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46 제 87 장 - 대 능력자 혈전(血戰) =========================================================================
아무리 팔라딘의 대 물리 & 대 마법 방어력이 높다고 해도 근거리에서 작심하고 쏜 푸티나의 라이트닝 파워에 직격을 당하자 네이트도 온몸을 마구 떨며 입에 게거품을 무는 수밖에 답이 없었다.
‘순간이동!’
서걱!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소울은 네이트의 허리를 베어버렸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네이트는 몸을 비틀어서 허리 대신에 오른쪽 다리만 내줬다.
이번에는 본이 다가가 목을 향해 대검을 내리쳤다.
캉 캉 카카캉!
차차창 차차창!
하지만 이번에도 네이트를 제거하는데 실패했다.
어느새 썬더가 나타나 시미터로 본의 대검을 막고 있었던 것이다.
동시에 세이렌과 로빈슨이 투창과 화살을 무더기로 쏟아내고 있었다.
소울과 본은 동시에 뒤로 물러서며 연막속으로 숨어들었다.
썬더는 잘린 다리에서 피를 철철 흘리고 있는 네이트의 허리를 잡고 그의 잘린 다리를 찾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결국 포기하고 급히 자신의 진형으로 돌아가 네이트의 다리에 응급처치를 했다.
‘젠장, 저것도 내가 퍼준 하급 포션 레시피로 만든 것이군.’
소울은 네이트를 치료하고 있는 썬더의 손에 들린 병의 정체를 바로 파악했다.
[까뮤, 이 다리 아공간에 보관해놔!]
[네, 주인님.]
그 짧은 사이에 소울은 네이트의 다리 한쪽을 집어 후퇴했다.
덕분에 네이트는 나중에 살아나도 제 다리로 절대 걸어다니지는 못할 것이다.
나름 소심한 복수 아닌 복수를 한 소울은 고개를 돌려 주변으로 마구 라바를 쏟아내어 스켈레톤 기병단을 공격하는 바론을 보고는 고개를 흔들었다.
저런 식으로 라바를 쏟아내면 천하에 스켈레톤 기병단이라고 하더라도 절대 근접전을 벌일 수 없다.
결국 전투는 서로 적당히 떨어진 거리에서 원거리 공격으로 치고받는 형태로 바뀌게 될 것이다.
“콜록 콜록!”
“크억!”
“우웨엑!”
하지만 언제나 전투에서는 변수가 있게 마련이다.
‘사린가스가 이제야 제몫을 하는구나.’
소울은 사린가스가 효과를 보자 갑자기 까뮤의 아공간에 있는 최루탄이 생각났다.
사린가스에 양념을 조금 더 쳐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까뮤, 최루탄을 꺼내서 저놈들 주변에 터트려라.]
[네, 주인님.]
[본 최루탄이 터지면 최루가스를 연막에 섞어 저놈들에게 쏟아부어라.]
[예스, 마이로드.]
펑 퍼퍼펑!
연막탄에 섞인 뱀피릭 미스트로 인해 힘이 솔솔 빠지고 있을 때, 사린가스에 노출된 썬더를 비롯한 파티원들은 정신없이 기침을 해댔다.
“콜록, 콜록, 콜록…….”
“이게 뭐지. 케엑 켁켁!”
“우웨엑! 지금 우린 뭔가에 중독 당했어.”
“저 개놈의 새끼들이 처음부터 이걸 노리고 엔젤부터 죽였구나.”
“네이트를 깨워야해. 콜록, 콜록, 네이트가 치료할 수 있을 거야.”
“으악, 나 죽을 것 같아. 케엑 케에엑, 크아아!”
여기에다 최루탄까지 터져 사방에서 최루가스가 밀려와 호흡기로 섞여 들어오자 이제는 눈물과 콧물을 흘려대며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마이로드, 지금이 기회입니다. 총공격을 명령해주십시오.]
[그래, 총공격을 하자.]
[예스, 마이로드.]
본은 적이 정신을 차리지 못할 때 공격을 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소울의 허락을 받자마자 총공격을 시작했다.
제일먼저 열다섯 마리의 스켈레톤 맘모스가 일제히 썬더 파티를 향해 돌진했다.
우두두두두두두!
대지를 무겁게 울리는 스켈레톤 맘모스의 모습에 눈물과 콧물을 흘려대며 괴로워하던 바론이 이를 갈더니 두 손을 하늘로 번쩍 들고는 소리쳤다.
“썬오브비치, 라바 토네이도!”
바론은 시원하게 욕을 한번 하고는 자신의 모든 능력을 한 번에 끌어올려 용암의 폭풍으로 주변을 쓸어버렸다.
뿌우우우우!
뿌우우우우!
열다섯 마리의 스켈레톤 맘모스가 라바 토네이도에 쓸려 한방에 날아오르더니 활활 불타버렸다.
라바 토네이도는 점점 더 강하게 주변을 돌며 세력을 팽창하더니 사방으로 확 퍼져나갔다.
스켈레톤 맘모스 바로 뒤에서 돌격을 하려고 다가오던 스켈레톤 용기병 수십 기가 그대로 터져나가며 사방으로 튕겨나갔다.
[이런, 푸티나! 라이트닝 쇼크웨이브로 날려버려!]
“꾸잉! 꾸잉!”
파츠츠츠츠츳!
퍼엉!
강력한 원소계 능력자인 바론의 라바 토네이도에 자극받은 푸티나가 강력한 라이트닝 쇼크웨이브를 날리자 소울을 향해 날아오던 라바 토네이도의 한쪽에 구멍이 뻥 뚫렸다.
사방으로 스파크가 튀는 커다란 구체의 푸른 전깃불 같은 라이트닝 쇼크웨이브가 썬더 파티를 직격하자 아이스퀸과 실라이론이 동시에 라이트닝 쇼크웨이브를 향해 정면으로 맞서더니 방어를 했다.
아이스퀸과 실라이론의 시도는 참 좋았다.
하지만 서로 간에 상성이 좋지 않았다.
물 속성인 아이스퀸과 바람 속성인 실리아론의 방어막은 푸티나의 라이트닝 쇼크웨이브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니 오히려 이들의 방어막을 타고 넘어 썬더 파티를 통구이로 만들어 버렸다.
“으아아악!”
“아아아악!”
“크아아악!”
…….
참혹한 비명소리가 썬더 파티원들에게서 연이어 터져 나왔다.
아이스퀸의 주인이자 상급 소환사인 써니는 기절을 했고, 자신의 모든 힘을 다해 마지막 큰 거 한방을 쏟아 부은 바론도 온몸이 새까맣게 타서 쓰러졌다.
브리즈는 실라이론의 도움으로 간신히 위력을 반감시켜 정신을 잃지는 않았다.
세이렌과 로빈슨도 머리가 하늘로 쭈뼛 서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다행히 쓰러지진 않았다.
티나와 로키는 라이트닝 쇼크웨이브를 정면으로 막느라 뒤로 나동그라지긴 했지만, 티나는 무쇠거인답게 전격을 흘려보내는데 성공하고, 로키는 전신이 화강암 화(化) 되어있어 전격공격 자체에 큰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
썬더는 그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뒤로 도망갔다가 다시 돌아와 파티원들을 챙기고 있었는데 네이트가 다리가 잘린 가운데에 라이트닝 쇼크웨이브까지 맞자 크게 위독해졌다는 것을 깨닫고는 인상을 팍 썼다.
이대로 간다면 네이트가 가장 먼저 엔젤의 뒤를 따라 요단강을 건널 것 같았다.
‘좀 비겁하긴 했지만 이로써 생존율은 50%를 넘겼다.’
소울은 자신의 전략이 성공했음을 깨닫고 적이 안심했다.
썬더는 고개를 들어 본을 쳐다봤다.
“넌 누구냐? 다크나이트에게는 절대 이런 능력이 없다.”
소울은 썬더가 본을 바라보며 말을 걸자 자신의 정체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에 안심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기에 있는 놈들을 한 놈이라도 살려서 보내줄 생각은 없었다.
자신을 죽이러 온 놈들이니 어떻게 하던 모조리 죽여 버려야 두 발을 쭉 뻗고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본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바론의 라바 토네이도에 당한 스켈레톤 기병단의 피해복구에 여념이 없었다.
썬더는 그런 본의 모습에 이를 갈았지만 본의 두 눈에서 폭사되어 나오는 시퍼런 살기를 봤다면 아마 생각이 조금은 달라졌을 것이다.
[본, 연막을 더 쳐서 계곡을 완전히 감싸라. 내가 스켈레톤 기병단을 대신해서 최후의 일격을 먹여주도록 하겠다.]
[예스, 마이로드.]
본은 소울의 명령대로 꾸준히 연막을 쳐서 계곡 전체를 철저히 감싸 미국의 군사위성이나 정찰위성에서 계곡 안의 상황을 보지 못하도록 막았다.
소울은 까뮤의 아공간에서 중기관총을 꺼냈다.
생체실드를 가지고 있는 중대형 몬스터들에게는 무용지물일 수 있지만 능력자들에게는 이런 현대화기가 아직도 큰 힘을 발휘했다.
[까뮤, 넌 썬더의 움직임을 잘 지켜보다가 잡아 죽여! 기회를 봐서 정령사 놈부터 제거하자.]
[네, 주인님.]
소울은 스켈레톤 기병단의 피해를 생각하며 이를 갈았다.
스켈레톤 맘모스 열다섯 마리가 분사했고, 스켈레톤 용기병 27기가 녹아버렸다.
스케레톤 용기병 전체의 3분의 1이 몰살을 당한 것이다.
그것에 비하면 처음 자신이 기습해서 죽인 엔젤을 제외하고 썬더 파티의 파티원들은 아직 한명도 죽지 않았다.
그는 그것이 아주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
연막속을 향해 중기관총의 총구를 고정시키고 방아쇠에 손가락을 넣은 소울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힘을 줬다.
부아아아악 부아아아악!
12.7mm 중기관총의 총구에서 불이 번쩍거리며 .50구경 탄환이 빗발치듯 쏟아졌다.
“크아악!”
“으아악!”
“커억!”
제일 먼저 바론의 다리 한 짝이 통째로 날아갔다.
세이렌의 골반이 통째로 뜯겨 나가 쓰러졌고 로빈슨의 머리통이 그대로 사라져 실 끊어진 인형처럼 땅바닥에 허물어졌다.
놀란 브리즈가 실라이론을 불러 방어를 시키고 티나와 로키까지 합세해 방어를 했다.
“이런 비겁한 새끼, 능력자 사이의 싸움에 총을 쏘다니?”
피피핑 캉캉캉!
중기관총의 총알이 티나와 로키를 뒤로 밀어붙였지만 그들의 몸을 뚫지 못하고 모두 밖으로 튕겨 나갔다.
거기에다 그들 사이로 빠져 흐르는 총알은 실라이론이 막아냈다.
‘뭐라고 하는 거야? 어쨌든 더럽게 끈질긴 새끼들이군.’
소울은 저들이 지금 무슨 개소리를 하는 건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언제부터 능력자 사이의 전투에서 총을 쓰면 안 된다는 법이 정해진 건지 정말 알 수 없었다.
티나와 로키를 쳐다보며 속으로 욕을 하는 순간, 뭔가 앞에서 번쩍거리면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썬더였다.
‘순간이동!’
그는 즉시 중기관총을 쏘는 것을 멈추고 대각선 방향으로 물러섰다.
순간 썬더의 시미터에 의해 중기관총이 박살이 났다.
정말 이름대로 더럽게도 빠른 놈이었다.
만약 자신에게 순간이동이 없었다면 이놈의 시미터를 쉽게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커억!”
하지만 소울도 그저 가만히 썬더의 공격을 보고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그에게는 까뮤가 있었다.
중기관총이 박살나는 동시에 썬더의 허벅지에 날카로운 수리검이 깊이 박혀들었다.
썬더는 다리뼈가 부서지는 고통에 시미터를 자신의 허벅지에 박고는 수리검을 뽑아 버렸다.
그것은 상당히 과격하고 무식한 행동이었다.
또한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멍청한 짓이기도 했다.
이미 썬더의 몸속으로 들어간 까뮤가 그의 권능과 능력을 모조리 빨아들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크어어억!”
썬더가 휘청거리다 그 자리에 무너져 내리자 티나와 로키가 그를 구하려고 앞으로 달려 나왔다.
하지만 푸티나와 본이 그런 그들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다.
무쇠인간 티나는 곧 푸티나에게 걸려 쇠공처럼 땅바닥을 굴러야했고, 로키는 본의 방패에 의해 사정없이 뒤로 밀려나야했다.
그리고 그들의 뒤로 스켈레톤 기병단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소울은 그런 모습을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미소를 지은 지 일초도 되지 않아 그는 순간이동으로 급히 몸을 피하고 눈을 돌려야했다.
‘순간이동!’
상급 바람의 정령 실라이론이 무서운 속도로 그를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페어리의 투명반지로 모습을 감추고 본의 연막을 이용해서 기척을 숨겼는데도 불구하고 실라이론의 눈에는 소울의 모습이 잘 보이는 지 조금도 망설임 없이 정면으로 날아왔다.
‘디바인 쉴드!’
쾅!
소울은 실라이론의 돌진에 놀라 급히 디바인 건틀렛을 들어 자신의 앞을 막고는 디바인 쉴드를 소환해 부착했다.
마나를 급히 때려 넣느라 많이 넣지는 못했지만 다행히 실라이론의 공격을 막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실라이론이 돌진하면서 준 충격을 전부 해소하지는 못했다.
덕분에 그의 몸은 뒤로 십여 미터나 날아가 버렸다.
“이익!”
땅을 뒹굴면서도 시선을 실라이론에게서 떼지 않은 소울은 즉시 오른쪽으로 몸을 던졌다.
카카카카캉!
실라이론의 윈드커터가 땅바닥에 오선지를 그으며 날아갔다.
피하느라고 피했는데 등에 윈트커터가 스쳤는지 둠 플레이트가 너덜거렸다.
어지간한 충격에는 흠집도 나지 않는다는 둠 플레이트가 잘린 것을 보면 실라이론이 아주 작심을 하고 공격을 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둠 플레이트의 희생으로 소울은 등이 잘리는 불상사는 막을 수 있었다.
몸을 일으키자 목구멍으로 비릿한 것이 올라왔다.
인상을 쓰며 입안에 고인 피를 뱉어낸 소울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실라이론을 쳐다봤다.
“실라이론, 너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다?”
-그게 무슨 소리지?
“무슨 소리긴 네 주인이 뒈지는 소리지.”
실라이론의 눈이 즉시 오른쪽으로 돌아갔다.
그러더니 급히 자신의 소환사인 브리즈를 향해 쏜살같이 날아갔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유쾌한 하루 되세요.
선호작, 추천, 코멘트, 쿠폰, 후원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