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OULNET-229화 (229/492)

00229  제 58 장 - 폭발적인 성장  =========================================================================

“슈나이더, 하늘로 올라가서 공중전을 지원해줘!”

“알겠다.”

슈나이더는 금소희의 부탁에 두말없이 허공으로 붕 떠오르더니 곧 자신의 몸을 거대한 독수리로 변신시켰다. 그리고는 빠른 속도로 하늘을 한 바퀴 돌았다.

“거기 그렇게 서 있지 말고 이리 올라와.”

“네? 아! 네.”

금소희의 정령인 슈나이더가 공중전을 지원하기 위해 그녀를 떠나 하늘 위로 올라가자, 소울은 스스로를 보호할 능력이 없는 금소희의 안전을 어쩔 수 없이 자신이 책임져야 했다.

금소희가 낑낑거리며 간신히 푸티나의 등에 오르자 그 모습을 슬쩍 보던 소울은 급히 손으로 웃음이 터져 나오려고 하는 자신의 입을 가렸다. 의외로 그녀의 행동은 귀여웠다.

“어머?”

그런데 한손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던 금소희는 푸티나의 등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덜컥 겁이 났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얼른 소울의 허리를 잡고 매달렸다.

“으음?”

소울은 갑자기 등에서 느껴지는 폭신한 감촉에 놀라 고개를 돌렸다. 가늘게 몸을 떨며 놀란 토끼 마냥 눈을 크게 뜨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금소희의 얼굴 보였다.

“소희야, 푸티나의 등이 넓어서 쉽게 안 떨어져. 그러니까 뒤로 조금만 떨어져줄래? 이쪽으로 네가 너무 붙으면 내가 아예 움직일 수 없어서 그래.”

“아, 네! 죄송해요.”

금소희는 소울의 말에 당황해서 얼른 뒤로 엉덩이를 빼고 물러났다.

생각해보니 자신이 너무 그의 등에 바짝 밀착해있었던 것 같았다.

그런 사실을 깨닫자 그녀의 얼굴이 금세 홍시처럼 붉어졌다.

소울은 솔직히 그녀가 자신의 허리를 뒤에서 안는, 백허그를 하자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하지만 그도 최근에 여러 가지 일로 시달리면서 나름 마음에 결심한 것이 있어서 더 이상 사귈 여자가 아니라면 접근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투투투퉁 투투투퉁 투투투퉁…….

퉁 퉁 퉁 퉁 퉁…….

그때, 저격소총을 공중으로 향하게 들어올린 스켈레톤 부대가 일제히 총을 쏘기 시작했다. 기다리고 있던 하피 전사 수백 마리가 일제히 그들의 시야 전면에서 등장했기 때문이다.

캬아오오 캬아오오…….

하피 전사들은 소울 일행을 발견하자 일제히 괴성을 질러대면 급강하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저격소총의 탄막이었다.

캬아악 캬악 크약…….

팔다리와 날개에 총탄을 맞은 하피 전사들이 우수수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소울은 그 모습에 고개를 끄덕이며 양 손목을 자신의 가슴 위로 들어 올렸다.

“실드! 실드!”

시동어를 외치자 타이타늄 팔찌에 인챈트 된 실드 마법이 연속으로 펼쳐지더니 자신의 물론 금소희까지 반원형으로 넓게 감싸버렸다.

금소희는 투명한 막 같은 것이 허공에 펼쳐지자 이것이 소울이 자신을 위해 만들어준 방어막이라는 것을 깨닫고 놀란 가슴을 진정시킬수 있었다.

그러자 차츰 전장의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확실히 하피 전사들은 일반 하피와는 달리 무작정 달려들지는 않았다. 나름 전술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기습적으로 날아들어 단창을 날려대기도 했다.

하지만 저공비행이 아닌 하늘 위로 날아오른 하피 전사들은 바람의 중급 정령인 슈나이더로 인해 크게 낭패를 당했다.

가벼운 날갯짓 한 번에 중심을 잃은 하피들이 몇 마리씩 땅으로 떨어져 목이 부러져 죽거나 간신히 날개를 퍼덕거려 추락을 면해 다시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하지만 한번 죽을 뻔했던 놈들은 두 번 다시 고공으로 날아오르지 못했다.

덕분에 바빠진 것은 스켈레톤 부대였다.

문제는 아무리 연발로 나가는 저격소총이라고 해도 소음기를 끼고 있는 상태에다 탄창에 들어가는 총알의 숫자가 많지 않아 크게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물저격총과 저격소총은 저격을 위해서 만든 무기지 기관총같이 탄막을 만들 수 있는 무기는 아니었다.

‘이거 생각보다 하피 전사의 숫자가 너무 많은데……. 안되겠다. 나도 전투에 참여해야겠다.’

마음속으로 결정을 내린 소울은 즉시 까망이를 불러들였다.

[까망아, K3 경기관총 2정과 탄약통 좀 넉넉히 꺼내줘!]

[규!]

까망이는 그의 명령대로 즉시 K3 경기관총 2정과 탄약통 10개를 그에게 떨어뜨렸다.

소울은 가볍게 손으로 K3 경기관총 2정을 받아 하나는 자신의 앞에 내려놓고 다른 하나는 본에게 던졌다.

[본, 넌 이걸 쓰도록 해라.]

[예스, 마이로드!]

본이 날아오는 K3 경기관총을 한손으로 받고 살짝 고개를 숙이자, 소울은 떨어지는 탄약통 10개를 차례로 받아서 그중 5개를 본에게 던져 줬다. 묵직한 탄약통을 하나씩 받아 챙긴 본은 다시 한 번 그에게 고개를 숙였다.

소울은 그 모습을 보는 둥 마는 둥하며 탄약통 하나만 앞에 두고 나머지 4개는 자신의 등 뒤쪽에다 내려놓았다.

K3 기관총은 5.56 × 45 mm NATO 탄을 사용하는 경기관총이자 분대지원화기이다.

고작 하피 떼를 상대하는데 굳이 7.62 × 51 mm NATO 탄을 쓰는 중(中)기관총 이상을 사용할 필요는 없었다.

소울은 200발이 들어있는 10kg의 탄약통 K3 경기관총에 결합하고는 곧바로 총구를 하피 떼를 향했다.

옆에서 본이 그가 하는 행동을 지켜보더니 자기도 경기관총에 탄약통을 결합하고는 그가 노리고 있는 하피 떼를 향해 총구를 돌렸다.

이어 경쾌한 경기관총의 총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트르륵 트르륵 트르르르르륵…….

트르륵 트르륵 트르르르르륵…….

강남필드 안에서 이렇게 총성을 울리는 것은 금기시되고 있어 반드시 소음기를 사용해야 했지만 이미 신궁 미사일로 인해 폭음이 터져 나온 상황이라 소울은 무시하고 계속 경기관총을 난사했다.

200발이 들어있는 탄약통 하나가 너무도 허무하게 비어졌다.

입맛을 다시며 곧바로 새 탄약통을 집어 교체한 소울은 본과 함께 난입해오는 하피 전사 무리를 향해 인정사정없이 난사했다.

트르륵 트르륵 트르르르르륵…….

트르륵 트르륵 트르르르르륵…….

경기관총 2정에서 쏟아져 나오는 총알들이 탄막을 형성하며 한쪽 하늘을 휩쓸자 사정거리에 놓여있던 하피 전사 무리가 가을바람의 낙엽처럼 쓸려가며 우수수 ᄄᅠᆯ어져 내렸다.

이렇게 양쪽에서 각각 5개의 탄약통을 모두 비우자 하늘에 더는 날아다니는 하피 전사가 보이지 않았다.

-마스터, 하피 전사들이 퇴각하고 있습니다.

“숫자가 얼마나 남았습니까?”

-대략 삼십 마리 내외로 보입니다.

“슬슬 오늘 몬스터 사냥을 접어야 할 것 같네요. 총소리를 많이 내서 몬스터가 떼로 몰려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네, 저도 동감입니다. 즉시 사냥을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참, 오크 떼를 상대하러 간 1팀은 어떻게 됐습니까?”

-하하하, 그건 이쪽에서 촬영해놓은 동영상을 보내드릴 테니 직접 한번 보도록 하시죠?

“음, 그렇게 하죠.”

소울이 나인권 정보부장과 대화를 나누는 사이, 그의 소환수들은 놀고만 있지 않았다. 다들 나름 무척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까망이는 죽은 하피 전사들에게서 마석을 뽑고, 본은 하피 전사들의 심장을 흡수했다. 스켈레톤 부대는 돌아다니면서 돈이 된다는 하피들의 날개와 발톱을 잘라서 몬스터 사체 보관용 강화팩에 싹 쓸어 담았다. 또한 그들이 가지고 있던 단창을 찾아 10개씩 묶어서 등에 짊어졌다.

몬스터들이 소지하고 있는 무기나 방어구에는 지구에서 존재하지 않는 광물들이 들어있다는 것을 발견한 각 연구소에서 단창을 비싸게 사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하는 행동이었다.

금소희는 자신의 어깨로 돌아온 슈나이더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전장을 빠르게 정리하는 소울의 소환수를 호기심어린 눈으로 쳐다봤다. 가히 루팅의 정석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것 같은 간결하고 빠른 그들의 움직임에 자신의 몫을 주장하지도 못하고 아무 말 없이 그저 지켜볼 뿐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소울은 전투헬멧을 통해 나인권 정보부장이 보내온 동영상을 보면서 감탄하고 있었다.

동영상에 나오는 오크들은 한마디로 순삭을 당하고 있었다.

소환수가 있는 소환사가 얼마나 강한 존재인지 이 동영상 하나로 모든 말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그야말로 다가오는 족족 박살이 났다.

이 정도면 사냥이 아니라 학살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마이로드, 하피 전사의 마석이 필요합니다.]

[응? 그건 왜? 혹시 업그레이드를 해야할 때가 온 건가?]

[그렇습니다.]

소울은 갑작스런 본의 요청에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푸티나는 소희를 본진으로 데려다 주고 와라.”

“꾸잉!”

푸티나가 알았다고 대답을 하자 소울은 즉시 푸티나의 등위에서 땅으로 훌쩍 뛰어 내렸다.

“소희야, 먼저 가 있어.”

“네? 마스터는 같이 안가시나요?”

“잠시 주변 좀 살펴보고 금방 따라갈게.”

“아!”

푸티나는 소울의 말이 끝나자마자 바로 서머너즈 길드의 각 팀이 모여들고 있는 본진을 향해 달려갔다. 불곰 새끼인 주제에 달리는 속도가 어째 말보다 더 빠른 것 같았다.

이제 더는 보는 눈이 없자 소울은 까망이에게서 하피 전사들의 몸에서 뽑은 마석을 받아 본에게 건네줬다.

[감사합니다. 마이로드!]

본은 소울에게 정중히 고개를 숙이더니 바로 자신의 입에 마석을 10개쯤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자신이 타고 다니는 해골 전투마(戰鬪馬)를 소환하더니 하피 전사의 사체에서 자른 날개 10쌍을 가져다가 해골 전투마의 몸 안으로 밀어 넣었다.

해골 전투마는 자신의 갈비뼈를 옆으로 열어서 본이 구겨 넣는 하피 전사의 날개 10쌍을 모두 수용했다.

“לפתוח את הכנפיים שלך(날개를 펼쳐라)!”

본은 음산한 목소리로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그의 해골 전투마의 뱃속에서 주황색의 빛이 터져 나오더니 곧 등에서 거대한 날개 한 쌍이 솟구쳐 나오기 시작했다.

“이, 이런 미친? 이게 뭐야? 이거 페가수스이잖아? 아니지. 해골 전투마에 날개가 달렸으니 해골 페가수스인가?”

소울은 이 날개 달린 해골 전투마를 앞으로 뭐라고 정의를 내려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웠다.

안 그래도 강한 소환수인 본에게 해골 전투마까지 생겨서 더욱 강했는데 이제 해골 전투마에 날개까지 달렸으니 그야말로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준 격이 됐다.

‘저 날개달린 해골 전투마를 내가 타고 다니면 어떨까?’

소울은 침을 꿀떡 삼키며 자신의 소환수인 본의 애마를 빼앗을까 말까 생각했다. 하지만 곧 해골 전투마를 그에게서 뺏는 것은 너무 치사한 것 같아 욕심을 접기로 했다.

그냥 푸티나를 타고 다니는 것이 어쩌면 자신에게 더 편할 것 같기도 했다.

말을 타는 법을 배운 적도 없거니와 자신이 해골 전투마를 타고 다니는 것보다, 본이 날개 달린 해골 전투마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며 싸우는 것이 훨씬 전력에 보탬이 된다는 사실도 잊지 않고 있었다.

[본, 시험비행을 해봐야지.]

[예스, 마이로드!]

이히히히이이잉!

본은 즉시 해골 전투마 위에 올라탔다. 그러자 해골 전투마는 몸을 위로 일으켜 앞발을 크게 한번 허공에 휘젓더니 이내 빠르게 앞으로 달려갔다.

따가닥 따가닥 따가닥! 휘이이익!

얼마 달리지도 않았는데 금세 해골 전투마는 날개를 활짝 펴고 허공으로 떠올랐다. 그러더니 세차게 날갯짓 몇 번을 하자 속도가 붙어 창공을 마음대로 이리저리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뽀대 작살이네!’

소울은 해골 전투마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본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며 감탄했다. 자신의 소환수지만 정말 멋있는 놈이었다.

우두두 우두두…….

그 사이 대지를 진동시키며 푸티나가 빠른 속도로 달려와 그의 앞에 멈춰 섰다.

소울은 푸티나가 내민 앞발에 한쪽 발을 올리더니 몸을 일으키는 탄력으로 휙 뛰어 올라 푸티나의 등에 멋지게 올라탔다.

[이제 그만 가자.]

[예스, 로드!]

소울은 그렇게 서머너즈 길드 사냥 팀을 향해 느긋하게 걸어갔다.

-마스터, 드디어 몬스터들이 사방에서 몰려오는 것이 포착되었습니다.

“총소리를 듣고 피 냄새를 맡은 놈들이니 당연히 이곳으로 몰려드는 것이 정상이겠죠. 서머너즈 길드 사냥 팀은 모두 사냥을 끝내고 1캠프로 돌아갑니다.”

-네, 마스터.

이렇게 서머너즈 길드가 단독으로 진행한 첫 번째 길드 사냥이 무사히 끝나게 됐다.

서머너즈 길드의 각 사냥 팀과 파티는 마석과 몬스터 사체를 비롯한 많은 전리품을 가지고 1캠프에 무사히 귀환했다.

1캠프 서쪽 5km 지점에서는 최하급 소형몬스터들이 하피의 시체로 포식을 하느라 귀환하는 그들에게 전혀 신경을 쓰지 못했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응원의 댓글은 제게 큰 힘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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