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OULNET-232화 (232/492)
  • 00232  제 58 장 - 폭발적인 성장  =========================================================================

    서머너즈 길드는 상위 24개국의 F급 소환계 능력자들만 받아도 길드원의 숫자가 아마 만 명은 우습게 넘을 것이다.

    거기에다 현재 길드에 가입하고 있는 F급 소환계 능력자들의 가족과 친구 중에는 아직 자신의 거처를 정하지 않은 능력자들도 많았다. 이들이 지금 조심스럽게 서머너즈 길드의 문을 두들이고 있었다.

    특히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의 능력자들은 자국의 길드와는 대우 자체가 다른 서머너즈 길드를 보고는 주저 없이 서머너즈 길드의 품으로 들어왔다.

    거기에다 이제 이미 소환수를 가지고 있는 중상위 소환계 능력자들까지 엉덩이를 들썩거리고 있었으니 앞으로 서머너즈 길드가 얼마나 성장하게 될지 누구도 감히 장담을 하지 못했다.

    서머너즈 길드의 성장은 지금 마치 아우토반(고속도로) 위를 질주하는 스포츠카처럼 보였다.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는 언제 있다고 합니까?”

    “중국과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하는지 일단은 북한의 요청에 따라 몬스터 퇴치를 지원하는 형식을 취한다고 합니다.”

    국정현의 말에 소울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럼 모르쇠로 일관하겠다는 건가요?”

    “일단은 그런 셈이지요.”

    “능력자협회와 다른 길드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3대 대형 길드는 이미 선발대를 보냈고, 7대 중대형 길드와 7대 재벌 길드도 준비가 되는 데로 올라가겠다는 분위기입니다.”

    정부가 어떻게 발표를 하던 이미 주사위는 던져진 상태로 보였다.

    “우리는 언제 올라갑니까?”

    “1주일 뒤, 인천항에서 수송함을 타고 해주시로 들어갈 예정입니다.”

    “해군에서 수송함을 내줬군요.”

    “수송함 한 척만 가는 것이 아니라 해병대도 독도함을 타고 같이 갑니다.”

    “네? 해병대가요?”

    “그들은 이번 기회에 그동안 서해 5도를 위협하던 해안포를 싹 정리하러 간다고 합니다.”

    심심하면 포격을 해오던 곳이니 해병대에서 이가 갈릴 만도 했다.

    “소울 디펜스의 병력은 얼마나 되죠?”

    “최대 600명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그것도 대부분이 장교나 부사관 출신입니다.”

    “그 정도면 나쁘지 않군요.”

    김영신 사장을 비롯한 각 부장들이 인재를 영입하는데 최선을 다한 티가 났다.

    “4군단을 흡수하면 곧바로 병력을 재편해서 황해남도로 퍼져나간 몬스터 사냥을 시작할 것입니다.”

    “좋군요. 4군단의 지원은 어떻게 합니까?”

    “육군 제3야전군 1군단 9보병사단(백마)이 저희와 함께 4군단 지원을 맡았습니다.”

    “그럼 9보병사단과는 어디서 만나게 되는 겁니까?”

    “황해남도는 해주시와 19개 군으로 되어 있습니다. 9보병사단의 목적은 황해남도의 행정력을 회복시키고 주민들의 안전과 의식주를 지원하는 것이 주된 목적입니다. 그들은 군용수송차량과 수송함을 통해 황해남도 해주시를 제외한 각 군으로 바로 들어갈 예정입니다.”

    소울은 국정현의 말을 듣고 정부와 능력개발청에 뒤통수를 한 방 맞은 느낌이었다.

    서머너즈 길드에서 소울 디펜스를 동원해 4군단을 견제하는 사이, 육군 9보병사단은 황해남도 각 군으로 들어가 주민들에게 식량과 연료, 의복과 의약품을 제공하며 대민 봉사를 하겠다는 말이다.

    아무리 서머너즈 길드와 4군단이 황해남도 주민을 위해 목숨을 걸고 열심히 몬스터를 때려잡아도 결국 북한 주민들의 마음은 육군 9보병사단이 가져갈 것이 분명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몬스터를 잡는 서머너즈 길드보다는 당장 굶주림과 아픔을 해결해주는 육군 9보병사단 병사들이 훨씬 더 고맙고, 친근하게 느껴질 것이 당연한 이치였다.

    “뭐, 북한 주민들이 고마워할 것을 바라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되니 좀 약이 오르네요.”

    “하하하, 어쩌겠습니까? 당장은 정부의 꽁수에 당해줘야지요. 하지만 4군단을 장악하고 소울 디펜스에서 완벽하게 흡수한다면 아마 상황이 180도 달라질 것입니다.”

    “그건 그렇겠지요. 등 따뜻해지고 배부르면 월급 제대로 주는 회사의 말이 정부에서 주는 구호품을 씹어 먹을 테니까요.”

    소울은 말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이를 뽀드득 갈았다.

    “일주일 안에 소환식 두 번만 더 합시다. 그럼 해주시로 천명은 데리고 갈 수 있겠죠?”

    “네? 정말 그것이 가능할까요?”

    “가능하게 만들어야지요.”

    “알겠습니다. 그럼 저도 김영신 사장을 조금 더 들들 볶아봐야겠네요.”

    “하하하! 그렇게 해서라도 소울 디펜스에 인재를 더 들일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도록 하세요.”

    소울이 불타는 눈빛으로 국정현을 쳐다보자 국정현도 소울을 쳐다보며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은 그도 정부와 능력개발청의 이런 꽁수가 그리 썩 마음에 들었던 것은 아니었다.

    “마스터, 이제 마스터도 더 이상 혼자 돌아다니시면 안 됩니다. 마스터가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잘 아시지 않습니까?”

    “무슨 소리를 하려고 그런 말을 하는 거예요?”

    “신변 경호를 위해 근접 경호원을 붙여드리겠습니다. 또한 가중되는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서를 채용하겠습니다.”

    “경호원과 비서요?”

    “그렇습니다.”

    “어째 그 말은 통보 같이 들립니다만.”

    “그렇게 들렸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미리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저도 국정현 사무총장님의 생각과 같습니다.”

    국정현의 말에 정일용이 찬성을 하자 소울은 잠시 생각해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흐음, 뭐 두 분의 생각이 그렇다면 좋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대신 비서는 제가 마음에 드는 사람으로 직접 고르겠습니다.”

    “그거야 당연하지요. 그런데 혹시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미녀도 괜찮습니까?”

    “금, 금발의 푸른 눈의 미녀요? 그럼 외국인이네요?”

    “하하하, 한국어도 가능하고 마스터의 열렬한 팬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철저히 신원확인을 해본 결과 믿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대단한 미인이기도 하고요. 원하신다면 내일이라도 당장 인터뷰를 준비하겠습니다.”

    “크흠, 사무총장께서 그렇게 원하시니 그럼 일단 한번 만나보기로 하죠.”

    “감사합니다. 내일 준비해서 연락드리겠습니다.”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보는 아름다운 비서와의 달달한 로맨스가 그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같은 비서라면 미녀가 좋겠지. 그것도 외국에서 온 서양미녀라면……. 크흐흐흐!’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관심이 갔다.

    정일용 변호사는 이미 만나보기라도 했는지 소울을 보며 노골적으로 부러워했다.

    세 남자는 그렇게 회의실에서 한참동안 앞으로의 일을 의논하다가 헤어졌다.

    이날의 결정으로 인해 황해남도에 앞으로 어떤 새로운 역사가 쓰이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창문 밖으로 여전히 황사가 불어오고 있었다.

    * * * * *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구나!”

    “뭐라고?”

    “아, 아냐. 아무것도…….”

    소망과 소현에게 ‘능력 & 잠재능력 확인’ 스킬을 써본 소울은 역시 예상대로 아무런 능력이나 잠재능력을 가지지 못한 동생들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갑자기 탁 쏘는 탄산수가 마시고 싶네?”

    “오빠, 탄산수라면 냉장고에 있어. 내가 가져올게.”

    “그래? 고맙다.”

    소현은 소울에게, 아니 까망이에게 피부와 모발 관리를 받은 이후로 터프한 여동생에서 상냥한 여동생으로 변신하게 됐다.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변화라고 할 수 있었지만 소울이 보기에 원판 불변의 법칙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차라리 어머니인 김혜진 여사가 마치 40대 초반의 물오른 여인의 모습으로 변한 것이 그에게는 더 극적인 장면이었다. 아니 살짝 쇼크를 먹기도 했다.

    덕분에 아버지 이대진은 자식들 앞인 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 항상 김혜진 여사를 끼고 돌았다.

    김혜진이 남사스럽다고 타박을 해도 ‘허허’ 거리며 좋다고 하니 나중에는 그녀도 그냥 포기하고 즐기자고 결심한 듯 했다.

    물론 까망이의 노고로 인해 이대진도 40대 초반의 피부와 머리숱이 많은 사내로 돌아와 김혜진의 방심을 흔들어 놓은 점도 전혀 없진 않았다.

    또한, 소울이 풀어 놓은 비장의 묘약으로 인해 두 사람의 금슬이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게 된 것도 큰 몫을 차지했다.

    이런 집안 분위기로 인해 소망과 소현은 집에 붙어 있으려고 하지 않고 시간만 나면 ‘소망공작실’에서 연구를 하고 아티펙트 제작에 시간을 보냈다.

    아무래도 늦둥이가 생길 것은 거의 확실해 보였다.

    소현과 소망도 그런 소울의 생각이 기정사실화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소망아, 지금 서머너즈 길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줄 알지?”

    “응, 당연히 잘 알고 있지. 우리 길드에 가입하려고 기다리는 대기자가 삼천 명이나 된다며?”

    “맞아. 이거 아주 일이 심각해.”

    “그래서 나도 은판 자체는 아예 외주로 돌리고 소환마법진을 세기는 데만 전력을 다하고 있어. 물론 마나집적진도 ‘소망공작실’에 2개나 더 만들어 놨어.”

    “그래? 잘했다. 이걸로 길드원 가입 대기 적체현상이 조금 풀리겠다.”

    “형, 그런데 도대체 우리 길드에 왜 이렇게 가입이 폭주하는 거야? 소환수가 그렇게 중요한 거야?”

    소망은 이해가 잘 안가는 모양이었다. 하긴 이것은 F급 소환계 능력자로 지내면서 구박을 당해보지 않으면 잘 모를 수도 있었다.

    “음, 비유가 적절한지 잘 모르겠다만, 만약 네가 MIT공대에 들어갈 수 있는 능력이 되는데 학비가 없어서 입학자체가 불가능하다면 어떤 기분일 것 같아?”

    “아! 무척 힘들겠구나.”

    누가 공돌이 아니랄까봐 MIT공대 입학을 예로 들자 바로 이해를 하는 눈치였다.

    “그럼 앞으로 은판을 좀 더 많이 만들어야겠네? 어차피 소모품이니까?”

    “응, 일단은 그래야지. 마나집적진도 조금 더 만들어 두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알겠어. 그렇게 하지.”

    소망은 자신이 서머너즈 길드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이미 ‘소망공작실’의 주인에다 소울이 이곳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잘 알고 있어서 소망은 조금도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누구보다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소울은 소망의 월급과 보너스를 넉넉하게 책정해줬다.

    “오빠, 탄산수 대령입니다.”

    “고맙다. 잘 마실게.”

    “나는?”

    “여기 있잖아.”

    “헤헤, 고마워.”

    컵에 담긴 탄산수는 톡톡 쏘는 맛이 일품이었다.

    소울과 소망은 소현에게 미소를 지으며 시원하게 원샷을 해버렸다.

    “카아! 시원하다.”

    “목이 타는 것 같아.”

    “천천히 마시지. 남자들이란…….”

    소망은 연애도 한번 못해본 소현의 말에 콧방귀를 뀌었다.

    “참, 우리가 오빠를 위해서 준비해놓은 것이 있어.”

    “뭔데?”

    소현은 그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선반위로 가서 박스 하나를 들고 왔다.

    “짜잔!”

    “이게 뭐야? 이건 토마호크와 수리검이고, 이건 소음기 아냐?”

    “맞아. 그런데 그냥 토마호크와 수리검이 아니라 둘 다 아주 특별한 금속으로 만든 거야.”

    “뭔데?”

    소망과 소현은 소울이 호기심을 보이자 수리검을 하나 집어 막대기에다 긁어서 보여줬다.

    “봤지?”

    “뭘?”

    “막대기가 긁히는 것 안보여?”

    소울은 소망이 다시 수리검으로 막대기를 긁자 그제야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다.

    “수리검이 이것보다 단단하다는 말이야?”

    “맞아. 다이아몬드 보다 10배는 더 단단한 이 티탄산바륨주석합금 막대기보다 더 단단하다는 말이야.”

    “다이아몬드 보다 이게 10배는 더 단단하다고? 그런 게 있었어?”

    “인간이 합성해낸 것 중 가장 단단하다고 알려진 것이 이 티탄산바륨주석합금이야. 하지만 그것보다 이 수리검이 더 단단해. 아니 단단한 정도가 아니라 강도의 세기가 장난이 아니게 좋아.”

    소울은 수리검 두 개를 만지작거리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형이 원하는 데로 수리검 안은 비워져있어. 그리고 끝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놓았어. 여기에다 미세한 구멍을 뚫느라 나 죽는 줄 알았어.”

    “그래? 수고했다.”

    소망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소울은 수리검을 이리저리 자세하게 살펴봤다.

    “그런데 너 이건 어떻게 만든 거야?”

    “학술지에 실린 글을 읽어보고 나도 한번 따라 해본거야.”

    “학술지?”

    “과학학술지가 있는데 거기에 어떤 과학자가 몬스터들이 지니고 있는 무기를 녹여서 새로운 금속을 추출해내는 방법을 올려놓았더라고, 보니까 그리 어려울 것 같지 않아서 한번 따라 해봤는데 잘 되더라고…….”

    “대단하다. 혹시 너 천재 아니야?”

    “하하하, 천재는 무슨…….”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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