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OULNET-228화 (228/492)

00228  제 57 장 - 소환 출진(出陣)  =========================================================================

10개 팀은 할당된 영역에 도착하자 4개 파티가 반원형으로 퍼져 나가고 1개 파티가 그들의 중심에 남아서 만약의 사태를 위해 대기했다.

각 파티에서 풀링, 그러니까 몬스터를 끌어들이는 역할을 맡은 소환수를 전방으로 보내자 곧 몬스터 중에서 최약체인 고블린과 코볼트 등을 한 마리씩 끌어들였다.

그리고 차례로 끌어들인 몬스터를 맞아 사냥을 시작했다.

모두 실전은 처음이라 조심스럽게 진행된 사냥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자신이 소환한 소환수나 정령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고 전투에 익숙해지면서 점점 활기를 띄었다.

처음에는 고블린이나 코볼트 또는 오크 한 마리를 두고 버벅거리더니 이제는 두 마리가 몰려와도 여유 있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어디를 가도 우열은 있게 마련이다.

서머너즈 길드의 50개의 파티 중 두 개의 파티는 그중에서 단연 발군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1팀의 제1 파티와 7팀의 제3 파티가 바로 그들이었다.

“1팀의 1파티가 눈에 띄네.”

-7팀의 3파티도 만만치 않습니다.

소울은 1팀, 1파티의 명단을 띄워보며 그들의 몬스터 사냥을 주시했다.

‘김민호, 강수현, 송준기, 박우천, 고무산!’

일반 능력자인 고무산을 제외하고, 모두 잠재능력이 월등하여 소환식에서 금소희와 성유나 다음으로 소환수를 소환했던 인물들이었다.

거대한 고릴라 소환수를 정면에 내세워 탱킹을 하고 있는 김민호의 옆에서 근딜인 고무산이 보조를 하고 있었다.

그들의 뒤에서 물의 중급 정령인 운다인을 이용한 얼음 화살과 창으로 맹공격을 가하고 있는 강수현과 번개의 정령 라이오네를 소환한 송준기가 화끈하게 몬스터들을 지져대는 모습이 보였다.

간간히 거대한 갈까마귀 한 마리가 허공에서 거의 직각으로 내리꽂으며 몬스터의 머리통을 부셔버리게 만드는 박우천이 주변을 끊임없이 경계하고 있었다.

그들은 마치 오랫동안 서로 손발을 맞춰보기라도 한 듯, 안정적인 사냥을 계속했는데 이제 고블린이나 코볼트 정도로는 그들의 앞길을 조금도 막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첫 사냥은 무조건 풀링에 의한 각개격파라는 명령 때문에 그들은 오히려 중간에 사냥감이 없어 잡담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야 할 정도가 됐다.

‘꼭 킹콩 같이 생긴 고릴라 소환수가 탱커 역할을 제대로 해주니 파티나 여유 있고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구나. 물의 중급 정령 운다인과 번개의 정령 라이오네의 조합이면 거의 데미지 깡패나 다름없을 것이고, 갈까마귀가 공중에서 정찰을 하면서 위기 상황을 대비하니 이처럼 안정적인 파티를 만들기도 쉽지 않겠구나.’

생각해볼수록 괜찮은 조합의 파티였다.

막강한 방어력의 탱커 뒤에서 쏟아지는 강력한 정령들의 맹폭격이 합쳐지자 최하급 소형몬스터들은 말 그대로 순삭이 될 수밖에 없었다.

소울은 사냥 1팀 1파티를 주목하다가 이번에는 7팀 3파티로 고개를 돌렸다.

‘주명산, 로날도, 아키라. 슈마허, 로이!’

이 파티는 주명산이 탱커를 맡고 있었다.

일반 능력자로는 특이하게 서머너즈 길드에 가입해 길드원이 된 주명산은 D급 강화계 능력자로 전형적인 탱커였다.

강화된 육체능력을 바탕으로 거대한 방패와 전투도끼를 들고 싸우는 그의 모습은 탱커가 무엇이라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교과서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주명산의 동생이 이번에 우리 길드에 들어와 소환수를 소환해냈다고 했던가?’

소울은 보고서를 읽은 기억이 얼핏 떠올랐다.

주명산이 안정적인 탱커로 자리를 잡자 그의 양 옆에서 로날도의 소환수 라이언과 아키라의 소환수 텐구, 슈마허의 소환수 치타 그리고 로이의 땅의 중급 정령 노임이 한꺼번에 다구리를 쳤다.

그러자 최하급 몬스터들은 그야말로 묵사발이 나고 말았다.

이런 식으로 하면 하루에 천 마리의 최하급 몬스터도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가히 근거리 딜링에 관해서는 최강의 조합이었다.

다만 원거리 공격을 할 수 있는 게 아키라의 텐구 밖에 없다는 것이 약점처럼 보이긴 하지만 슈마허의 치타가 워낙 빠르고, 로이의 땅의 중급 정령 노임도 원거리는 아니라고 해도 중거리 정도는 공격이 가능한 편이라 아주 먹통은 아니었다.

‘이 조합도 최하급 몬스터를 상대하고 있기에는 좀 아까운 파티로구나. F급 몬스터 사냥은 오늘로 졸업시키고 E급을 잡으라고 해봐야겠다.’

이렇게 서머너즈 길드의 길드원을 총출동시켜서 몬스터 사냥을 실시하는 것은 단순히 서머너즈 길드의 세력을 과시하는 것만이 아닌 길드의 일원이라는 일체감을 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바로 이처럼 각자의 정확한 능력을 평가하고 시험하여 등급을 나누고 보다 적절한 조합을 찾아 수준에 맞는 몬스터 사냥하게 만들려는 목적이 있었다.

그런 목적에서 본다면 당장 사냥 1팀 1파티와 7팀 3파티는 이미 F급 파티라고 보기에 무리가 있었다.

아직 몬스터 사냥의 경험이 일천하여 단번에 파티의 등급을 맥시멈으로 올릴 수는 없었지만 최소한 E급 파티로 승격시켜 더 지켜볼 용의는 있었다.

“나 부장, 1팀 1파티와 7팀 3파티는 E급 파티로 바로 승격시키는 게 어떻겠습니까?”

-저는 찬성입니다. 사실 F급 파티로 시작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조합이었습니다.

“그럼 즉시 파티 승격을 결정하시고 그에 맞는 사냥 방식으로 변경하도록 하세요.”

-네, 마스터.

잠시 후, 사냥터에서 때 아닌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1팀 1파티와 7팀 3파티의 파티원들이 파티의 승격 소식을 듣고 함성을 내지른 것이었다.

소울은 그들의 행동을 두고 굳이 뭐라고 하지 않았다.

비록 함성을 지르는 행동이 위험하긴 했지만 이곳은 최하급 몬스터 사냥터였고 또한 그들만 있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서머너즈 길드의 몬스터 사냥은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진행되었다.

1팀 1파티와 7팀 3파티 외에도 몇 개의 파티가 E급 파티로 승격을 하게 됐고, 중간에 오크 무리가 나타나 살짝 긴장을 한 것을 제외하면 큰 어려움이 없었다.

물론 나타난 오크 무리는 E급 파티로 승격한 파티들의 첫 번째 제물이 되어 사라졌다.

하지만 강남필드 안에서 언제까지 무난한 몬스터 사냥만 진행될 수 있을까?

그건 아니라고 말하는 것처럼 사냥터에 서서히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서쪽에서 오크 떼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오크의 사냥 팀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또한 북쪽 5km 지점에서 비행형 몬스터로 보이는 개체가 접근 중입니다.

“오크 떼의 숫자가 얼마나 됩니까?”

-적어도 백여 마리는 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급 파티로 승격한 파티가 현재 총 5개 파티 맞죠?”

-그렇습니다.

“그럼 사냥 1팀의 F급 파티와 다른 사냥 팀의 E급 파티를 바꾸도록 하세요.”

-아! 사냥 1팀을 모두 E급 파티로 채우라는 말씀이시군요.

“그렇습니다. 오크 떼는 1팀 5개 E급 파티가 맡게 하시고, 다가오는 비행형 몬스터들은 무인기를 보내서 신궁 미사일로 공격해서 접근을 원천봉쇄하세요.”

-네, 마스터.

소울의 명령에 각 팀에 속해있던 E급 파티가 즉시 1팀이 있던 자리로 이동을 했다. 반대로 1팀에 속한 F급 파티는 E급 파티들의 자리를 채웠다.

1팀 5개 파티가 모두 E급 파티로 만들어진 순간, 그들은 즉시 오크 떼를 맞이할 준비를 시작했다.

한편, 무인기 20기를 조종하고 있는 중형전술차 안의 무인기 통제실에서 즉각 무인기 4기를 북쪽으로 보냈다.

틸트로터 무인기가 앞으로 빠르게 날아가더니 곧 신궁 미사일 4기를 차례대로 발사했다.

공중에서 발사된 신궁 미사일은 살짝 아래로 떨어져 내리다가 이내 고체추진 모터로 움직이는 엔진의 강력한 힘에 의해 마하 2.0의 속도까지 순식간에 속도를 높였다.

그리고 목표지점에 도착하자 강력한 폭발을 일으키며 터져 나갔다.

쾅 쾅 쾅 쾅!

고폭의 폭풍으로 파편탄이 일정 지역을 쓸어버리듯 쏟아지자 날아오던 하피 전사들이 일시에 수십 마리가 피를 쏟으며 땅으로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이렇게 몇 번 신궁 미사일에 공격을 당하자 하피 전사들은 즉시 고도를 낮추더니 나무사이로 저고도 비행을 시작했다.

-마스터, 하피 전사들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 접근해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저들의 전투력이 일반 하피보다 많이 뛰어나 보입니까?”

-일반 하피는 갑옷을 입지 않았는데 지금 날아오는 하피들은 가죽갑옷으로 무장을 한 하피들입니다. 크기도 좀 더 크고 손에 모두 투창을 한 두 개씩 들고 있습니다.

“위험한 놈들이군요. 하피 전사들이 접근해 오는 방향으로 내가 직접 지원을 가도록 하겠습니다.”

-저희도 대공공격에 대한 준비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모르니 서머너즈 사냥 팀 전체를 조금 뒤로 물리도록 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몬스터 사냥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위험한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강남필드로 들어오면서 가장 경계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비행형 몬스터의 공습과 중대형 몬스터의 난입이었다.

사람은 땅에서 사는 동물이기에 하늘에서 갑자기 날아드는 공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또한 서머너즈 길드의 길드원 대부분이 이제 겨우 소환수를 소환해낸 F급 소환계 능력자라 C급, D급의 몬스터, 그중에서도 중대형 몬스터의 난입은 최악의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생각하기도 싫은 시나리오였다.

“소희는 나를 따라오고, 유나는 여기서 대기하고 있다가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팀이나 파티를 도와주도록 해.”

“네, 마스터.”

“예, 마스터.”

푸티나의 목옆을 손으로 한번 툭 치자, 푸티나는 즉시 소울의 뜻을 찰떡처럼 알아먹고 앞으로 빠르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 움직임에 보조를 맞추며 본과 스켈레톤 부대가 무서운 속도를 내며 질주해갔다.

우두두두두두…….

금소희는 소울과 그의 소환수들의 달려가는 속도에 놀라서 열심히 손발을 움직여 쫓아갔다.

하지만 평소에 몸매를 가꾸기 위한 운동은 꾸준히 했어도 이런 비상상황에서 전력질주를 해본 것은 1주일간의 지옥훈련 밖에는 없었던 금소희가 그들과 속도를 맞춘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다.

다행히 그녀에게는 중급 바람의 정령 슈나이더가 있었다.

슈나이더는 이를 악물고 달리고는 있지만 별로 속도를 내지 못하는 금소희를 옆에서 보다 못해, 살짝 뒤에서 바람을 불어주어 그녀의 달리기를 보조했다.

처음에는 놀라서 아등바등 거리던 금소희는 이것이 슈나이더가 도와주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조금씩 빠르게 달리는 요령을 체득했다.

역시 실전이 중요했다.

그녀는 결국 소울과 그의 소환수들이 달리는 꽁무니를 잡을 수 있었다.

다다다다다…….

문제는 신나게 달릴 줄만 알았지 어떻게 빨리 몸을 세우는 요령을 배우지 못한 그녀에게 있었다. 금소희는 소울과 그의 소환수들이 멈춰서서 대기를 하고 있는 곳을 지나 혼자 숲속 안으로 계속 달려가고 있었다.

“뭐지?”

소울은 금소희가 빠른 속도로 달려오더니 자신을 스쳐서 계속 앞으로 달려가자 영문을 몰라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이내 고개를 허공으로 돌렸다.

[1시 방향으로 하피 전사들이 다가온다. 본은 스켈레톤 부대를 지휘하여 탄막을 형성하라.]

[예스, 마이로드!]

[지들이 아무리 무장을 한 하피 전사라고 해도 날개에 구멍이 뚫리면 땅에 떨어져 내릴 하피임에 틀림없다. 레인저들은 가까이 접근하는 놈들만 집중적으로 저격하도록 한다.]

[예스, 로드]

본은 레인저들을 제외한 스켈레톤 부대를 소울의 앞쪽으로 정렬시키더니 저격소총을 이용해 탄막을 만들 준비를 했다.

그러자 스켈레톤 레인저들은 소울의 말대로 저격을 위해 두 명씩 짝을 지어 후방에서 대기를 했다.

[까망이는 하늘로 올라가 적을 무찔러라!]

[규!]

소울의 말에 까망이가 용기백배하여 하늘로 솟구쳤다.

그래봐야 소울을 중심으로 반경 30~40m 안에서 은밀하게 움직이는 것에 불과했다. 하지만 본이 지휘하는 스켈레톤 부대의 탄막을 뚫고, 스켈레톤 레인저의 저격까지 피한 하피 전사들이 있다면 그들은 까망이라는 마지막 보루를 넘어야 할 것이다.

“헉헉헉, 죄송합니다.”

“어디 갔다 왔어?”

“그, 그게…….”

달리는 속도를 조절하지 못해 숲속 깊이 들어갔다가 다시 돌아온 금소희의 얼굴과 몸은 진흙과 나뭇잎사귀가 묻어 있었다.

허당기가 역력히 보이는 금소희를 잠깐 쳐다본 소울은 곧바로 그녀에게 임무를 하달했다.

“소희는 슈나이더를 보내서 공중전을 지원하도록 해.”

“네, 마스터.”

금소희는 반갑게 그의 말에 대답을 했다.

숲속에서 넘어져 한바탕 뒹굴고 왔다는 사실을 꼭 숨기고 싶었던 그녀는 소울이 자세히 묻지 않고 넘어가 준 것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응원의 댓글은 제게 큰 힘이 됩니다. ^^

선호작, 추천, 쿠폰, 후원 고맙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