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13 제 79 장 - 던전 돌파 =========================================================================
소울 디펜스 사장 김영신을 비롯한 간부들이 일제히 두 손을 들고 환호성을 질러댔다.
잠시 그들이 서로를 끌어안으면서 축하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소울은 고조된 분위기가 조금 가라앉자 그들을 향해 분명한 어조로 얘기했다.
“서머너즈 길드의 길드원 오천 여명이 모은 1만 개의 최하급 비약을 소울 디펜스에 제공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후로는 소울 디펜스 자체적으로 비약을 조달해야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현재 오만 여명으로 늘어난 소울 디펜스 대원들을 모두 능력자로 만들기 위해 서머너즈 길드 소속 능력자들이 언제까지 초보자 퀘스트나 기초 퀘스트만 붙잡고 있을 수는 없었다.
서머너즈 길드원들은 이제 기본 퀘스트를 넘어 정식 퀘스트 클리어에 능력을 집중시켜야했다.
“잘 할 수 있겠지요?”
“물론입니다. 일단 소울 디펜스 특수영업부에 대한민국과 북한의 특수부대 출신의 대원들을 모아 통합운영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들의 능력이면 최하급 비약을 얻는 정도의 퀘스트는 능히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좋습니다. 자체적으로 비약을 조달해서 소울 디펜스 대원 전체를 능력자로 만드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겁니다. 서머너즈 길드에서도 공격대 하나를 지원하도록 합시다. 매일 로테이션을 돌리면 특별히 공백을 만들지 않고 충분히 지원이 가능할 것입니다.”
“네, 마스터.”
“감사합니다. 마스터.”
국정현 사무총장과 김영신 사장이 동시에 대답을 했다.
일반인이 최하급 비약을 먹게 되면 최하급(F-급) 능력자가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대한민국과 북한의 특수부대 출신 대원들이 포진한 소울 디펜스 특수영업부의 대원들이 최하급 비약을 먹고 능력자가 된다면 분명히 일반인과는 다른 전투력이 나올 것이다. F급 아니 어쩌면 F+급으로 단번에 올라설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이정도만 되도 소울 디펜스는 얼마든지 자체적으로 비약을 조달하여 소울 디펜스 대원 전체를 능력자로 탈바꿈 할 수 있을 것이다.
“당분간 비약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하지만 어차피 1주일 뒤에는 다른 능력자들의 출입이 가능해질 텐데요?”
“그건 그때 가서 걱정합시다. 당장은 이런 비밀이 밖으로 새나가는 것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도록 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이런 종류의 일은 보안이 제일 중요했다.
비록 1주일 동안의 개성큐브 독점이었지만 그 안에 뽑아 먹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뽑아먹자는 것이 서머너즈 길드의 방침이었다.
“개성큐브는 현재 얼마나 개척이 진행됐지요?”
“마스터, 5층을 클리어 하고 현재 6층까지 진입했습니다.”
“네에? 여기 보다 더 위층이 있단 말입니까?”
김민호 제1 레기온 대장의 말에 국정현은 깜짝 놀랐다.
소울은 국정현의 놀람에 답을 주는 대신 김민호를 쳐다봤다.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해보세요.”
“현재 서머너즈 길드 외인부대와 제1 공격대를 주축으로 퀘스트를 무서운 속도로 클리어 해나가면서 개성큐브의 각층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장내에 모인 사람들은 김민호의 자세한 설명에 점차 빠져 들었다.
개성큐브에는 서머너즈 길드와 소울 디펜스의 간부가 지금 회의를 하고 있는 1층만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2층으로 올라갈 수도 있고 지하1층으로도 내려가는 계단이 존재했다.
그렇다고 아무나 다음 층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개성큐브에서 요구하는 일정한 조건을 채워야만 다음 층을 공략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일정 수 이상의 퀘스트를 클리어 하고 일정 수 이상의 스탯을 확보하지 않는다면 다음 층으로 올라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지금까지 개성큐브 1층의 365개의 퀘스트와 2층의 730개의 퀘스트가 모두 클리어 됐습니다. 퀘스트 분석팀이 현재 정밀 분석에 들어가 있는데 곧 최적의 퀘스트 진행과 최고로 이득을 볼 수 있는 영양가 풍부한 퀘스트를 설정해줄 것입니다. 베스트 퀘스트는 이것만 집중 공략하는 테스트포스 팀을 따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6층은 지금 얼마나 진행되고 있지?”
“그 전에 먼저 알고 계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현재까지 분석한 결과 개성큐브 1층의 난이도가 F-급으로 나왔습니다. 2층이 F급이고 3층이 F+급입니다. 1, 2, 3층이 F급이라는 얘기지요. 4층은 E-급으로 확인됐습니다.”
김민호의 말에 소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굉장히 합리적이군. 결국 각층이 각 단계를 대표한다는 말이군.”
“그렇습니다. 그리고 3층에서 4층으로 올라갈 때 전직(轉職)이 이뤄집니다.”
“전직은 뭐지?”
“큐브에서 만들어낸 직업시스템으로 자신의 성향을 결정짓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전직을 할 때, 각 직업의 특성에 따라 최하급 비약이 최소 다섯 개에서 최대 열개까지 지급된다는 점입니다.”
“뭐시라? 다섯 개에서 열개나?”
김민호의 말에 다들 크게 놀랐다.
최하급 비약이 하나둘도 아니고 무려 다섯 개에서 열개 사이라면 분명히 능력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또한 4층은 E-급이라서 그런지 광장 자체도 1층보다 배 이상 크고, 1층에서 판매하지 않는 아이템도 다수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흐음, 1, 2, 3층은 F급에 맞춰서 아이템을 공급하고 4, 5, 6층은 E급에 맞춰서 아이템을 공급하는 방식인가?”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제 의견을 말씀드리면, 저희 서머너즈 길드와 소울 디펜스는 1주일 동안 무슨 수를 써서라도 모두 전직을 해서 4층으로 올라오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 선점의 효과를 누리자는 말이군요.”
“그렇습니다.”
김민호의 의견에 다들 동의하는 분위기가 됐다.
하지만 국정현은 약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제 갓 능력자가 된 소울 디펜스 대원이 F-급에서 E-급으로 1주일 만에 한 등급을 올릴 수 있을까요? 전 힘들다고 봅니다.”
국정현의 말에 김민호가 자신 있게 대답했다.
“그건 아직 퀘스트를 겪어 보지 않으셔서 그렇습니다. 최하급 비약을 받는 퀘스트 위주로 진행을 하면 1주일이면 충분히 전직을 할 수 있습니다.”
“으음.”
국정현은 김민호의 말에 신음성을 내뱉었다.
그게 사실이라면 지금 자신의 말은 명백한 실수가 되기 때문이다.
소울은 이런 문제로 시간을 낭비하거나 굳이 분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자신이 교통정리를 빠르게 해버리기로 했다.
“난 김민호 제1 레기온 대장의 의견에 찬성합니다. 일단 목표를 전직으로 잡고 최선을 다해봅시다. 그런 다음 좀 능력이 떨어지는 대원들은 서머너즈 길드의 능력자들이 전직을 도와주도록 하는 방법을 써도 될 것입니다. 직접 부딪쳐보지 않고는 되고 안 되고를 논할 수 없습니다.”
“저도 찬성입니다.”
김영신 소울 디펜스 사장이 소울의 말에 적극 찬성을 하고 나오자 더 이상 이 문제는 논란의 여지가 없어 졌다.
다들 전직이 서머너즈 길드와 소울 디펜스의 목표가 되어버린 것이다.
“참, 김민호 제1 레기온 대장, 아까 지하가 열렸다고 말한 것 같았는데?”
“맞습니다. 지하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난이도가 좀 높아서 일단 외인부대와 제1 공격대를 제외하고는 출입을 하지 못하도록 명령을 내렸습니다.”
“난이도가 얼마나 높은데 그러죠?”
“E급입니다.”
“E급이라면 5층 정도의 난이도군요.”
“5층 보다 조금 난이도가 더 높다고 보셔도 됩니다. 지하1층은 언데드 던전이니까요.”
“언데드 던전?”
“네, 그래서 일단 조심스럽게 접근을 하려고 합니다.”
김민호의 말이 충분히 이해가 갔다.
자신의 소환수가 바로 그 언데드들인데 어찌 언데드 몬스터의 위험을 모르겠는가?
하지만 그것은 서머너즈 길드원이나 소울 디펜스 대원들에게나 통하는 얘기였다.
소울은 지하1층이 언데드 던전이라는 말에 크게 흥미가 일었다.
“그럼 지하1층은 내가 맡도록 하지요.”
“마스터께서요?”
“응, 난이도가 E급 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넉넉히 E+급으로 잡아도 내 등급과는 아직 한참 차이가 있습니다.”
소울의 말에 다들 서로의 얼굴을 보더니 국정현이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마스터, 혹시 마스터의 등급이 뭔지 알 수 있을까요?”
“B급입니다.”
와아아아아아!
갑자기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자신들의 마스터가 어느새 B급으로 승급했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이제 어디 가서 마스터의 등급이 낮다고 놀림은 받지 않을 것이다.
337 길드의 마스터들도 B급은 아직 몇 명 없었다.
“축하합니다. 마스터!”
“감축 드립니다.”
“아니 언제 그렇게 등급이 올랐습니까?”
“이제 서머너즈 길드의 시대가 열리겠네요.”
“마스터, 만세!”
사방에서 소울을 향해 축하인사가 날아왔다.
소울은 그런 그들에게 일일이 눈을 마주치며 미소를 지어줬다.
‘다들 B급 소환계 능력자로 승급한 줄 알고 있네? 내가 B급 트리플 능력자라는 것을 밝히면 난리가 나겠구나.’
소울은 굳이 거기까지 자신의 비밀을 다 드러내지는 않기로 했다.
B급 능력자라는 것을 밝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마스터, 그래도 2층과 3층은 클리어 하시고 전직한 다음에 4층을 들렸다가 지하1층으로 가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하죠.”
전직을 경험하고 가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었다.
소울은 김민호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 것 같아 두말없이 그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국정현 사무총장은 지금 즉시 밖으로 나가서 능력자협회 백두원 회장과 능력개발청 지동현 청장을 만나도록 하세요. 이제는 중대형 몬스터 웨이브에 대해 내가 한 얘기를 충분히 믿어줄 겁니다. 중대형 몬스터 웨이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혹시 도울 수 있는 부분은 적극 돕도록 하세요.”
“네, 마스터.”
국정현이 소울에게 군례를 하고 큐브 밖으로 나갔다.
“김영신 사장과 간부들도 은밀하고 신속하게 일을 진행하셔야 합니다. 대원들 능력자 만든다고 황해남도와 개성특급시 북부에 행정과 치안의 공백을 만들면 안 됩니다.”
“네, 마스터. 명심하겠습니다.”
김영신 사장과 소울 디펜스 간부들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큐브 밖으로 우르르 몰려나갔다.
그들이 사라지자 소울의 눈에 유정아가 보였다.
“유정아 고문은 어떻게 할 겁니까?”
“저도 잠시 나가서 일을 보고 오겠습니다. 데리고 들어올 사람도 있고요.”
“그럼 그렇게 하세요. 나중에 보도록 하죠.”
“네, 마스터.”
유정아가 생긋 미소를 지으며 남몰래 윙크를 하며 큐브 밖으로 나가자 소울은 그녀의 뒷모습을 잠시 지켜본 후, 김민호를 비롯한 레이온 대장들을 따로 불러 모았다.
김민호, 로날도, 장백두, 오한라, 태산영이 잔뜩 긴장한 채 자신을 쳐다봤다.
“김민호 대장의 말대로 일단 4층에 제2의 베이스캠프를 차리는 것으로 합시다. 하지만 4층부터는 난이도가 E-급이니 이게 결코 쉽게 클리어 할 수 있는 퀘스트는 아닐 것입니다. 차분하게 서머너즈 길드의 실력을 키워야 할 필요가 있어요. 그러니 절대 무리하지 않도록 하세요.”
“네, 마스터.”
“우리 길드는 하향평준화 정책을 쓸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각자 능력에 맞춰 각 층의 퀘스트를 진행하도록 하시고 모든 길드원은 반드시 최소 5인 파티 단위로 움직여야 한다는 원칙을 꼭 지키도록 하세요.”
소울은 그렇게 신신당부를 하고 회의를 끝마쳤다.
“형!”
“소망아!”
이제 분수대 앞에 남은 사람은 소망이 유일했다.
“형, 이제 나도 능력자가 됐어.”
“그렇구나. 소현이는?”
“아직 내가 여기 온 것을 모르고 있어.”
“아버지와 어머니를 모시고 들어와. 물론 소현이도.”
“그럼 우리 가족 모두 능력자가 되는 거야?”
소망의 말에 소울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예전에는 능력이 없어서 도와줄 수 없었지만 지금은 얼마든지 가족들의 능력을 키워줄 수 있었다.
“능력 & 잠재능력 확인!”
그는 대뜸 소망의 능력과 잠재능력을 확인했다.
[능력 & 잠재능력 확인: 이소망
능력: 강화계 능력자(F-)
잠재능력: 없음]
잠재능력은 없었고 능력은 역시 생각대로 F-급 강화계 능력자였다.
아마도 소망이 먹은 것은 최하급 힘의 비약이나 생명의 비약을 먹은 모양이었다.
소울은 정신을 집중해서 소망의 스탯을 살펴봤다.
다행히 소망의 능력이 낮아서인지 그의 스탯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능력 & 잠재능력 확인: 이소망
스탯 확인: 근력 15, 민첩 10, 체력 11, 지혜 16]
============================ 작품 후기 ============================
*** 2015 어워드 투표하기가 시작됐군요. 다른 것은 몰라도 '성실 연재상'은 제가 받을 자격이 있지 않나 싶네요. ^^ ㅎㅎㅎ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유쾌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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