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OULNET-258화 (258/492)
  • 00258  제 65 장 - 히물레야 산맥  =========================================================================

    상태창을 열어 본 소울은 자신의 상황을 냉철하게 판단했다.

    막강한 소환수가 셋이나 있었고 이번에 테이밍한 비스트도 둘이나 됐다.

    마법소음기가 달린 수제 명품 총기와 최첨단 기술로 만들어진 방어구도 있었고, 마법이 인챈트 된 각종 액세서리도 즐비했다.

    기연을 통해 능력을 올렸고, 영혼체험을 통해 각종 무술과 스킬로 중무장하고 있었다.

    잡다한 능력과 스킬, 아이템으로 무장했지만 그는 여전히 F급 강화계 능력이 더해진 D급 소환계 능력자일 뿐이었다.

    모두 합쳐놓으면 C급 몬스터도 상대할 수 있는 역량이 있지만 1:1로는 D급 몬스터도 잘못 만나면 바로 죽임을 당할 수도 있었다.

    확실히 뭔가 2% 부족한 상태였다.

    아니 모든 능력이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고 봐야했다.

    C급 능력자로 올라서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아무리 능력과 기술을 익혀봐야 최고 C급의 몬스터를 한두 마리 상대할 수 있는 정도에 그쳤다.

    그것도 상성이 잘 맞아야지, 상성이 최악이면 목숨을 걸어야 할지도 모른다.

    ‘내가 가야할 길은 일단 퓨전 능력자인가? 각종 능력과 스킬을 적절히 조합해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시켜야한다. 그것만이 살길이다.’

    당장 C급으로 능력을 올릴 방법을 가지고 있지 않은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퓨전 능력자가 되는 길이다. 말이 좋아서 퓨전 능력자지 결국 짬뽕 능력자. 잡탕, 잡캐 라는 말이었다.

    “휴우!”

    소울은 절로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과감히 고개를 흔들어 부정적인 생각을 털어버리고 최대한 느긋한 마음으로 소울넷 포인트를 확인했다.

    소울넷 포인트 선물을 하도 많이 받아서 어느새 소울넷 포인트가 12648p 나 됐다. 그리고 소울넷 포인트는 지금도 계속 올라가고 있었다.

    이것으로 뭔가 새로운 능력을 개화시키고 스킬을 사볼까 생각을 했지만 과연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그렇다고 중급 능력과 스킬을 살 수도 없었다. 중급 능력과 스킬은 기존에 나와 있는 것도 얼마 없었지만 하급 능력 개화와 스킬에 비해 소울넷 포인트가 10배나 더 비쌌다.

    하급 기술을 익힐 수 있는 크리스털이 1000p인데 중급은 10000p나 됐다. 능력개화 소울 크리스털 하급은 3000p면 살 수 있는데 능력개화 소울 크리스털 중급은 30000p는 줘야했다. 정말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아닐 수 없었다.

    곰곰이 생각을 해보던 소울은 그래도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능력이나 스킬을 골라 장착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어차피 능력이 딸려 죽게 되면 모든 것이 끝이다. 죽지 않으려면 지금 상황에서 가지고 있는 것을 전부 거는 풀 배팅을 해야 했다.

    ‘그래 어설프게 준비해서 들어가 뒈지는 것보다 지금 이 순간 올인(All-in)을 해서 조금이라도 생존율을 올려놓아야 한다.’

    소울넷 포인트를 투자하기로 결정한 소울은 신중하게 소울넷 상점에 나와 있는 여러 가지 능력과 스킬을 고르기 시작했다.

    [근력의 소울 크리스털, 하급 : 1000p]

    [민첩의 소울 크리스털, 하급 : 1000p]

    [체력의 소울 크리스털, 하급 : 1000p]

    [지혜의 소울 크리스털, 하급 : 1000p]

    [정령력 소울 크리스털, 하급 : 1000p]

    [소환력 소울 크리스털, 하급 : 1000p]

    [기사의 검술, 기술습득 소울 크리스털, 하급: 1000p]

    결국 소울은 전(前)에 소울넷 포인트가 모자라서 사지 못했던 근력, 민첩, 체력, 지혜, 정령력, 소환력 소울 크리스털을 사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이미 자신이 배운 니콜라스 행성 페르거스 왕국의 카오스나이트인 칼라볼그의 비전(祕傳)의 검법인 글람과 뭐가 다른지 모를 ‘기사의 검술 하급’ 기술습득 소울 크리스털도 사기로 했다.

    구매 버튼을 누르자 소울넷 포인트가 무려 7000p나 한순간에 사라졌다.

    하지만 소울은 조금도 소울넷 포인트를 아까워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구매한 소울 크리스털을 받자마자 즉시 모두 사용해버렸다.

    마나와 오러 소울 크리스털 하급도 사고 싶긴 했지만 마나와 오러는 자신의 재능과 체질상 맞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깨끗이 포기했다.

    능력개화 소울 크리스털 하급도 사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엉뚱한 능력이 생겨버리면 그것을 익히려다 집중력이 떨어질 수도 있는 문제라 결국 아쉬운 마음을 접었다.

    사실 현재 그가 가지고 있는 능력과 스킬도 적은 숫자가 아니었고 이 모든 능력과 스킬을 적절히 조합하고 응용하는 일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제부터는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할 일만 남은 것이다.

    그는 영혼체험 인터페이스를 통해 ‘잠입과 은신’에 관한 중급 영혼체험을 하나 선택했다.

    어쩌면 이것이 자신의 마지막 영혼체험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며 그는 중급 영혼체험을 시작했다.

    그의 영혼이 어디론가 세차게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 * * * *

    뼈도 얇고 단단하게 만들면 투명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소울은 처음 알았다.

    물론 완벽하게 투명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반투명한 유리병처럼 보이는 뼈로 된 작은 유리병 두개에는 붉은색과 푸른색의 액체가 각각 담겨있는 상태로 그의 눈앞에서 찰랑거렸다.

    [마이로드, 붉은 게 힐링 포션, 푸른 게 마나 포션입니다.]

    [수고했다. 그런데 얼마나 만들었지?]

    [힐링 포션 10개, 마나 포션 10개입니다.]

    [등급은?]

    [하급입니다. 중급으로 만들면 간신히 5개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의 전력 상 하급 포션이면 충분합니다.]

    본이 그렇게 판단했다면 아마 그의 말이 맞을 것이다.

    D급 능력자에게는 중급 포션은 아직 사치였다.

    [그래도 중급 포션을 한번 만들어 보면 좋을 것 같군. 사람일이란 모르니까 말이야.]

    [예스, 마이로드! 다음번에는 중급 포션을 만들어 보라고 하겠습니다.]

    본은 소울의 말에 굳이 토를 달지 않았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그저 명령을 성실히 따를 뿐이었다.

    그런 본의 태도가 소울에게 믿음을 주고 있었다.

    소울은 편한 자세로 앉아 소울넷 인터페이스를 열어서 확인해보기로 했다.

    ‘소울넷 인터페이스 오픈!’

    마음속으로 강하게 외치자 곧바로 소울넷 인터페이스가 현실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근력, 민첩, 체력, 지혜, 정령력, 소환력 소울 크리스털과 기사의 검술 하급이 담긴 기술습득 소울 크리스털을 복용한 것을 확인해봤다.

    하지만 아직 등급이 낮아서인지 근력, 민첩, 체력, 지혜, 정령력, 소환력이 얼마나 올라갔는지 전혀 수치로 나타나지 않았다.

    아마 소울넷 유저 등급이 중급이 되어 인터페이스를 업그레이드하면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됐다.

    그래도 다행히 기사의 검술 하급은 상태창의 스킬 목록에 버젓이 나타나 있었다.

    그것을 보면 근력, 민첩, 체력, 지혜, 정령력, 소환력 소울 크리스털을 복용하긴 한 모양이었다.

    전투배낭에서 전투식량을 꺼내 먹은 소울은 생수로 입가심을 하고 비스크를 기다렸다.

    아직도 돌아오지 않은 것을 보니 동족들이 있는 곳의 거리가 꽤 되는 모양이었다.

    한숨 자고 일어났더니 어느새 하늘은 붉은 노을이 지고 있었다.

    커다란 나무에서 뻗어 나온 무성한 가지들이 서로 경쟁을 하듯 얽히고설켜있어서 숲 속은 벌써 어둠의 장막이 내린 듯 어두워졌다.

    고개를 돌려보니 스켈레톤 마법사와 주술사들이 소울의 무기인 수제 명품 대물저격총과 대형권총을 만지작거리며 손을 보고 있었다.

    소망이 마법소음기에 사일런스 마법진을 그려 넣어 소음을 최대한 잡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지 수제 명품 대물저격총과 대형권총 본체에도 사일런스 마법진을 작게 그려 넣고 있었다.

    거기에다 탄창에 그려진 공간 확장 마법진과 무게감소 마법진이 마음에 들지 않은 듯 새롭게 마법진을 첨가하고 있었다.

    원래 마법사와 주술사라는 존재들이 뭔가를 만들고 연구하는 것을 좋아하는 줄 알았지만 이렇게 마법진을 인챈트 하는 능력이 뛰어난 줄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스켈레톤 마법사와 주술사가 하는 양을 살펴보던 그는 그들의 옆으로 돌렸다.

    푸티나와 놀고 있는 트로트의 모습이 보였다.

    피를 1리터나 털린 트로트는 이미 오크 두 마리를 깨끗이 먹어 치우고 몸이 부쩍 더 자라난 상태로 앉아 있었다.

    [까망아, 트로트의 성장속도가 너무 빠른 것 아니야?]

    [규우, 잘 자라고 있어요. 내가 힘을 줬어요.]

    [그렇구나.]

    까망이가 힘을 줬다는 말에 소울은 더 이상 트로트의 성장속도를 걱정하지는 않았다.

    까망이와 트로트가 어떤 식으로 대화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트로트는 성장속도 만큼이나 지능도 빠르게 상승하는 것처럼 보였다.

    땅바닥에 까망이가 가나다라와 아라비아 숫자를 써주고 있는 것이 바로 그 증거였다.

    상식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젖먹이 상태로 버려진 트로트가 까망이에게 테이밍되어 소울의 부하가 되자 가능하게 된 것 같았다.

    도도도도도!

    도도도도도!

    그때 어디선가 갑자기 굵은 나무줄기 위를 빠르게 달려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거대한 나무 중간에 크게 뚫려 있는 구멍 밖을 쳐다보니 기다리고 있던 비스크와 그보다 조금 덩치가 작은 웨어울프 한 마리의 모습이 보였다.

    “마스터, 불알친구를 데리고 왔습니다.”

    “응? 넌 인간이잖아?”

    웨어울프는 구멍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소울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그리고는 이내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침을 흘렸다.

    “하하하, 비스크, 네 말이 진짜였구나. 이렇게 향기로운 피와 살 냄새를 풍기는 인간이 이곳에 숨어있었어.”

    웨어울프는 푸티나와 본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지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소울을 자신의 도시락 취급을 했다.

    그의 뒤에서 비스크가 살기 찬 비웃음을 선보이고 있었다.

    퍽!

    비스크는 갑자기 자신의 주먹으로 눈앞의 웨어울프의 뒤통수를 사정없이 후려갈겼다.

    웨어울프는 순간적으로 눈에 힘이 풀리며 비틀거렸다.

    순간, 그 틈을 노린 푸티나가 웨어울프의 머리통을 가볍게 후려갈겼다.

    당연히 앞발바닥에 일렉트릭 파워를 조금 집어 넣은 상태였다.

    웨어울프는 믿고 있던 비스크의 기습과 푸티나의 빠른 앞발 공격에 그만 기절해서 풀썩 앞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이놈은 뭐야?”

    “제 동족 중에 한 명인 불리라는 놈입니다.”

    소울의 질문에 비스크가 단순하게 대답을 했다.

    “내가 묻는 말의 뜻은 그게 아니잖아? 너와 무슨 사이냐고?”

    “아, 그걸 묻고 계셨군요? 동족은 동족이되 어린 시절부터 저를 괴롭혀온 악질적인 놈입니다. 원수나 마찬가지입니다.”

    소울은 비스크의 말에 대충 짐작이 갔다.

    아마 이 웨어울프는 부족들 사이에서 일진 같은 놈이었을 것이다.

    이놈의 혈족이 부족에서 힘이 좀 있는 놈이었을 테니 힘없는 비스크 같은 놈을 많이도 괴롭히고 폭력을 휘둘렀을 것이 분명했다.

    어렸을 적부터 자신을 괴롭혀온 이 웨어울프를 비스크는 동족을 잡아오라는 소울의 명령에 제일 먼저 불리를 떠올렸을 것이고 소울의 소환수를 이용해 손도 대지 않고 간단하게 제거한 것이다.

    ‘에라 이 일진 보다 더 사악한 놈아!’

    단번에 일의 전모를 파악한 소울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좋아하는 비스크를 보자 그의 타고난 사악한 기질에 속에서 절로 욕이 나왔다.

    그렇다고 비스크를 뭐라고 할 수는 없었다.

    엄연히 비스크는 소울의 명령을 충실히 수행해 완수한 부하였다.

    지금 그를 나무라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았다.

    “그래, 수고했다.”

    “감사합니다. 마스터.”

    비스크가 좋다고 입 꼬리를 귀에까지 올리자 소울은 푸티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푸티나, 이놈의 가죽을 벗겨라!”

    “꾸잉!”

    푸티나가 트로트를 한쪽으로 밀어놓고 소울의 명령에 기절해있는 웨어울프로 다가왔다.

    [까망아, 마석을 챙기고 이놈의 능력과 생기를 흡수해!]

    [규!]

    까망은 아직 죽지 않은 웨어울프의 몸속에 들어가 생으로 마석을 뽑고, 능력을 흡수하고, 생기까지 마구잡이로 뽑아댔다.

    기절해서 땅바닥에 누워있던 웨어울프는 순간 몸을 푸들푸들 떨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더 이상 숨을 쉬지 않고 축 늘어졌다.

    까망이가 웨어울프의 몸에서 나오자 푸티나가 곧바로 웨어울프의 가죽을 벗기는 작업에 들어갔다.

    날카로운 앞발톱으로 웨어울프의 가죽을 신중히 벗기고 있는 푸티나를 쳐다보다 까망이가 그의 앞으로 다가오는 것을 발견했다.

    자신의 손에 웨어울프의 몸에서 흡수한 능력을 내려놓자 소울은 비스크를 쳐다봤다.

    비스크는 본능적으로 소울의 손바닥에 놓인 것이 죽은 웨어울프의 능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 작품 후기 ============================

    *** 아이고 머리야! 오늘 너무 무리한 것 같아요. 하얗게 미친듯이 달렸네요. 서비스1+3연참을 하다니...^^;;

    선호작, 추천, 코멘트, 쿠폰, 후원 고맙습니다.

    유쾌한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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