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OULNET-252화 (252/492)

00252  제 63 장 - 개성필드  =========================================================================

“소울투자에서 자금을 융통해달라고요?”

소울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니, 이제 보니 이 두 사람이 내가 소울투자에 1조원을 투자한 것을 알고, 그 돈을 노리고 있었구나.’

괘씸한 마음에 눈을 가늘게 뜨고 국정현과 김영신을 째려보자 두 사람은 급히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딴청을 했다.

그때, 지금까지 옆에서 듣고만 있던 유정아가 끼어들었다.

“이건 저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아니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굳이 책임소재를 말하라면 마스터의 그 끝도 없는 확장정책에 있다고 봐야합니다. 지금이라도 서머너즈 길드의 길드원의 숫자를 줄이거나 소울 디펜스의 직원을 정리해고 하면 아무 문제도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흐음.”

소울은 유정아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신음성을 토해냈다.

그녀의 말이 맞다.

이건 누구의 잘못이 아니다.

오히려 너무 일을 잘해서 일시적으로 일어난 현상이었다.

그렇다고 서머너즈 길드의 길드원의 숫자를 줄이거나 소울 디펜스의 직원을 정리해고 할 수는 없었다.

“이것 참, 일이 너무 잘 돼도 이런 어려움이 생기는군요.”

“마스터, 조금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소울투자에서 자금을 융통해주시면 됩니다. 이건 일시적으로 운영자금이 부족해서 일어나는 현상일 뿐입니다. 시간이 가면 저절로 해결되는 문제라는 거죠.”

유정아의 명쾌한 해법에 소울은 무거웠던 가슴이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국정현과 김영신은 유정아를 향해 마치 구원의 천사를 보는 것 같은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모습에 유정아는 피식 웃음을 흘리더니 자신의 생각을 덧붙였다.

“한 가지 더 조언을 하자면, 이런 문제를 굳이 우리 서머너즈 길드 혼자서 끌어안고 갈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우리에게는 미래백화점그룹이라는 든든한 파트너가 있지 않습니까? 현금동원능력만 보면 아마 최상위의 재벌기업들 못지않은 곳이 바로 미래백화점그룹입니다. 그리고 황해남도에는 투자할 곳이 아주 많이 있습니다.”

“아! 그런 수가 있었군요.”

“역시 유 박사, 아니 유 고문이십니다. 절묘한 한 수네요.”

유정아의 조언을 듣자마자 국정현과 김영신이 각자의 무릎을 치며 앞 다투어 그녀의 아이디어를 칭찬했다.

소울도 듣고 보니 참 좋은 방법인 것 같았다.

미래백화점그룹은 투자할 돈이 있고 서머너즈 길드가 장악하고 있는 황해남도는 농업, 공업, 수산업, 광업 등 투자할만한 곳이 많이 있었다.

황해남도의 총 경지면적은 41만 8천 ha이고 390여 개의 협동농장이 있으며 북한 곡물생산의 1/6을 차지하는 북한의 곡창지대이다. 농경지는 도 전체면적의 41.4%를 차지하고, 이들 농경지는 논 47.9%, 밭 36.8%, 과수원 11.2%, 뽕밭 1.4% 등으로 구성된다. 논의 대부분은 재령벌과 연백벌에 분포하고 있다.

주요 농산물은 쌀, 옥수수, 콩, 밀, 조, 고구마 등 이고 담배, 목화, 유채 등의 공예작물도 재배된다. 사과, 배, 복숭아 등의 과수재배가 많으며, 특히 옛날부터 사과생산이 유명하다.

해안선이 길고 섬이 많아 해안가에서 조개류의 양식이 활발하며, 난류와 한류가 교차함에 따라 다양한 어족자원이 있다. 주요 수산물은 갈치, 조기, 민어, 까나리, 전복, 해삼 등이다.

광업으로는 은율의 철광석, 신원의 석회석, 용연의 규사가 대표적이고 공업은 해주와 신원을 중심으로 한 농기계, 광산기계, 건설기계공업이 발달했다.

해주는 시멘트, 화학, 편직(編織), 제지, 시멘트, 칠감, 식료품, 일용품 등이 활발하고, 과일군은 과일가공업, 신천군은 담배제조공업이 활발하다.

“어차피 황해남도 해주시와 19개 군(郡)에 누군가는 투자를 해서 산업을 일으켜야 합니다. 미래백화점그룹이 우리 서머너즈 길드와 연합을 한 이유도 사실 그런 목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를 유치하고 자금도 융통하겠다는 말처럼 들립니다.”

“가능하면 그렇게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국정현은 곤란한 표정을 벗어나 상당한 자신감을 회복한 것처럼 보였다.

캄캄한 상황에서 한줄기 구원의 빛이 내린 것처럼 그의 얼굴이 생글거렸다.

“소울투자를 통해 서머너즈 길드와 소울 디펜스에 운영자금을 긴급지원 하겠습니다.”

“마스터, 감사합니다.”

“오오오, 고맙습니다. 마스터.”

그동안 자금난으로 인해 고민을 많이 했는지, 국정현과 김영신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소울을 향해 90도 각도로 고개를 숙이며 격하게 감사인사를 했다.

소울은 그 모습에 왠지 당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자신이 서머너즈 길드의 마스터이고 소울 디펜스의 주인이니 사실 고마워할 사람은 오히려 자신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마스터, 이제 중요한 안건은 모두 해결했으니, 제가 이곳에 급히 찾아온 이유를 밝혀야 할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허락하시겠습니까?”

“아! 물론입니다. 유 고문.”

유정아의 말에 소울은 장내를 한번 쓱 훑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에 누구도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녀는 소울에게 예쁘게 미소를 한번 지어주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가 이렇게 급히 헬기를 타고 여기까지 날아온 이유는 세계 능력자협회 회장인 오라클이 새로운 예언을 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예언을 했다고요?”

국정현 사무총장과 김영신은 크게 흥미가 생기는지 눈을 초롱초롱 뜨고 그녀를 쳐다봤다.

“이미 세계 능력자협회는 각국의 능력자협회에 공문을 발송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오라클의 예언내용을 서면으로 나눠줬습니다.”

“내용이 뭡니까?”

중요한 것은 역시 오라클이 했다는 예언의 내용이었다.

“중대형 몬스터 웨이브가 시작될 것이라는 예언이었습니다. 정확한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빠르면 2주 늦으면 최대 6주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중대형 몬스터 웨이브라면 트롤이나 오우거를 말하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하지만 꼭 트롤과 오우거만을 지칭할 수는 없습니다. 사이클롭스, 미노타우로스, 드레이크, 바실리스크, 그리폰, 와이번, 베히모스, 실크웜, 드래곤 등이 모두 중대형 몬스터이니까요.”

“설마 드래곤 웨이브가 생기진 않겠죠?”

“드래곤이 만약 전설에 나오는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드래곤 웨이브는 곧 인류의 멸망과 직결될 것입니다.”

소울은 유정아의 말에 놀라 입을 딱 벌렸다. 하지만 곧 그녀가 장난을 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얼른 입을 다물고 국정현을 쳐다봤다.

“국정현 사무총장은 혹시 능력자협회나 능력개발청에서 아무런 공문도 못 받았습니까?”

“받았습니다. 방금 전 들어온 공문인데, 평양필드나 개성필드 중 한곳을 지원해달라고 합니다.”

“네? 그런 말을 했어요?”

“직접 확인해보시죠.”

국정현은 회의실에 모인 사람에게 모두 공문을 프린트 해온 것을 돌렸다.

빠르게 훑어본 소울은 대충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짐작이 갔다.

‘중대형 몬스터 웨이브가 일어나기 전에 평양필드와 개성필드에 대 몬스터 장벽을 이중으로 세울 생각이로군. 하지만 이게 가능할까? 개성필드만 해도 인근에 개성레어가 생겨서 몬스터들이 장난 아니게 많은데…….’

평양필드는 남포의 고구려 길드와 황해북도 사리원의 네버다이 길드가 맡기로 했고, 개성필드는 평산의 화랑, 서울이 메인이 되고 평강의 월야, 천마 길드가 지원을 해주기로 했다.

회양에 있는 로테와 한징 길드가 산악이 많은 강원도 곳곳의 몬스터를 토벌하느라 지원을 할 수 없다고 하자 아무래도 좀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서머너즈 길드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

‘말은 평양필드나 개성필드 중 하나를 선택해서 지원을 해달라고 부탁하고 있지만 개성필드를 지원해주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구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공문을 확인한 유정아가 중요한 사실을 털어 놓기 시작했다.

“마스터께서 아직 한 가지 모르고 계시는 일이 있습니다.”

“네? 내가 뭘 모르고 있다는 거죠?”

“현재 세계 능력자협회와 미국 능력자협회 그리고 유럽 능력자협회에서 비공식적으로 확인한 극비정보가 있습니다.”

유정아는 잠시 말을 멈추고 회의실에 모인 사람들의 얼굴을 한 번씩 쳐다봤다.

“마치 태풍이 오기 전에 고요함처럼, 현재 지구 곳곳에 산재한 몬스터 필드에 몬스터가 사라지고 없다고 합니다.”

“그, 그게 사실입니까?”

“사실입니다. 물론 고블린이나 코볼트, 오크 같은 최하급 소형몬스터들이 간간히 보이고 있긴 하지만 그건 무리에서 퇴출당한 놈들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회의실에 있는 모든 사내들은 알 수 없는 두려움에 절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럼 그 많은 몬스터들이 모두 다 어디로 갔다는 겁니까?”

“당연히 몬스터 필드의 중심 즉 차원의 균열의 중심으로 몰려가고 있는 거지요.”

“설마 모든 몬스터를 모아서 한꺼번에 치고 나오겠다는 건 아니겠지요?”

“세계 능력자협회와 미국 능력자협회 그리고 유럽 능력자협회에서 고위 능력자 수십 명을 희생시켜 알아낸 정보에 의하면 그럴 가능성이 80% 이상이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아!”

이게 사실이라면 이번에 일어날 중대형 몬스터 웨이브는 그냥 중대형 몬스터만 쏟아져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중대형 몬스터들이 소형 몬스터들을 앞장세워 한꺼번에 물밀 듯이 밀고 나오겠다는 소리다.

이미 몇 번의 몬스터 웨이브로 인해 국가가 해체되고 나라가 망한 곳이 한두 곳이 아니었다.

이번 중대형 몬스터 웨이브를 막지 못한다면 지구에는 정말 극소수의 국가만 살아남게 될 것이 분명했다.

“현재 세계 능력자협회와 미국 능력자협회 그리고 유럽 능력자협회에서 각국의 능력자협회의 회장과 부회장 등 핵심간부와 유엔에 가입된 국가의 정상들에게 이런 극비 정보를 알려줬습니다. 일반에 공개되면 극도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어떻게 하기로 결정했답니까?”

“다행히 대통령께서 빠른 결단을 내리시고 며칠 후,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로 하셨습니다.”

“청와대에서 아주 마음을 단단히 먹었군요.”

“정부와 의회는 별로 위기감이 없지만, 대통령은 그래도 정신을 차리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곧 청와대의 공식발표가 있겠지만 정부는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서 이번 중대형 몬스터 웨이브를 극복하겠다고 나설 것입니다.”

항상 국란(國亂)의 시기가 오면 우리민족은 왕실과 정부가 나서서 솔선수범하기 보단 의병이 일어나거나 일반 국민들이 희생을 해서 이겨냈다.

그런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정부가 앞장선다니 기대가 되긴 했다.

물론 뚜껑을 열어 봐야 알겠지만 말대로만 된다면 정말 놀라운 일이 일어날 것 같았다.

“그럼 소울메탈도 비상이 걸리겠군요.”

“이미 24시간 3교대 체재로 전환해서 쉬지 않고 생체실드 중화탄의 원료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다행히 이번에 특별히 주문제작한 초대형 자동화기계가 제 역할을 해주고 있어서 원료생산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럼 풍선금속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풍선금속은 이미 오래전에 24시간 3교대 체재로 전환해서 생체실드 중화탄을 찍어내고 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서 이번에 한와와 에센티와 협상을 벌려 임시로 생체실드 중화탄의 연료를 공급해주고 생체실드 중화탄을 납품 받기로 했습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생산량이 아마 3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입니다.”

“참 잘됐네요. 풍선금속에서만 독점 생산하는 것보다 세 군데에서 동시에 생산하는 것이 물량을 맞추는 것에 훨씬 유리하니까 말입니다.”

유정아의 말을 듣자 소울메탈이 이제는 안정권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중대형 몬스터 웨이브가 일어나면 가지고 있는 재고로는 아마 턱도 없이 모자랄 것이다.

“아무래도 서머너즈 길드와 소울 디펜스에 우선 공급한 생체실드 중화탄의 재고를 현재의 3배로 올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지시하겠습니다. 안 그래도 대한민국 국방부와 미국 정부에서 기존에 주문한 물량에 3배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서가 도착했습니다.”

“엄청난 양이 되겠군요. 이거 풍선금속, 한와, 에센티가 모두 달려들어도 물량을 해결하는 것이 쉽지 않겠는데요?”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풍선금속, 한와, 에센티가 보유한 일반 총탄의 재고량이 충분해서 보유한 전 생산라인을 생체실드 중화탄을 생산하는 것으로 돌리겠다고 했습니다. 물론 24시간 3교대 체제로 풀가동을 약속했습니다.”

“으음, 마치 세 회사가 이번 일에 사활을 건 것 같군요.”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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