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OULNET-59화 (59/492)
  • 00059  제 15 장 - 실전 같은 기초훈련  =========================================================================

    “저, 질문을 해도 되나요?”

    “네, 물론이죠. 말씀하세요.”

    “저는 창이나 검을 쓸 생각이 없는데 왜 이걸 배워야 하죠?”

    “창검술은 모든 무기의 기본입니다. 단순히 베기와 찌르기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힘을 어떻게 무기에 싣는 지를 배우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구현계이자 원거리 딜러를 지망하시는 위소휘 대원도 참여하는 것입니다.”

    “그럼 나중에 쇠뇌를 쏘는 법도 배우나요?”

    “물론입니다. 우리가 하는 행동은 모두 자동으로 데이터가 모아져서 연구실로 보내집니다. 그곳에서 분석을 한 후 다시 최상의 자세와 상태를 만들어 돌아옵니다. 자세한 것은 차차 말씀드리기로 하고 우리 먼저 검을 잡는 법과 창을 잡는 법을 배우도록 합시다.”

    “네.”

    그때부터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됐다.

    처음에는 다들 죽었다고 복창을 했다. 하지만 막상 디테일에 들어가자, 양동주 조교는 너무나도 친절하게 창검을 잡는 파지법을 가르쳐 주었다.

    또 간간히 해오는 질문에 너무나도 자세하고 쉽게 설명을 해줬다.

    얼마 지나지 않아 6조의 대원들은 모두 제대로 검을 잡는 법과 창을 잡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파지법을 배웠으니 이제는 베기와 찌르기를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네.”

    모두 한 목소리로 대답을 하자 살짝 미소를 지은 양동주가 검을 들고 그들의 앞에 서서 설명을 하며 직접 시범을 보여줬다.

    “먼저 내려베기는 3가지로 나뉩니다. 정면 베기, 좌베기, 우베기입니다. 정면 베기를 할 때는 뒷발이 나가며 검을 들어 머리위로 가져가는 상단세를 잡으며 다시 보를 나가며 그대로 정면을 벱니다. 좌베기를 할 때는 오른발 앞발이 먼저 반보 나간 뒤 검을 올립니다. 그리고 좌측으로 검을 기울여 잡은 뒤 왼발 뒷발이 나가며 좌 상단에서 우하단으로 내려 벱니다. 우베기는 좌베기와 반대로 하면 됩니다.”

    “…….”

    다들 양동주가 하는 말을 주의 깊게 듣느라 아무도 소리를 내지 못하고 눈만 번뜩이고 있었다.

    “수평베기는 좌베기, 우베기 두 가지입니다. 좌수평은 왼발 뒷발이 나가며 검을 좌측허리에 두며 오른발이 나가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수평으로 벱니다. 우수평은 이와 반대입니다. 올려베기 역시 좌베기, 우베기 두 가지입니다. 좌 올려베기는 왼발 뒷발이 나가며 검을 좌측 허리 아래로 내립니다. 오른발이 나가며 좌하단에서 우상단으로 올려 벱니다. 우 올려베기는 이와 반대로 하시면 됩니다.”

    소울은 양동주가 하는 말을 필사적으로 기억했다.

    대부분 이미 알고 있는 것이긴 하지만 기초는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에 조금도 소홀히 하고 싶지가 않았다.

    “찌르기는 정면에 있는 적의 한 점을 찌르는 것입니다. 왼발 뒷발이 앞으로 나가며 팔을 몸에 붙이고 아래로 내려 검을 몸 쪽으로 당깁니다. 오른발이 나감과 동시에 검 끝을 정면의 타점을 향해 팔과 함께 힘차게 뻗어 찌릅니다. 이상입니다.”

    양동주의 설명과 시범이 끝나자 다들 검을 들고 이리저리 따라 해보느라 잠시 소란이 일어났다. 하지만 조원들은 사실 그럴 필요가 없었다.

    양동주가 처음부터 하나씩 차례차례 수련을 시킬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자, 이제부터 정면 내려베기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하나 하면 뒷발 빼고 검을 들어 머리위로 올립니다. 둘하면 앞으로 한 걸음 나가며 정면을 베겠습니다. 아시겠습니까?”

    “네.”

    6조의 힘찬 대답소리가 훈련장을 울렸다.

    “하나, 둘, 하나, 둘, 하나, 둘…….”

    그때부터 지옥 같은 죽음의 베기와 찌르기가 시작되었다.

    훈련장은 묵직한 검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양동주 조교의 구호소리 밖에는 들리지 않았다.

    소울은 모든 운동에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양동주의 말에 귀를 기울여 창검의 파지법과 베기, 찌르기의 자세를 정확하게 배우려고 노력했다.

    처음에는 당연히 제대로 된 동작이 나오지 않아 다들 고생이 막심했다. 하지만 양동주 조교의 도움과 전투헬멧의 자세교정 지원으로 인해 점차 한 명씩 제대로 된 동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전투헬멧의 자세교정 지원은 조원들이 쓰고 있는 전투헬멧에 들어가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신기하게도 쓰고 있는 전투헬멧에 자신이 취한 자세가 나왔는데 자세가 틀리거나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으면 낮은 점수와 함께 몸의 어느 곳의 자세가 잘못됐는지 붉게 표시가 됐다.

    덕분에 소울은 양동주 조교와 전투헬멧의 자세 교정지원으로 3일이 지나지 않아 조원 최초로 창검의 베기와 찌르기를 정확한 동작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소울 대원은 오늘 아침부터는 숏소드를 가지고 베기와 찌르기 연습을 하세요. 쇠뇌를 쏘는 법도 배우시고요.”

    “네, 양 조교님.”

    소울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최소한 각 베기와 찌르기 자세 하나당 1000번은 넘게 연습을 하며 구슬땀을 흘린 것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무기거치대에서 3일 동안 잠을 자고 있던 숏소드와 쇠뇌를 가지고 왔다.

    그는 아무도 걸리적거리지 않을 만큼 널따란 공터에서 숏소드로 베기와 찌르기를 해보았다.

    휙휙 슉슉!

    ‘이거 괜찮은데? 숏소드라서 가볍고 짧아서 훨씬 다루기가 쉽고 빠르네. 좋았어!’

    소울은 자신의 숏소드를 가지고 지금까지 배운 베기와 찌르기를 전부 한 번씩 써 먹어봤다.

    “어때요?”

    “좋네요.”

    “그래서 기초가 중요한 겁니다. 파지법과 베기, 찌르기의 기초를 다지지 않고 몬스터를 직접 사냥하려 했다면 몬스터보다 자신이 먼저 부상을 당했을 겁니다.”

    소울은 양동주 조교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이 다 맞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쇠뇌를 다루는 법을 배워보도록 합시다.”

    “네.”

    양동주는 소울을 표적이 있는 장소로 데리고 가더니 쇠뇌의 시위를 거는 법부터 가르쳤다.

    “이렇게 여기를 발로 밟고 힘껏 당겨서 여기 시위걸이에 시위를 걸면 됩니다. 줄이 3개이니 3번 당기셔야 합니다. 물론 힘이 되시면 3개를 동시에 당기셔도 좋고요.”

    “네, 알겠습니다.”

    소울은 쇠뇌 맨 앞에 있는 발걸이 같은 곳에 한쪽 발을 걸고 두 손으로 시위를 힘차게 당겨 시위걸이에 걸었다.

    똑같은 방식으로 2개의 시위를 더 당겨서 걸었다.

    일단 시위를 당기는 법을 배우자 나머지는 일사천리였다.

    화살을 차례대로 집어넣고 가늠좌를 보고 그냥 방아쇠를 당겨 쏘면 되는 것이다.

    소총을 쏘는 것보다 더 쉬웠다.

    현대의 쇠뇌는 소총처럼 쏠 수 있게 방아쇠와 가늠좌, 피카티니 레일이 달려있다.

    피카티니 레일에 망원조준경이나 야간에도 사격이 가능한 적외선투시경도 달 수 있었다. 물론 소울이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은 망원경이 따로 달려 있지는 않았다.

    “이제 쇠뇌를 관리하시는 법을 배우셔야 합니다. 시위를 이렇게 풀어서 교환할 수 있고 분해도 가능합니다.”

    “아! 네!”

    양동주 교관의 설명을 들은 소울은 단 한번 만에 분해와 조립을 할 수 있었다.

    “잘 하시네요. 이제 실제로 사격을 해보도록 하지요.”

    “네.”

    “쇠뇌의 사정거리는 50~150m 정도입니다. 그 이상은 힘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보통 100m 이내에서 쏴야 최하급 몬스터의 가죽을 뚫을 수 있을 겁니다. 과녁이 50m, 100m, 150m 3가지가 있으니 한번 쏴보세요.”

    핑 핑 핑!

    소울은 50m부터 차례로 실제 사격을 했다.

    공기를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리며 쇠뇌의 화살을 빠른 속도로 날아가 과녁에 맞았다.

    정 가운데에 명중이 되지는 않았지만 세발 모두 표적을 맞췄다.

    처음 쏴보는 것치고는 잘한다고 생각한 양동주는 소울에게 아낌없는 칭찬을 했다.

    “잘하시네요. 100m, 150m 차례대로 한번 쏴보세요.”

    “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한다고 했다. 소울은 양동주의 칭찬에 신이 났다.

    100m 밖은 한 발이 과녁의 옆을 스치고 지나갔다.

    150m 밖은 두 발이나 과녁을 못 맞히고 지나갔다.

    하지만 양동주의 칭찬이 이어졌다.

    “각각 두 발, 한 발씩을 과녁에 맞춘 것을 보면 이소울 대원은 사격에 재능이 있다는 말입니다. 연습을 좀 하시면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과녁에 명중을 낼 수 있을 겁니다.”

    양동주는 그렇게 소울에게 잔뜩 칭찬을 하고 내려갔다.

    소울은 그의 말에 의욕에 불이 붙었다.

    쇠뇌를 쏘는 연습을 하는 사람은 오직 소울 밖에 없었다. 그래서 소울은 쇠뇌의 화살이 다 떨어지도록 사격을 하다 직접 가서 화살을 주워서 오고, 다시 다 쏘면 가서 주워와 다시 쏘는 것을 반복했다.

    소울은 빠르게 쇠뇌에 익숙해져갔다.

    시간이 지나 어느새 점심 식사 시간이 되었다.

    조별로 식사를 하는 것이 이제는 당연한 것처럼 되어 6조는 한쪽의 테이블에 모여 식사를 했다.

    전투식량 중 비빔밥을 하나 골라 빠르게 점심을 해결한 소울은 갑자기 부산해지는 훈련장 분위기를 보고 즉각 뭔가 진행되려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장갑산 팀장이 실전을 방불케 하는 기초훈련이라고 했는데 3일 간이나 이렇게 콕 처박혀서 베기와 찌르기 훈련만 받은 것도 많이 봐준 것이겠지.’

    소울은 혹시나 해서 무기 트레일러로 가서 쇠뇌가 가득담긴 화살 통 하나를 더 달라고 해서 챙겨 놓았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각조는 모두 무장을 갖추고 조장을 찾아가세요.”

    전투헬멧으로 전체 방송이 나갔다.

    소울을 비롯한 6조의 대원들은 모두 양동주 조장을 찾아 갔다. 양동주는 모두에게 새로운 계약서 하나를 나눠주면서 말했다.

    “곧 몬스터를 잡는 실전훈련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능력자협회 서울지부에서 대원들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상위 능력자 파티를 같이 보낼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계약서에 자세한 내용이 있으니 읽어보시고 서명을 해주세요. 절대 강요하는 것 아닙니다. 싫으시면 사인 안하셔도 됩니다.”

    “정말 서명 안 해도 불이익이 없다는 말씀이십니까?”

    위소휘가 불안한 표정으로 양동주를 보고 묻자 양동주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절대 그런 일 없습니다. 하지만 계약서를 살펴보시면 저희 능력자협회가 대원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사냥한 몬스터를 팔아 얻는 이익의 50%를 조원들에게 돌려준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군요.”

    “저 같은 조교들만 해도 모두 E급 능력자입니다. 상위 능력자 파티를 같이 보낼 텐데 그들은 보통 D급과 C급의 능력자들입니다. 구룡산과 대모산에서 나오는 몬스터라고 하면 여러분도 다 아시는 고블린, 코볼트, 오크, 놀 같은 최하급 소형 몬스터뿐입니다. 이런 몬스터들이 D급과 C급으로 구성된 파티를 상대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우리 6조는 하나의 파티처럼 최하급 몬스터 1개체씩만 상대를 할 예정입니다. F급 능력자인 여러분의 능력이라면 혼자서도 처리할 수 있지요.”

    감언이설은 아니었다.

    하지만 교묘하게 서명을 하게 만드는 방식의 설득력 있는 대답이었다.

    소울은 왠지 이게 함정같이 느껴졌지만 최소한 양동주의 말처럼만 된다면 전혀 위험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는 일단 새로 작성된 계약서를 읽어봤다.

    ‘나쁘지 않네. 위험수당도 주고 사냥한 몬스터에게 나오는 마석과 부산물을 처리해서 반을 나눠준다니 그것도 마음에 드네. 그래도 어쩐지 꺼림칙하다.’

    잠시 고민하던 6조 대원들이 모두 서명을 끝내고 소울을 쳐다보자 그는 가만히 손을 들었다.

    “궁금한 게 있으시면 말씀하세요.”

    “혹시 강력한 몬스터가 나타나면 도망가도 되나요?”

    “네?”

    “도망가도 처벌을 받거나 불이익을 받는지 알고 싶어서요?”

    “당연히 감당 못할 강력한 몬스터가 나타나면 기초훈련을 받고 있는 대원들은 도망가야지요. 아니 E급 몬스터만 만나도 도망가는 것이 정석입니다.”

    “그럼 서명하겠습니다.”

    “탁월한 선택이십니다.”

    소울은 도망가도 된다는 말에 바로서명을 했다.

    “아니 도망갈 생각부터 하면 몬스터를 어떻게 잡아?”

    “글쎄 말이야. 저 친구는 앞으로 좀 힘들겠어.”

    자신을 보고 비겁하다는 둥 용기가 없다는 둥 수군거렸지만 소울의 귀에는 전혀 그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병신들, 지랄을 하네. 막상 고블린 군단에 포위라도 되어 봐라. 아마 제일 먼저 도망치겠다고 쌍방울을 울릴 걸?’

    소울은 어차피 6조의 대원들과는 개인적인 친분을 만들 생각이 없었다. 차라리 양동주 조교면 모를까? 조원들은 하나 같이 미래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그중에서 가장 미래가 없어 보이는 자가 F급의 소환수 없는 소환계 능력자인 자신이긴 했지만 말이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건강하시고 유쾌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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