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OULNET-243화 (243/492)

00243  제 61 장 - 구미포 전투  =========================================================================

“나인권 부장, 현재 몇 명이나 제거됐지?”

-정확히 34명입니다. 금소희 대원과 성유나 대원이 잘해줘서 일이 무척 쉬워졌네요.

“천 명에서 이제 겨우 34명이면 앞으로 966명 남았네?”

-그렇게만 생각할 것이 아닙니다. 용연읍에 처박혀있는 놈들을 아무런 피해 없이 이렇게 쉽게 제거할 수 있는 좋은 전술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속도가 너무 느려. 이런 식으로 가다간 밤새도록 해도 반도 처치하지 못할 거야.”

마음 같아서는 당장 용연읍 전체를 포격으로 싹 갈아 엎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용연읍에 살고 있는 주민들까지 그렇게 무고하게 죽일 수는 없었다.

-마스터, 저희가 가서 다시 적을 유인해오겠습니다.

“괜찮겠어? 벌써 3번이나 했는데?”

-한 놈이라도 이렇게 미리 줄여놓아야 나중에 큰 전투가 벌어졌을 때 우리에게 유리하잖아요?

“그건 그렇지.”

-이젠 요령이 생겨서 더욱 쉽게 유인해올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조심, 또 조심해야해. 알겠지?”

-네, 마스터.

금소희가 밝은 미소를 지으며 성유나의 손을 잡아끌었다.

그 모습을 보자 소울은 왠지 여자 뒤에 숨어서 싸우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좀 상했다. 하지만 나인권 정보부장이 말한 대로 이렇게 쉽게 적을 처치할 수 있는 방법을 놓아두고 굳이 어렵게 돌아가 위험부담을 안고 싸울 필요는 없었다.

-1공격대 대장 김민호입니다.

“무슨 일이지?”

-우리 1공격대의 신예진, 서유리 대원이 자청해서 적을 꾀는 미끼가 되겠다고 합니다. 마스터께서 하고 계신 같은 작전을 우리도 수행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십시오.

“으음.”

소울은 1공격대 대장 김민호의 말에 침음성을 흘렸다.

마음속으로는 딱 잘라 거절을 하고 싶지만 거절할 명분이 없었다.

그들에게 안 된다고 하면 지금 금소희와 성유나가 하는 작전도 여기서 멈춰야한다.

하지만 결정은 이미 그의 몫이 아니었다.

-2공격대 대장 로날도입니다.

“로날도, 무슨 일인가?”

-우리 2공격대도 같은 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미끼가 되겠다고 자원한 여자 대원들이 열 명이나 됩니다. 마리온, 클로에, 에밀리아, 차밀라, 알렉산드라, 레나, 엠마, 제시카, 올리비아, 디피카 이상 열 명입니다.

“그만, 알겠다. 허락한다.”

소울은 더 이상 말을 들을 필요도 없다는 듯 그 자리에서 순순히 허락했다.

억지로 시키는 것도 아니고 금소희와 성유나가 하는 것을 보고 자신들도 할 수 있다며 자청해서 하는 일을 굳이 자신이 가로막아야 할 이유가 없었다.

대신 조심하라는 잔소리는 좀 해야 했다.

“이놈들이 용연읍에 처박혀서 밖으로 나오질 않으니 어쩔 수 없이 우리가 이 짓을 하는 것이다. 절대 무리하지 말고, 최대한 안전하게 진행하도록 한다. 그리고 C급 이상의 능력자가 나타나면 바로 약속된 장소로 퇴각하도록 하라.”

-네, 마스터.

-예, 마스터.

소울과 제1, 제2 공격대는 진즉에 구미포에 와서 매복을 했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이들이 용연읍에서 나오려고 하지 않자 금소희와 성유나를 미끼로 산둥성의 능력자들을 이렇게 밖으로 끌어들여 하나씩 제거하는 작전을 시작했다.

생각보다 쉽게 적을 처리하는 것을 보자 제1 공격대와 제2 공격대의 여자대원들이 자청해서 미끼가 되어 같은 방식으로 산둥성의 능력자들을 꾀기로 작전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마스터, 1공격대 준비 완료됐습니다.

-마스터, 2공격대도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그럼 슬슬 시작해볼까?”

-네, 마스터.

-예, 마스터.

나인권 정보부장의 주도로 제1 공격대는 용연읍을 중심으로 북서쪽에 매복했고, 제2 공격대는 동쪽에 매복했다. 소울은 동남쪽에 위치해있었다.

용연읍 상공 위에 떠 있는 틸트로터 무인기 두 대가 각각 1공격대의 신예진, 서유리 대원과 제2 공격대에서 보낸 마리온, 디피카 대원에게 배정됐다.

용연읍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전투헬멧을 통해 소울을 비롯한 각 공격대 대장과 각 팀장 그리고 각 파티장에게 실시간 영상으로 보내지고 있었다.

신예진과 서유리는 금소희와 성유리처럼 허름한 인민복을 입은 것이 아니라 대담하게도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옷을 입고 있었다. 거기에다 어디에서 미끄러지기라도 한 것처럼 여기저기 옷을 찢어 놔서 민망하게도 두 사람의 속살이 많이 드러났다.

용연읍 북서쪽 입구로 조금 들어가 얼쩡거리던 신예진과 서유리는 양쪽으로 눈이 쭉 찢어진 눈매를 가진 산둥성 능력자들을 발견하자 크게 놀란 것처럼 엉덩방아를 한번 찧고는 냉큼 뒤를 돌아 도망치기 시작했다.

“어머, 들켰다. 도망가자.”

“언니, 달려!”

“거기 서라!”

“이년들, 어딜 도망가는 거야?”

비라도 오려는지 잔뜩 찌푸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꼴에 능력자라고 순간적으로 드러난 신예진과 서유리의 얼굴과 속살을 놓치지 않고 발견한 저융캉 파티는 곧바로 그녀들의 뒤를 따라 달려오기 시작했다.

발정이 난 짐승처럼, 북한의 처녀들을 강간하는데 맛을 들인 놈들이라 예쁜 처녀가 두 명이나 나타났다 도망치자, 미끼에 꾀여 황천길로 가는 직행길이라는 것도 모른 채 정신없이 쫓아왔다.

-마스터, 이번은 숫자가 좀 적습니다. 1공격대의 신예진, 서유리 대원을 쫓는 것은 다섯 명밖에 되지 않습니다.

“다섯 명밖에 라니요? 첫술에 배부릅니까? 그 정도도 많은 겁니다. 비스크를 보냈으니 처음은 그냥 가볍게 시작하세요.”

-네, 마스터.

신예진과 서유리는 자신을 쫓아오는 자가 몇 명이나 되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런 일이 처음이었고, 크게 긴장을 한 상태라 자신도 모르게 점점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원래는 잡힐 듯 말 듯 아슬아슬하게 도망쳐야 하는데 너무 빨리 달려가자, 쫓고 있던 산둥성 능력자들도 뭔가 이상한지 고개를 갸웃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행히 신예진과 서유리가 야산을 타고 오르면서 속도가 좀 줄자 그들은 일단 두 여자를 잡고 나서 의문을 풀기로 했다.

크르릉!

그때, 난데없이 짐승의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그들의 뒤에서 들려왔다.

깜짝 놀란 저융캉과 그의 파티는 즉시 옆으로 거리를 벌리며 산개했다. 그리고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휘익 퍽!

촤아악!

“크악!”

하지만 그들이 제대로 반응하기도 전에 이미 파티원 한명의 머리가 안으로 움푹 들어가 쓰러졌고, 그 옆의 파티원도 목이 세 갈래로 찢겨 피를 뿜어내고 있었다.

저융캉은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둘이 즉사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들은 서로 눈짓을 교환하더니 곧바로 세 갈래로 흩어졌다.

정말 놀라울 정도로 빠른 상황 판단이었다.

비스크의 눈이 새빨갛고 열 손가락 끝에 긴 손톱이 나있는 것을 본 순간, 그들은 상대가 웨어울프인 것을 알고 곧바로 도망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것도 같이 도망쳤다가는 전멸할 것이 분명하자 서로 다른 세 방향으로 도망쳤고, 재수 없이 누군가 웨어울프에 걸리더라도 운에 그냥 맡기는 배팅을 한 것은 무척 결단력 있는 행동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비스크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몰랐다.

보통 웨어울프는 최소 E등급에서 시작해서 최대 D등급으로 본다. 물론 웨어울프 전사나 웨어울프 킹은 등급이 더 올라간다.

대인 공격력이 상급에 들어가는 몬스터인 웨어울프를 상대하려면 D급 5인 파티나 C급 능력자가 필요하다.

그런데 저융캉 파티는 D급 3명과 F급 2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처음에 비스크가 주먹으로 머리통을 깨뜨리고 죽인 자가 D급 이었고, 목을 세 갈래로 찢어 죽인 자가 F급이었다.

저융캉이 D급 강화계 능력자이고 도망친 나머지 파티원 중 D급 민첩계가 한 명, F급 원소계 능력자가 한 명이다.

사악!

“크윽!”

비스크는 사악하게도 가장 빠르게 도망치는 D급 민첩계 능력자에게 달려가 종아리를 클로를 세워 한번 휙 긋고는 바로 몸을 돌려 저융캉을 향해 달려갔다.

강화계 능력자이자 탱커인 저융캉이 당당하게 맞섰다면 아마 조금이나마 버텼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등을 보이고 도망가고 있으니 속도도 별로 빠르지 않는 저융캉을 비스크가 따라 잡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

까가각!

“크아아악!”

비스크는 이번에도 자신의 클로를 세워 저융캉의 척추를 긁어버렸다.

뼈가 갈리는 소름끼치는 소리가 들리며 참혹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비명소리에 놀란 F급 원소계 능력자는 그만 다리에 힘이 쭉 빠지는 것을 느끼며 휘청거렸다.

촤악!

뭔가 화끈한 느낌이 목에서 느껴지며 그는 곧 자신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신비한 경험을 끝으로 의식을 잃어야 했다.

비스크의 클로에 의해 잘린 목이 혼자서도 하늘로 잘도 날아오르더니 한 바퀴 원을 그리며 땅에 떨어져 데굴데굴 굴러갔다.

크르릉!

비스크는 낮게 으르렁거리며 저융캉에게 다가갔다.

저융캉은 척추가 끊어져 꼼짝도 하지 못하고 공포에 질려 오줌을 질질 쌌다.

비스크는 조금도 주저 하지 않고 저융캉의 목을 밟아서 그래도 부러뜨렸다.

우드드드득!

도저히 꺾일 수 없는 각도로 꺾여버린 저융캉은 입에서 피를 토하며 그대로 절명했다.

비스크는 죽은 저융캉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종아리에서 피를 철철 흘리고 있는 나머지 한 명에게 다가가더니 대뜸 가슴속으로 손을 푹 쑤셔 넣었다.

퍽!

“크헉!”

심장이 꿰뚫린 D급 민첩게 능력자는 그 자리에서 눈을 까뒤집으며 즉사하고 말았다.

애초에 저융캉 파티는 비스크를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

웨어울프라는 종(種) 자체가 스피드 하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는 놈들이다.

거기에다 비스크는 잔머리가 뛰어나고 잔인하고 비열하기까지 한 놈이다.

이미 살인을 밥 먹듯이 한 놈이라 인간의 약점이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잘 죽일 수 있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비스크의 잔인한 손속에 놀란 1공격대 대원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입만 떡 벌리고 있었다.

소울은 무인기를 통해 비스크가 하는 짓을 보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당장 서머너즈 길드원들 앞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전투헬멧의 통신모듈을 조절해 비스크와 1:1 통신을 설정한 소울이 조용히 이를 갈며 속삭였다.

“비스크!”

-네, 마스터!

“나도 어떻게 죽이던 적을 죽이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왜 쓸데없이 비명소리를 내게 만들지?”

-죄, 죄송합니다.

“야! 이 새끼야, 아무리 거리가 멀어도 천명이나 되는 능력자 중에 너 같이 귀가 예민한 놈 하나 없겠어? 너 때문에 은밀하게 적의 수를 줄이려고 한 우리의 작전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왜 몰라?”

-마스터, 죽을죄를 저질렀습니다.

“닥쳐, 앞으로 피에 취해서 개지랄 떨지 말고 시키는 일이나 좀 잘해. 알았어?”

-네, 마스터!

“피 냄새 나지 않게 깨끗하게 뒤처리 하고, 대기하고 있어.”

비스크가 오랜만에 피를 보자 주체를 하지 못해 조금 오버를 하긴 했다.

문제는 지금 자신들은 전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적을 유인해서 소리 없이 하나씩 제거를 해 숫자를 줄이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다.

“나인권 정보부장!”

-네, 마스터.

“혹시 비명소리 듣고 이상한 반응은 없었나?”

-다행히 현재까지는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그럼 일단 모든 작전을 중단하고 30분 정도 지켜보도록 하지. 그 후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면 다시 작전을 속개하도록 한다.”

-네, 마스터. 그럼 30분 동안 저희가 확실하게 지켜보겠습니다.

본의 아니게 비스크로 인해 소울을 비롯한 제1, 제2 공격대 대원들은 모두 30분간 휴식을 가지게 됐다.

다들 전투배낭에서 물을 꺼내 마시고 개중에는 초콜릿, 에너지바 등을 먹으며 부족해진 열량을 보충했다.

30분이 지나도록 특이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유인 작전은 다시 계속됐다. 이 작전보다 더 좋은 작전이 당장은 더 없었던 것이다.

이번에는 제2 공격대의 마리온과 디피카가 용연읍 동쪽에서 먼저 작전을 시작했다.

마리온과 디피카가 선택된 이유는 단 하나, 머리카락이 검은 색이기 때문이다.

이곳에 갑자기 금발 미녀들이 나타난다면 당연히 의심을 할 것이다. 그 때문에 마리온과 디피카가 뽑혔다.

두 사람은 최대한 자신의 글래머러스한 몸매가 드러나는 긴팔셔츠와 바지를 입었는데 능력자답게 몸매 보정이 들어가 있어 멀리서도 금세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는 운이 좋았는지 산둥성 능력자들이 열 명이나 쫓아와서 화살과 저격을 시작으로 소환수를 총동원해서 순식간에 제거할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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