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44 제 86 장 - 300 =========================================================================
‘아니 아깝게 왜 허공에다 저 비싼 C급 생체실드 중화탄을 쏴대는 거야? 가만 그럼 혹시 이놈들의 베이스캠프에 가면 C급 생체실드 중화탄을 박스 채로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갑자기 소울은 허공으로 날아간 C급 생체실드 중화탄이 아까워졌다.
어차피 C급 생체실드 중화탄을 사용할 목표가 자신이니 미리 챙겨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까뮤, 이놈들의 베이스캠프에 가서 생체실드 중화탄을 쌓아놓은 무기고가 있는지 확인해봐!]
[발견하면 전리품으로 챙길까요?]
[그거야 당연하지.]
[네, 주인님.]
예쁘게 대답을 하며 까뮤가 주한미군 특수작전사령부 사령관, 닐 에릭 준장이 머물고 있는 막사 근처를 살피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무기고는 사령관의 막사 주변에 있을 확률이 높았다.
상식적으로 C급 생체실드 중화탄처럼 비싼 놈을 아무렇게나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령관이 있는 막사와 반대편에 커다란 막사 앞에 중무장한 특수부대 요원들이 수십 명이나 몰려 있었다.
당연히 무기고는 철통같은 경비가 이뤄지게 마련이다. 까뮤는 무기고라고 생각되는 커다란 막사로 들어갔다.
아무리 눈을 크게 뜨고 철통같은 경비를 서도 눈에 보이지도 않고 느껴지지도 않는 까뮤를 막기에는 역시 많이 부족했다.
까뮤는 무기고 안으로 들어가 머리를 상자 안으로 집어넣어 살펴봤다.
소울은 까뮤와 감각공유를 하고 있어서 무기고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대부분의 박스가 C급 생체실드 중화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역시 국방비가 천조나 된다는 천조국의 위엄이 이번에도 유감없이 드러났다.
[까뮤, 생체실드 중화탄을 모조리 챙겨라.]
[네.]
[아니다. 오른쪽 끝에 있는 C4 폭약과 수류탄 상자들만 남겨두고 그냥 무기고 안에 들어 있는 것을 한꺼번에 다 챙겨라. 나올 때 저놈만 터뜨리면 되겠네.]
[알겠어요.]
소울은 즉시 몸을 움직여서 숲에 들어온 특수부대 요원들을 암살하기 시작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굳이 쫓아다니면서 이놈들을 죽일 필요가 없었다.
“크레센트 온!”
그는 어둠속 숨어서 크레센트를 꺼냈다.
그리고는 시위에 마나를 집어넣고 무영시를 만들어 쏘기 시작했다.
핏 핏 핏 핏…….
풀썩 풀썩 풀썩 풀썩…….
머리에 구멍이 뚫린 특수부대 요원들은 그 자리에 픽픽 쓰러져버렸다.
어두운 밤에 아무리 야시경을 쓰고 소울을 잡으려고 다녀도 투명한 무영시가 날아와 머리통을 꿰뚫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오히려 가시거리 밖에서 쏘아대는 소울로 인해 현장은 곧 주한미군 특수전사령부 소속 특수부대 요원들의 무덤으로 변하고 있었다.
무영시로 짭짤한 재미를 보게 된 소울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크레센트에 마나를 두 배로 쏟아 부어 더블 샷을 날리기 시작했다.
피핏 피핏 피핏 피핏....
소리 없이 어둠속에서 날아드는 무영시는 자신이 왜 죽는지도 알지 못한 채 저승길로 떠나게 하는 사신의 손길이었다.
타타타탕 타타타탕 타타타탕…….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특수부대 요원 몇이 사방에 대고 소총을 난사했지만 전혀 의미없는 행동일 뿐이다.
수십 명의 머리통을 꿰뚫고 숲속의 한쪽을 수색하는 주한미군 특수전사령부 소속 특수부대 요원들을 몰살을 시키고 나자 드디어 숲이 대낮처럼 밝아졌다.
쾅!
탄도미사일에 의해 헐벗은 산이 되어 버린 산은 다시 한 번 쌓아놓은 C4 폭탄에 의해 난도질을 당해야했다.
주한미군 특수작전사령부 사령관 닐 에릭 준장을 비롯한 수십여 명의 특수부대 요원들은 지근거리에서 폭발한 무기고와 함께 한꺼번에 폭사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들의 죽음으로 모든 상황이 종료된 것은 아니었다.
아직도 남아있는 수십여 명의 특수부대 요원들이 숲속에서 활활 타오르는 베이스캠프를 보며 넋을 잃고 있었다.
소울은 이들이 정신을 차리기 전에 최대한 빨리 제거하기로 결정하고는 크레센트의 시위에 마나를 듬뿍 집어넣으며 더블 샷을 레피드 샷 수준으로 빠르게 쏘아대기 시작했다. 크레센트에서 무영시가 마치 기관총처럼 날아갔다.
피핏 피핏 피핏 피핏…….
은밀한 암흑의 화살에서 업그레이드 된 무영시는 과연 놀라웠다.
눈앞에서 무영시가 날아다니고 있는데도 실제로 발견을 한 자가 하나도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소울은 손에 물집이 잡히도록 시위를 당겨대며 수십 명의 특수부대 요원들을 제거했다.
마음 한쪽 구석에서 살인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치밀어 올랐지만 공격헬기에 의해 자신이 타고 있던 헬기가 폭파되고 조종사인 천낙일이 산산조각이 난 생각을 하자 뜨거워지려는 마음을 다시 차갑게 만들 수 있었다.
내친 김에 탄도미사일로 인해 죽을 뻔 한 일을 상기하자 드디어 눈에 새파란 살기까지 뿜어내게 됐다.
‘망설이면 죽는다. 적으로 규정한 놈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제거한다.’
소울은 그렇게 단단히 마음을 굳히며 주한미군 특수작전부 소속 특수요원들을 단 한 명도 남겨두지 않고 모조리 척살했다.
[마이로드, 수고하셨습니다.]
[본, 너도 수고했어.]
자신보다 많이 죽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수십 명은 본의 대검에 목이 잘렸을 테니 확실히 수고를 많이 하긴 했다.
물집이 잡히는 손가락에 스스로 힐을 넣자 이제는 까뮤의 전리품 수거 시간이 됐다.
[까뮤는 전리품 수거하고 렉시는 저기 하늘 위를 날고 있는 드론과 전투기 등 모든 항공작전기를 떨어뜨리도록 해. 성조기가 그려진 놈들만 골라서 은밀하게 떨어뜨려야 한다.]
[빠아, 빠아!]
렉시는 모습을 감춘 채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
드론이 아무리 높은 곳에서 날고 있어도 고도의 한계가 없는 렉시에게 걸리면 그냥 날개 잃은 새가 될 뿐이다.
렉시는 소울의 명령대로 굳이 불덩이를 쏴서 터뜨리려고 하지 않았다.
드론의 날개를 톡 부러뜨리거나 안쪽에 있는 회로에 뜨거운 열기를 전달해 살짝 녹여버리기만 해도 드론은 잘만 떨어져 내렸다.
전투기도 마찬가지였다.
날개 한쪽만 덜렁거리도록 만들거나 제트엔진 안에 연료 분사관 하나만 녹여버려도 하늘에서 땅을 향해 곤두박질치게 만드는 것은 정말 일도 아니었다.
공격헬기와 수송헬기는 더 쉬웠다.
꼬리날개가 돌아가는 축을 녹여버리거나, 조종사의 머리에 열기를 밀어 넣어 뇌를 익혀버리면 곧바로 의식을 잃고 헬기는 땅으로 떨어지게 된다.
렉시는 이번 일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불에 대한 권능이 얼마나 인간들이 만들어놓은 문명의 이기(利器)를 간단하고 효율적으로 파괴하는지 큰 깨달음을 얻었다.
생체실드를 가지고 있는 몬스터나 불에 대한 저항력이 있는 능력자와는 달리 일반인과 현대무기는 정말 약간의 열기를 적재적소에 밀어 넣는 것만으로 큰 효과를 냈다.
‘아무리 렉시가 드론과 전투기, 공격헬기와 수송헬기를 떨어뜨려도 주한미군이 사용하는 군사위성이나 정찰위성을 피할 수는 없겠지.’
소울은 다시 어두워진 하늘을 바라보며 살짝 고개를 흔들고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그에게 가장 안전한 곳이 있다면 아이러니 하게도 바로 큐브 안이다.
큐브 속으로 들어가 있으면 누구도 자신을 감히 건들 수가 없다.
수천의 서머너즈 길드원과 수만의 소울 디펜스 대원들이 진을 치고 있는 상황이라 자신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곳이다.
문제는 큐브가 있는 개성까지 가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자신이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었지만 주한미군 작전사령부 소속 특수부대 요원을 300여명이나 척살했으니 아마 당장 의심을 하는 놈도 하나 정도는 나올 것 같았다.
[까뮤는 전리품을 챙기고 따라와라. 나와 본은 먼저 개성을 향해 크게 우회를 하도록 하겠다.]
[네, 주인님.]
렉시는 지금 상황에서 굳이 데리고 다닐 필요가 없었다.
차라리 까뮤를 따라다니는 게 배울 게 더 많을 것 같았다.
소울과 본은 무기와 장비를 점검하고 바로 동쪽의 산속으로 뛰어 들었다.
남동쪽에 있는 개성을 향해 바로 가는 것보다 이렇게 북쪽으로 크게 우회해서 가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소울의 이런 판단은 채 한 시간도 되지 않아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울을 노리고 있던 것은 주한미군 특수작전사령부 소속의 특수요원들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사박 사박 사박…….
달빛 아래 무심한 눈빛으로 눈을 밟으며 걸어가고 있던 소울과 본의 앞에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소울은 멀리서 움직이는 자들에게서 미약한 살기를 감지하자 곧바로 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마이로드, 능력자들입니다.]
[그렇구나. 나를 잡으려고 척살대가 온 모양이다.]
그렇다.
그를 잡기위해 미국 본토에서 직접 항공기를 띄워 능력자들을 보낸 것이다.
소울은 이들이 미국 본토에서 왔다는 것을 아직 확인하지 못했지만 머리가 금발에다 백인들이 많은 것을 보고는 능히 이들의 정체를 짐작할 수 있었다.
[발각된 것 같아?]
[움직임을 봐서는 그렇습니다. 넓게 포위를 하고 있습니다.]
[잘못하면 또 탄도미사일의 공격을 받겠는데?]
[그렇다면 차라리 계곡으로 유인을 하도록 하지요?]
[그래. 저 아래 계곡으로 유인해서 싸우다가 급하면 땅굴을 파고 들어가면 되겠다.]
소울과 본의 의견이 일치하자 둘은 즉시 방향을 바꿔서 산 아래에 있는 계곡으로 걸어갔다.
빠르지도 않고 늦지도 않게 걸어가는 그들의 발길은 느긋하기만 했다.
하지만 둘의 겉모양과는 달리 소울은 까뮤와 렉시를 불러 혹시 모를 적의 공격에 대비를 하고 있었다.
[렉시, 혹시라도 순항미사일이나 탄도미사일이 나타나면 탄두를 날려버려!]
[빠아!]
[까뮤는 내 머리 위쪽 상공에서 전투를 지원하고 만약의 사태를 준비한다.]
[네, 주인님.]
소울과 본이 목적지인 계곡의 중앙에 서자 열 명의 백인들이 당당히 모습을 드러내며 나타났다.
‘헉, 이놈들 뭐야? 어떻게 하나 같이 337 길드의 마스터 급이지? 나보다 등급이 낮은 놈이 하나도 없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소울은 자신 앞에서 있는 자들이 하나같이 B+급 이상의 능력자라는 것을 알고는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아무리 자신이 B+급 멀티 능력자라고 해도 평균 등급이 A급 이상으로 보이는 이자들과 손을 섞게 되면 절대로 이길 가능성이 없었다.
하지만 반대로 열 명의 백인들은 소울의 앞에 서더니 흥미로운 표정으로 쳐다봤다.
“썬더, 저건 우리가 노리는 놈이 아닌데요?”
“다크나이트 아냐? 왜 이곳에 이런 몬스터들이 돌아다니지?”
“개성레어가 있었다는 말 못 들었어? 이미 이 일대는 몬스터의 천국이 되었나보지.”
“정말 엉뚱한 놈들을 따라왔네.”
“설마 서머너즈 길드의 마스터가 저놈들로 변신한 것은 아니겠지?”
소울은 가슴이 뜨끔했다.
누군가 꼭 자신의 속을 들여다보고 하는 얘기 같았다.
‘썬더? 설마 미국 능력자협회 회장인 그 썬더는 아니겠지?’
하지만 ‘썬더’라고 불리는 자가 정말 자신이 알고 있는 그 썬더가 맞는다면 자신은 진짜 위험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각자 한마디씩 떠드는 소리를 들으며 침을 삼키던 그는 갑자기 머릿속에서 불빛이 번쩍거렸다.
‘어라, 이놈들은 아직 내가 누군지 모르고 있구나. 정체를 알고 달려든 것이 아니었어. 날 다크나이트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일말의 희망을 발견했다.
[본, 은밀히 저들의 주변으로 연막을 뿌리고 저들과 우리 사이에 스켈레톤으로 최대한 덫을 깔아놓도록 해라.]
[예스, 마이로드.]
[까뮤는 이놈들 주변으로 사린가스를 살포해라.]
[네, 주인님.]
본과 까뮤에게 명령을 한 소울은 즉시 서머나이트 전용스킬을 사용했다.
‘뱀피릭 미스트, 커스 오브 둠, 트렌스 페인, 네크로멘시, 쉐어링 어빌리티!’
정면으로 싸워서는 승산이 없었다.
최대한 잔머리를 굴려서 적의 능력을 봉쇄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놓아야한다.
소울과 그의 소환수들에게는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는 역량이 있었다.
‘투명 & 은신!’
페어리의 투명반지를 이용해 투명 & 은신 스킬을 사용했다. 그러자 그의 모습이 순간적으로 사라지며 기척이 90% 감소했다.
“어? 조심해라.”
“저놈이 이상한 스킬을 쓴다.”
“내가 가서 죽여 버릴게.”
쌩!
썬더는 소울이 사라져가는 모습을 확인하며 무서운 속도로 달려들었다.
하지만 소울은 썬더가 달려드는 것을 보고도 피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오직 단 한명의 백인 미녀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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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유쾌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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