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OULNET-295화 (295/492)

00295  제 74 장 - 신위(神威)  =========================================================================

방금전만해도 당장이라도 자신의 손아귀에서 찌그러져 뒈질 줄 알았던 놈이 살아나고 아무리 자신의 몸을 공격해도 별다른 충격을 줄 수 없었던 소환수들의 공격이 살을 찢고 뼈를 꺾기 시작하자 바카써스는 서서히 공포를 느꼈다.

그런 모습을 냉혹한 눈동자로 지켜보고 있던 소울은 내단의 기운을 있는 데로 뽑아 토마호크에 쏟아 넣기 시작했다.

순간적으로 토마호크 날에서 30cm가 넘는 노란 광채가 쑥 솟구쳐 나왔다.

그러자 그는 몸을 바로 움직였다.

스스슷 스스슷!

이빨을 지그시 물며 빠르게 바카써스에게 다가갔다. 거리가 10m에 이르자 그의 몸이 꺼지듯이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팟!

그리고 그의 몸이 새롭게 나타난 곳은 바카써스의 다리 근처였다.

순간이동을 써서 가까이 다가간 소울은 푸티나에게 잡혀서 아등바등 거리고 있는 바카써스의 왼쪽 발목을 토마호크로 사정없이 내리찍었다.

쩍!

쿠에에에에에엑!

바카써스의 발목이 노랗게 빛나고 있는 살벌한 토마호크의 도끼날에 깔끔히 잘려나갔다.

이제는 푸른 생체실드가 번쩍여도 조금도 날이 밀리거나 하지 않았다.

바카써스는 죽는다고 비명을 질러댔다.

그 비명소리에 가뜩이나 힘겹게 싸우고 있던 그레이 트롤 추살대의 전의(戰意)가 무참히 꺾여 나갔다.

안 그래도 악으로 버티고 깡으로 견디던 의지와 체력이 급전직하로 떨어져 내렸다.

[푸티나, 지져!]

[꾸잉!]

파츠츠츠츠츳!

푸티나가 라이트닝 파워를 끌어올려 바카써스의 몸을 바로 지져버렸다.

바카써스는 눈을 까뒤집으며 거품을 물고 몸을 부들부들 떨어댔다.

그제야 소울은 바카써스에게 당했던 죽음의 공포가 어느 정도 해소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아직 그의 원한은 다 풀리지 않았다.

퍽퍽퍽 퍽퍽퍽…….

소울은 바카써스의 옆으로 움직이더니 발로 옆구리를 마구차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곧 바카써스의 온몸을 자근자근 밟아댔다.

퍽퍽퍽 우두둑 퍽퍽 쩍 우두두두둑 퍽퍽퍽!

소울은 두 주먹과 두 발을 골고루 사용해서 한참동안 떡이 되도록 바카써스를 패버렸다. 그러고 나자 마음속에 응어리졌던 원한이 서서히 풀려나갔다.

만족할 만큼은 아니라고 해도 스트레스가 풀릴 정도로 복수를 하고 나자 소울은 까망이를 불러들였다.

[까망아, 이놈의 마석을 뽑고, 능력과 기운을 흡수해라. 죽이진 말고.]

[규! 네, 알겠어요.]

까망이가 쏜살같이 날아가 바카써스의 몸속으로 쑥 들어갔다.

그리고는 생으로 마석을 뽑고 바카써스의 능력과 기운을 모조리 흡수했다.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에서도 바카써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몸을 마구 흔들며 반항을 했지만 푸티나가 살짝 라이트닝 파워로 몇 번 더 지져주자 곧 힘을 잃고 뻗어버렸다.

소울은 떨어져나간 바카써스의 발을 주워 잘린 다리에 가져다가 잘 붙였다.

아무래도 이렇게 튼튼한 놈은 유정아에게 넘겨서 밑천까지 탈탈 털어먹게 하고 죽게 되면 본이 제대로 써먹을 수 있도록 온전한 몸을 가지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처음에는 홧김에 그냥 단매에 때려죽이려고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보다 두고두고 우려먹는 방법을 쓰기로 마음을 바꿨다.

바카써스만 B급 몬스터이고 그레이 트롤 전사를 비롯한 나머지는 전부 C급 이하의 몬스터이다.

바카써스가 전투에서 제외된 이상, 그레이 트롤과 전사들은 이제 당당히 C+급 소환수의 반열에 오른 본과 스켈레톤 기병대의 상대가 되긴 힘들었다.

소울은 이번 전투에서 승리를 확신했다.

몸을 돌려 조금 빡빡하게 싸우고 있는 왼쪽 방어선의 레이칸 부족 전사를 돕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그때였다.

갑자기 뭔가 불길한 예감이 뒷골을 서늘하게 만들더니 그의 몸 위로 어둠이 드리워졌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위로 치켜들자 온몸이 화상으로 가득한 거대한 와이번이 자신을 노리고 공중에서 아래로 내리꽂히고 있는 것이 보였다.

워낙 순간적인 기습이라서 그 누구도 와이번의 이런 급습에 대해 알지 못했고 당연히 경고도 발할 수 없었다.

소울의 심장이 빠르게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생각해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이 상태론 도저히 와이번의 기습을 피할 수 없었다.

소울은 그 짧은 순간에도 이번 기회에 이 썩을 놈의 와이번을 잡아 죽이지 못하면 앞으로 두고두고 피곤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순간이동!’

소울은 와이번의 공격을 옆으로 피하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에게 날아들고 있는 와이번의 목을 향해 순간이동 했다.

동시에 까망이를 불러들였다.

[까망이 소환!]

소울은 자신의 오른손바닥에 수리검의 감촉이 느껴지자 자신의 의지를 전달했다.

[까망아, 네가 가진 기운을 수리검을 통해 방출해!]

[규! 알겠어요.]

소울은 대답을 듣기도 전에 떨어져 내리는 와이번의 목에 그대로 수리검을 쑤셔 박았다. 거의 비슷한 시간에 수리검에서 1m 이상의 막대기처럼 생긴 노란 광채가 쑥 튀어나왔다.

순간적으로 와이번의 목에서 진한 파란색의 빛이 솟구치며 방어를 했지만 그 빛은 막대기 같은 노란 광채에 유리처럼 산산이 부서져 내리며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원래 와이번은 이번에는 100% 자신의 원수를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날카로운 발톱으로 잡아 찍어 내리려는 순간 바로 눈앞에서 모습이 사라져 버리자 크게 당황했다.

와이번은 급히 날개를 피고 속도를 줄였다. 순간 자신의 목을 파고드는 엄청난 고통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콰직!

와이번의 목뼈를 단숨에 뚫고 들어간 수리검을 급히 놓아 버린 소울은 토마호크를 이용해 허공으로 몸을 틀어서 간신히 몸을 피했다.

와이번의 거대한 동체가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쿵!

육중한 와이번의 동체가 땅에 내리꽂는 큰 진동에 잠시 치열했던 전투가 일시에 멈춰버렸다.

허공에서 토마호크를 잡고 우아한 동작으로 떨어져 내린 소울은 와이번의 등 위에 멋지게 착지했다.

척!

그 모습에 계곡에 있는 레이칸 부족과 그레이 트롤 부족 모두의 시선이 소울에게 집중됐다.

소울은 어깨를 당당하게 펴면서 대뜸 그레이 트롤 추살대에게 협박을 했다.

“당장 항복해라. 그럼 살려주겠다. 아니면 모조리 이놈처럼 목에 구멍을 뚫어주겠다.”

그레이 트롤은 당연히 소울이 뭐라고 하는지 알지 못했다.

화이트 드래곤 히마의 레어가 시작되는 동굴 속 광장도 아닌데 종족이 다른 그들이 말이 통할 리가 없는 것이다.

그러자 소울의 말을 뒤에서 듣고 있던 칸슬로가 앞으로 나서더니 뭔가 이상한 손짓을 하곤 통역을 시작했다.

희한하게도 칸슬로가 하는 말을 그레이 트롤들이 바로 알아먹고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레이 트롤 추살대는 이미 반수 이상이 땅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남은 오십도 온몸이 재생되지 않는 상처투성이였다.

그들도 머리에 똥만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니라서 이미 마음속으로 패배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었다.

“마스터, 정말 이들을 살려주실 겁니까?”

“당연하지. 잘 먹여서 매일 피를 뽑아 포션을 만들 생각이야.”

“아! 그렇군요.”

소울은 더 이상 칸슬로에게 존댓말을 하지 않았다.

이제 자신의 정체가 밝혀져도 아쉬울 것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칸슬로는 그의 말뜻을 바로 알아먹고는 그레이 트롤들을 살살 구슬리기 시작했다.

크와아아아앙!

그때 그레이 트롤 전사 한 놈이 반항을 하는지 눈깔을 데굴거리며 큰 포효를 질러댔다.

그 모습에 기분이 팍 상한 소울이 칸슬로를 쳐다보자 칸슬로가 고개를 살짝 가로저었다.

[까망이 소환!]

소울은 까망이를 수리검의 형태로 자신의 오른손에 소환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포효를 지르고 있는 놈을 향해 까망이를 힘차게 던졌다.

쐐애애액!

퍽!

풀썩!

폭발적인 속도를 내며 날아간 수리검에 의해 그레이 트롤 전사의 머리가 한방에 터져 나갔다.

머리를 잃은 그레이 트롤 전사의 몸이 그 자리에 실 끊어진 인형처럼 무너져 내렸다.

비록 지치고 상처를 입고 있는 그레이 트롤 전사였지만 그래도 C급 몬스터의 대가리를 단 한방에 터트리는 그 엄청난 위용에 그레이 트롤들은 일거에 전의를 상실해버렸다.

[까망아, 점점 기운을 방출하는 게 자연스러워지는구나.]

[규! 감사해요. 모두 주인님의 은혜입니다.]

[에고 예쁜 것, 이제는 말도 잘하네.]

[규! 헤헤! 이것도 주인님의 은혜에요.]

[푸하하하! 그래 그렇긴 하지.]

까망이의 목소리가 귀여운 여자 아이의 목소리로 변해 아주 또렷하게 들려왔다.

지능이 대폭 올라갔는지 이젠 제법 말을 예쁘게 잘했다.

“마스터, 그레이 트롤들이 모두 항복하겠답니다.”

“그래? 잘 됐군. 항복한 놈들을 모조리 잡아들여라.”

“네, 마스터.”

소울의 협박 한 번에 그레이 트롤 오십 마리가 포로로 잡혔다.

레이칸 부족은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던 힘든 전투에서 끝내 승리하자 커다란 함성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와아아아아아아!”

“승리했다.”

“우리가 그레이 트롤과의 전투에서 이겼다.”

“마스터, 만세!”

“레이칸 부족 만세!”

…….

사실 그레이 트롤의 입장에서는 며칠 동안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뛰어오느라 체력이 거의 방전된 상태였다.

이대로 계속 싸웠으면 어차피 필패였다.

바카써스가 건재하다면 모를까 이미 바카써스도 복날에 개 패듯이 맞아 뻗어 버린 채 포로가 된 이상, 그레이 트롤들이 버텨봤자 살아날 길이 없었다.

그들이 기대해볼 수 있는 것은 이제 웨어울프 주술사인 칸슬로가 약속한 죽이지 않겠다는 약속뿐이었다.

하지만 그레이 트롤들도 이때는 몰랐다.

때로는 사는 게 죽는 것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유정아가 보면 아주 좋아하겠군.”

소울이 피식 웃으면서 포로가 된 그레이 트롤들을 묘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레이칸 부족의 승리의 함성이 그치자 본격적으로 죽거나 다친 웨어울프들을 찾아 나섰다. 이번 그레이 트롤과의 전투에서 엘리트 전사 셋과 일반 전사 스물이 죽었다.

다친 웨어울프는 이보다 훨씬 많았지만 웨어울프의 재생능력은 치명상만 당하지 않으면 잘 죽지도 않고 모두 완치가 가능했으니 부상자는 명단에서 제외했다.

칸슬로는 레이칸 부족의 전사를 직접 지휘해서 그레이 트롤들의 무장을 해제하고 두 팔을 뒤로 돌려 절대 풀지 못하게 이중으로 확실하게 속박해 놓았다. 또한 그레이 트롤들의 입에 모두 재갈을 채웠다.

목에 밧줄을 묶어서 그레이 트롤들을 줄줄이 끌고 가는 모습을 보자 드디어 전투가 끝났다는 실감이 들었다.

[모두 전리품을 회수하고 전장을 정리한다.]

[규! 알겠어요.]

[예스, 마이로드.]

[꾸잉!]

소울의 소환수들을 즉시 각자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찾아 나섰다.

언제나 하던 것처럼 까망이는 마석을 챙기고, 푸티나는 그레이 트롤의 가죽을 벗겼다.

본은 그레이 트롤의 피를 뽑아 가죽부대에 채우고 도축을 했다.

그레이 트롤의 고기와 장기를 정리하고 뼈를 몽땅 챙겼다.

그들은 죽은 와이번에서 마석을 채취하고 가죽을 벗기고 도축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레이칸 족장과 엘리트 전사 그리고 부족의 일반 전사들이 모두 모여 본과 푸티나의 일을 도왔다.

그렇게 전장을 정리하고 나자 비스크가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마스터!”

“좀 늦었다.”

“죄송합니다. 개성필드 입구에서 좀 실랑이가 있었습니다.”

“그래? 그건 나중에 확인해보도록 하고……. 서머너즈 길드 공격대는?”

“지금 이리로 오고 있습니다.”

소울은 비스크가 어느새 인간형으로 바뀐 모습을 보고 레이칸 족장과 칸슬로를 쳐다봤다.

“앞으로 몸을 담아야 할 서머너즈 길드의 공격대가 오고 있습니다. 지금 모두 모습을 인간형으로 바꾸도록 하세요.”

“알겠소!”

“그렇게 하지요.”

레이칸 족장과 칸슬로는 순식간에 달라진 소울의 분위기에 살짝 적응을 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몸을 의탁해야 하는 곳에서 사람들이 온다고 하자 급히 레이칸 부족 전체에 인간형으로 변신을 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자 수백의 레이칸 부족과 투멘 부족이 이족보행을 하는 웨어울프의 몸에서 사람의 모습으로 변해갔다.

수컷들은 하나같이 장대한 체구에 멋진 근육을 가진 야성적인 남자들이 됐고, 암컷들은 모두 터질 것 같은 가슴과 풍만한 엉덩이를 가진 건강 미녀들로 변했다.

“크흠, 비스크 가서 모두 몸에 뭐라도 좀 걸치게 해라.”

“아! 네.”

엘리트 전사와 일반 전사들은 가죽갑옷을 입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레이칸 부족과 투멘 부족의 웨어울프들은 거추장스럽게 몸에다 뭘 걸치려고 하지 않았다.

============================ 작품 후기 ============================

* 수정공지: 코어 보고 보상이 너무 작다는 의견이 있어서 보상 150만 포인트를 1000만(천만) 포인트로 수정했습니다. 와이번 처리 과정 누락된 것 첨부함(12-3)

** 보조 보고자에게 뭘 받는 것이 좋을지 아이디어를 내주세요. 일단 글람검법을 잘 쓰기 위해서 검이 하나 필요하다고 나왔네요. 구체적으로 어떤 무기나 장비가 좋을 지 말씀해주시면 글에 반영하겠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추천 한방씩 꽝꽝. ^^  즐거운 하루 되세요.

선호작, 추천, 코멘트, 쿠폰, 후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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