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OULNET-113화 (113/492)

00113  제 29 장 - 탈출로  =========================================================================

‘처음 한번만 던져 놓으면 나머지는 알아서 공격을 할 수도 있겠구나. 거기에다 까망이에게 약간의 훈련을 시킨다면 아마 더욱 강력한 파괴력을 가진 무기가 될 거야.’

놀랍게도 소울은 주술환의 새로운 활용법을 개발해냈다. 그것도 아무도 생각할 수없는 방식의 아주 기발한 방법으로 말이다.

하지만 그의 실험은 아직 다 끝난 것이 아니었다.

[까망아, 이번에는 토마호크와 연계를 해보도록 하자.]

[규!]

소울은 토마호크 안에 까망이를 집어넣고 던져봤다. 확실히 자신이 그냥 던진 것보다 속도가 배는 빨라졌다.

이번에는 토마호크의 움직임을 까망이가 제어하게 만들었다. 물론 자신의 마음속으로 움직임을 그려갔다.

신기하게도 까망이나 까망이가 들어간 토마호크나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마지막으로 토마호크를 던진 후에 까망이가 밖으로 튀어나오게 해보았다. 그리고 토마호크를 의지대로 움직여 봤다. 그러자 약간 골이 띵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토마호크는 직선일변도에서 약간의 곡선이 가미된 커브를 틀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까망이의 움직임은 토마호크에서 나온 뒤로 얼마든지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

소울은 어느 정도 자신이 생각한 그림이 나올 때까지 토마호크와 까망이를 가지고 실험을 계속했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이 원하는 콤비네이션을 개발해냈다.

‘성공이다. 이 정도면 어디 가서 쉽게 죽지는 않겠지.’

그는 어느새 자신의 손 안에 착 감겨오는 토마호크를 도끼집에 집어넣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렇게 열심히 자기개발을 하고 나자 그는 약간 배가 고파졌다.

[까망아, 배고프다. 물고기 한 마리만 잡아와. 아까처럼 큰놈으로…….]

[규!]

까망이는 기분 좋게 대답하고 강물 속으로 뛰어 들었다.

모닥불 위에 다시 나뭇조각을 집어넣어 불을 키운 그는 웨어울프에게 다가갔다.

웨어울프는 심신이 지치고 배가 고파서 고개를 숙인 채 졸고 있었다.

그 모습에 기가 찬 표정을 짓던 소울은 불이 붙은 나뭇가지를 가져와 웨어울프의 털을 태우기 시작했다.

깽 깨갱 깽깽…….

웨어울프가 죽는다고 깨갱 소리를 냈다. 하지만 소울은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

웨어울프의 재생력은 이런 털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재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털을 재생시키면 아예 털을 다 뽑아 버릴 테다.”

“그, 그만하면 안 되겠니?”

웨어울프는 고개를 조금 숙이고 그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내가 왜? 난 그럴 생각이 전혀 없거든, 개소리 하지 말고 주둥아리 닥치고 있어.”

소울은 싸늘하게 호통을 치고는 계속해서 그의 양 어깨와 허벅지의 털을 집중적으로 싹 태워버렸다.

웨어울프는 털을 재생시킬 꿈도 꾸지 못하고 그냥 깨갱 거리며 그의 자비만을 구해야했다.

소울이 웨어울프의 털을 직접 태운 것은 두 가지 목적이 있었다.

하나는 털을 태우면서 고블린의 마비독이 아직 활성화되어있는가를 확인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웨어울프 전신에 그려진 문신을 좀 더 확실하게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특히 울프리나가 언급했던 웨어울프의 양 어깨와 허벅지의 문신은 소울이 문신강체술로 집적 사용해도 충분할 만큼 쓸 만하다고 했다.

물론 그 쓸 만하다는 말은 소울의 현재 상태를 기준으로 한 말이었다.

F급 소환계 능력자를 기준으로 했으니 아마 최하급 보다는 위라고 해도 하급 이상은 넘지 않을 문신강체술이 될 것이다.

소울은 웨어울프의 털을 태우자 웨어울프가 고통을 느끼는 것을 확인하고 고블린의 마비독이 거의 사라졌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고블린의 독침을 하나 꺼내 독낭에 침을 넣고 휙휙 휘저었다. 그리고는 웨어울프의 꼬리를 들고 아까처럼 연한 속살에 사정없이 찔러 넣었다.

“으헥, 이거 뭐야? 뭔가 기분이 아주 이상하다.”

웨어울프는 소울이 자신에게 뭔 짓을 저질렀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아직 완전하게 고블린의 마비독이 빠진 것이 아니라서 정확하게 그게 뭔지는 알 수 없었다.

소울도 웨어울프의 말을 통해 웨어울프가 대충 어떤 상황인지 감을 잡았다. 그러나 이미 고블린의 마비독이 발린 독침을 다시 찌른 후라서 어찌되었든 그렇게 큰 상관은 없었다.

소울은 웨어울프의 양쪽 어깨와 허벅지에 새겨진 손바닥만 한 문신을 확인하고는 토마호크를 이용해 문신을 떼어냈다.

스윽 슥 스윽 슥 서걱…….

웨어울프는 소울이 자신의 어깨와 허벅지의 문신을 떼어내는 것을 보자, 자신의 생살을 잘라 먹는 줄 오해하고는 얼굴에 새하얗게 질려갔다.

“사, 살려줘! 제발 나 잡아먹지 마!”

소울은 고블린의 마비독으로 인해 전혀 고통 없이 문신을 새긴 가죽만 떼어 가는데도 웨어울프가 살려달라는 소리를 하자 그에 대한 자신의 판단이 너무 후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끄러우니까 좀 닥쳐라!”

그는 시끄럽게 떠드는 웨어울프의 뒤통수를 한 대 후려쳤다.

퍽!

깽 깨갱!

신기하게도 고블린의 마비독은 웨어울프의 머리 쪽에는 전혀 효과가 없는지, 뒤통수를 가격당한 웨어울프는 또다시 깨갱대는 개소리를 냈다.

소울은 토마호크로 속이 연한 나뭇조각을 하나를 가져다가 적당히 자르고 안을 후벼 팠다. 그러자 금세 나무로 만든 투박한 그릇이 하나 만들어졌다.

그는 나무그릇을 가지고 웨어울프에게 다가갔다.

두 팔과 두 다리가 뒤로 묶여 통나무에 거꾸로 걸려 있는 웨어울프는 이번에는 또 무슨 짓을 하는지 궁금해 소울을 쳐다봤다.

소울은 그런 웨어울프를 쳐다보며 피식 웃음을 흘렸다.

‘네가 보면 어쩔 건데? 웨어울프의 발톱과 송곳니가 비싸다고 했지? 미리미리 챙겨놓아야겠다.’

소울은 웨어울프의 피도 좀 받고 덤으로 용돈도 벌 생각으로 웨어울프의 손과 발에 있는 발톱을 뽑기 시작했다.

웨어울프는 고블린의 마비독으로 인해 고통을 못 느꼈다. 그래서 소울이 자신의 몸에서 뭘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소울은 거침없이 웨어울프의 날카로운 발톱을 몽땅 뽑아버렸다.

피가 쏟아져 나오자 그는 얼른 나무그릇을 대고 피를 받았다. 하지만 웨어울프의 몸은 고블린의 마비독에 당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금방 피가 멈추고 상처가 치유됐다.

그는 손톱과 발톱이 재생되면 계속 뽑아 짭짤한 부수입을 올리려고 기다렸다. 하지만 웨어울프가 눈치를 챘는지 아니면 고블린의 마비독 때문인지 한번 뽑힌 발톱은 재생이 되지 않았다.

‘이 똥개새끼가 꽁수를 쓰고 있네? 만약 그게 아니라면 마비독 때문이겠구나.’

소울은 재생이 되면 그때 다시 뽑을 생각을 하고 이번에는 웨어울프의 얼굴로 다가가 그의 입을 활짝 벌렸다. 그리고는 커다란 통나무 조각으로 그의 입이 닫히지 않게 틀어막았다.

“어억 엑엑…….”

웨어울프는 놀라서 고개를 마구 흔들며 괴로워했다.

그러다 문득 소울이 토마호크를 위로 치켜들고 자신을 바라보자 순간 동작을 딱 멈췄다.

“으허으허…….”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다. 송곳니 딱 두 개만 뽑을 테니까 조용히 있어. 안 그러면 네 이빨 다 뽑아버릴 거야.”

“으어으어…….”

웨어울프는 눈물을 찔끔 흘리면서 계속 뭐라고 중얼거렸다. 하지만 통나무 조각이 입안 가득히 있는데 말이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다만 고개는 흔들지 않고 가만히 있어서 소울이 웨어울프의 송곳니 두 개를 뽑아내는데 큰 협조가 됐다.

생니 두 개를 뽑는데 고통이 없을 리 없었다. 하물며 웨어울프에게 가장 중요하고 강력한 무기인 송곳니를 생으로 뽑아버리자 웨어울프는 그 고통에 또다시 눈물을 찔끔거리며 괴로워했다.

“커억 컥…….”

“왜 아프냐? 뭐라고? 졸라 아프다고? 그래 아프겠지. 하지만 나도 네놈한테 그동안 시달린 것을 생각하면 무척 몸과 마음이 아프단다. 그러니 개소리 그만내고 닥치고 있어. 자꾸 시끄럽게 하면 영원히 네 입에서 통나무 조각 안 빼줄 거야.”

“…….”

순간 기적적으로 웨어울프에게서 나오는 소리가 딱 멈췄다.

“크크크, 그래야지. 그렇게 조용히 있어라.”

소울은 웃으면서 몸을 돌렸다.

그의 왼손에는 어느새 시뻘건 피가 묻어 있는 웨어울프의 긴 송곳니 두 개가 들려 있었다. 또한, 오른손에는 웨어울프의 피로 가득 찬 나무그릇도 쥐어져 있었다.

‘준비는 끝났다. 이제 까망이만 오면 되겠구나.’

그는 모닥불을 쬐면서 까망이를 기다렸다.

까망이는 그의 기대에 맞게 얼마 지나지 않아 커다란 물고기 한 마리를 잡아왔다.

[규!]

[잘했다.]

소울은 까망이에게 아낌없이 칭찬을 해줬다.

까망이가 기분 좋게 통통 뛰자 그는 잠시 까망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는 토마호크를 꺼냈다.

물고기의 배를 따서 내장을 빼고 비늘을 벗긴 다음 대가리를 한 방에 쳐서 잘라버렸다.

그리고 뼈에서 살을 잘 발라내어 싱싱한 회를 먹기 시작했다.

웨어울프가 온갖 불쌍한 눈길을 가득 담아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입가에는 침이 질질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모습이 웨어울프의 입 안에 집어넣은 통나무조각 때문인지, 아니면 생선회를 먹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어서 그런 것인지 소울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는 웨어울프가 배가 고프거나 말거나 전혀 상관하지 않고 그냥 신경을 꺼버렸다. 그리고 생선의 살 조각 하나 남기지 않고 알뜰하게 먹어치웠다.

커다란 생선 한 마리를 조금도 남기지 않고 혼자 몽땅 먹어치우자 웨어울프는 그를 원망의 눈길로 쳐다봤다.

그 모습에 소울은 다시 한 번 웨어울프에 대한 자신의 고정관념을 바꿔야했다.

‘똥오줌도 못 가리는 것을 보니 딱 그냥 똥개새끼네. 지금 자신이 어떤 처지인지 저렇게 모를 수가 있나?’

소울은 자리에서 일어나 옆에 세워놓은 글레이브를 잡고 웨어울프에게 다가갔다.

웨어울프는 살벌하게 생긴 글레이브의 모습을 보자 눈을 크게 치켜들었다.

하지만 소울은 웨어울프가 충분히 놀랄 시간도 주지 않고 그의 뒤통수를 글레이브 창대로 그대로 내려찍었다.

퍽!

웨어울프의 뒤통수가 깨지며 피가 튀었다. 그리고 웨어울프는 그대로 기절했다.

그는 그 모습에 까망이를 쳐다보며 말했다.

[까망아, 이 웨어울프의 몸 안에 마석이 있는지 확인해봐!]

[규!]

까망이는 즉시 웨어울프의 몸으로 다가가더니 자신의 머리 위에 가시 하나를 세웠다.

[마석이 하나 있다는 말이지?]

[규!]

[꺼내와!]

[규!]

소울은 단호하게 명령했다. 까망이가 즉각 그의 명령에 반응해 웨어울프의 몸으로 스며들어갔다.

사실 그는 몬스터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마석을 꺼낼 수 있는지 알지 못했다. 물론 잘못되면 몬스터가 즉사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을 괴롭히고 죽여서 잡아먹으려고 했던 적의 생사에 그는 굳이 자비를 베풀려는 생각이 없었다.

일의 성사에 관계없이 자신이 전혀 손해 볼일이 아니었다. 마석을 획득하는 와중에 웨어울프가 죽거나 말거나 그는 전혀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되면 좋고 안 되면 심장에 구멍을 내서 조금 더 피를 빼내면 그만이었다.

[규!]

웨어울프에게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지만 일단 그의 시도는 성공했다.

까망이가 웨어울프의 몸 안에서 마석을 꺼내온 것이다.

마석의 색깔은 연두색도 녹색도 아닌 무려 주황색이었다.

D급 마석이란 말이다.

소울은 마석을 손가락에 잡고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그대로 나무그릇 속으로 풍덩 빠뜨렸다.

팔면 최소한 1억은 받을 수 있는 D급 마석을 그는 조금도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고 문신강체술을 위해 사용하기로 했다.

울프리나는 웨어울프의 문신을 떼서 소울의 몸에 붙일 때 꼭 필요한 것이 웨어울프의 피라고 얘기했다. 심장에서 빼낸 피면 더욱 좋고 만약 웨어울프가 죽었으면 마석을 빼서 피에 담그라고 했다. 그러면 마석에 담긴 웨어울프의 힘의 일부가 피를 통해 문신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했다.

마석을 빼서 녹이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웨어울프를 죽여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었다. 그러나 소울은 웨어울프를 죽이지도 않고 까망이를 이용해 마석만 쏙 뽑아내는 놀라운 쾌거를 이루었다.

소울은 자신의 검지를 나무그릇에 담고는 울프리나가 가르쳐준 주문을 외쳤다.

“להמס!(용해!)”

순간 나무그릇에 담긴 웨어울프의 마석이 스르르 녹기 시작했다.

소울은 마석이 다 녹아서 피에 용해되자 손가락으로 살살 저어 확인해봤다.

아무리 저어도 마석이 더 이상 잡히지 않자 그는 아까 웨어울프의 어깨와 허벅지에서 떼어낸 문신이 새겨진 가죽조각을 꺼내 나무그릇에 푹 담갔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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