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OULNET-314화 (314/492)
  • 00314  제 79 장 - 던전 돌파  =========================================================================

    F-급 능력자의 각 스탯 평균치는 10~16이다.

    이소망은 전형적인 F-급 강화계 능력자의 스탯을 가지고 있었다.

    최하급 힘의 비약 하나를 먹은 소망은 이상하게도 지혜 스탯이 높았다.

    이 말은 지혜 스탯을 올리면 의외로 마나에 대한 친화력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었다. 물론 타고난 천재들만큼은 아니지만 적당히 뛰어난 수재는 되지 않을까 기대됐다.

    ‘가만 내가 그걸 왜 지금 고민하고 있지. 그냥 소울넷 상점에서 하급 소울 크리스털을 사다가 먹이면 되잖아? 적성이야 전직할 때 각자 알아서 고르면 되는 것이고.’

    소울은 쉽게 생각하기로 했다.

    사실 돈으로 일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쉽다.

    그리고 그에게는 엄청난 양의 소울넷 포인트가 남아있었다.

    소울넷 포인트: 8,352,148p

    그는 소울넷 포인트가 얼마 있는지 확인하고 바로 소울넷 인터페이스를 열어 소울넷 상점을 열었다.

    ‘상태창·소울넷 인터페이스·현실 활성화’를 상급으로 올린 지금 이제 굳이 잠을 자지 않아도 소울넷에 접속이 가능했고 소울넷 상점도 열수 있었다.

    그는 일단 가장 기본이 되는 하급 소울 크리스털과 하급 기술습득 소울 크리스털을 골랐다.

    [근력의 소울 크리스털, 하급 : 1000p]

    [민첩의 소울 크리스털, 하급 : 1000p]

    [체력의 소울 크리스털, 하급 : 1000p]

    [지혜의 소울 크리스털, 하급 : 1000p]

    [마나 소울 크리스털, 하급 : 1000p]

    [오러 소울 크리스털, 하급 : 1000p]

    [초능력 소울 크리스털, 하급 : 1000p]

    [소환력 소울 크리스털, 하급 : 1000p]

    [기사의 검술, 기술습득 소울 크리스털, 하급: 1000p]

    [몽크의 체술, 기술습득 소울 크리스털, 하급: 1000p]

    하급 소울 크리스털과 하급 기술습득 소울 크리스털은 한 개에 1000p 밖에 하지 않는 저렴한 가격이라서 10개를 사도 1만p 밖에 들지 않았다.

    아버지와 어머니, 소망이와 소현이를 합쳐봐야 4명밖에 되지 않으니 다 합쳐도 4만p 면 충분했다.

    근력, 민첩, 체력, 지혜 하급 소울 크리스털은 각각 근력, 민첩, 체력, 지혜 스탯을 올려준다.

    마나, 오러, 초능력, 소환력 하급 소울 크리스털은 각각 마나, 오러, 초능력, 소환력을 올려준다.

    기사의 검술, 몽크의 체술 하급 기술습득 소울 크리스털은 검술과 체술의 기초를 닦아줄 것이다.

    이중에는 분명히 나중에 전직을 함에 따라 별로 쓸모가 없을 능력이나 스탯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없는 것보다 있는 게 낫다는 생각에 가족을 위해 사치 아닌 사치를, 낭비 아닌 낭비를 기꺼이 하기로 했다.

    소울은 구매한 하급 소울 크리스털과 하급 기술습득 소울 크리스털을 10개를 각각 유리병 4개에 담았다. 그리고 몽땅 소망이에게 넘겼다.

    “받아라!”

    “뭐야? 이거?”

    그는 주변을 좌우로 살펴보더니 소망이의 귀에 대고 작게 속삭였다.

    “네가 먹은 비약보다 10배에서 100배는 더 강력한 비약이야. 이거 한 병이면 F-급에서 아마 단번에 E-급으로 등급을 올릴 수 있을 거야.”

    “세상에! 그, 그런 비약이 있었어?”

    소망은 소울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워했다.

    “응, 여기 있잖아.”

    “형, 이거 어디서 났어?”

    “극비라서 가르쳐줄 수 없어.”

    “아!”

    소망은 크게 안타까워했다. 이런 비약이 충분히 있었다면 주변에서 힘들어하는 최하급 능력자들에게 빛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형인 소울이 말하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대량으로 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모양이었다.

    “소망아, 이건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냐. 정말 귀한 비약이야. 그러니 지금 당장 내가 보는 앞에서 한 병 따서 먹도록 해.”

    “지금?”

    “그래. 지금.”

    백문(白文)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고 했다.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다.’는 뜻이다.

    무엇이든지 실제로 경험해야 확실히 알 수 있다.

    그러는 의미에서 소망이 지금 복용하는 하급 소울 크리스털과 하급 기술습득 소울 크리스털, 10개는 더 이상 귀찮게 일일이 설명을 안 해도 된다.

    소망은 자신의 목구멍으로 넘어간 10개의 구슬들이 펼쳐대는 머릿속과 몸의 변화에,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못하고 똑바로 서서 눈만 껌뻑거렸다.

    “어때? 죽이지?”

    “으으으, 죽인다.”

    소망은 마치 어디서 약이라도 하고 온 놈처럼 입에서 발음이 샜다.

    소울도 소망처럼 이미 하급 소울 크리스털과 하급 기술습득 소울 크리스털을 먹어 봤기 때문에 지금 그의 상태가 어떤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머릿속이 펑펑 터지듯 시원해지고 온몸에 힘과 활력이 솟구치는 느낌은 사랑하는 여인과의 불타는 정사처럼 짜릿하다.

    잠시 후, 간신히 정신을 차린 소망은 대번에 변해버린 자신의 등급과 스탯을 확인하며 입을 떡 벌렸다.

    “형, 정말 등급이 올랐어.”

    “쉿! 어디 가서 절대 이런 얘기하면 안 돼. 알았지?”

    “응, 당연하지.”

    소망은 소울에게 받은 나머지 유리병 3개를 즉시 자신의 인벤토리에 넣었다.

    괜히 손에 들고 있다가 떨어뜨리거나 도둑맞을까봐 겁이 난 것이다.

    “실비아 비서를 붙여 줄 테니까 조용하고 은밀하게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소현이를 불러서 유리병 안의 구슬들을 복용시키도록 해. 물론 그것을 복용할 때는 아무도 보지 못하는 밀실 같은데서 해야 한다.”

    “알겠어.”

    소망이 충분하게 자신의 말을 알아듣자 소울은 김민호 제1 레기온 대장에게 자신의 비서이자 호위인 실비아를 찾아오라고 시켰다.

    잠시 후, 실비아가 헐레벌떡 분수대로 달려왔다.

    “마스터, 찾으셨습니까?”

    실비아는 금소희, 성유나와 같이 퀘스트를 클리어 하러 다니느라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소울이 부르자 그녀는 만사를 제쳐놓고 달려왔다.

    “응, 시킬 것이 좀 있어서 불렀어.”

    “네, 무엇이든 말씀만 하십시오.”

    실비아는 푸른 눈동자를 빛내며 간절한 표정으로 소울을 쳐다봤다.

    그녀의 터질 것 같은 몸매나 얼굴을 보면 분명히 서구 유럽의 여성인데 하는 짓이나 정서는 한국 여성에 가까운 것이 참으로 느낌이 묘한 여자였다.

    아무래도 한국어를 너무 잘해서 느껴지는 현상인 듯싶었다.

    “여기 소망공작실 실장을 따라가서 우리 가족을 큐브 안으로 전부 데리고 들어올 수 있도록 도와줘.”

    “네, 알겠습니다.”

    실비아는 소울의 가족을 모시는 일이라는 말에 눈에서 잘해보겠다는 투지를 마구 불태웠다. 참 별것도 아닌 일이 오버를 해대는 실비아였다.

    그런 그녀의 허당 같은 기질이 소울의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소망과 실비아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사라지자 소울은 몸을 남쪽으로 돌렸다.

    김민호를 통해 각 층의 정보와 퀘스트 정보를 머릿속에 저장해 놓은 소울은 일단 2층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김민호의 얘기를 들어보면 일정 수 이상의 퀘스트를 클리어하고, 요구하는 스탯을 충족시키면 얼마든지 2층으로 올라갈 수가 있다고 했다.

    200대 후반의 스탯을 가지고 있는 자신의 상태라면 아마 14층까지 단숨에 올라가도 될 것이다. 그러니 2층 정도야 문제가 되지 않았다.

    큐브 내 1층 광장에서 정남쪽으로 똑바로 걸어가자 벽에 계단 모양의 그림이 나타났다. 평소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못하다가 막상 이게 뭔지 알게 되자 새삼 큐브의 신비에 경이감이 솟았다.

    가까이 다가가 벽을 만진 순간, 그의 눈앞에 말풍선이 떠올랐다.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진입 요건을 충족시키셨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시겠습니까?

    “응!”

    그는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순간, 그의 눈앞에 있던 계단의 그림이 스르륵 뒤로 내려앉더니 진짜 거대한 계단이 눈앞에 나타났다.

    정말 놀랄 일이 끊이지 않는 큐브 속이었다.

    저벅 저벅 저벅…….

    소울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밟자 그의 뒤로 까망이와 푸티나 그리고 본이 뒤따라 올라왔다.

    비스크와 트로트는 서머너즈 길드 외인부대로 영입한 레이칸 부족과 투멘 부족과 같이 각 층을 돌파하는데 힘을 쏟고 있어 그를 따라오지는 못했다.

    하지만 아마도 열심히 퀘스트를 수행하며 힘을 키우고 있을 것이다.

    큐브 2층은 1층과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건물이 조금 더 높고 세련되어 보인다는 것과 북쪽 끝에 있는 게이트가 하나가 아닌 3개라는 정도였다.

    노스폴 평원

    이스티나 숲

    웨런 계곡

    노스폴 평원은 큐브 1층에도 있는 곳이라서 낯설지 않았다.

    하지만 처음 보는 이스티나 숲과 웨런 계곡은 뭐가 있는지 아주 궁금했다.

    소울은 당장 들어가서 확인해보고 싶은 것을 참고 일단 의뢰소로 갔다.

    김민호가 넘겨준 정보에 따라 그는 우선적으로 꼭 필요한 퀘스트 10개를 받았다.

    1층 의뢰소에서 받을 수 있는 퀘스트 숫자에 비해 두 배로 늘어난 퀘스트 숫자를 보며 소울은 뭔가 묘한 느낌을 받았다.

    ‘설마 두 배로 힘들어진다는 뜻인가? 확실히 난이도가 좀 올라가긴 할 것 같네.’

    10개의 퀘스트를 통해 소울은 대충 두 곳의 몬스터의 분포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스티나 숲’은 주로 ‘놀’이 서식하고 있는 것 같았고, 웨런 계곡은 ‘리자드맨’의 군락지가 형성되어 있는 것 같았다.

    놀은 하이에나를 닮은 2.5m의 신장을 가진 직립보행 몬스터로 인간처럼 도구를 사용할 줄 알고 가끔 하이에나들을 끌고 다닌다. 전투력은 그리 높지 않지만 가끔 떼거리로 몰려다닐 때가 있어서 조심은 해야 한다.

    리자드맨은 호수나 늪, 계곡에서 서식하는 몬스터로 날카로운 발톱과 두툼한 꼬리가 위협적이다. 대규모로 서식하는 곳에서는 리자드맨 병사나 궁수, 전사 같은 계급이 발견되는데 이들은 하나 같이 무기를 잘 다뤄서 상대하기가 만만치 않다. 파티 사냥이 아닌 솔로링은 추천하지 않는 몬스터였다.

    소울은 일단 웨렌 계곡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어느 쪽을 가도 그에게는 부담이 없었지만 하이에나처럼 생긴 놀의 상판대기를 보는 것보다 차라리 리자드맨을 잡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가 그의 행보를 결정지었다.

    북쪽으로 걸어가자 들은 대로 3개의 게이트가 열려 있었다.

    소울은 그중 맨 왼쪽의 게이트를 통과했다.

    휘이이잉!

    계곡이라서 그런지 나가자마자 세찬 바람이 불어왔다.

    아래쪽을 내려다보니 계곡 아래로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는 늪과 호수가 끊이지 않고 넓게 이어져 있었다.

    ‘내가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구나.’

    소울은 계곡이라고 해서 그냥 한국의 산에 있는 작은 계곡을 떠올렸었다.

    하지만 막상 웨렌 계곡으로 들어와 보니 이건 계곡이라기보다는 거대한 늪과 호수로 가득한 세계였다.

    그렇다고 쫄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래봐야 결국 F급 던전일 뿐이었다.

    고개를 하늘로 들어보니 아직 해가지지 않았는데도 두 개의 달이 휘영청 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에 이곳이 지구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나게 했다.

    숨을 크게 들이키자 폐부 속으로 진한 마나의 향기가 스며들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머리카락 한 올이 이마로 내려오자 까망이가 조심스럽게 다가와서 머리카락을 위로 올려줬다.

    [본은 해골전투마를 타고 하늘에서 지원을 하도록 해!]

    [예스, 마이로드.]

    본은 소울에게 정중히 군례를 올리고 몸을 돌리더니 자신의 입을 악어 입으로 만들어 바닥에 해골전투마를 뱉어냈다. 해골전투마는 구겨졌던 뼈들을 순식간에 맞추며 벌떡 일어나 고개를 양옆으로 흔들며 투레질을 했다.

    자기가 뱉어낸 해골전투마에 훌쩍 올라탄 본은 날개를 펄럭거리는 해골전투마에 박차를 가하며 앞으로 달려갔다.

    따가닥 따가닥 따가닥 휘이이익!

    그리고 갑자기 허공으로 붕 뜨더니 멋지게 하늘로 날아올랐다.

    소울은 순식간에 높은 하늘 위로 날아오른 해골전투마를 바라보며 이번에는 푸티나에게 명령을 내렸다.

    [푸티나, 너를 타고 저기 보이는 호수를 가로질러서 가야겠다.]

    [꾸잉!]

    푸티나가 그를 위해 몸을 낮추자 소울은 푸티나의 등으로 훌쩍 뛰어 올라탔다.

    계곡을 향해 내려간 푸티나는 호수가 보이자 거침없이 안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는 네 다리를 이리저리 흔들면서 빠른 속도로 호수를 가로질렀다.

    불곰이 물로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은 역시 편견에 불과한 모양이었다.

    [까망아, 하늘은 본에게 맡겨두고 물속을 살펴봐!]

    [규! 알겠어요.]

    까망이는 푸티나의 아래로 내려가 물속을 자유롭게 유영하며 주변을 감시했다.

    아직 입구라서 그런지 주변에 동물이나 몬스터는 일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소울은 조금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아무리 등급이 높아도 던전은 방심하면 누구라도 한방에 훅 가버리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 작품 후기 ============================

    *** 2015 어워드 투표하기가 시작됐군요. 다른 것은 몰라도 '성실 연재상'은 제가 받을 자격이 있지 않나 싶네요. ^^ ㅎㅎㅎ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유쾌한 하루 되세요.

    선호작, 추천, 코멘트, 쿠폰,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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