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OULNET-299화 (299/492)

00299  제 75 장 - 갑(甲)이 되기 위한 준비  =========================================================================

“모르고 계셨습니까? 2군단을 맡은 서울과 화랑 길드의 거점은 평산입니다. 사실 개성은 무주공산이나 마찬가지인 곳입니다. 몬스터 웨이브로 인해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극심한 곳이라 재건을 하려면 어마어마한 자금이 들어가는 곳입니다. 서울과 화랑 길드의 입장에서는 계륵이나 마찬가지인 곳이지요.”

“그래서 서울과 화랑 길드가 순순히 이곳 용흥리를 넘기기라도 했단 말이야?”

“용흥리를 우리보고 알아서 하라고 통째로 넘겼습니다. 또한 개성의 북쪽 대부분도 우리의 관할로 넘겼습니다.”

“가만, 지금 개성시를 얘기하는 거야? 아니면 개성특급시를 얘기하는 거야?”

“인구 20만 명, 면적 179.26 ㎢ 의 개성시를 포함한 개성특급시를 말하고 있는 겁니다.”

“그 중에서 용흥리는 100% 우리 관할이 됐고 개성특급시는 북부지역 대부분을 우리 관할로 받았다는 말이네.”

“그렇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개성시를 기준으로 판문점과 개성공단을 포함한 남쪽 전체를 화랑과 서울 길드가 관할하고 그 이북을 우리보고 재건하고 관리하라고 넘긴 것입니다. 지도로 확인해보면 대충 개성특급시 전체의 60% 정도에 해당합니다.”

“이런 미친놈들이 있나? 자신들이 할당받은 지역까지 우리에게 넘기다니…….”

“그러게 말입니다. 사실 저희도 이번에 완곡히 거절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국정현 사무총장께서 마스터께서 아시면 반드시 허락하실 거라면서 기꺼이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이셨습니다.”

“으음!”

소울은 손바닥으로 자신의 턱을 감싸며 신음소리를 냈다.

2군단을 맡은 7대 중대형길드의 서울과 화랑 길드의 거점은 황해북도 남부의 평산이다. 정확히 말하면 황해북도 남부와 개성특급시 전체가 서울과 화랑 길드의 관할지역이 된다.

하지만 몬스터 웨이브로 큰 피해를 입은 개성시를 포함한 개성특급시까지 다 관할하게 되면 재건에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가게 된다.

이를 염려한 두 길드는 개성특급시의 알짜배기라고 할 수 있는 개성공단과 판문점이 있는 남부만 싹 챙기고, 영양가 없고 위험하기만 한 개성필드와 개성레어가 있는 북부를 서머너즈 길드에 넘겨버린 것이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 면에서는 나름 훌륭해 보이지만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생각하면 썩 좋은 방법은 아니다.

물론 서울과 화랑 길드가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알았다면 절대로 이런 짓을 벌이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그들은 중대형 몬스터 웨이브가 시작되면 반드시 개성특급시에 큰 피해가 나올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서울과 화랑 길드에서 나름 잔머리를 굴리긴 했는데 결과적으로 망작(亡作)이라는 것을 알면 나중에 열 좀 받겠구나. 아무리 개성에 개성필드와 개성레어가 있다고 해도 옛 고려의 수도(首都)이자 역사적인 고도(古都)인 이곳 개성의 가치를 너무 낮게 봤구나.’

자신이 없을 때 일어난 일이라서 딱 잘라 뭐라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최소한 국정현 사무총장이 나름 선견지명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해줄만 했다.

“개성특급시 북부를 우리의 관할로 넘긴다는 것은 정식으로 서류를 만들어뒀겠지?”

“물론입니다. 국정현 사무총장님이 전권대리로 나서서 서명하시고 서울과 화랑 길드 마스터들도 서류에 서명하셨습니다. 혹시 문제라도…….”

“아니, 문제될 것이 있나? 우리야 어떻게 하던지 개성특급시의 북한 동포를 품안에 끌어안고 재건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지.”

“아! 역시 마스터는 국정현 사무총장님과 같은 생각을 하시고 계시군요.”

실비아가 소울의 말에 크게 감동하는 표정을 지었다.

소울은 그녀의 얼굴을 한번 힐끗 쳐다보더니 다시 손으로 입을 가리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굳이 그녀에게 자신의 본심을 다 보여줄 필요는 없다. 때론 모르는 게 약이 되기도 한다.

“실비아!”

“네, 마스터.”

“소울투자에 연락해서 서머너즈 길드에 1조원을 지원하라고 해.”

“네?”

실비아는 느닷없는 소울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라워했다.

“국정현 사무총장에게 우리의 관할이 된 황해남도와 개성특급시 북부의 재건과 개발을 위한 마스터 플랜을 짜라고 하고.”

“네, 마스터.”

“정부에 지원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좀 알아보고.”

“알겠습니다.”

“서머너즈 길드 본부에 헬기를 보내서 우리 가족들을 이리로 모시고 와!”

“가족식사를 준비할까요?”

“당연히 그래야겠지.”

“오후에 간부회의를 열 테니까 국정현 사무총장, 김영신 소울 디펜스 사장, 유정아 고문, 이소망 소망공작실 실장을 꼭 참석시키도록 해.”

“네, 마스터.”

정신없이 소울이 해야할 일을 쏟아내자 실비아는 급히 자신의 스마트폰에 메모를 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실비아가 나가는 것을 확인한 소울은 자신의 책상 위에 놓인 전화기를 들었다.

-비서실의 이동해입니다.

“이 비서, 오늘 저녁, 내가 이곳에 머물만한 곳이 있나?”

-3층에 마스터를 위한 스위트룸을 꾸며 놓았습니다. 거기서 쉬시면 됩니다.

국정현이 비서실을 제대로 꾸며 놓은 모양이다. 이제는 굳이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자신을 위한 편의시설을 마련해놓고 있었다.

“실비아 비서에게 1차로 말은 해놓았어. 헬기를 보내 가족을 이곳으로 부르라고 말이야. 조용히 가족식사를 할 수 있도록 자네가 잘 좀 준비해줘!”

-네, 마스터. 말씀하신대로 잘 준비해 놓겠습니다.

“국정현 사무총장에게 연락해서 오늘 내가 같이 데리고 온 레이칸 부족의 칸슬로 주술사를 모시고 여기 사무실로 오라고 전해줘!”

-레이칸 부족의 칸슬로 주술사를 모시고 오라고 하겠습니다.

“능력자협회 협회장과 능력개발청 청장이 이곳으로 올 것이니 영접준비를 해줘! 자세한 것은 김영신 소울 디펜스 사장과 연락을 해서 조율하도록 하고.”

-그렇게 하겠습니다.

소울은 비서실의 이동해 비서에게 몇 가지 더 지시를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까망, 본, 푸티나, 너희들은 언제쯤 등급이 오를 것 같아?]

[규! 주인님의 영향을 받아서 계속 소환력이 올라가고 있어요. 벽을 뛰어 넘을 수 있을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해요.]

제일 먼저 까망이가 자신의 상황에 대해 설명해줬다.

현재 까망이의 등급은 B-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올라갈지 모르지만 최소한 B+까지는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마이로드, 저는 조만간 벽을 깨고 올라갈 것 같습니다. 하지만 스켈레톤 기병대는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아 당장 다음 단계로 올리기엔 조금 무리가 있습니다. 스켈레톤 기병대가 어느 정도 적응이 되면 다음 단계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마석이 많이 필요하겠지?]

[그렇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관해놓은 것이 제법 있어서 아직 마스터에게 손을 벌릴 정도는 아닙니다.]

[혹시 B급 마석을 가지고 있나?]

[제게 B급 마석은 없습니다. 주로 C급 마석입니다.]

본의 현재 상태는 C+였다. 아마 곧 B급으로 벽을 깨고 오를 것 같았다.

[꾸잉!]

[푸티나도 곧 벽을 깨고 올라설 것 같아?]

[꾸잉! 꾸잉!]

푸티나도 현재 등급이 C+인 상태다. 긍정적인 대답을 하는 것을 보니 푸티나도 B급 소환수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인 것 같았다.

비스크의 등급이 C+로 올라 웨어울프 엘리트 전사가 됐고, 트로트도 C급으로 올라서 트롤 전사가 됐다.

소울과 그의 소환수들, 그리고 비스트들은 모두 점점 더 강력한 존재로 바뀌어져 가고 있었다.

이번에 자신이 탈태환골을 하고 B급 멀티 능력자가 되자 그에 영향을 받은 소환수들이 근본적으로 벽을 깨고 승급을 하려는지 크게 출렁이고 있었다.

소환사와 소환수는 영혼이 서로 묶이듯 영향을 받는 관계라 소환수들이 벽을 깨고 B급 소환수로 올라서면 아마 그 반작용으로 인해 소울도 B급에서 B+급으로 올라서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를 해봤다.

그렇게 자신의 소환수들과 얘기를 하고 있는 사이, 개성시 북동쪽 용흥리를 향해 서울에서 헬기 2대가 열심히 날아왔다.

두 대의 헬기가 서머너즈 길드 임시 개성지부 인근의 헬리포트에 착륙하자 서머너즈 길드의 비서들이 마중을 나가 안에 타고 있던 VIP들을 모시고 왔다.

2층 회의실에 도착한 두 사람의 얼굴은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

“안녕하십니까?”

“별로 안녕하지 못합니다.”

“와보니 별로 바빠 보이지도 않네요. 우리보고 이리 올라오라고 하는 것 보다 직접 서울로 내려오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요?”

능력자협회 회장 백두원과 능력개발청 청장 지동현은 김영신 사장에게 무슨 얘기를 들었는지 잔뜩 골이 나 있었다.

소울은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일단 자리에 앉으세요.”

“그럽시다.”

“휴우!”

백두원과 지동현은 자존심이 강했지만 일단 여기까지 올라온 이상 그 이유는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할 수 없이 회의실의 의자에 앉아 소울을 쳐다봤다.

“두 분 한번 생각해보세요. 일개 길드의 마스터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감히 대한민국 능력자협회 회장과 장관급인 능력개발청 청장을 마음대로 오라 가라 할 수가 있겠습니까?”

“으음.”

“정말 뭔가 있기는 있군요.”

소울의 말에 그제야 두 사람은 확실히 뭔가 중요한 정보가 그에게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자세를 바로 했다.

“우리를 이곳에 불러들여서까지 하고 싶은 말이 뭔지 한번 들어봅시다.”

“두 분을 이렇게 수행원도 없이 따로 조용히 오시라고 한 이유는 당연히 제가 얻은 특급 정보를 두 분과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음, 이거 왠지 듣기도 전에 심장이 마구 떨리네요. 도대체 무슨 정보인데 그러죠?”

지동현의 말에 소울이 하얀 이를 드러내며 미소를 지었다.

백두원과 지동현은 그런 소울의 얼굴을 보자 뭔가 예전에 비해 훨씬 멋있고 잘 생긴 얼굴이 된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오라클이 예언한 중대형 몬스터 웨이브의 주력이 어떤 몬스터인지 알아냈습니다.”

“뭐시라? 그게 사실입니까?”

“어떤 몬스터 입니까?”

백두원과 지동현의 놀라는 얼굴을 보니 소울은 그제야 좀 만족스러웠다.

‘어디서 상판대기를 찡그리고 있어? 아직 갑이 누군지 잘 모르는 모양이네. 지금은 그렇게 체면이고 뭐고 열심히 다 세우고 살아라. 멀리 않은 시일에는 내 앞에서 그렇게 빳빳하게 고개를 세우지는 못할 테니까…….’

소울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백두원과 지동현은 소울이 말없이 자신들을 바라만 보고 있자 좀이 쑤셔서 견딜 수가 없었다. 막 한 마디 하려는 순간 소울의 무거운 입이 열렸다.

“전 이번에 개성필드를 통해 차원의 균열 안으로 들어가 여러 가지 희한한 일을 많이 겪었습니다. 먼저 이 사진을 좀 보시지요.”

“이게 다 뭡니까?”

“설마 이게 전부 몬스터입니까?”

책상 위에 올려놓은 봉투에서 미리 준비를 해놓은 사진을 꺼내 각각 보여주자 그들은 사진속의 장면을 보며 크게 놀랐다.

“네, 맞습니다. 전위부대 쯤 된다고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이게 전위부대라면 본대는 얼마나 되는 거죠?”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닙니다. 이번 중대형 몬스터 웨이브를 어떻게 막느냐가 문제지요.”

“이소울 마스터, 이제 우리 두 사람 애간장 그만 태우고, 하고 싶은 말 있으면 그냥 다이렉트로 다 하세요.”

지동현이 미소를 짓고 있는 소울을 향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소울은 지동현의 말에 미소를 지우더니 곧 자신이 히물레야 산맥의 알라야 분지에 가서 본 몬스터들의 종류와 숫자를 말해줬다.

“세상에, 그 정도의 몬스터가 몬스터 필드를 통해 튀어나온다면 이거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군요. 결정적으로 중대형 몬스터의 주력이 아나콘다 보다 더 큰 바실리스크라니요?”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서 이번 중대형 몬스터 웨이브 방어의 성패가 달라집니다.”

“그렇겠지요. 하지만 과연 이렇게 많은 중대형 몬스터들의 공격을 우리가 잘 막아낼 수 있을까요?”

지동현은 살짝 겁을 먹었는지 회의적으로 얘기했다. 그러자 오히려 백두원이 소울을 대신해서 긍정적인 발언을 했다.

“이미 서울, 부산, 인천, 대구, 대전, 광주, 울산 이렇게 대한민국의 7개의 대도시에 있는 몬스터 필드와 함흥, 평양, 개성 이렇게 북한의 3개 도시에 있는 몬스터 필드에는 이중으로 대 몬스터 장벽이 세워져 있습니다.”

“맞습니다. 한반도의 몬스터 필드 10개는 대부분 이중으로 대 몬스터 장벽이 세워져 있지요. 그 말은 중대형 몬스터가 대 몬스터 장벽을 넘어가기 전에 대량살상무기를 퍼부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말입니다.”

지동현은 대량살상무기란 말에 곧바로 핵폭탄을 떠올렸다.

“설마 핵을 쓰자는 말은 아니겠지요?”

“핵이라니요. 그런 위험한 것을 비좁은 한반도 땅에 어떻게 터뜨립니까? 핵을 터뜨려봐야 몬스터 필드 밖으로 나온 놈들이나 피해를 보게 됩니다. 아니 몬스터 보다 인류가 더욱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입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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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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