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OULNET-244화 (244/492)

00244  제 61 장 - 구미포 전투  =========================================================================

이렇게 소울, 제1 공격대, 제2 공격대 세 곳에서 차례로 돌아가며 유인작전을 벌이자 백여 명이나 되는 적을 안전하고도 손쉽게 제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날이 어두워지자 더 이상 같은 방법으로는 적을 유인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마스터, 더 이상 작전을 이어가기에는 날이 너무 어두워졌습니다.

“나 부장, 무슨 다른 좋은 방법이 없을까?”

-이런 상황에서 제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저격병을 용연읍 안으로 보내는 것뿐입니다.

나인권 정보부장의 말에 소울은 제일 먼저 비스크를 떠올렸다. 그리고 본과 스켈레톤 부대를 떠올렸다.

‘그리고 보니 야밤에 암살을 하는 것은 비스크만큼 잘 어울리는 놈이 없구나.’

소울은 결국 비스크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비스크!”

-네, 마스터.

비스크는 소울의 호출에 놀라 벌떡 몸을 일으켰다.

“너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겠다. 용연읍으로 들어가서 산둥성에서 온 중국 능력자들을 쥐도 새도 모르게 암살해라. 아까처럼 절대 소리를 내거나 발각되어서는 안 된다. 잘 할 수 있겠지?”

-물론입니다. 맡겨만 주십시오.

비스크는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일단 용연읍 북서쪽 외각에서부터 시작해라. 시간은 넉넉하니까 절대 무리하지 말고 하나씩 하나씩 차분하게 제거한다. 알았지?”

-네, 마스터.

“이쪽에서는 본과 스켈레톤 부대를 보내 저격을 할 예정이다. 그렇게 알고 동선(動線)이 겹치지 않도록 움직이도록 해. 그리고 최악의 경우, 발각 당하게 되면 쓸데없이 무리하지 말고 조용히 퇴각해서 약속된 장소로 집결해라.”

-그렇게 하겠습니다.

비스크는 소울이 준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어떠한 경우가 있더라도 절대 피에 취하거나 흥분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몸을 날리는 그의 움직임에 강한 의지가 묻어나는 것 같았다.

비스크가 움직이자 소울은 곧바로 본과 스켈레톤 부대를 움직였다.

[본, 스켈레톤 부대를 이끌고 용연읍 동남쪽 외각에서 산둥성에서 온 중국 능력자들을 저격한다. 적을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발각당하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러니 무리하지 말고 한 놈씩 차근히 잡아 죽이도록 해.]

[예스, 마이로드.]

[통신모듈을 통해 나인권 정보부장이 주는 정보를 최대한 활용하도록 해라.]

[예스, 마이로드.]

본과 스켈레톤 부대는 소울을 향해 고개를 숙이더니 조용히 야산 아래로 내려갔다.

소울은 소울 디펜스 대원들을 용연읍 안으로 들여보내 저격을 할 수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상대가 능력자이다 보니 피해가 생길 수 있어 이렇게 전격적으로 비스크와 본을 투입했다.

“제1 공격대와 제2 공격대는 모두 약속 장소로 이동해서 결전을 준비하라.”

-네, 마스터.

-예, 마스터.

두 개의 공격대를 이동시킨 소울은 어느새 어둠에 집어 먹힌 용연읍을 향해 조심스럽게 걸어가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이 씹어 먹어도 시원치 않을 짱깨 새끼들, 어디 한번 밤의 공포를 맛 보거라!’

그의 두 눈이 살기로 번들거리며 처절한 여자들의 비명소리가 간간히 들려오고 있는 용연읍을 뚫어 버릴 듯 노려보고 있었다.

* * * * *

웨어울프의 청각과 후각 능력은 매우 뛰어나다.

웨어울프의 후각능력은 사람의 100만 배 이상이고, 2km나 떨어져 있는 사냥감을 냄새로 알아차릴 수 있다.

청각 또한 사람에 비할 바가 아니다.

150m 밖의 생쥐가 기어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니 가히 얼마나 대단한 사냥꾼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결정적으로 웨어울프는 야행성이다. 밤에는 가급적 만나지 말아야 할 무서운 놈들이다.

“킁 킁킁 킁킁킁…….”

비스크는 용연읍에 들어오자마자 담을 하나 넘더니 곧 고개를 위로 치켜들고 킁킁대며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그의 코를 통해 용연읍 안의 온갖 종류의 냄새가 다 스며들어와 차례로 구별되기 시작했다.

비스크는 그중에서도 몇 종류의 아주 독특한 냄새를 찾아내고는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기름기가 밴 짠 내와 정액과 피가 섞인 냄새, 몬스터 가죽에 땀이 절은 냄새와 쇠붙이 냄새, 그리고 잘 씻지 않아 떼가 썩어나는 고약한 냄새가 합쳐지자 알고 싶지 않아도 절로 이들의 위치가 손에 잡힐 듯 눈에 선했다.

스스슷…….

미세하게 땅을 스치며 비스크의 몸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아예 작정을 하고 있는 비스크의 움직임은 봄바람처럼 부드럽고 거침이 없었다.

담 몇 개를 넘어가자 다 쓰러져가는 집이 하나 나타났다.

비스크의 몸이 멈춘 곳은 바로 그 집 앞이었다.

“제발, 살려주세요.”

“누가 죽인다고 했어? 둘이 같이 누워보라니까?”

“세상에 어떻게 엄마와 딸을 같이 강간할 수가 있습니까?”

“아니 무슨 이런 개 쌍년이 다 있지? 당장 시키는 대로 안 해? 또 누굴 하나 죽여야 내 말을 들을 거야?”

“으흐흑, 제발 그러지 마세요.”

눈물을 흘리며 간청하는 여자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비스크는 굳이 눈으로 보지 않아도 안의 상황이 대충 짐작이 갔다.

그는 지체 없이 문을 열고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어? 넌 뭐야? 왜 여기 들어왔어?”

“혼자 재미 보지 말고 나도 껴줘.”“

“무슨 헛소리야? 여긴 내 구역이야. 당장 다른 곳으로 꺼져!”

“구역은 개뿔, 네 맘대로 정하면 네 구역이냐?”

비스크는 실실 웃음을 흘리며 커다란 덩치에게 다가갔다.

강화계 능력자로 보이는 30대 중반의 사내는 아랫도리를 입지 않은 상태로 부끄럽지도 않은 듯 핏발이 선 흉측한 성기를 덜렁거리며 온갖 똥 폼을 다 잡고 있었다.

그의 앞에는 모녀로 보이는 여자 두 명이 발가벗은 상태로 벌벌 떨며 서 있었고, 땅바닥에는 머리통이 다 부서져 뇌수를 흘리고 있는 초로의 사내의 시체가 보였다.

방안에는 어린아이 몇이 이불속에 숨어서 귀를 막고 오들오들 떨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너 못 보던 놈인데? 어디서 왔어?”

“그것보다 나 심심해. 나하고 같이 놀자.”

“야, 너 뭐하는 짓이야? 허억!”

비스크는 사내의 앞에 무릎을 꿇더니 갑자기 그의 성기를 손으로 잡았다.

평소에 남색을 즐기는지 순간적으로 그의 눈빛에 변태적인 욕망이 번득였다.

비스크는 그 모습에 씨익 미소를 한번 짓더니 입을 그의 사타구니 사이로 가져갔다.

그리고는 왼손을 뻗어 그의 입에 자신의 손가락을 물렸다.

“읍읍!”

사내는 처음에는 싫은 척 하더니 비스크의 손가락이 입 안으로 들어오자 곧바로 쪽쪽 빨면서 곧이어 느껴질 야릇한 쾌감을 기대했다. 떨고 있는 두 모녀가 지켜본다는 생각에 급격히 흥분이 되기 시작했는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꽈드득 아자작!

“읍, 으읍!”

하지만 그에게 느껴지는 것은 쾌감이 아니었다. 하복부 전체에서 어마어마한 고통이 밀려들었다. 그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숙이며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어느새 그의 입 안에는 비스크의 주먹이 통째로 들어가 있어 비명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못했다.

그의 눈이 찢어 질 듯 커다랗게 변하며, 자신의 사타구니 사이 전체를 커다란 입으로 씹어 먹고 있는 붉은 눈을 가진 늑대의 얼굴을 확인하자 그대로 몸이 굳으며 뒤로 넘어갔다.

쿵!

사내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하지만 비스크 때문에 죽은 것은 아니었다.

그의 사인은 심장마비였다. 놀라서 죽었단 말이다.

“퇫!”

비스크는 인상을 쓰며 입 안의 들어 있는 것들을 죽은 놈의 얼굴 위에 모두 뱉어냈다.

그의 주인인 소울이 더 이상 사람의 피와 고기를 먹는 것은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안에서 감도는 피로 인해 그의 기억이 조금씩 들어오는 것까지는 막지 않았다.

그는 뒤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모녀를 향해 굳이 몸을 돌리지 않고, 사내의 멱살을 잡아 그대로 문 밖으로 질질 끌고 나갔다.

아랫배에서 내장이 풀려 나와 끌리고 피가 바닥을 흥건히 적시며 붉은 선을 그려가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풀썩 풀썩!

모녀가 비스크가 죽인 놈의 시체를 봤는지 기절해서 옆으로 넘어가는 소리가 차례로 들려왔다.

비스크는 굳이 뒤돌아보지 않고 그래도 시체를 밖으로 끌고 변소로 갔다.

똥냄새가 지독하게 나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친절하게 시체를 똥통 속으로 밀어 넣었다.

풍덩!

시체가 아래로 떨어지자 커다란 똥 덩어리들이 구더기와 섞인 채 위로 튀어 올라왔다. 비스크는 곧바로 변소의 문을 닫아 오물이 몸에 묻는 것을 미연에 방지했다.

‘아차, 피 냄새를 풍기지 말라고 하셨지?’

비스크는 그제야 소울의 당부가 생각났다.

물동이를 찾아 바가지로 물을 가득 뜬 뒤, 자신의 입안을 헹구고 입 주위를 깨끗이 물로 씻어냈다.

이제 다른 놈을 찾아 나가려는 순간, 자신이 죽인 놈의 것으로 보이는 지갑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지갑을 집어 안을 열어봤다. 이리저리 살펴보다 특별한 것이 없자 문틈 사이에 그냥 밀어 넣었다.

아마 이 지갑에 있는 돈이면 죽은 가족의 장례정도는 풍성히 치를 수 있을 것 같았다.

스스슷…….

비스크의 몸이 허공으로 둥실 떠오르더니 부드럽게 담을 넘어 어둠속으로 사라져갔다. 그리고 비스크가 들린 집마다 시체가 하나씩 늘어갔다.

한편, 소울에게 임무를 부여받은 본은 스켈레톤 부대를 이끌고 어둠속으로 몸을 숨겨 용연읍 동남쪽으로 스며들었다.

역시 언데드 소환수답게 그들은 밤이 되자 더욱 힘이 나고, 이동하는데 조금의 소음도 발생시키지 않았다.

우르르 몰려다니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누구하나 그들의 모습을 발견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과연 어둠과 잘 어울리는 소환수들이었다.

용연읍 곳곳에서 고통과 절망의 마이너스 기운이 점점 높이 솟구쳐 오르고 있었다.

그에 비례해 쾌락과 열망, 변태적 음욕과 악의도 그에 못지않게 강렬하게 터져 나오고 있었다.

사람의 마이너스 기운에 민감한 본과 스켈레톤 부대답게 그들은 용연읍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강력한 마이너스 기운이 소용돌이처럼 솟구쳐 나오는 집을 발견하고 조용히 담을 넘어갔다.

제법 넓은 마당을 가진 것을 보니 공산당 간부가 사는 집처럼 보였다.

집 안에서는 젊은 여자들의 비명소리와 사내들의 거친 숨소리와 섞여 나왔고 간간히 미친놈처럼 웃어대는 광소(狂笑)도 터져 나왔다.

“꺄아악!”

“허억 허억 허억…….”

“헉헉헉, 야! 이 조선돼지들아! 거기에 더 힘줘! 더 세게 쥐어 짜 보란 말이야!”

“그만, 이제 제발 그만하세요.”

“살려주세요!”

“크하하하하!”

“푸하하하하!”

…….

온 몸에 문신이 가득하고 근육질로 덮여 있는 중국인 능력자들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연신 허리를 흔들어 댔다. 그러면서도 여자들의 엉덩이를 사정없이 후려치고 가슴을 거칠게 쥐어짜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한쪽에서는 마치 술잔을 돌리듯 이놈저놈이 돌려가면서 허리를 흔들어 대고 있었고, 다른 한쪽에서는 두 남자가 한 여자를 가지고 변태적인 성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그들은 여자들의 속살을 서로 비교하면서 어떤 여자가 더 맛있는지 내기까지 하고 있었다.

하는 행동이 더럽고 천박한 것을 보니 전에 무슨 짓을 하며 먹고 산 놈들인지 대충 짐작이 갔다.

몇 시간동안 시달리다 고통에 겨워 빌고 또 비는데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이놈 저놈에게 유린을 당하던 여자 하나가 견디다 못해 기절해 쓰러지자 그들은 웃음을 터뜨리며 더욱 심한 욕을 서슴지 않았다.

“헉헉헉, 방쯔(棒子:중국인이 한국인을 비하하는 욕) 년 하나가 극락으로 갔구나. 보아라! 이렇게 너희들을 구원하러 와서 극락을 맛보게 해주지 않느냐?”

“푸하하하, 맞다. 구원자들을 이 따위로 대접하면 안 되지? 조선돼지야! 어서 허리 좀 더 돌려봐라!”

“제발 이제 그만 좀 하세요. 이러다가 다 죽어요.”

“이것들이 혈맹의 어려움을 듣고 가오리방쯔(高麗棒子·고구려 몽둥이)들을 물리치러 바다를 건너온 우리한테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 진정 피를 봐야 정신을 차리겠어?”

이미 제일 어린 처녀 하나가 하복부에 피를 철철 흘리며 쓰러져 죽어가고 있었다.

여자들은 자신들도 막내 꼴이 되어 죽을까봐 무서웠는지 몸을 부르르 떨더니 서둘러 허리를 열심히 돌려댔다.

안쪽이 이미 다 헐어서 쓰라리고 아파왔지만 그래도 죽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는지 필사의 의지로 남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오오오, 하오! 하오! 진작 이랬어야지.”

“으으으, 좋군. 역시 여자 맛은 조선돼지가 좋아.”

그들은 그제야 좀 만족을 했는지 눈을 지그시 감으며 쾌감을 만끽했다.

파득 파득 팍!

그때였다. 갑자기 전등이 마구 깜빡이더니 동시에 불이 확 나가버렸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응원의 댓글은 제게 큰 힘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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