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OULNET-183화 (183/492)
  • 00183  제 46 장 - 뒤치기  =========================================================================

    능력자협회와 능력개발청에서 자신이 찍은 동영상과 좌표를 보면 분명히 뭔가 행동을 취할 것이다. 아무런 일도 하고 있지 않다가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골치 아파서라도 분명히 뭔가 대책을 세울 것이 분명했다.

    다만 그것이 자신이 원하는 데로 순항미사일로 하는 정밀타격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좌표에 그냥 포격을 때려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순항미사일이나 네이팜탄을 쏴주면 좋겠는데……. 폭격에 실패한다고 해도 정신이 없는 틈을 타서 내가 저격을 한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 거야. 그런데 랩터킹이면 도대체 어느 정도 등급의 몬스터지?’

    소울은 확인했던 빅랩터, 줄무늬 랩터, 뿔 랩터 그리고 랩터킹을 하나씩 떠올리면 대충 등급을 예상해봤다.

    일반 랩터는 대부분 F급일 것이다. 빅랩터도 덩치만 커졌지 그렇게 바뀐 점이 없으니 F급 잘하면 간신히 E급 정도 될 것으로 보였다.

    줄무늬 랩터는 E급으로 보였고, 뿔 랩터는 D급으로 생각됐다.

    문제는 랩터킹이었다. D급이면 괜찮은데 만약 C급 몬스터라면 아마 순항미사일이나 네이팜탄, 포격에도 생체실드를 이용해서 살아남을 확률이 있었다.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다. 미사일이던 포격이던 아니면 네이팜탄이던 뭐든지 맞으면 상처를 입게 된다. 그럼 나한테 기회가 생길거야. 여기서 저기까지 1000m 안팎이니 저격은 충분히 가능해.’

    소울은 그렇게 랩터킹을 저격하기로 마음을 먹고 자신의 소환수들을 배치했다.

    [난 저놈들을 저격할 생각이야. 까망이는 공중을 살피고, 푸티나는 내 뒤에서 대기하고 있어. 본은 스켈레톤 부대를 이끌고 언덕 위로 올라오는 모든 적을 분쇄한다.]

    [규!]

    [낑!]

    [예스, 마이로드!]

    그의 말이 끝나자 까망이는 하늘로 올라가고 푸티나는 소울의 뒤에 서서 주변을 둘러봤다. 본은 언덕으로 올라오는 길에 스켈레톤 부대로 진형을 구축하고 대기했다.

    그때였다.

    소울의 전투헬멧에 긴급메시지가 떠올랐다.

    ‘랩터킹 추정 표적 정밀타격 작전 시작. 표적으로부터 500m 밖으로 물러나라. 능력자협회’

    동시에 유정아로부터 메시지가 떴다.

    -드론으로 표적을 확인했어. 순항미사일을 쏜 다음 네이팜탄 쏜다고 하니까 뒤로 물러나 있어.

    소울은 유정아의 메시지를 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고맙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또 오크샤먼의 액세서리를 이용해 자신의 몸에 실드를 쳤다. 혹시 오폭이라도 나면 큰일이기 때문에 만의 하나를 대비한 것이다.

    모든 준비가 끝나자 소울은 대물저격총의 스코프를 통해 랩터킹을 조준했다.

    ‘그래 랩터킹! 어디 한번 멋지게 잡아보자.’

    소울은 최대한 긴장을 풀면서 랩터킹의 거대한 동체를 주시했다.

    쾅!

    그때였다. 갑자기 랩터킹이 있는 장소에서 폭발이 일어나며 화염이 치솟았다.

    순항미사일이 정확히 랩터킹을 타격한 것이다.

    콰릉 콰르르릉 콰르릉!

    그리고 곧바로 일대에 거대한 화염이 치솟으며 연속으로 폭발이 일어났다.

    네이팜탄을 쏜 것이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아예 그 일대를 초토화 할 생각인지, TOT 사격으로 화력을 집중해서 무차별 포격을 가했다.

    쾅 콰콰쾅 콰콰쾅…….

    나무로 울창하게 덮여있던 숲의 한 지점이 순식간에 폭발과 화염으로 인해 초토화되어버렸다.

    가히 가공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엄청난 화력이었다.

    ‘저 정도면 정말 가루가 됐겠는데……. 헉!’

    소울은 회심의 미소를 짓다가 온몸에 붉은 빛으로 번쩍거리는 거대한 랩터가 자신이 숨어 있는 언덕을 향해 달려오자 크게 숨을 들이켰다.

    ‘아니 저 미친놈의 통닭새끼, 왜 이리로 오고 지랄이야?’

    어찌 이리도 재수가 없단 말인가?

    북쪽도 있고, 동쪽도 있고, 남쪽도 있는데 왜 하필이면 자신이 있는 서쪽을 향해 달려오는지 소울은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더욱 심장이 쫄깃해지는 것은 지금 랩터킹의 몸에서 붉은 빛이 번쩍거린다는 것이다.

    그것은 랩터킹이 무려 C급의 몬스터라는 증거가 된다.

    ‘좆 됐다.’

    소울은 너무나도 놀라서 심장이 덜컥거리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나 잡아 잡숴!’하고 목을 길게 빼놓을 수는 없었다.

    그는 대물저격총의 총구를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랩터킹을 향해 돌렸다. 그리고 스코프의 십자선에 랩터킹의 얼굴이 들어오자 곧바로 저격을 시작했다.

    퉁 퉁 퉁 퉁 퉁…….

    첫발부터 정통으로 얼굴을 때렸다. 하지만 랩터킹의 몸에서 붉은 빛이 솟구치자 대물저격총의 생체실드 중화탄이 바로 튕겨져 버렸다.

    그렇다고 전혀 피해를 주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얼굴을 향해 부딪친 12.7mm 생체실드 중화탄이 랩터킹의 생체실드를 확실히 깎아먹으면서 얼굴에 강한 물리충격을 줬기 때문이다.

    비록 뚫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일반 저격탄처럼 무용지물까지는 아니었던 것이다.

    두 번째 탄이 다시 얼굴을 때리자 이번에도 붉은 빛이 솟구치며 대물저격총의 생체실드 중화탄이 바로 튕겨져 버렸다. 하지만 랩터킹은 또다시 쇠망치로 얼굴을 두들겨 맞는 충격을 받으며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세 번째 탄이 랩터킹의 목을 때리고, 네 번째 탄이 가슴을 때렸다.

    계속해서 명중탄이 나오자 랩터킹은 점점 달리는 속도를 늦추며 방향이 살짝 틀어졌다.

    ‘F급 마석과 몬스터의 뼈를 넣고 생체실드 중화탄을 만들어서 그런가? 왜 뚫리지가 않지? C급 몬스터를 잡으려면 역시 D급 마석 정도는 넣어줘야 하는 건가?’

    그는 눈으로 랩터킹을 주시하며 재빠르게 탄창을 갈았다. 그리고 바로 저격을 시작했다.

    어느새 랩터킹은 1000m 에서 500m 까지 거리를 좁히고 있었다.

    부담감은 그만큼 늘어났지만 소울도 그만큼 랩터킹을 정확하게 조준을 할 수 있게 됐다.

    [랩터킹이 이곳을 향해 온다. 모두 전투준비하고, 푸티나는 랩터킹을 향해 라이트닝볼을 쏘도록 해!]

    [낑!]

    까망이가 급히 내려와 소울의 어깨에 앉았다.

    푸티나는 작은 몸집을 원래대로 커다란 불곰의 크기로 돌렸다.

    본과 스켈레톤 부대는 랩터킹을 향해 방어진형을 조금 조절했다.

    스켈레톤 메이지와 스켈레톤 주술사는 동시에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들이 사용하려는 마법과 주술이 뭔지는 몰라도 강력한 디버프나 저주 계열이 아닐까 싶었다.

    ‘물리충격이 어느 정도 먹히는 것 같지만 그래봐야 새발에 피에 불과하다. 차라리 한쪽 다리를 공략해서 기동력을 제거하자.’

    3.5m의 거구를 가진 랩터킹은 빠른 스피드까지 가지고 있었다. 이대로 언덕을 향해 난입한다면 그건 정말 끔찍한 일이 될 것이다.

    소울은 본능적으로 랩터킹의 발을 묶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랩터킹의 왼쪽 무릎을 향해 대물저격총에서 생체실드 중화탄이 빠르게 발사했다.

    퉁 퉁 퉁 퉁 퉁…….

    하지만 그때마다 붉은 빛이 치솟아 생체실드 중화탄을 튕겨버렸다.

    그렇지만 조금씩 가까이 올수록 랩터킹의 달리는 속도가 뚝뚝 떨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분명히 무릎에 충격을 받아 고통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꾸잉 꾸잉!”

    팡! 파츠츠츳!

    푸티나가 소울의 오른쪽으로 걸어 나오더니 두 앞발바닥을 박수를 치듯 세차게 후려치며 힘을 줬다.

    두 앞발바닥이 하나로 합쳐지는 순간, 강력한 스파크가 일어나며 새하얗게 빛나는 라이트닝볼이 앞으로 쏜살같이 튀어 날아갔다.

    스파크를 팍팍 튀기며 날아간 라이트닝볼은 거구의 랩터킹의 몸에 정통으로 부딪쳤다.

    파지지직 파지지직!

    랩터킹은 온몸이 화끈해지는 충격에 놀라 공중으로 펄쩍 뛰어 올랐다.

    동시에 랩터킹의 온몸에서 스파크가 방전되며 파직거리는 소리가 연속으로 들려왔다.

    퉁 퉁 퉁 퉁 퉁…….

    소울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집요하게 랩터킹의 왼쪽 다리만을 노려 대물저격총을 쐈다.

    지속적인 충격에 의해 피가 좀 나기는 했지만 그건 피부가 긁힌 정도지 아직 중상을 입은 것은 아니었다.

    아쉽게도 푸티나의 라이트닝볼 한방에 C급 몬스터인 랩터킹의 생체실드가 모두 무력화되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문제는 랩터킹의 뒤쪽으로 살아남은 빅랩터, 줄무늬 랩터, 뿔 랩터들이 이쪽을 향해 우르르 몰려오고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던지 저들이 도착하기 전에 랩터킹을 반드시 골로 보내야했다.

    소울은 즉시 대물저격총의 탄창을 갈고는 다시 랩터킹을 조준했다.

    그때, 랩터킹이 사정거리에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스켈레톤 마법사와 스켈레톤 주술사들이 일제히 주문을 완성했다.

    “리지스턴스 디피전스(저항력 무효화)!”

    “디컴포즈(부패)!”

    “포이즌 애로우!”

    “파워다운, 스피드다운!”

    마법과 주술이 일제히 발동되자 달려오던 랩터킹의 몸이 휘청하며 한번 크게 흔들렸다.

    확실하게 마법과 주술이 먹혀 들어간 것이다.

    “그리스, 그리스!”

    소울은 혹시나 해서 자신도 타이타늄 팔찌에 인챈트 된 그리스 마법을 사용해봤다.

    꽈당! 우당탕 쿵탕!

    놀랍게도 랩터킹이 중심을 잃고 쓰러져 데굴데굴 굴러오기 시작했다.

    ‘뭐야? 이거?’

    소울은 생각보다 효과가 좋은 그리스 마법에 놀라 멍하니 랩터킹을 쳐다보다가 퍼뜩 정신을 차리더니 대물저격총을 들어 랩터킹의 몸에 마구 쏴 재꼈다.

    “꾸잉 꾸잉!”

    팡! 파츠츠츳!

    그때를 맞추기라도 한 듯 푸티나의 라이트닝볼이 다시 한 번 랩터킹을 향해 쏘아졌다.

    하늘의 도우심일까?

    기가 막히게도 라이트닝볼은 정확하게 랩터킹의 왼발 무릎에 직통하면서 강력한 전격을 쏟아냈다.

    거의 동시에 소울이 쏜 생체실드 중화탄도 랩터킹의 왼발 무릎에 정확하게 파고 들어갔다. 그리고 바로 뒤에 붉은 빛이 터져 올랐다.

    랩터킹의 생체실드가 저주와 디버프의 영향으로 조금 늦게 붉은 빛을 쏟아낸 것이다.

    쿠웨에에에오오오오오!

    그 짧은 사이에 랩터킹의 무릎 뼈 사이로 생체실드 중화탄이 정확하게 박혀 들어갔다.

    피를 철철 흘리는 랩터킹의 고통에 찬 비명소리가 주위를 쩌렁쩌렁 울려댔다.

    “성공이다.”

    소울은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쥐며 소리쳤다. 하지만 곧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을 딱 벌려야만 했다.

    놀랍게도 랩터킹이 고통에도 불구하고 비틀거리면서 몸을 똑바로 일으켰기 때문이다.

    왼발을 쩔뚝거리며 걸어오는 랩터킹의 두 눈에는 분노와 고통으로 인해 살기가 줄기줄기 흘러 나왔다.

    소울은 랩터킹의 살기에 짓눌려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떡 삼켰다.

    하지만 랩터킹의 상대는 소울이 아니었다.

    그의 상대는 그의 소환수인 푸티나였다.

    “꾸잉!”

    자신의 주인을 살기로 겁박해서 놀라게 만든 랩터킹에게 무지 화가 난 푸티나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달려가 랩터킹의 얼굴과 머리를 사정없이 후려갈기기 시작했다.

    화가 난 푸티나의 두 귀와 네 발 그리고 가슴의 번개 문양에서 형광색의 빛이 강하게 번쩍거렸다.

    팡 팡팡 팡팡팡!

    랩터킹과 푸티나의 싸움은 정말 살벌하고 무시무시했다.

    용호쌍박(龍虎雙拍)!

    마치 용과 호랑이가 싸우는 듯,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무섭게 서로를 향해 발톱과 이빨을 번뜩거렸다.

    전체적으로 체구가 큰 랩터킹의 인파이터 공격에, 힘이 좋고 날쌘 푸티나가 아웃파이터처럼 원을 그리며 치고 빠지며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똥개도 자기 동네에서는 50% 먹고 들어간다고 랩터킹은 오늘 자리를 잘못 찾아왔다.

    랩터킹이 상대해야 할 적은 푸티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블라인드!”

    “석화!”

    “슬로우! 홀드”

    “파워업, 스피드업!”

    스켈레톤 마법사들은 푸티나에게 버프를 쏟아주고 랩터킹에게는 디버프 마법을 걸었다.

    스켈레톤 주술사들도 랩터킹에게 저주를 퍼부었다.

    이렇게 버프와 디버프가 난무하자 당장 한 치의 양보도 없던 전투의 양상이 대번에 바뀌어버렸다.

    랩터킹은 한쪽 무릎에 중상을 입고 있는 상태로 디버프와 저주에 걸려 힘이 뚝뚝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반대로 푸티나는 버프를 받아 온몸에 힘이 철철 넘쳐흐르고 있었다.

    이미 한쪽 편에서 패색이 짙어지는 것이 눈으로 보일 정도였다.

    무엇보다도 랩터킹은 푸티나와의 상성이 극히 좋지 않았다.

    푸티나는 힘이 세고 방어력이 높았다. 거기에다 보유하고 있는 능력 자체가 전격이었다.

    푸티나에게 한방씩 맞을 때마다 랩터킹은 온몸이 쩌릿쩌릿한 고통과 근육이 놀라거나 굳어버리는 통에 영 힘을 쓸 수가 없었던 것이다.

    랩터킹의 몸에서 눈이 부실정도로 번쩍거리던 붉은 빛도 이제 전격에 중화가 됐거나 무력화가 되어 가는지 자꾸만 색이 옅어지고 맥을 못 추며 스러져 가고 있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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