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OULNET-318화 (318/492)

00318   제 80 장 - 사(死)의 찬미  =========================================================================

눈앞에 나타난 까망이는 더 이상 부정형의 슬라임이나 검은 성게 같은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검은 진주!

아니 마치 검은 미(美)의 여신이 지상에 강림한 것 같았다.

알리야, 타일라 뱅크스, 카산트다 벤츄라 같은 세계적인 흑인 혼혈 미녀들을 잘 섞어 놓은 귀엽고, 아름답고, 섹시하고, 기품이 혼재된 얼굴은 뭐라 말할 수 없는 가슴 떨리는 감동을 선사해주고 있었다.

거기에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까망이의 슈퍼 모델 같은 균형 잡힌 나신은 흑진주처럼 매끄럽고 반짝거리면서도 굴곡진 여성의 아름다움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검은 물결이 허공에 흔들리며 다가온다.

흑진주를 확대해놓은 것 같은 완벽한 원형의 구체 두 개가 위아래로 출렁이며 점점 크기를 더해가고 있다.

세류요에 이어진 급격히 확대된 풍요로운 검은 대지가 검은 대리석 같은 쭉 뻗은 기둥의 움직임에 역동적으로 비대칭 작용을 했다.

마침내 품으로 날아온 까망이를 받는 순간, 양족 가슴을 눌러대는 탄력 있는 부드러운 뭉클거림이 온기와 함께 영과 육을 마구 흔들어 놓았다.

“이젠 주인님과 함께 할 수 있어요.”

“까망아, 넌 언제나 나와 함께였어.”

“아! 주인님, 사랑해요!”

“나도, 나도 우리 까망이를 사랑한다.”

소울과 까망이는 마치 몇 년 만에 다시 해후한 연인처럼 그렇게 서로를 꼭 껴안았다.

하지만 둘 사이의 친밀감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남녀 간의 사랑인 에로스 같은 것과는 좀 달랐다. 아니 어떻게 보면 에로스 보다 더 깊고 더 진했다.

서로의 영혼이 연결되어 있는 소환수와 소환사의 관계는 때에 따라 사랑보다 뜨겁고 죽음보다 깊은 친밀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특히 온갖 사선(死線)을 넘나들며 생사를 같이한 소울과 까망이의 관계라면 이미 일반적인 사랑의 범주는 훨씬 넘어갔다고 봐야했다.

“까망아, 이게 네 본 모습이니?”

“네, 승급하면서 제가 이 모습을 간절히 원했어요. 주인님이 좋아하실 것 같아서요.”

“아아아!”

소울과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온 까망이는 누구보다도 그의 취향을 잘 알고 있었다.

비록 피부는 어쩔 수 없이 흑진주처럼 윤기 나는 까만색이었지만 얼굴이나 몸매는 확실하게 소울의 취향을 저격하는데 성공한 것 같았다.

그의 두 손이 까망이의 매끄러운 등과 탄력 있고 힙업된 엉덩이를 계속 쓰다듬고 있었던 것이다.

“가만, 그럼 이제 다른 사람들도 네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아니야?”

“그렇지는 않아요. 하지만 주인님이 허락하시면 보여줄 수는 있어요.”

“안 돼!”

“네?”

“안된다고. 넌 그냥 계속 예전처럼 나만 볼 수 있으면 된다는 말이야.”

“아! 그래요. 그럼. 저도 굳이 이런 제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지는 않아요.”

욕심 많은 소울의 마음에 딱 맞는 까망이의 대답이었다.

“그래, 잘 생각했다.”

“주인님, 저도 본처럼 새로운 이름을 지어 주세요. 이 모습을 하고 까망이라고 불리는 것은 좀 아닌 것 같아요.”

“그건 그렇지.”

소울은 예쁘게 미소를 지으면서 투정부리듯 말하는 까망이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헤벌쭉 웃음을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소울은 방년 22살에 요절한, 끼와 재능이 넘쳐났던 세기의 흑인 여가수의 이름을 붙여 주어 역시 재능이 뛰어난 까망이의 정체성을 상징하고 싶었다.

갑자기 알제리 출신의 프랑스 작가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자의 이름도 떠올랐다. 동시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꼬냑의 이름도 같이 떠올렸다.

“알리야 까뮤 어때?”

“알리야 까뮤 요?”

까망이는 작은 목소리로 ‘알리야 까뮤’라는 이름을 몇 번이고 불러봤다.

불러 볼수록 입에 착착 감기는 것 같았다.

“맘에 들어?”

“주인님, 정말 마음에 들어요. 엘리야 까뮤라는 이름은 뭔가 저하고 아주 잘 맞는 것 같아요. 엘레강스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고상한 맛도 있고요.”

“하하하, 이거 우리 까망이, 아니 우리 까뮤가 이렇게 말을 잘하는지 정말 몰랐네.”

“호호호호!”

까뮤는 소울의 품에 꼭 안겨왔다.

눈에서 보석 같은 맑은 눈물 한 방울이 뺨에 떨어져 또르르 굴러갔다.

그렇게 주인님을 보고, 듣고, 느끼고, 사랑받고 싶어 하던 자신의 소원이 이렇게 성취되어 너무나 기쁘고 행복했다.

눈물과 함께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행복한 미소를 짓는 그녀의 이름은 ‘알리야 까뮤’였다.

큐브 1층의 신전에서 오늘 까망이는 자신의 틀을 벗어 버리고 ‘알리야 까뮤’로 새롭게 태어났다. 그리고 이 날은 그녀의 생일이 되었다.

“꾸잉!”

까뮤에게만 신경을 써서 질투가 나기라도 했는지 푸티나가 슬픈 목소리를 냈다.

“이런, 까망아, 아니 까뮤! 우리 푸티나와 본도 좀 봐주도록 하자.”

“네, 주인님.”

“까뮤, 단 둘이 있을 때는 상관없지만 밖에 나오면 너도 적당히 옷을 입도록 해.”

“이렇게요.”

“커억, 그, 그래!”

소울은 까뮤가 옷을 벗고 있을 때보다 입고 있는 지금이 더 코피가 날 뻔했다.

까뮤는 자신의 몸에 마치 온라인게임의 여자 랭커들이 입는 최상위급 전신갑옷 세트를 장비했다.

그런데 이게 시스룩의 상당히 헐벗은 스타일이라서 오히려 안 입은 것보다 더욱 야했다.

“주인님의 취향에 맞춰서 한번 입어봤어요. 어때요? 예뻐요?”

“이, 이게 내 취향이라고?”

“네, 주인님이 가장 극적인 반응을 보인 스타일의 옷이에요.”

“크으으!”

까뮤의 당당한 말투에 소울은 잠시 할 말을 잊었다.

‘진짜 이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이렇게 헐벗고 있는데?’

소울은 까뮤의 주장을 인정할 수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이런 스타일이 자신의 취향일 수 있는가 말이다.

그는 머릿속으로 유정아, 금소희, 성유라, 실비아, 고하라를 차례로 불러들여 까뮤가 입고 있는 헐벗은 전신갑옷 세트를 입혀봤다.

“커억!”

그리고 소울은 그때 깨달았다.

자신도 다름 사람과 다름없는 피 끓는 청춘의 사내라는 것을 말이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취향을 속일 수는 있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자신의 취향을 속일 수는 없었다.

오늘은 사내로써 정말 중요한 사실을 깨달은 소중한 날이다.

본과 푸티나는 사실 눈에 띄게 바뀐 점이 없었다.

본은 조금 더 살아있는 사람처럼 보였고, 푸티나는 양쪽 귀와 가슴 그리고 네 개의 발바닥의 색깔이 푸른 하늘색에 가깝게 변해있었다.

워낙 드라마틱한 까뮤의 변화에 감동을 받은 소울은 본과 푸티나의 변화에 큰 충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소환수들이 업그레이드 된 날이라 마음껏 축하해줬다.

[본, 축하한다.]

[감사합니다. 마이로드.]

[푸티나도 축하해.]

[꾸잉, 꾸잉, 꾸잉!]

소울의 진심이 느껴졌는지 본과 푸티나는 확실히 얼굴표정이 밝아졌다.

승급을 하고 업그레이드가 되었다는 점은 확실하다.

하지만 얼마나 어떻게 변했는지는 확실히 상태창을 통해 확인해둘 필요성이 있었다.

그는 곧바로 상태창을 열었다.

그리고 엄청난 변화에 다시 한 번 눈을 크게 뜨고 봐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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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소울넷 상급 인터페이스·현실 활성화

이름: 이소울

등급: 소울넷 중급 유저, 소환계(B+)·강화계(B+)·민첩계(B+)/(+):구현계(D+), 원소계(E+), 치유계(E+), 변환계(F+),보조계(F+)

칭호: 디스커버러(Discoverer, 발견자) - 큐브상점 10% 할인구입 & 5% 할증판매, 부활 1회 장착

능력: 소울넷 접속, 스피릿 파워(B+), 내단(B)

직업: 서머너즈 길드 마스터, 소울투자 사장, 소울메탈 오너, 소울푸드 오너

스탯: 근력 271, 민첩 287, 체력 279, 지혜 283, 소환력 401

큐브 레벨: 304

큐브 클래스: 서머나이트(히든)

서머나이트 전용스킬:

트렌스 페인(데미지의 10%를 소환수에게 전이)

네크로멘시(언데드 소환수 능력 10% 증폭)

커스 오브 둠(일정 영역 안의 적들의 모든 능력을 10% 감소)

뱀피릭 미스트(죽음의 안개를 살포해 저주와 속성 데미지를 주고 20%를 생명력으로 흡수)

쉐어링 어빌리티(소환사의 능력 10%를 소환수에게 전이)

스킬: 글람 검법(상급, 칼라볼그)

쉐도우 스텝(상급, 타이로스)

순간이동(상급, 최대 이동거리 10m, 쿨타임 3초)

환시(幻矢)(중급)

사일런트 신궁(중급, 로빈)

기사의 검술(상급), 몽크의 체술(상급)

파워크러쉬(중급), 배틀슬래쉬(중급)

문신강체술(상급, 웨어울프)

카카오커도 잡는 사냥법(상급, 저격술 & 추적술, 타이로스)

비전소환술(상급, 4대정령소환진, 소환력에 따라 소환가능 등급변동, 탄탈라스)

몬스터 변신주술서(중급, 옥사나)

능력 & 잠재능력 확인(중급)

소환수 1: 알리야 까뮤(A-) - 반정령, 각종 기운(+)과 능력(+) 흡수 및 방출, 아트란의 영단 및 운디네 흡수, 자체 변신, 수리검(+주술환 자환) 자체 운용

소환수 2: 푸티나(B) - 흑갈색 불곰, 라이트닝 파워, 발광(더블 파워), 댄스의 귀재, 신체 크기 조절, 증폭의 서클릿(A, 소환수 능력 증가, 라펠) 장착

소환수 3: 본 보나파르트(B) - 스켈레톤킹의 어금니, 스켈레톤 커맨더(해골 전투마+날개), 스켈레톤 기병단(최대 240명) - 스켈레톤 센츄리온 3, 스켈레톤 나이트 9, 스켈레톤 엘리트 27, 용기병 81, 호스아처 81, 샤먼 12, 위저드 12, 맘모스 15

테이밍 1: 비스크(C+) - 웨어울프 엘리트 전사

테이밍 2: 트로트(C) - 트롤 전사

무장: 디스트로이어(A, 상급 마나건, 소울넷)

드래곤 스피어(A, 드래곤 발톱, 레이카 부족)

소울브레이커(A, 영혼파괴, 칼라볼그)

크레센트(A, 다크엘프의 마법 활, 원거리 공격력 100% 증가, 로빈)

둠 플레이트(A, 형태변환 마법갑옷, 세이지)

헬 나이프(A, 마족의 발톱, 울프리나)

샤머나(A, 주술반지, 주술력 50% 증가, 옥사나)

디바인 건틀렛(A, +디바인 쉴드 부착, 세인트)

페어리의 투명반지(A, 소환력 소비 50% 감소, 투명 & 은신, 기척감소 90%, 엘렌)

토마호크(주술환 자환)

타이타늄 팔찌(ver 2.0) X 2(그리스, 슬립, 실드, 강화 마법 인챈트)

칸슬로의 목걸이(마나석)

기연: 주술환 복용, 주술사 내단 복용, 무지갯빛 물고기 내단 복용(물 친화력 상승), 옥사나의 주술영단

영혼체험: 타이로스·라펠·탄탈라스·세이지·울프리나·옥사나·칼라볼그·로빈

소울넷 포인트: 8,312,148p

큐브 코인: 0 c

은행잔고: 2,088억 원

소울투자: 1조 원 투자

소울투자 계좌 2: 2천억 원(정력제판매 배당 및 정산금, 유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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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이 변했다.

소환계 등급이 분명히 B급 이었는데 어느새 B+급으로 단계가 하나 올라있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자신의 주력 계통인 소환계만 단계가 오른 것이 아니었다.

모든 등급이 하나씩 올라있었다.

스피릿 파워가 등급 변화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대량살상으로 인해 큐브 레벨도 엄청나게 올라있었다.

당장 큐브 레벨이 오른다고 해서 뭐가 크게 변하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직관적으로 눈에 보이는 큐브 레벨이 300대가 넘어가자 알 수 없는 뿌듯함이 느껴졌다.

눈을 조금 내려 소환수 상태를 확인했다.

까망이의 이름이 ‘알리야 까뮤’로 바뀌어져 있었고 등급도 B-급에서 A-급으로 세 단계나 올라가 있었다.

이건 단순히 등급이 올라간 것이 아니라 아예 클래스 자체가 한 단계 위로 더 상승하는 효과를 봤다.

푸티나도 C+급에서 B급으로 등급이 두 단계 올라있었다.

까뮤만큼은 아니지만 푸티나도 스피릿 파워의 덕을 톡톡히 본 것 같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C급 소환수에서 B급 소환수로 격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본 보나파르트도 푸티나처럼 C+급에서 B급으로 등급이 두 단계 올라갔다.

본이 강해지면 강해지는 만큼 그가 거느리고 있는 스켈레톤 부대도 강해진다.

역시 예상대로 스켈레톤 기병대에 큰 변화가 있었다.

일단 본은 스켈레톤 센츄리온에서 스켈레톤 커맨더로 계급이 올랐다.

스켈레톤 기병대는 스켈레톤 기병단으로 확장 개편됐고 본의 밑으로 스켈레톤 센츄리온이 셋이나 생겼다.

스켈레톤 기병대가 스켈레톤 기병단으로 변하면서 총원도 80에서 240으로 3배가 늘어났다. 스켈레톤 랜서가 스켈레톤 용기병으로 변하고 스켈레톤 호스아처의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제 스켈레톤 맘모스만 15마리나 되어 돌파력에는 중장기병대 이상의 파괴력을 가지게 됐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본의 스켈레톤 부대를 보면서 소울은 다른 사람들에게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마치 자신이 게임에서 치트키를 쓰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세상에 누가 감히 상상이나 하겠는가?

본의 몸속에 총원 240명의 스켈레톤 기병단이 들어가 있는지 말이다.

[다들 4층으로 올라가보자.]

[네, 주인님.]

[예스, 마이로드.]

[꾸잉!]

============================ 작품 후기 ============================

*** 까망이가 드디어 흑진주처럼 아름다운 미녀의 모습을 가지게 됐습니다. 이름도 이제 격을 올려서 '까앙'에서 '알리야 까뮤'로 새이름을 얻었습니다. ㅋㅋ ^^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유쾌한 하루 되세요.

선호작, 추천, 코멘트, 쿠폰,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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