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OULNET-173화 (173/492)
  • 00173  제 44 장 - 공포의 랩터 웨이브  =========================================================================

    [까망아, 내가 네 복수를 해줬으니 이제 더 이상 두려워하지 마. 내가 토마호크를 던질 테니까 네가 그걸 타고 가서 널 위협했던 리자드맨 주술사의 주술환이나 내단 아니면 기운 같은 것을 전부 뽑아와! 리자드맨 주술사의 지팡이도 챙겨오고. 알았지?]

    [규!]

    까망이는 아직도 조금 떨고 있었지만, 소울이 바로 철저하게 보복을 해준 바람에 힘들게나마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소울은 곧바로 토마호크를 꺼내 죽은 리자드맨 주술사를 향해 던졌다.

    휘익! 쌩!

    까망이는 토마호크 속에 들어간 상태라 아까보다 훨씬 안정감을 가질 수 있었다.

    그래서 날아가는 토마호크를 조정하여 정확하게 리자드맨 주술사의 시체에 떨어질 수가 있었다.

    까망이는 곧바로 리자드맨 주술사의 몸속으로 들어가 그의 몸속에 있는 기운이란 기운은 모조리 빨아들였다.

    자신을 잡아 가려고 했던 원수라는 생각에 까망이는 평소보다 훨씬 강력한 의지로 리자드맨 주술사의 기운을 한꺼번에 뽑아서 빨아먹었다.

    리자드맨 주술사는 순간적으로 남은 생기까지 쪽 빨려서 미라처럼 껍데기만 남기게 되었다.

    그 모습에 까망이는 가슴이 시원해지고 통쾌한 감정을 느꼈다.

    까망이가 리자드맨 주술사의 기운을 쪽 빨아버리며 일어난 현상에 리자드맨 족장과 리자드맨 주술사를 향해 다가오던 리자드맨들이 무섭다는 표정을 지으며 뒤로 허겁지겁 물러났다.

    덕분에 까망이는 리자드맨 족장과 리자드맨 엘리트 그리고 리자드맨 전사까지 모조리 기운을 빨아버리고 마석을 채취해냈다.

    그리고 직접 이들의 몸속으로 들어가 간과 심장까지 채취해놓았다.

    [까망아! 다 됐어?]

    [규!]

    [토마호크 소환!]

    소울의 의지에 따라 토마호크가 그의 손안에 나타났다.

    [규! 규!]

    [뭐야? 왜 그래? 아직 남은 게 더 있어?]

    [규!]

    [알았다.]

    소울은 까망이가 검은 가시 하나를 뽑아 먼저 죽은 리자드맨 주술사를 향해 가리키며 통통 뛰어대자 이번에는 토마호크를 물가를 향해 힘차게 던졌다.

    휙! 쌩!

    리자드맨 주술사의 몸에 정확히 떨어져 내린 까망이는 아까의 경험을 살려 죽은 리자드맨 주술사의 기운을 쪽 빨아먹고 사체에 남은 생기까지 마구 빨아댔다.

    순간적으로 리자드맨 주술사의 몸이 미라처럼 변해버리자 까망이는 즉시 리자드맨 족장과 리자드맨 엘리트, 리자드맨 전사의 몸의 기운을 차례대로 쏙 뽑아 먹었다.

    토마호크를 소환하여 도끼집에 집어넣은 소울이 까망이를 손으로 잡고 살살 쓰다듬어 주자 자신이 언제 떨었냐는 듯 까망이는 신나게 통통거리며 애교를 부렸다.

    그때, 본이 소울에게 다가와 죽은 리자드맨 주술사의 시체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깍! 까악! 까드득!]

    [뭔 소리야? 저 사체가 왜 필요한데?]

    [깍! 까악! 까드득!]

    소울은 리자드맨이 바글바글한 곳에 가서 리자드맨 주술사의 사체를 가져온다는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본의 고집을 꺾을 수 없어 할 수 없이 허락해줬다.

    [알았어. 필요하면 가서 가져오도록 해!]

    [깍!]

    [조심해라!]

    [깍! 깍깍!]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본은 혼자서 언덕을 빠르게 달려서 내려갔다.

    다다다다다다…….

    넘어질 것을 전혀 생각지 않고 달리는 본은 정말 무섭게 가속도가 붙어 달려가고 있었다.

    먼저 북쪽을 향해 달려간 본은 리자드맨들이 패닉에 빠져있는 그 잠깐의 틈을 타서 리자드맨 주술사의 사체를 손으로 넣을 수 있었다.

    그는 주술사의 사체를 한손으로 잡아 옆구리에 끼고는 다음 목표인 물가에 죽어있는 리자드맨 주술사 사체를 향해 뛰어갔다.

    그제야 리자드맨들이 정신을 차리고 본의 뒤를 쫓아왔다.

    ‘내가 저럴 줄 알았어.’

    소울은 한숨을 쉬면서 탄창을 일반 12.7mm 저격탄으로 교환했다.

    그리고는 본의 뒤를 쫓아 달려오고 있는 놈들을 향해 사정없이 총을 쏴주었다.

    퉁 퉁 퉁 퉁 퉁…….

    소울이 저격을 시작하자 스켈레톤 궁병들도 그의 공격에 합세하여 뼈 화살을 마구 날려댔다. 그 덕에 본은 남은 리자드맨 주술사의 사체마저 무사히 들고 내 뺄수 있었다.

    [규! 반대쪽 리자드맨 올라온다.]

    [그래? 그럼 너와 푸티나가 가서 놈들이 언덕을 올라오는 것을 막고 있어.]

    [규!]

    [낑!]

    반대쪽으로 까망이와 푸티나가 달려가자 소울은 다시 집중해서 본을 잡아채려고 난리를 치는 리자드맨들을 속속 저격하기 시작했다.

    퉁 퉁 퉁 퉁 퉁…….

    대물저격총의 파괴력이 워낙 강력해서 총알이 스치기만 해도 팔과 다리가 뚝뚝 끊어지고 머리통이 날아갔다.

    가슴에 맞으면 휑하니 구멍이 뚫렸고, 뒤에서 바짝 붙어서 쫓아오던 놈까지 커다란 구멍이 나서 같이 쓰러져 버렸다.

    [본! 조금만 더 빨리!]

    [깍!]

    본은 힘차게 달려와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생명체가 아니라서 그런지 무한 스태미나를 자랑하며 조금도 속도가 줄지 않고 언덕을 올라왔다.

    휘익 쿵!

    그가 무사히 토성을 넘어오자, 소울은 즉시 대물저격총을 거두고 토굴을 향해 달렸다.

    [까망아! 푸티나! 토굴로 퇴각해!]

    [규!]

    [낑!]

    퇴각명령에 까망이와 푸티나는 부리나케 언덕을 달려와 토굴로 쏙 들어왔다.

    스켈레톤 바이킹과 스켈레톤 창병들이 본의 뒤를 막아주며 리자드맨들의 난입을 저지했다.

    그 사이 본과 소울이 들어가고 이어 푸티나와 까망이가 들어가자 곧이어 스켈레톤 부대는 천천히 뒷걸음질을 치며 뒤로 물러나 토굴로 안전하게 퇴각할 수 있었다.

    [휴우! 다들 수고했어.]

    [규!]

    [낑!]

    [깍!]

    소울이 자신의 소환수들을 보며 호흡을 가다듬자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서로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호흡이 가라앉자 소울은 그들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제 더 이상 아무런 방해 없이 다시 제대로 공장을 돌려보도록 하자.]

    [규!]

    [낑!]

    [깍!]

    소울의 소환수들은 힘차게 대답을 했다.

    그렇게 소울의, 소울에 의한, 소울을 위한 자동 마석 추출공장이 다시 문을 열게 됐다.

    그리고 다시 문을 연 공장은 정말 잘도 돌아갔다.

    * * * * *

    공장을 돌린 지 정확히 24시간이 지났다.

    이제 F급 마석은 발에 채일 정도로 많아서 마석 가지고 알까기를 하고 놀 정도가 됐다. 못해도 이천 개는 될 것이다.

    E급 마석도 이백 개까지 세고 귀찮아서 그냥 까망이에게 보관시켰다.

    졸려서 밤에는 푹 자고 새벽에 일어나 대물저격총으로 질리도록 리자드맨을 잡기도 했다. 배고프면 전투배낭에서 전투식량을 먹고 목이 마르면 생수통을 비웠다.

    똥이 마려워서 토굴 한쪽 바닥을 파서 똥을 싸놓고 흙으로 덮었지만 생각할수록 영 찝찝해서 까망이보고 똥과 흙을 통째로 들어서 밖에 버리라고 시켰다.

    까망이는 싫은 기색도 없이 시키는 대로 뒤처리를 잘해줬다. 참 착한 소환수다.

    리자드맨의 지독한 피 냄새와 뇌수의 썩는 냄새는 하도 맡아서 이제 이력이 날 정도였다. 토굴은 리자드맨들이 흘린 피로 인해 바닥이 질퍽거리고 끈적거렸다.

    냄새도 냄새지만 좁은 토굴에 갇혀 꼼짝도 못하고 있는 것이 점점 힘들어졌다.

    토굴에 갇혀있는 것도 한두 시간이지 하루 종일 이렇게 빈둥빈둥 놀고 있으려니 좀이 쑤셔서 더 이상 못 견딜 것 같았다.

    이젠 공장 돌리는 것도 점점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뭔가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았다.

    [본, 여기 좀 더 넓게 못 만들어? 답답히 죽을 것만 같다.]

    [깍!]

    [만들 수 있다고? 그럼 왜 진작 안 넓혔어?]

    [깍깍!]

    소울은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는 심정으로 말한 건데 본이 된다고 하자 오히려 화가 났다.

    하지만 본은 소울의 답답한 심정을 이해라도 해주는 건지 곧바로 작업을 시작했다.

    먼저 스켈레톤 창병 넷을 시켜서 리자드맨을 토굴 밖으로 밀어내버렸다.

    그리고는 사각방패로 입구를 틀어막고 스켈레톤 부대의 몸을 겹쳐서 단단히 봉인했다.

    본과 스켈레톤 메이지만 제외하고 스켈레톤 부대가 그 좁은 통로 입구로 몸을 겹치자 토굴의 입구는 단단하게 봉인이 되고 말았다.

    “까득! 까득!”

    본이 스켈레톤 메이지에게 뭐라고 지시를 하자 스켈레톤 메이지는 아무 말 없이 자신의 마법지팡이를 들고는 요상한 소리를 내며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마법지팡이로 토굴의 사방 벽을 툭툭 치기 시작했다.

    크드득 크드득 크드득…….

    그러자 마법지팡이가 치는 토굴의 벽이 안으로 쑥쑥 들어가더니 단단하게 압축되기 시작했다. 덕분에 십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원래의 크기보다 몇 배나 늘어난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까드득 까드드득 까라라라라라라…….

    본이 자신의 입을 악어처럼 크게 만들더니 활짝 벌리자 안에서 하얀 뼈다귀들이 큰 덩어리로 쏟아져 나와 토굴의 벽을 채우기 시작했다.

    하얀 뼈들이 천장과 바닥 그리고 벽에 붙고 나자 마치 젤리처럼 흔들리더니 곧 본의 의지에 따라 매끈한 벽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십오 분쯤 지나자 토굴 안은 새하얀 뼈로 깨끗하게 마감됐다.

    그 모습에 소울은 그만 턱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이건 뭐 거의 원룸 아파트 수준이 되어버렸잖아?’

    소울은 얼른 안으로 들어가서 벽을 만져봤다.

    매끈하고 깨끗했다. 그리고 냄새도 전혀 나지 않았다.

    [본! 최고다.]

    [깍! 까드득!]

    본은 소울을 향해 주먹을 쥐더니 자신의 왼쪽 가슴에 대고 군례로 답했다.

    하지만 그가 본의 활약은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

    크드득 크드득 크드득…….

    스켈레톤 메이지는 토굴 안을 넓히고 나자 곧바로 토굴의 통로에 자신의 마법지팡이를 가져다 대고는 톡톡 치면서 걸어 나갔다.

    그때마다 통로가 저절로 넓혀지며 벽이 단단하게 굳기 시작했다.

    그 뒤를 이어 본이 따라가더니 통로를 향해 입을 커다랗게 벌렸다.

    까드득 까드드득 까라라라라라라…….

    그러자 아까보다 몇 배는 더 많은 뼈가 쏟아져 나오더니 스켈레톤 메이지를 비롯하여 스켈레톤 부대까지 한꺼번에 쓸어 바깥으로 밀어냈다.

    본이 바깥을 향해 걸어 나가자 그에 맞춰 통로의 천장과 바닥 그리고 벽이 젤리처럼 흔들리더니 매끈하게 변하면서 기존의 통로보다 배는 더 크고 넓게 변해갔다.

    그의 뒤를 소울과 푸티나가 따라 걸어가면서 신기해했다.

    소울은 뼈로 만든 바닥이 얼마나 깨끗하고 매끄러운지 혹시 신발을 벗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밖으로 나간 순간, 소울은 또 다시 입을 딱 벌려야했다.

    토굴, 아니 본룸(Bone Room)의 바깥에는 뼈로 만든 커다란 벙커가 만들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PC방에서 스타를 할 때 주로 만들었던 벙커 같이 생긴 납작한 반 구체의 하얀 벙커가 뼈로 만들어져 직경 10m의 토성을 감싸고 있었다.

    벙커는 마치 뼈가 그물처럼 촘촘히 얽혀져 있는 모양이었는데 바깥쪽은 어른 주먹이 하나 들어갈 정도의 틈이 있었고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화살이나 투창을 막으려고 그러는지 틈이 손가락 하나 들어갈까 말까 했다.

    벙커의 두께는 한 뼘 정도 됐는데 보기만 해도 튼튼하게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후아아아아!”

    소울은 두 팔을 활짝 펴고 심호흡을 했다.

    청명한 하늘이 보이고 시원한 바람이 불자 답답했던 가슴이 다 시원해졌다.

    하루 웬 종일 갇혀있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쉽게 토굴 밖으로 나오자 소울은 그동안의 시간이 너무나 아까웠다.

    ‘자식, 이런 능력이 있었으면 진작 나 좀 편하게 있게 만들어 줄 것이지…….’

    소울은 약간 원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본을 쳐다봤다.

    하지만 본은 지금 그의 투정이나 받아줄 상황이 아니라는 듯 어느새 벙커를 뚫으려고 몰려든 리자드맨들을 향해, 벙커의 틈사이로 열심히 대검을 쑤셔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소울은 아직 자신이 리자드맨 웨이브 한가운데 있다는 것을 자각했다.

    그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대물저격총을 꺼내 들었다.

    암석으로 만들어진 이 언덕은 북쪽과 남쪽의 경사가 험해서 동쪽과 서쪽으로만 올라올 수 있었다.

    동쪽은 본과 스켈레톤 창병들이, 서쪽은 스켈레톤 바이킹과 궁병들이 어디서 났는지 기다란 뼈창으로 벙커에 달라붙은 리자드맨을 공격하고 있었다.

    소울은 동쪽과 서쪽은 본과 스켈레톤 부대에게 맡기고 자신은 북쪽과 남쪽을 통해 저격할 놈이 있는 지 살펴봤다.

    북쪽을 보니 리자드맨 족장과 리자드맨 주술사의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그동안 당한 것이 있어서 그런지 거리가 1500m 는 족히 되어 보였다.

    사정거리가 1800m 가 넘는 대물저격총이라서 충분히 저격을 하자면 못할 것도 없었지만 왠지 지금 저격을 하는 것은 좀 불안했다.

    간신히 밖으로 나와 시원한 공기를 쐬고 있는데 저놈들을 저격하면 다시 토굴, 아니 본룸 안으로 기어들어가야 할 상황이 생길 것만 같았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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