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OULNET-162화 (162/492)
  • 00162  제 41 장 - 무한확장  =========================================================================

    소울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소망과 소현을 쳐다봤다.

    “미안하다. 내가 너희들의 사정을 잘 몰랐어. 말만 장남이지 집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노력할게.”

    “아니야. 형이 능력자가 돼서 이렇게 집을 산 것만 해도 우린 너무 행복해.”

    “맞아. 우린 아무 불만 없어. 학교야 학비 벌어서 다시 다니면 되는 거잖아. 오빠가 능력자가 되어 목숨을 걸고 번 돈으로 이렇게 집을 사서 온 가족이 함께 지낼 수 있다는 것이 꿈만 같아.”

    “고맙다. 너희들이 그렇게 생각해주니 힘이 난다. 앞으로 너희 둘의 학비는 내가 해결해줄게.”

    “고마워! 오빠!”

    “고마워! 형!”

    소망과 소현은 소울의 호의를 거절하지 않았다.

    그들도 소울이 자신들의 학비를 부담하는 정도는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쯤은 이미 잘 알고 있었다.

    대전에서 휴학하는 동안 열심히 일해서 학비를 모으려던 계획도 소울의 얼굴이 TV와 인터넷에 도배가 되다 시피하자 일단 부랴부랴 세곡동 은곡마을 집으로 올라온 것이다.

    형이자 오빠인 소울이 장남으로 집안을 받쳐주는 이상, 소망과 소현은 더 이상 고생스럽게 마음에도 없는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아도 됐다.

    학교로 돌아가기 전까지 그들은 앞으로 소울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서 미래를 의논하기로 했다.

    딩동!

    벨소리가 들려왔다.

    소현은 문 옆으로 가서 현관 비디오폰을 확인했다.

    “정일용 변호사님이다.”

    그녀는 방문한 사람이 누군지 확인을 하고나자 바로 버튼을 눌러 문을 열어주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다들 집에 계셨군요?”

    정일용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집안으로 들어오자 소울이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이제 매일 여기로 출근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나가서 봬야하는데 사정이 이래서 정 변호사님만 괜히 고생을 하시네요.”

    “아, 아닙니다. 그런 뜻이 아닙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저는 자주오니까 친근감이 든다는 뜻에서 한말입니다.”

    정일용이 정색을 하면서 얘기를 하자 소울은 피식 웃음을 흘리며 자리를 권했다.

    “이쪽으로 앉으세요.”

    “감사합니다.”

    “커피라도 한 잔 하시겠습니까?”

    “시원한 생수 있으면 마시고 싶네요.”

    “잠깐만요. 제가 가져다 드릴게요.”

    소현이 발 빠르게 부엌으로 가더니 냉장고에서 500ml 생수를 하나 꺼내왔다.

    “고마워요.”

    “천만에요.”

    정일용은 소현에게 고개를 살짝 숙이며 인사를 하고는 컵에 따라 마시지 않고 바로 입에 대고 벌컥벌컥 마셔버렸다. 그런 그의 모습을 세 사람은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속이 다 시원합니다.”

    “혹시 무슨 속 타는 일이라도 있었나요?”

    소울의 질문에 정일용은 고개를 흔들었다.

    “아닙니다.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정일용이 목소리를 죽이더니 소망과 소현을 쳐다봤다. 그러자 소울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극비가 아니라면 얘기해도 괜찮습니다.”

    “대외비는 맞는데……. 뭐 입만 무거우면 상관없겠지요?”

    정일용은 소울이 괜찮다는 말에 바로 자신이 조사한 내용을 풀기 시작했다.

    “이소울 능력자의 자택이 있는 이곳 은곡마을을 중심으로 세곡동 일대와 옆 동네인 율현동 일대에 능력자협회 서울지부를 비롯한 능력개발청 서울지청, 각 길드의 서울지부가 들어선다는 정보입니다. 일부 길드는 아예 본관을 이쪽으로 옮긴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역시 그랬군요. 그럼 알아보라는 것은 어떻게 됐습니까?”

    “이미 이 일대의 쓸 만한 건물과 주택은 누군가 은밀히 사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그럼, 우리가 조금 늦은 건가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아직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이소울 능력자께서 투자하시려는 70억 가지고는 몫 좋은 사거리에 빌딩 한 채 정도 살까말까 한다는 점입니다.”

    “음.”

    정일용의 돌 직구에 소울은 가슴에 살짝 상처를 입었다.

    ‘70억 원이면 꽤 큰돈인줄 알았는데 막상 뭘 제대로 해보려니 길드 건물 한 채 사면 끝날 정도밖에 안 되는 돈이구나. 아는 만큼 보인다고, 괜히 부자가 더 큰 부자가 되는 게 아니었네.’

    정일용은 소울의 눈치를 살피더니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이소울 능력자께서 유튜비에 올리신 동영상으로 인해 앞으로 2주 뒤에 몇 억이 들어올 예정입니다만 그것만 가지고는 이번에 우리가 기획한 투자계획은 성공시킬 수 없습니다.”

    “그럼 할 수 없네요. 작게 먹는 대신 큰 이윤이 날 파이를 먹어 치우는 수밖에요.”

    “맞습니다. 그게 정석이지요. 하지만 이소울 능력자께서는 현재 상황을 단번에 뒤집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네? 제가요?”

    소울은 정일용의 얼굴을 쳐다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러자 정일용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지어졌다.

    “이번에 유정아 박사님과 함께 설립하시는 회사가 바로 그 대안입니다.”

    “소울 메탈이요? 그건 유정아 박사와 내가 반반씩 투자해서 만드는 회사라 그 정도의 자본금이 들어가 있지 않을 텐데요.”

    “아닙니다.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이소울 능력자께서 생체실드 중화탄을 만드는 법을 알고 계시지 않다면 어떻게 소울 메탈이라는 회사가 존재하겠습니까? 그 것만으로도 충분히 회사 지분의 50%를 가질 자격이 됩니다.”

    소울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유정아가 전화를 걸어와서 생체실드 중화탄을 개발하는 회사를 만들어야겠다고 해서 정일용을 불러 회사를 만들라고 했다.

    자신이 1억을 내고 유정아가 1억을 내서 50:50 지분으로 회사를 만들기로 하고 이름도 ‘소울 메탈’이라고 짓기로 했다.

    그런데 무슨 돈이 있어서 부동산 투자를 한단 말인가?

    “아직 소식을 모르고 계셨군요. 유정아 박사님이 1,00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해 오셨습니다.”

    “네? 어디서요?”

    “그건 저도 잘 모릅니다. 다만 정부에서 소울 메탈이라는 회사를 등록하자마자 도산한 방위산업체 인수를 허가해줬고, 미국에서 방위산업체 지원업체로 선정하고 등록까지 끝냈습니다. 아무래도 유정아 박사님이 대한민국 정부와 미국 행정부 쪽에 뭔가 든든한 줄이 있으신 모양입니다.”

    “그래요?”

    소울은 당장 유정아에게 전화를 걸어서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소울 메탈은 처음부터 전적으로 유정아가 알아서 운영하기로 얘기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제 와서 자신이 뭐라고 왈가왈부 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유정아 박사님도 저희의 부동산 투자계획을 알고 계십니다.”

    “네? 그걸 어떻게 알아요? 혹시 정 변호사님이 말씀하셨나요?”

    “아닙니다. 유 박사님이 저보다 훨씬 더 정확한 정보를 알고 계셨습니다. 다만 자신이 직접 나서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으니 이소울 능력자께서 전면에 나서는 것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소울 메탈의 지분을 담보로 이소울 능력자에게 최대 500억 원까지 빌려주겠다고 하셨습니다.”

    “500억이나요?”

    “그것도 지분 전체가 아닌 일부를 담보로 해서 말입니다.”

    “휴우! 어찌됐던 제가 지금 허락만 하면 500억은 융통할 수 있다는 말이네요.”

    “맞습니다. 유 박사님은 개인적으로 500억을 따로 투자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다만 본인 이름이 아닌 이소울 능력자의 이름으로 해달라고 하십니다.”

    “정말이에요?”

    “네, 그렇습니다.”

    “으음, 그럼 우리가 현재 가용할 수 있는 자금은 1,000억이 되는 셈이네요.”

    “그렇습니다.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1,070억입니다.”

    소울은 정일용의 말에 뭔가 현실감이 많이 결여가 된 느낌이었다.

    70억도 그에게는 엄청난 숫자였지만 1,000억은 당연히 그에게 천문학적인 숫자였다.

    ‘결국 유정아의 주머니에서 1,000억이 나왔다는 말이잖아? 자기말대로 정말 돈이 많은 여자였구나. 어쨌든 이건 기회다. 절대 내가 손해 볼 일이 아니야.’

    그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유정아에게 지분을 담보로 500억을 빌리고 또한 그녀가 투자하는 500억을 대시 투자하는 것을 허락했다.

    “1,000억 댕겨서 제대로 대박 한번 터뜨려봅시다.”

    “네,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여기다 서명하시면 저희 팀이 바로 움직여 일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소울은 정일용이 내미는 서류를 잘 읽어보고는 바로 서명을 했다.

    이제 정일용 변호사와 그의 스텝들은 은곡마을과 옆 동네인 방죽마을을 중심으로 주변 일대를 정밀하게 조사해서 만들어 놓은 투자계획서대로 은밀하게 부동산을 사들이는 작업을 시작할 것이다. 그 안에는 그가 계획하는 소환길드의 본관 건물과 각종 비밀 제작 공장도 포함되어 있었다.

    “참, 능력자협회와 능력개발청에서 찾아뵙고 의논을 드릴 일이 있다고 합니다.”

    “네? 그게 뭔데요?”

    “제 생각에는 능력자협회와 능력개발청에서 회유를 하려고 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절 회유해서 어디다 쓰게요?”

    “그거야 뭐 이리저리 이용해먹으려고 하겠지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거절할까요?”

    “아닙니다. 오라고 하세요. 대신 정 변호사님이 같이 참석해서 얘기를 나눴으면 좋겠네요.”

    “하하하, 당연히 제가 옆에 있어야지요. 그럼 잠시 나갔다가 직원들에게 일을 지시하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러세요.”

    정일용이 밖으로 나가자 소울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능력자협회와 능력개발청에서 자신을 만나러 온다면 할 얘기야 뻔했다.

    온갖 감언이설로 그를 꾀려할 것이다.

    무조건 거절하면 분명히 미움을 살 것이고 쓸데없이 두 단체에 찍혀봐야 자신에게 좋을 것이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말을 다 들어주는 호갱님이 될 생각은 없었다.

    최대한 받아낼 것은 받아내고, 뜯어낼 것이 있으면 뜯어내야 한다. 반대로 그들에게는 최소한으로 내주면 되는 것이다.

    “형, 도대체 일이 어떻게 되어 가고 있는 거야?”

    “하하하, 나도 정확히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럭저럭 잘 돌아가고 있는 것 같네.”

    “정말 그런 거야?”

    “아마 그럴걸?”

    소울의 말에 소현이 박수를 치며 놀라워했다.

    “우와! 우리 오빠 정말 많이 컸네? 이제 1,000억은 애들 껌 값으로 보네?”

    “에이. 그 정도는 아니지. 다만 장부상의 숫자에 불과해 보여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겠지. 정말 여기에다 현찰을 10억만 쌓아놓아도 우리 모두 손을 벌벌 떨지 않을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난 사실 천만 원도 손에 쥐어 본적이 없거든…….”

    소망의 말에 소울도 공감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은 매달 내는 고시원의 방값을 걱정했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억 단위를 우습게 알면서 투자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상전벽해(桑田碧海,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로 변한다는 뜻)라고 환경이 심하게 변해도 너무 심하게 변하고 있었다.

    “참, 안그래도 너희들에게 부탁할 일이 있어.”

    “뭔데?”

    “뭔데? 오빠!”

    소울의 말에 소망과 소현은 그에게 바짝 얼굴을 들이대고 눈을 깜빡 거렸다.

    “이건 정말 믿을 수 있는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이야. 바로 소망이와 소현이 너희 둘만 할 수 있을 거야.”

    “그래? 그게 뭔데? 내가 오빠 원하는 데로 다 해줄게.”

    “다른 게 아니고 전에 소망이 네가 만들어준 은색 봉과 은판 있잖아…….”

    소울은 소망과 소현에게 차분하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설명했다.

    그것은 바로 제대로 된 마나집적진을 설치하는 것이었다. 또한 초 간단 소환마법진이 새겨진 초기 은판과 라펠소환진이 새겨진 후기 은판을 대량으로 제작하는 일이었다.

    이것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기 무척 곤란한 작업이었다.

    특히 영구 마나집적진은 새로 산 주택 지하실에 비밀리에 설치를 할 예정이라서 더욱 보안이 필요했다.

    “은판을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거야. 이미 주물을 만들었고 노하우도 생겨서 필요한 기계와 도구만 있으면 집에서도 얼마든지 대량으로 뽑아낼 수가 있어.”

    “그거 듣던 중 반가운 일이네.”

    “오빠가 말한 마나집적진도 사실 재료만 완비되어 있으면 얼마든지 정교하게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을 거야. 요새 프린터 장난 아니게 좋고 급하면 3D 프린터도 빌려서 사용하면 되니까 말이야.”

    소망과 소현이 자신 있게 말하자 소울의 얼굴 표정이 환해졌다. 그는 주머니에서 카드 두개를 꺼내 소망과 소현에게 각각 하나씩 건넸다.

    “이거 받아라.”

    “이게 뭐야?”

    “1억씩 넣어 놓았어. 소망이는 그걸로 지하실에 영구 마나집적진을 그리고 초기 은판과 후기 은판을 대량생산하도록 해.”

    “오케이!”

    “소현이는 그걸로 아버지, 어머니 용돈 꼬박꼬박 챙겨드리고 매달 나가는 생활비를 해결하도록 해라.”

    “알았어. 그런데 좀 많은 거 아냐? 무슨 용돈과 생활비로 1억을 넣었어?”

    “모자라면 더 줄 테니까 아끼지 말고 쓰도록 해. 나 앞으로 열심히 몬스터 사냥 다닐 거니까 돈이 부족하지는 않을 거야.”

    ============================ 작품 후기 ============================

    * 주인공이 쓸 차를 사려고 합니다. 추천해주세요. 그리고 주인공 가족이 타고 다닐 가족용 차량도 추천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앞으로 만든 소환길드의 이름도 만들어주세요.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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