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31 제 58 장 - 폭발적인 성장 =========================================================================
조금 놀랍기도 했다. 250명의 길드원에서 시작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천명을 넘었으니 말이다. 계산을 해보니 채 2주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런데 이미 이렇게 될 거라는 것은 예견 된 일이 아닙니까?”
“물론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빠른 속도로 길드원이 불어나게 될지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거기에다 지금 현재 길드원이 되겠다고 길드원 신청서류에 서명을 해놓고 기다리고 있는 자만 천오백명이 넘습니다. 이들은 지금 오매불망(寤寐不忘) 소환식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소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분명히 실내연무장 지하에 제대로 된 마나집적진을 만들어 놓았다. 그래서 실내연무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길드원들에게도 간접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은곡마을 집 지하실에 만들어놓은 마나집적진보다 훨씬 효율도 좋아 소환마법진 은판을 빠르게 충전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언제 저렇게 대기자가 천오백명이나 될 정도로 밀렸단 말인가?
“도대체 뭐가 문제입니까?”
“소환식 준비가 가입하겠다고 대기하고 있는 길드원의 수를 도저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요?”
소울은 국정현의 말에 재빨리 머릿속으로 계산해봤다.
‘넉넉히 2주로 잡고 750명의 새 길드원을 나눠보면 53.5명이 되네. 집 지하실과 실내연무장 지하실에 각각 설치한 마나집적진으로 하루에 최소 50개의 은판을 채워야 하는구나. 흐음 이거 은판도 더 만들고 마나집적진도 몇 개 더 만들어야겠는걸.’
역시 답은 소환마법진이 새겨진 은판과 마나집적진을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여기서 백날 얘기를 해봐야 답이 나오지 않는다.
소현과 소망이에게 얘기를 해서 더 만들어내라고 하는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안 그래도 최근 너무 일이 많이 늘어나 소망이가 피곤해 죽으려고 해서 소망공작실에 필요한 인력을 확충하라는 지시를 내려놓았다.
국정현 사무총장과 나인권 정보부장이 협력해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차례로 충원시키고 있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소망공작실의 기능이 정상가동을 하게 될 것이다.
“알겠어요. 소환식을 최대한 빨리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스터! 이들이 소환식만 참석하게 된다만 모두 우리 서머너즈 길드에 충성을 하게 될 길드원들이 됩니다. 그 점을 깊이 상량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럴게요.”
그때 정일용이 조심스럽게 끼어들었다.
“마스터, 사실 그것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갑작스럽게 밀려드는 길드원의 숫자로 인해 당장 길드 내에 이들을 수용할 시설이 부족합니다.”
“도대체 얼마나 몰려오고 있습니까?”
“국정현 사무총장께서 말씀하신, 이미 길드 가입서류에 서명을 하고 기다리고 있는 천오백 명을 제외하고도 가입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대기자가 그만큼이 더 있습니다.”
“네? 그럼 삼천 명이나 된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렇습니다. 만약 마스터께서 선견지명이 없으셨다면 정말 큰일 날 뻔 했습니다. 현재 길드 본관 큰 길 건너편에 있는 건물들을 임시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점점 날씨가 추워지고 있는 상태라 빨리 이들을 수용할 장소를 찾지 못한다면 불만이 커질 겁니다.”
생각해보니 이게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었다. 아무리 잘해줘도 기본적인 의식주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인간은 불만에 쌓이게 된다. 그러니 더 이상 추워지기 전에 빠르게 이들을 어딘가로 분산 수용해야 했다.
아무 곳이나 수용을 할 수 없는 이유는 이들의 출신 국가에서 끼어들어 문제를 일으킬까 조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만, 우리가 구매한 해리슨포드 테라스하우스 아파트 단지는 어떻게 쓰고 있습니까? 총 11개동, 199세대라고 알고 있는데요?”
“그건 판매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해 대기를 타고 있습니다.”
“그래요? 그럼 당장 그곳을 우리 길드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임대주택으로 쓰도록 하세요. 대신 한 집에 최소 4명이상이 같이 사는 조건을 붙이도록 합시다.”
“아! 그렇게만 된다면 당장 800명 정도는 수용할 수 있겠군요.”
“아직 돈이 없어서 임대할 수 없는 길드원들도 있을 테니 그런 자들에게는 길드에서 빌려주는 것으로 지원을 아끼지 말아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국정현과 정일용은 해리슨포드 테라스하우스 아파트 단지만으로도 당장 큰 불은 끌 수 있겠다고 생각을 하는지 환한 표정을 지었다.
위치도 좋고 나름 신경 써서 만든 테라스하우스이니 이런 결정이 내려진 것을 길드원들이 알면 아마 너도나도 서로 임대를 하려고 할 것이다.
“그런데 길드 근처에 집구하기가 그렇게 어렵습니까?”
“말도 마세요. 세곡동 특구가 생겨나면서 근처의 전세와 월세 방이 아주 동났습니다.”
“흐음, 그럼 우리 길드가 소유하고 있는 건물 중 빌라나 원룸으로 개조를 할 만한 것은 없나요?”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자금이 한꺼번에 아주 많이 잠기게 됩니다. 최선의 방법은 주변에 새로운 아파트나 집단 거주 지역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잠시 생각을 해보던 소울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걸 언제 기다리고 있습니까? 차라리 강남필드에서만 몬스터 사냥을 시킬 것이 아니라 각자의 특성에 맞춰서 7대 대도시에 있는 각 몬스터 필드를 적극 활용을 하도록 합시다.”
“아! 우리 길드원을 지방으로 분산시키겠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렇지요. 강남필드를 제외하고 지방의 6개 필드 주변에는 특구 말고도 가까운 지역에 살만한 곳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어차피 강남필드에서만 몬스터가 나오는 것도 아니니, 이참에 그냥 각 필드 인근에 머물 곳을 적당하게 마련한 뒤 분산 수용하고 로테이션으로 돌려버립시다. 그게 싸게 먹히겠어요. 그리고 우리는 어차피 북한의 4군단을 지원하러 올라가봐야 하지 않습니까?”
“아! 그 문제도 있었군요.”
국정현과 정일용은 소울이 지금 무슨 말을 하는 지 잘 이해했다.
강남필드에 붙은 세곡동 특구에 서머너즈 길드의 본관이 있다고 굳이 강남필드에서만 죽어라고 몬스터를 잡으러 다닐 필요는 없었다.
집값이 비싼 이곳보다 지방이 훨씬 생활비가 저렴하니 각 필드에 대한 적응훈련이라는 미명으로 로테이션 시켜버리면 불만이 쌓일 일도 없을 것 같았다.
“그럼 당장 서울을 제외한 부산, 인천, 대구, 대전, 광주, 울산에 서머너즈 길드의 이름으로 쓸 만한 시설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특구 내부도 좋고 자리가 없다면 필드와 가까운 지역도 좋을 것 같습니다.”
국정현과 정일용은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생각을 정리해나갔다.
“이번에 확정된 북한의 길드 배치도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과 같게 나왔죠?”
“그렇습니다. 우리 서머너즈 길드가 4군단을 지원하게 됐습니다.”
“황해남도라면 서울과도 가깝고 나쁘지 않네요.”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개성필드와 개성레어가 있다는 것을 잊으시면 안 됩니다.”
“평산의 2군단을 지원하고 개성특급시를 맡은 것은 7대 중대형 길드 중 두 곳인 화랑 길드와 서울 길드가 아닙니까?”
“맞습니다. 하지만 화랑 길드와 서울 길드에서는 지금 북한 길드 배치계획이 확정되자 초상집 분위기가 됐다고 합니다. 그들도 개성필드와 개성레어가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 잘 알고 있어서 그런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12군단을 지원하고 황해북도를 맡은 네버다이 길드와 평강의 5군단을 지원하고 강원도를 맡은 월야 길드와 천마 길드가 적극 지원을 하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소우의 말에 국정현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말이야 얼마든지 지원을 한다고 하겠지요. 하지만 막상 일이 터지면 세상에 100%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더군다나 사람이 아닌 길드의 입장이니 얼마든지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만 해도 당장 4군단과 무슨 일이 벌어질 줄 알고 겁도 없이 화랑 길드와 서울 길드를 도우러 가겠습니까?”
“생각해보니 쉬운 일이 아니었군요.”
국정현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 것 같았다.
모든 길드가 협력해서 일을 처리해나간다면 좋을 텐데 사람의 욕심이라는 것이 끝이 없는 법이라 그렇게 생각대로 모든 것이 잘 흘러갈 보장은 없었다.
“4군단을 흡수할 준비는 잘 되어가고 있습니까?”
“자세한 계획은 소울 디펜스의 김영신 사장과 각 부장들을 불러서 직접 물어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저에게 올라온 보고에 의하면 3보병사단 출신 장교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인원을 보강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특수부대 출신 장교와 대원들을 중심으로 4군단의 저격여단을 흡수할 준비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격여단이라……. 하긴 그런 자들이 우리의 힘이 되어준다면 4군단을 흡수하기가 더욱 쉬워지겠네요.”
“맞습니다. 그리고 4군단에서도 이미 소식을 들었는지 여러 경로를 통해서 저희에게 연락이 오고 있습니다. 지휘부는 물론이고 지휘부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초급장교들의 모임까지 세력이 아주 다양합니다.”
“저들도 결국 흡수 통합이라는 수순에 대해서는 이해를 하고 있다는 말이네요.”
“대세가 기울어진 것을 읽고 있는 자들이 살아보겠다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으음, 그렇군요. 어찌 되었든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소울은 어느 쪽을 선택하던 결국 한차례 피바람을 막을 수는 없을 것 같았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 중 스스로가 4군단을 포함한 황해남도 능력자들의 수장이란 자가 우리에게 연락을 한 것입니다.”
“능력자요? 황해남도 능력자들의 수장이라면 세력이 만만치 않겠는데요?”
“네, 그렇습니다. 그들의 말이 사실이라는 전제아래 살펴보니 세력이 꽤 만만치 않았습니다. 지금은 비록 4군단 지휘부가 가족들을 인질로 잡고 있고 감시가 심해서 꼼짝달싹은 못하고 있지만 우리가 개입하는 순간, 스스로 봉기를 하겠다고 하네요.”
“봉기라……. 이게 우리의 손에 피를 안 묻혀서 좋기는 한데 옥석구분(玉石俱焚)처럼 다 같이 망해버릴 수도 있는 문제 아닙니까?”
“그렇긴 합니다만, 4군단의 현 지휘부와 반 능력자연합에 매수되어 우리를 대적하려는 게 확실한 일부 세력을 어떤 식으로든 쳐내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제거할 대상은 확실하게 제거하라고 하되 인원을 최소한으로 잡도록 조절해주세요.”
“네, 김영신 사장과 그렇게 의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소울이 나름 정리를 해주자 국정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는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 결론은 어차피 4군단의 사령부가 있는 해주로 들어가야 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보다 국외에서 우리 길드에게 태클을 걸고 있는 곳은 없습니까?”
“무슨 태클 말씀이십니까? 혹시 F급 소환계 능력자를 빼간다고 트집을 잡지 않느냐는 말씀이십니까?”
“네, 바로 그거요.”
“다행스럽게 아직 그런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도 은밀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해외에서 서울행 비행기를 타고 들어오는 F급 소환계 능력자들도 나라에서 괜히 태클을 걸까봐 모두 관광 목적으로 조심스럽게 들어오고 있습니다.”
“하늘이 우리를 돕고 있는 게 아닌가 싶네요. 이럴 때 최대한 몸집을 불려 놓도록 하세요. 길드 직원들도 최대한 뽑고 말입니다.”
“말씀하신대로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너무 많이 뽑은 것이 아닌가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부족한 느낌이 들어서 두 배 이상을 더 뽑고 있는 중입니다. 우리보다 일자리 창출을 더 많이 하고 있는 길드는 아마 없을 것입니다. 하하하!”
국정현의 농담 섞인 말대로 현재 서머너즈 길드는 무서운 속도로 세력을 불리고 있었다. 길드원의 숫자도 천명이 넘었지만 길드 직원의 숫자도 벌써 백 명이 넘어가고 있었다.
매일 길드로 쏟아져 들어오는 마석과 몬스터 부산물 처리도 길드 내에서 자체적으로 처리를 시작했고, 3대 대형 길드나 7대 중대형 길드에서도 하지 못하는 다양한 능력자 서비스와 직원 혜택, 가족들의 생활고와 학비 지원 등까지……. 거의 완벽한 복지정책을 추구하며 하나씩 시행해 나가고 있었다.
그로인해 서머너즈 길드는 최소한 소환계 능력자들 사이에서는 꼭 가입하고 싶은 길드 순위 1위에 랭크되었다.
이런 소문은 또 중상위 소환계 능력자들의 마음을 움직여 자발적으로 가입하게 만드는 선순환을 일으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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