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OULNET-257화 (257/492)
  • 00257  제 65 장 - 히물레야 산맥  =========================================================================

    소울은 나무 위에서 멀리 아스라이 눈에 잡힐 듯 보이는 산맥을 쳐다봤다.

    키링! 키링!

    그러다 고개를 돌려 푸티나의 품에 안겨서 재롱을 떨고 있는 트로트를 바라봤다.

    사흘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어느새 트롤 새끼는 30cm에서 50cm로 자라 있었다.

    이제는 기지도 않고 잘도 걸어 다녔다. 무서울 정도로 빠른 성장이었다.

    조금만 더 크면 뛰어다니는 것도 문제가 없을 듯싶었다.

    문제는 한창 자랄 시기라서 그런지 너무 잘 먹어댄다는 것이다.

    “비스크, 트로트에게 그린 오크를 먹이로 주거라.”

    “한 마리만 줄까요?”

    “왜? 네가 한 마리 먹게?”

    “아닙니다. 그냥 물어본 거예요.”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별식으로 그린 오크를 먹어보고 싶었는지 비스크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흘리며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쓸데없는 욕심 부리지 말고 가서 네 동족 중에 체구가 너보다 조금 작은 놈 하나만 잡아와라.”

    “네, 알겠습니다. 마스터!”

    비스크는 두말없이 그린 오크 두 마리를 트로트 앞에 내려놓더니 고개를 깊숙이 한번 숙이고 조용히 밖으로 빠져나갔다.

    밖으로 나간 비스크는 공기 중에 흐르는 냄새 중에 희마하게 동족의 냄새가 나는 것을 알고는 곧 방향을 잡아 쏜살같이 달려갔다.

    ‘앞으로 얼마나 더 가야 저 히물레야 산맥의 중심부로 갈 수 있을까?’

    그는 히물레야 산맥을 지그시 바라보며 상념에 잠겼다.

    푸티나를 타고 사흘 동안 넓은 들판을 전력으로 달려오자 들판이 끝나고 숲이 시작됐다. 다행히 숲속으로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행군하는 그린 오크 무리의 끝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개성레어에서 마지막으로 떠난 그린 오크의 무리였다.

    그린 오크 두 마리를 사냥한 것은 그들의 가죽을 벗겨서 자신이 입으려는 생각에서였다.

    사람의 냄새는 의외로 지독한 면이 있어서 특별한 약초나 풀을 빻아 만든 진액이 아니면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숲속에서 그런 특별한 약초나 풀을 찾을 수가 없었던 소울은 자신의 냄새를 지우는 것보다 아예 다른 몬스터의 가죽을 뒤집어쓰는 것을 선택했다.

    그게 훨씬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그냥 무식하게 달려서만 될 일이 아니다. 정체를 숨기고 몬스터로 위장해서 최대한 차원의 균열 중심부로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그리고 어떻게 하던 차원의 균열 중심부에 있는 코어를 찾아야할 것이다.

    까드득 까드득 까라라라라라라…….

    갑작스런 소음에 상념에서 깨어난 소울이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본이 악어 입을 만들어 스켈레톤 메이지 둘과 스켈레톤 주술사 둘을 꺼내고 있었다.

    스켈레톤 메이지와 주술사는 본이 뭐라고 손짓을 하자 오크를 뜯어 먹고 있는 트로트를 향해 걸어갔다.

    오드득 오드득 오드드득…….

    50cm 밖에 안 되는 트롤 새끼가 160cm가 넘는 그린 오크 두 마리를 통째로 씹어 먹고 있는 모습은 정말로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스켈레톤 메이지와 주술사는 트로트가 그린 오크 두 마리를 통째로 씹어 먹든 뜯어먹든 전혀 상관하지 않고 트로트의 한쪽 손을 잡아 커다란 유리병 속에 집어넣었다.

    키리링!

    트로트가 이빨을 드러내며 스켈레톤 마법사에게 으르렁 거리자 소울은 그런 트로트를 보고는 가만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의 모습을 본 트로트는 즉시 손에 힘을 빼고 가만히 내버려뒀다. 그리고 다른 한손으로 오크를 잡고 씹어 먹는 일에 집중했다.

    “מְדַמֵם(출혈)!”

    스켈레톤 마법사가 트로트의 손가락에 아주 작은 상처를 낸 후, 블리딩 마법(출혈)을 걸었다.

    촤아악!

    그러자 놀랍게도 트로트의 손가락에 난 아주 작은 상처에서 엄청난 양의 피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 현상은 트로트의 피가 무려 1리터에 가깝게 유리병을 채울 때까지 계속됐다.

    트로트는 자신의 피가 유리병에 쏟아지는 동안에 몸에서 엄청난 재생력이 발동되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그리고 엄청나게 식욕이 당기는 것도 동시에 느꼈다.

    그래서 트로트는 거의 숨도 쉬지 않고 그린 오크 두 마리를 정신없이 씹어 먹어야했다.

    스켈레톤 마법사는 유리병에 트로트의 피를 1리터나 담아내자 만족한 듯 트로트의 손가락에 난 상처를 치료해줬다. 아니 상처를 치료해주기도 전에 이미 거의 다 나아있었다.

    이 돌연변이 트롤 새끼의 재생력은 오히려 다른 성인 트롤에 비해서 더욱 뛰어난 것 같았다.

    스켈레톤 마법사가 본에게 손을 내밀었다.

    본은 그동안 비스크와 같이 틈틈이 모아온 약초와 풀, 나무 열매 등이 가득 담긴 자루를 스켈레톤 마법사에게 넘겨줬다.

    스켈레톤 마법사는 자루를 받아 안을 열어 일일이 확인을 해보더니 본에게 고개를 숙이곤 한쪽 구석으로 가서 앉았다. 그러자 다른 스켈레톤 마법사 하나와 주술사 둘이 그에게 다가갔다.

    스켈레톤 마법사 둘과 스켈레톤 주술사 둘은 머리를 맞대고 서로 뭐라고 손짓발짓을 해가며 의논을 하더니 이내 품속에서 하얀 뼈로 만들어진 각종 실험도구들을 꺼내 뭔가를 열심히 만들기 시작했다.

    [본, 트롤의 피로 포션을 만들 수 있는 것 확실하지?]

    [그렇습니다. 스켈레톤 마법사들에게도 포션을 만드는 비법이 있고, 스켈레톤 주술사들에게도 포션을 만드는 비법이 있습니다. 스켈레톤 마법사와 주술사가 힘을 합쳤으니 아마 쓸 만한 포션이 나올 것입니다.]

    아무리 차원의 균열 중심부로 가는 일이 중요해도 소울은 결코 떼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본에게 트롤의 피로 포션을 만들 수 있다는 정보를 얻은 소울은 힐링 포션과 마나 포션을 각각 만들어 보라고 아끼는 마석까지 과감하게 투자했다.

    그동안은 트로트가 너무 작아서 피를 뽑는 것이 위험하다는 판단을 했는지 좀 기다리자고 해서 무려 사흘 동안이나 기다리고만 있었다.

    하지만 사흘이 지난 오늘 트로트가 충분한 재생력을 발휘하는 것을 확인한 그들은 가차 없이 트로트로부터 1리터의 피를 뽑아냈다.

    그리고 기다리는 동안 본과 비스크는 스켈레톤 마법사와 주술사가 요청한 각종 약초와 풀, 나무열매 등을 틈틈이 채집하고 다녀야했다.

    지금 이 순간 모든 재료가 갖춰지자 스켈레톤 마법사와 주술사들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제일 효과가 좋은 힐링 포션과 마나 포션을 만들기로 결정하고 최선의 방식을 논의했다. 그리고 포션을 만드는 방식이 결정되자 그들은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바로 포션 제조에 들어갔다.

    ‘어차피 이렇게 전투슈트 세트를 갖춰 입은 상태로 히물레야 산맥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 좀 기다렸다가 몬스터의 가죽을 벗겨서 입고 움직이는 것이 위험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이다. 그동안 혹시라도 위급한 상황에서 쓸 수 있는 포션을 만들어 놓는다면 내겐 여벌의 목숨을 하나 더 가지게 되는 셈이 될 것이다.’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히물레야 산맥에 도착한 소울은 조금도 서두르지 않았다.

    조금 늦게 가더라도 최대한 안전하게 차원의 균열의 중심부에 들어가서 코어를 확인해 보기로 했다.

    오크는 밤에 힘이 조금 더 세지지만 그렇다고 야행성은 아니었다.

    그린 오크 무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뻔히 보았으니 오늘 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나면 천천히 그들이 가는 곳을 따라가면 될 것이다. 아니 오히려 추월할 수도 있을 것이다.

    스켈레톤 마법사와 주술사들이 하는 짓을 지켜보던 소울은 한참이 지나도 포션이 만들어지지 않자 푸티나의 몸에 기대서 한숨 자기로 했다.

    야간에 이동을 하려면 한숨 자놓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푸티나의 부드러운 털을 베게삼아 머리를 뉘인 소울은 어느 순간 깊은 잠속에 빠져 들었다.

    * * * * *

    소울넷에 접속된 사실을 깨달은 소울은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안 그래도 소울넷에 접속하여 영혼체험 인터페이스의 설정을 바꿔놓으려 했다.

    바로 영혼체험 인터페이스를 띄우자, 소울이 드디어 차원의 균열 안으로 들어와 중심부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소울넷 유저들이 엄청난 양의 쪽지를 보내왔다.

    소울넷 보고를 할 때 보조 보고자로 등록시켜주기로 약속한 울프리나, 옥사나, 라펠 외에도 타이로스, 탄탈라스, 세이지, 칼라볼그, 로빈을 비롯한 수많은 소울넷 유저들이 그에게 소울넷 포인트를 비롯한 여러 가지 선물공세를 해왔다.

    개중에는 보조 보고자 자리를 노리고 원하는 것이 뭐냐고 노골적으로 묻는 자들까지 있었다.

    “우와아, 이거 내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데? 이렇게 되면 완전히 얘기가 달라지잖아? 도대체 보조 보고자를 최대 몇 명까지 등록시킬 수 있지?”

    소울은 얼굴에 웃음꽃이 만발한 채로 도움말을 찾아봤다.

    메인 보고자는 한 명만 등록이 가능했다. 하지만 보조 보고자는 무려 10명까지 등록이 가능하다고 나와 있었다.

    울프리나, 옥사나, 라펠을 제외하고도 7명이나 더 보조 보고자를 등록시킬 수 있는 것이다. 단 보조 보고자는 올린 순서에 따라 보상에 차등을 둘 수 있다는 규정이 있었다. 그러니까 무조건 위쪽에 이름이 올라가야 좋은 것이다.

    “일이 아주 재미있게 됐네.”

    소울은 어떻게 하면 최대한 이득을 볼 수 있을까 잠시 생각을 해봤다. 그러더니 곧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타이로스, 탄탈라스, 세이지, 칼라볼그, 로빈 다섯 명에게 쪽지를 보냈다.

    보조 보고자로 올려줄 용의가 있으니 자신에게 뭘 줄 수 있는지 제안을 해보라는 내용의 쪽지였다.

    일단 이들의 기억창고에 접속하여 영혼체험을 경험했고 여러 가지 유익한 스킬을 배우고 익혔으니 이 다섯 명에게 우선권을 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에게 쪽지를 보낸 많은 소울넷 유저들을 나 몰라라 하는 멍청한 짓은 하지 않았다.

    울프리나, 옥사나, 라펠, 타이로스, 탄탈라스, 세이지, 칼라볼그, 로빈 이 여덟 명을 모두 보조 보고자로 이름을 올려준다고 해도 아직 보조 보고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자리가 두 자리나 더 남아 있었다.

    그는 당연히 자신에게 쪽지를 보낸 소울넷 유저들에게 보조 보고자 두 자리가 남아있고 순서는 아직 정하지도 않았다는 내용의 쪽지를 한꺼번에 발송했다.

    그러자 곧 쇄도하는 답신으로 인해 그의 영혼체험 인터페이스가 폭주 상태로 빠져들었다.

    “푸하하하하! 이거 난리가 났구나.”

    소울은 배꼽을 잡으며 신나게 웃어젖혔다.

    그는 굳이 당장 이들의 말에 일일이 응답을 해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아니 그것보다 더 먼저 해야 할 일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더 이상, 아무도 자신의 기억창고에 접속하여 오늘 이후의 기억을 보지 못하게 영혼체험 인터페이스의 설정을 조정하는 일이었다.

    영혼체험 인터페이스의 설정에 들어간 그는 설정을 변경해 오늘 이후의 기억을 아무도 볼 수 없게 원천봉쇄해버렸다. 그의 입가에 회심의 미소가 떠올랐다.

    소울은 오랜만에 소울넷 인터페이스에서 자신의 상태창을 띄워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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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태창·소울넷 인터페이스 하급·현실 활성화

    이름: 이소울

    등급: 소울넷 하급 유저

    레벨: D급 소환계·F급 강화계

    직업: 서머너즈 길드 마스터, 소울메탈 오너, 소울투자 사장

    능력: 소울넷 접속, 스피릿 파워(D), 내단(생명력흡수 & 생기 강화)

    스킬: 사일런트 신궁(로빈), 글람 검법(칼라볼그), 쉐도우 스텝(타이로스), 문신강체술(웨어울프의 문신), 몽크의 체술(하급), 파워스트라이크(하급), 슬래쉬(하급), 순간이동(하급, 최대 이동거리 10cm, 쿨타임 5초), 능력 & 잠재능력 확인, 카카오커가 배우면 큰일 나는 사냥법(타이로스)

    소환수 1: 까망(D) - 반정령, 각종 기운과 능력 흡수 중, 아트란의 영단 및 운디네 흡수, 자체 변신, 수리검(주술환 자환) 자체 운용

    소환수 2: 푸티나(D) - 흑갈색 불곰, 일렉트릭 파워, 형광색 발광(두 귀·가슴·네 발바닥), 댄스의 귀재, 신체 크기 조절

    소환수 3: 본 보나파르트(D) - 스켈레톤킹의 어금니, 스켈레톤 나이트(+날개 달린 해골 전투마), 스켈레톤 부대(반, Section) 구성(최대 20명) - 스켈레톤 엘리트 2, 베테랑 8, 레인저 6, 주술사 2, 메이지 2

    테이밍 1: 비스크(D) - 웨어울프

    테이밍 2: 트로트(F) - 트롤 새끼

    무장: 수제 명품 대물저격총 & 대형권총 X 2 (+마법소음기), 자오검, 수리검, 군용대검, 토마호크(주술환 자환), 전투슈트(E), 전투헬멧(E), 전투화(E), 타이타늄 팔찌(ver 2.0) X 2(그리스, 슬립, 실드, 강화 마법 인챈트), 오크샤먼의 액세서리(실드 내장) - 반지, 팔찌, 목걸이, 귀고리

    기연: 주술환 복용, 주술사 내단 복용, 무지갯빛 물고기 내단 복용(물 친화력 상승)

    영혼체험: 타이로스·라펠·탄탈라스·세이지·울프리나·옥사나·칼라볼그·로빈

    소울넷 포인트: 12648p

    은행잔고: 2,088억 원

    소울투자: 1조 원 투자, 서머너즈 길드와 소울 디펜스에 3천억 긴급운용자금 지원

    소울투자 예금 계좌: 1천억(1차 정력제판매 배당 및 정산, 유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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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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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밌게 읽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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