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OULNET-230화 (230/492)
  • 00230  제 58 장 - 폭발적인 성장  =========================================================================

    물론 귀환하는 서머너즈 길드의 세력이 만만하게 보였다면 한번쯤 찔러 보기라도 했을 텐데 수백 마리의 하피 전사가 땅에 떨어져 죽은 것을 보고는 아예 그런 생각도 못하고 포기한 모양이다.

    이날부터 서머너즈 길드의 사냥 팀들은 강남필드에서 본격적인 팀 별 파티사냥을 시작하게 됐다.

    서머너즈 길드 사냥 팀 10개를 두 패로 나눠 매일 5개 팀씩 교대로 강남필드 안에서 몬스터 사냥을 하는 것을 정례화 시킨 것이다.

    이로 인해 이제 강남필드의 1캠프에서는 서머너즈 길드의 길드원들이 몬스터 사냥을 하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이들이 소환수를 데리고 강남필드를 드나드는 모습이 방송국 카메라에 찍히면서 일어났다.

    일본, 도쿄(東京).

    “어? 아키라다. 저 녀석 아키라 아냐?”

    “맞아. 아키라가 맞아. 그런데 저 반쪽짜리 능력자가 언제 소환수를 소환하는데 성공했지?”

    “소환수를 구하러 한국으로 들어간다고 하지 않았어?”

    “설마, 정말 그게 성공한 거야?”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우리 빨리 아키라에게 연락해보자. 그놈이 성공했다면 우리도 성공하지 못할 리가 없어.”

    “정말 그럴까?”

    “저놈이 부리고 있는 소환수를 보고도 그래?”

    “좋아. 내가 아키라의 여동생 전화번호를 아니까 한번 걸어볼게.”

    서머너즈 길드에 가입해 소환수를 얻고 이제 앞날이 총망 받는 능력자가 되어버린 아키라의 자신만만한 얼굴이 일본에서 취재차 날아온 방송국 특파원의 보도를 통해 전 일본으로 생생하게 방송됐다.

    그의 얼굴을 본 일본의 지인들, 그러니까 같은 F급 소환계 능력자들은 난리가 났다.

    일반인도 아니고 능력자도 아닌 반쪽짜리 인생이라며 비실거리던 아키라는 소환수를 얻고 나자 얼굴에서 마치 광채가 나는 것 같았다. 전투슈트까지 멋지게 차려입고 몬스터 필드를 드나들고 있는 모습을 보니 부럽기 그지없었다.

    어찌 보면 이것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한 결과였다.

    전 세계의 F급 소환계 능력자들 중, 소환수를 소환한 케이스는 그리 많지 않다.

    소환력이 미약해서 소환수가 아예 다가올 생각을 하지 않았고 소환수를 어떻게 해야 소환하는지도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환수가 없는 F급 소환계 능력자들을 반쪽짜리 능력자로 놀려도 그들은 감히 뭐라고 반박하거나 변명할 수 없었다. 그 말이 틀린 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히 얼마 전까지 자신처럼 반쪽짜리 능력자로 놀림을 받던 자가 일본의 애니메이션에나 나올만한 날개달린 예쁜 미녀 텐구를 데리고 버젓이 강남필드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을 발견하자 그의 지인이라고 읽고 반쪽짜리 능력자 친구들이라고 쓰는 자들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그들은 여기저기 미친 듯이 서로 수소문을 하고 연락을 해서 기어코 그가 어디로 가서 그런 횡재를 했는지 알아내고야 말았다.

    서머너즈 길드와 연락이 닿은 그들은 조용히, 아니 은밀히 주변을 정리하고 서울행 비행기를 탔다.

    그렇게 서울행 비행기를 탄 반쪽짜리 능력자들이 무려 이백 여명에 달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었다.

    일본에서 일어난 일은 곧 미국, 파키스탄, 멕시코, 필리핀에서도 똑같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것은 다시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 러시아, 멕시코, 베트남, 에티오피아, 독일, 이집트, 터키, 콩고 민주 공화국, 이란, 타이,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으로 확대되더니 어느새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갑자기 늘어나기 시작한 외국관광객으로 인해 국내의 호텔과 여행업계는 크게 좋아했지만 이들이 일단 국내에 들어오자 조용히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는 통에 큰 재미는 보지 못해 아쉬워했다.

    다만 강남 세곡동과 자곡동 근처에 요새 부쩍 외국인들이 몰려든다는 소문만이 무성하게 퍼져 나갈 뿐이었다.

    * * * * *

    서머너즈 길드 2층의 회의실에 모인 소울과 유정아, 국정현과 정일용은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처음 1200억을 부동산에 투자한 것이 6000억 원이 되더니 오늘 현재 2조5천억을 넘어섰습니다.”

    “아!”

    정일용의 말에 국정현은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 하지만 얼굴에 주름이 사라지고 새까만 머리카락이 무성한 그는 여전히 미남이었다.

    “하지만 마스터와 유 박사님의 의견대로 팔려고 내놓은 부동산을 모두 빠르게 정리해서 현재 2조4031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습니다.”

    “네? 왜요? 조금만 더 기다리면 곧 3조가 넘어간다면서요?”

    “맞습니다. 그렇지만 정부에서 곧 세곡동 특구에서 일어나는 가격 폭등을 진정시키기 위해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아! 그런 일이…….”

    국정현은 자기 돈도 아닌데 무척 아쉬워했다.

    소울과 유정아의 입장에서도 조금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았지만 이미 충분한 차익을 남긴 셈이라 지금 벌어들인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있었다.

    대신 이익을 조금 덜 생각했기 때문에 정일용은 부동산 대금을 전부 현금으로 받아 챙겨올 수 있었다.

    “이제 부동산 투자에 대한 결산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네.”

    “좋아요.”

    정일용의 말에 유정아와 소울은 잔뜩 기대 섞인 목소리로 동시에 대답했다.

    “이번 결산은 총 3460억의 투자금 중 유 박사님의 500억과 마스터가 투자한 700억에서 나온 이익입니다. 그래서 유박사님의 몫은 2조4031억 중 12분의 5인 1조113억이 되겠습니다. 마스터의 몫은 12분의 7인 1조4158억이 되겠습니다. 억 단위  이하의 우수리는 그냥 떼어서 비용 처리하겠습니다.”

    “정 변호사에게 약속한 보너스를 잊으면 안 되겠죠? 50억을 드리겠습니다.”

    “하하하, 그럼 내가 70억을 드리면 되겠군요.”

    “우와아, 120억을 보너스로 주시는 겁니까?”

    유정아와 소울의 말을 들은 국정현은 정일용을 바라보며 부럽다는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뭘 얼마나 일했는지 모르지만 짧은 기간 안에 이런 엄청난 거금을 보너스로 받았다는 소리는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마스터 그리고 유 박사님!”

    정일용은 정중히 소울과 유정아에게 고개를 숙이더니 국정현을 향해 회심의 미소를 한 방 쏴주었다. 그 미소가 화살처럼 배에 꽂히자 국정현은 진짜 배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정일용은 날 잡아서 국정현에게 거하게 한잔 쏴야할 것 같아 보였다.

    “참, 제 지분을 담보로 유 박사님에게 빌린 500억과 능력개발청 지급보증으로 은행 융자로 빌린 1500억을 이번기회에 확실히 정리해주세요.”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마스터! 그럼 유 박사님에게 1조113억과 500억을 합친 1조 613억을 계좌이체 해드리면 되겠네요.”

    정일용은 그 자리에서 노트북을 이용해 유정아에게 1조 613억을 바로 계좌이체 해줬다. 그러자 곧바로 주거래은행에서 확인전화가 걸려왔다.

    1조가 넘는 돈이 거래되니 놀란 주거래은행에서 당연히 확인전화를 할만도 했다.

    유정아는 자신이 준 계좌에 돈이 들어왔다는 것을 확인하자 곧바로 50억을 정일용이 준 은행계좌로 보내줬다.

    “감사합니다. 유 박사님!”

    “천만에요.”

    앉은 자리에서 50억을 받아 챙긴 정일용의 입 꼬리가 귀에 걸려 있었다.

    “마스터, 융자대금 1500억을 지금 바로 갚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그럼 받아 가실 수익금 1조4158억에서 2천억을 뺀 1조2158억을 계좌이체 해드리겠습니다.”

    정일용이 소울의 계좌에 돈을 보내자 다시 한 번 주거래은행에서 전화가 왔다. 이번에는 융자금 1500억과 소울의 은행계좌로 들어가는 1조 2158억에 대한 확인전화였다.

    정일용이 전화로 주거래은행과 대화를 나누는 사이 소울은 약속대로 정일용에게 70억을 보내주고 잔고를 확인했다.

    ‘1조 2088억 원.’

    고시원의 한 달 방값을 걱정하던 시절에 비교하면 천문학적인 액수가 아닐 수 없었다.

    그는 길게 한숨을 한번 쉬고는 이중 1조원을 떼어 ‘소울투자’로 입금시켰다.

    소울투자는 소울과 서머너즈 길드 그리고 소울메탈의 여유자금과 재산 및 부동산을 관리·투자를 위해 소울이 100% 자본금을 투자해 만든 회사이다. 전문경영인을 들여 철저한 자산관리와 보수적인 자금운영을 통해 재테크를 하고 있기도 했다.

    ‘2088억이면 내가 앞으로 돈 걱정할 일은 없을 거야.’

    소울은 드디어 2천억 원대의 재산가가 됐다. 물론 소울투자에 투자 자금으로 집어넣은 1조원도 자신의 돈이긴 하지만 그 돈은 당분간 투자용도로 묶어두고 손을 대지 않으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서머너즈 길드나 소울메탈을 운영하다보면 앞으로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날지 몰라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는 의미도 있었다.

    “마스터, 기왕 얘기가 나온 김에 소울메탈에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대지와 건물들을 구입하는 건에 대해 얘기를 해도 될까요?”

    “물론입니다. 말씀하세요. 유 박사님.”

    “소울메탈에서는 구매계획을 철회하고 그냥 임대해서 사용하기로 결정했어요. 그러니 앞으로 임대비를 내도록 하겠습니다.”

    “네, 잘 알겠습니다.”

    유정아의 차가운 말투에도 소울은 조금의 감정의 기복도 없이 차분하게 대답을 하며 그녀의 눈을 담담하게 쳐다봤다.

    소울이 원한 것은 1000억에 그 땅을 팔아치우는 것이었지만 임대를 해주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소울메탈이 현재 임대해서 사용하는 땅은 앞으로 땅값이 엄청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정아는 소울메탈에서 사용하고 있는 땅을 싼 값에 얼른 사들이려고 했는데 소울이 갑자기 가격을 확 올려버리며 태클을 걸고 나오자 그의 행동에 조금 마음이 상해 있었다.

    그녀는 살짝 인상을 쓰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당장 따지면서 묻고 싶었지만 자리가 자리이니 만큼 지금은 조용히 물러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무엇보다 자신에겐 이런 일을 따지는 것보다 훨씬 급하게 해결해야할 연구과제가 산적해있었다.

    “급한 일이 있어서 전 먼저 가봐야겠어요. 다들 얘기 나누다가 천천히 들어가세요.”

    “벌써 들어가시게요?”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어서 지금 꼭 가봐야 합니다.”

    유정아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소울을 제외한 모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녀는 국정현의 확 달라진 얼굴과 머리, 멀쩡하게 서 있는 다리를 한 번 쳐다보더니 묘한 표정을 지으며 소울을 날카롭게 흘겨봤다.

    소울은 오히려 그녀를 향해 빙그레 웃는 모습으로 손까지 흔들고 있었다.

    그러자 유정아는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더니 이내 몸을 돌렸다.

    “그럼 조심히 들어가세요.”

    “네, 다들 수고하세요. 마스터, 들어가 보겠습니다.”

    “그래요. 나중에 또 봅시다.”

    소울은 인사를 하고 떠나가는 그녀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만 보았다.

    유정아는 묘하게 변한 소울의 태도에 조금 신경이 쓰였지만 당장 물어 볼 수가 없으니 그저 벙어리 냉가슴이었다. 궁금증을 나중으로 미루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서둘러야 했다.

    유정아가 회의실을 빠져나가자 소울이 국정현에게 손짓을 했다. 국정현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바로 도청방지장치를 가동시키고 창과 문에 차단막을 내렸다.

    “유 박사님이 조금 삐지신 것 같던데…….”

    “좀 삐져도 괜찮아요. 오늘 얼마 벌어갔는지 보셨죠? 그런데 겨우 천억 짜리 땅값 주기 싫어서 임대하겠다는 것 좀 보세요.”

    “그래도 괜히 심기를 건드리는 행동은 좀 위험하지 않을까요?”

    “이 정도에 우리가 원수가 될 정도는 아닙니다. 통도 그리 작은 여자는 아니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래도 걱정스런 표정을 하는 국정현의 표정에 소울은 오히려 당당하게 말했다.

    “부동산 투자 결산도 끝났으니 이제 서머너즈 길드에 관해 논의를 하도록 합시다.”

    “네, 마스터.”

    “예, 마스터.”

    정일용이 자리에 앉자 이번에는 국정현 사무총장이 바통을 이어 앞으로 나섰다.

    “첫 번째 소환식 때 서머너즈 길드에 가입한 길드원 숫자는 250명이었습니다. 그래서 5인 파티로 5개 파티를 하나의 팀으로 해서 10개의 팀을 만들었지요. 하지만 현재 이런 10개의 팀을 1개 공격대로 해서 총 4개의 공격대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럼 천명이네요.”

    “맞습니다. 이 정도면 이미 중형 길드는 벗어났다고 보는 게 좋을 것입니다. 물론 3대 대형 길드나 7대 중대형 길드처럼 중상위 클래스의 능력자가 많이 없으니 그들과 비교하기는 좀 힘들겠지만 그래도 숫자만 놓고 보면 7대 중대형 길드에 부럽지 않은 수준입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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