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OULNET-298화 (298/492)

00298  제 75 장 - 갑(甲)이 되기 위한 준비  =========================================================================

무표정한 얼굴로 오연히 푸티나를 타고 계곡을 빠져나갔다.

그런 시크 한 모습이 또 매력적으로 보였는지 젊은 웨어울프 암컷들이 자지라지며 소란을 떨어댔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이렇게 레이칸 부족과 투멘 부족의 젊은 웨어울프들의 마음을 조금씩 빼앗아가고 있었다.

느긋하게 걸어왔는데도 불구하고 개성필드를 빠져 나오는데 시간은 그리 많이 걸리지 않았다.

“어서 오십시오. 마스터!”

“무사귀환을 축하드립니다.”

“어디 갔다가 이제 오는 거야?”

관문에는 서머너즈 길드 사무총장 국정현과 소울 디펜스 사장 김영신 그리고 고문 유정아가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눈이 촉촉하게 젖은 유정아를 보면서 살짝 윙크를 해준 소울이 그들을 스쳐가자 이번에는 수많은 서머너즈 길드의 대원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말없이 일제히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환영의 뜻을 표했다.

소울도 가볍게 고개를 한번 끄덕여주고 그들을 스쳐 지나갔다.

그러자 이번에는 화랑, 서울, 월야, 천마 길드에서 나온 간부들이 자신을 쳐다보며 수군거리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소울은 그들을 쳐다보지 않았다.

그는 어느새 개성필드 주변을 완전히 둘러싸고 있는 대 몬스터 장벽을 보고 있었다.

‘참 빨리도 세웠네. 시간이 얼마 지난 것 같지도 않은데 벌써 대 몬스터 장벽을 세우다니.’

소울은 적이 감탄해마지 않는 표정으로 살며시 고개를 몇 번 끄덕였다.

개성필드를 완전히 빠져 나오자 돌연 그의 눈앞에 말풍선이 하나 붕 떠올랐다.

주변사람들의 동요가 없는 것을 보니 이것은 아마 자신에게만 보이는 모양이었다.

-중립개방을 선택하셨습니다. 지금부터 코어에 연결된 차원의 균열을 큐브로 전환합니다. 큐브로 전환을 마치는데 24시간이 걸립니다.

개성필드를 나오자마자, 중립개방을 선택한 자신의 의지에 따라 차원의 균열(개성필드)이 큐브라는 것으로 모습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큐브가 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었지만 절대로 범상치 않은 것이라는 것은 확신할 수 있었다.

부우우웅 끼익!

소울의 앞으로 소형전술차와 중형전술차가 차례로 달려와 멈춰섰다.

그 모습에 푸티나의 등에서 훌쩍 뛰어 내려온 소울은 국정현을 불렀다.

“마스터, 부르셨습니까?”

“네, 지금부터 제 말 잘 듣고 그대로 시행해주세요.”

“알겠습니다. 명령만 내려주십시오.”

국정현이 신중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자 소울은 빠른 속도로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지금부터 정확히 24시간 주겠습니다. 서머너즈 길드의 모든 대원을 한명도 빠뜨리지 말고 모두 이곳으로 불러들이세요.”

“네? 혹시 무슨 일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자세한 것은 나중에 따로 말씀드릴 테니 일단은 더 묻지 말고 지시한 그대로 움직여 주세요.”

“네, 마스터.”

소울이 딱 잘라 말하자 국정현은 더 이상 그에게 이유를 묻지 않았다.

“나와 같이 온 630여명의 레이칸 부족과 투멘 부족이 머물 수 있는 장소를 수배해주세요. 당장은 야영도 괜찮지만 근처에 함께 살 수 있는 거주지를 구해주면 좋겠습니다.”

“몬스터 웨이브로 인해 개성의 인구가 많이 줄었습니다. 지낼만한 곳은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굳이 야영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국정현이 자신 있게 말하자 소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잘됐군요. 그럼 거주할 수 있는 장소를 부탁드리지요. 앞으로 이들은 우리 서머너즈 길드에 외인부대로 영입하게 될 것입니다. 각별히 신경을 써 주셔야합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 말을 들으니 안심이 되네요. 이제 유정아를 불러주세요.”

“네, 마스터.”

국정현이 유정아에게 가서 귓속말을 하자 그녀는 일부러 느긋한 걸음걸이로 다가왔다.

“나 불렀어?”

“그래. 사람들 앞에서는 존댓말 쓰자면서?”

“그게 언제쩍 얘기인데 그래? 그리고 이제 어지간한 사람들은 다 우리 사이 눈치 챘단 말이야.”

“눈치를 챈 것이 아니라 네가 소문을 냈겠지.”

“지금 시비 걸려고 나 부른 거야?”

“아니, 그레이 트롤 50마리를 포로로 잡아왔는데 아무래도 필요 없는 것 같으니 경매로 넘겨야겠다.”

유정아가 그레이 트롤 50마리를 포로로 잡았다는 말에 곧바로 눈빛이 변했다. 그리고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생글거리기 시작했다. 참 변화무쌍한 여자다.

“다알링!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동안 저기 들어가서 얼마나 힘들고 피곤했어? 내가 서비스로 전신 마사지 해줄게. 자! 어서 가자.”

사심이 가득담긴 얼굴로 소울의 팔에 팔짱을 끼고 마구 몸을 흔들자 따듯하고 뭉클한 유정아의 풍만한 폭신폭신한 가슴이 느껴졌다.

오랜만의 접촉이라서 그런지 절로 회가 동했다. 하지만 소울은 인내심을 발휘해서 그녀의 팔을 떼어냈다.

“회포는 나중에 저녁에 풀기로 하고, 어서 가서 그레이 트롤 50마리나 인수해! 일반 트롤 보다 훨씬 강하고 거친 놈들이니까 경비에 만전을 기해야해.”

“알았어. 어디 장사 한두 번 해?”

“널 믿으니까 이정도 얘기를 하고 마는 거야. 다른 놈 같으면 내가 직접 데리고 갔을 거야. 전투력이 상당한 놈들이니까 진짜 조심해야해.”

“그래? 그런데 저놈들 어떻게 하려고 그래?”

“트롤이잖아. 지난번에 트롤 피로 포션 만드는 것 보여주지 않았어?”

“아! 이제 알겠다. 이놈들을 가둬놓고 포션 공장을 차리라는 말이구나.”

“머리가 좋은 것인지, 눈치가 빠른 것인지 모르지만 어쨌든 두 번 말하지 않게 하니 좋군.”

“둘 다야!”

유정아는 잘난 척할 기회를 놓치지 않고 혀를 내빼물면서 말했다.

“앞으로 포션 많이 필요하니까 최대한 만들어놔.”

“그레이 트롤 한 놈 당 하루에 피 1리터씩 뽑으면 되겠지?”

“아마 그 정도가 적절하지 않을까 싶어. 대신 먹이는 고블린이나 오크 고기를 주도록 해.”

“오케이. 그럼 나 먼저 가볼게. 나중에 내가 자기 숙소로 찾아갈게.”

“그래. 그러던지.”

쪽!

유정아는 사람들이 쳐다보건 말건 이제는 대놓고 소울의 입술에 키스를 하고 갔다.

굳이 싫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어 어색하게 헛기침만 나왔다.

한편, 소울의 지시를 받은 국정현은 서머너즈 길드 전체에 비상호출을 내리고 전 대원들을 개성으로 불러들였다.

그리고 중형전술차를 동원하여 레이칸 부족과 투멘 부족의 웨어울프들을 어딘가로 열심히 실어 날랐다. 그의 옆에서 비스크가 열심히 뛰어다니며 도왔다.

[본, 스켈레톤 기병대를 소환해제하고 나를 따라와라!]

[예스, 마이로드.]

본은 날개달린 해골전투마에서 내리더니 즉시 안개를 뿜어냈다. 사람들의 시야를 가리자마자 악어 입을 만들어 스켈레톤 기병대를 모조리 빨아들이자 순식간에 그들의 모습이 사라져버렸다.

안개를 다시 빨아들인 본은 소울의 뒤로 다가와 조용히 시립했다.

푸티나도 덩치를 처음의 새끼 곰 사이즈로 줄이고 소울의 옆에 서자 트로트만 어쩔 줄을 몰라 하며 소울을 쳐다봤다.

“트로트, 너는 덩치가 너무 커서 안 되겠다. 그냥 여기서 대기하도록 해라.”

“키잉!”

살짝 실망하는 목소리였지만 그렇다고 저렇게 커다란 놈을 데리고 다닐 수는 없었다.

다행히 개성필드를 감싸고 있는 대 몬스터 장벽 한쪽에는 서머너즈 길드 전용의 건물들이 마련되어 있어 트로트를 안전하게 맡겨두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비스크는 인간의 삶을 잘 모르는 자신의 동족들을 따라가야 했기에 진즉에 중형전술차를 타고 떠났고 소울의 옆에는 푸티나와 본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까망이만 남게 됐다.

소울은 김영신 사장이 눈에 보이자 그를 불러서 작게 소곤거렸다.

“능력자협회 협회장과 능력개발청 청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서 즉시 이곳으로 오라고 하세요.”

“네?”

김영신은 소울이 감히 능력자협회 협회장과 능력개발청 청장을 개성으로 호출하자 깜짝 놀랐다. 이 둘은 일국의 장관급에 해당하는 자들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 B급 능력자, 그것도 멀티 능력자가 된 소울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혹시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면 내가 직접 전하라고 했다고 말하시고 급히 전해야만 하는 1급, 아니 특급 정보가 있다고 말하세요. 만약 이 말을 듣고도 당장 오지 않는다면 나중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질 각오를 하라고 주지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대화는 따로 녹음을 해놓으세요.”

“아, 알겠습니다.”

김영신은 이게 무슨 홍두깨 같은 짓인가 했다. 하지만 소울의 얼굴을 보니 전혀 장난을 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확실히 뭔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느껴졌다.

‘분명히 뭔가 중요한 정보를 전해야 하는 사정이 있을 거야. 별것 아닌 일로 그들을 개성으로 호출했다간 분명히 나중에 큰 코를 다치게 된다는 것쯤은 마스터도 충분히 아시겠지.’

김영신은 소울에게 인사를 하고는 즉시 자신이 사용하는 소형전술차 안으로 들어갔다.

“마스터!”

그때, 소울을 부르는 젊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자신의 비서 겸 호위인 실비아가 두 손을 모이고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실비아!”

“마스터, 너무해요. 어떻게 저를 버리고 가실수가 있어요?”

그녀는 마치 손대면 톡하고 터질 것만 표정으로 소울을 바라봤다.

글썽이는 눈은 이미 촉촉하게 젖어있어 당장이라도 눈물을 왈칵 쏟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소울은 실비아의 마음을 조금도 알아주지 않았다.

“버리긴 누굴 버려?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서머너즈 길드 개성지부로 가자.”

“네?”

실비아가 소울은 냉정한 말에 놀라는 사이 소울은 그녀가 몰고 온 소형전술차에 탄 채 그녀를 기다리며 소리쳤다.

“안갈 거야?”

“가요. 간다고요.”

실비아는 눈물을 훔치며 소형전술차의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었다.

조수석에는 전신갑옷을 입고 있는 본이 묵묵히 앉았고, 뒤쪽으로 소울과 푸티나가 앉아 있었다.

부우우우웅!

실비아는 백미러로 흘깃거리며 소울의 얼굴을 훔쳐봤다.

“그러다 눈 사팔뜨기 된다.”

“네? 아! 네.”

소울의 말에 실비아는 괜히 또 눈물이 나려고 했다.

자기 딴에는 걱정이 되어서 본 것인데 저렇게 냉정하게 말을 하니 섭섭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나쁜 남자가 되기로 작정을 했는지, 소울은 실비아의 마음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서머너즈 길드 개성지부는 널찍한 3층짜리 건물이었다. 그리고 말 그대로 엎어지면 코 닿을 만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있었다.

사실 차를 타지 않고 그냥 걸어와도 될 만한 거리였다.

하지만 개성지부가 어디 있는지 모르는 소울의 입장에서는 실비아가 운전하는 소형전술차를 타고 오는 것이 제일 쉬운 방법이었다.

“여깁니다.”

실비아가 그새 냉정을 되찾고는 소울을 위해 뒷문을 열어줬다.

“고마워. 사무실로 올라가자.”

“네, 마스터.”

소울의 고맙다는 한마디에 금세 마음이 풀려버린 실비아는 미소를 지으며 앞장을 섰다.

발정이라도 난 것인지 앞서가는 실바아의 힙업 된 토실토실한 엉덩이를 보자 아랫도리에 뻐근하게 힘이 들어갔다.

‘너무 건강해서 문젠가? 아니면 랩터킹의 간을 먹은 부작용인가? 그것도 아니면 젊은 사내의 자연스러운 현상인가?’

소울은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움직이는 주니어의 횡포에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이제 그도 여난 비슷한 것을 거치면서 주니어를 잘 제어해야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충성!”

“충성!”

서머너즈 길드 개성지부의 경비를 맡고 있는 소울 디펜스 개성지부 대원들이 마스터의 등장에 군기가 바짝 든 목소리로 군례를 했다.

소울은 그들을 바라보며 가볍게 한번 손을 들어주고는 계단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

2층 한쪽 끝에는 서머너즈 길드의 마스터를 위해 만들어 놓은 개성지부 마스터 전용 사무실이 있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작지 않은 공간에 아담한 사무실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거침없이 안으로 걸어 들어와 창가에 서자 창문 밖으로 대 몬스터 장벽의 웅장한 모습이 보였다.

소울의 안색이 딱딱하게 굳었다.

“설마, 이게 진짜 서머너즈 개성지부는 아니겠지?”

“여긴 현재 임시로 사용하고 있는 곳입니다. 개성필드의 지분 60%를 가지고 있으니 당연히 개성필드가 있는 용흥리의 주요 건물과 요충지의 땅은 저희 서머너즈 길드가 접수했습니다.”

“용흥리의 주요 건물과 요충지의 땅을 접수하다니?”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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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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