 되겠는가?

아마 천만의 인구를 가진 서울도 결코 무사하지는 못할 것이다.

대화를 나누고 있는 캐로트와 라우먼의 얼굴은 지극히 평온했다.

아무리 살펴봐도 수십, 수백만 명의 인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 무서운 결정을 하고 있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뭔가에 홀린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약물에 중독된 현상도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마치 산책이라도 나와서 담소를 나누는 것 같은 표정이었다.

함대사령관 캐로트 제독의 이상한 행동에 결국 부관 중 한 명이 급히 비상회선을 이용해 미국 태평양 사령부로 연락을 했다.

하지만 부관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캐로트와 라우먼의 대화는 계속 진행됐고 명령을 받은 이지스함에서는 토마호크 미사일을 차례로 발사했다.

푸슝 푸슝 푸슝 푸슝…….

콰아아아! 콰아아아! 콰아아아!

서해 바다를 빠르게 가른 토마호크 미사일은 병신년 첫날부터 동맹국에서 실효지배하고 있는 개성을 향해 힘차게 터보제트 엔진을 분사하며 날아갔다.

한편, 대한민국 국방부 합동참모본부는 안 그래도 주한미군 때문에 한번 당한 것이 있어서 말도 없이 서해로 들어와 북상하는 제7함대 70임무대 제5항공모함강습단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느닷없이 이지스함에서 토마호크 미사일이 떠오르더니 한반도를 향해 날아오자 대경실색하며 즉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가동시키게 됐다.

“아니 저 미친 새끼들이? 여기가 어디라고 미사일을 발사해? 당장 미사일방어체계를 가동시켜!”

“네.”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는 대한민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로 10~30km의 낮은 고도에서 적의 탄도 미사일이나 항공작전기를 공중에서 요격하는 하층(下層) 방어체계이다.

수도권을 방어를 위해 천궁 미사일이 빠르게 쏘아져 날아갔다.

미 7함대의 이지스함에서 쏜 토마호크가 개성을 목표로 한 것인지 수도권을 목표로 한 것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하지만 개성을 향해 날아가는 토마호크 미사일이라는 것을 알았더라도 자국의 방어를 위해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를 아마 가동시켰을 것이다.

물론 확실하냐고 물어보면 대답하기 곤란할 수도 있다.

마하4의 속도로 날아간 천궁은 아음속으로 날아가는 토마호크 미사일에 잽싸게 따라붙어 사정없이 대가리를 깨뜨렸다.

쾅쾅 콰콰쾅 쾅쾅…….

허공에 토마호크들이 터져 나가며 폭음과 불꽃의 화구를 만들어 냈다.

생각보다 러시아의 기술을 들여와 만든 천궁 미사일의 성능은 우수했다.

하지만 오늘은 그다지 운이 좋지 않았다.

총 10기의 토마호크 미사일 중 2기가 폭발이 일어나고 있는 사이를 기가 막히게 뚫고 지나갔던 것이다.

천조국이었다면 아마 토마호크 미사일 한 기당 여러 개의 천궁 미사일을 쐈을 텐데, 항상 국방비가 모자란 나라이다 보니 이번에도 돈 아낀답시고 딱 숫자에 맞춰서 요격을 한 것이 문제였다.

“이런 제길, 놓쳤잖아? 방향이 어디지?”

“개성 같습니다.”

“뭐야? 개성에 뭐가 있다고 토마호크 미사일을 쏴?”

“혹시 큐브를 노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큐브를 노린다고?”

“아마도 그런 것 같습니다.”

“즉시 서머너즈 길드와 소울 디펜스에 연락해. 그리고 다시 요격하라고 해!”

“네.”

합동참모본부 지하벙커에 있는 CIC(Combat Information Center, 전투 정보 지휘소)에서는 마치 호떡집에 불이라도 난 것처럼 난리를 피워댔다.

그리고 토마호크 미사일 2기는 유유히 개성을 향해 가속도를 붙이기 시작했다.

개성, 큐브 앞, 대 몬스터 장벽

“소현아, 형이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했잖아? 그런데 왜 몰래 빠져나왔어?”

“네가 내 감독관이야? 왜 이렇게 잔소리가 심해? 오빠 말은 대 몬스터 장벽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소리잖아. 나도 그 정도쯤은 잘 안다고. 저기 포장마차에서 떡볶이만 좀 사먹고 들어갈 거야.”

“안 돼! 빨리 들어가. 당장 들어가란 말이야. 형이 알면 너 나중에 크게 혼나.”

“싫어. 나 떡볶이 먹고 갈 거야. 그리고 내가 어린애냐? 들어가라 마라 하게? 호호호, 겁나면 너나 빨리 들어가 있어.”

소현은 정말 겁도 없이 큐브 밖으로 빠져나와 큐브 앞에서 한창 성업 중인 포장마차 안으로 들어가 떡볶이와 어묵, 튀김과 순대 등을 신나게 사먹었다.

그녀의 뒤에서 소망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길게 한숨만 내쉬었다.

“내가 가볼게요. 너무 걱정하지 말고 먼저 들어가세요.”

“세경 누나?”

소망의 옆으로 민세경이 다가와 살짝 미소를 짓더니 그를 스쳐지나갔다.

그녀는 소현이 들어간 포장마차 안으로 들어가 소현을 찾았다.

그때, 그의 뒤에서 많이 듣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망아, 너 왜 여기 나와 있어?”

“헉! 아버지, 어머니, 여기 나와 계시면 어떻게 해요? 빨리 들어가세요.”

“야! 밀지 마. 왜 이래?”

“빨리 들어가시라니깐요.”

소망은 이대산과 김혜진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대경실색하더니 얼른 그들의 등을 떠밀어 큐브 안으로 들어가게 만들었다.

소현이 하나만 해도 나중에 형에게 무슨 욕을 들어먹을지 모르는데, 부모님까지 밖으로 나와 있다면 단순히 욕으로만 끝날 것 같지 않았다.

소망이 이대산과 김혜진의 등을 떠밀어 막 큐브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큐브의 상단에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

쾅! 콰앙!

화르륵! 화르르륵!

“으아악!”

“아악!”

“크아악!”

갑작스런 폭발로 인해 큐브 앞에 옹기종기 모여 장사 중이던 포장마차는 커다란 화염에 휩싸였다.

놀란 능력자들이 서둘러 각자 능력을 발휘해서 불을 끄고 부상자를 밖으로 꺼냈다.

이중 몇 명은 보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는지 얼른 큐브 안으로 들어가 길드 간부를 통해 최상부로 보고를 올렸다.

“뭐야? 폭발이 일어나?”

“갑자기 미사일 같은 것이 큐브의 상단에 부딪치는 것을 목격한 능력자가 있습니다. 그리고 큐브의 주변은 24시간 CCTV로 찍고 있으니 금방 동영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겁니다.”

소울은 갑작스런 사태에 놀라서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안되겠다. 나가봐야겠어.”

“밖으로 나가시면 안 됩니다. 위험합니다.”

“당장 큐브가 공격당하는데 이걸 그냥 지켜보고 있으란 말입니까?”

“그게 아닙니다. 지금 마스터가 나가셔도 이런 종류의 공격에는 대처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차라리 제가 나가겠습니다.”

김영신 소울 디펜스 사장은 소울이 밖으로 나가는 것을 적극적으로 말렸다.

오라클이 노리고 있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는데 그를 밖으로 내보내 위험에 처하게 할 수는 없었다.

소울은 김영신이 결사적으로 막아서자 할 수 없이 뜻을 굽혔다.

김영신은 그에게 살짝 고개를 숙이고는 즉시 부관들과 같이 큐브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분수대 앞에 나타난 가족들의 모습을 보자 상황은 급반전됐다.

“어머니, 어깨가 왜 그래요?”

“응? 뭘 말이니?”

소울의 말에 김혜진은 자신의 오른쪽 어깨를 쳐다보고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어? 내 어깨에서 왜 피가 나지?”

김혜진은 자신의 어깨에서 피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 두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 않고 말았다.

“엄마!”

“여보!”

그제야 김혜진의 어깨에서 피가 흐르고 있는 것을 발견한 소망과 이대산이 크게 소리쳤다. 소울은 재빠르게 달려와 김혜진을 부축했다.

[까뮤, 어머니의 상처를 봐줘.]

[네, 주인님.]

소울은 일단 김혜진의 몸 여기저기를 살펴보더니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어깨를 빼고는 큰 부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 작품 후기 ============================

* 논란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어쩔 수 없이 3연참으로 갑니다. ^^ 사정없이 추천을 꽝 꽝 꽝 찍어주세요!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유쾌한 하루 되세요.

선호작, 추천, 코멘트, 쿠폰,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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