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복제헌터-22화 (22/38)

〈 22화 〉 블랙마켓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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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마켓에서 뭐부터 살까.

남은 시간은 3시간. 알뜰살뜰하게 쇼핑하려면 보관용 아이템부터 구입해야 한다.

일반 매장에서 장바구니나 카트부터 들고 움직이듯 나는 물건을 보관하고 다닐 아이템부터 찾았다.

블랙마켓 최대의 상점. 하이드 길드가 직접 운영하는 매장에 들어갔다.

“압축형이나 아공간 보관 아이템이 있나?”

가면을 쓴 안내원에게 물었다.

“아공간 보관 아이템은 없고 압축형 보관 아이템은 있습니다.”

안내원은 아이템 위치를 알려줬다.

아공간 보관 아이템이란 물건을 다른 차원에 옮겨 보관시켜주는 아이템을 말한다. 마력으로 미세한 차원의 문을 여는데, 당연히 쉬운 기술이 아니라 보관 아이템 자체가 S, SS급이었다.

희귀한 아이템이라 블랙마켓에도 없었다.

압축형 보관 아이템은 공간마법과 경량화마법을 이용해 물건을 작고 가볍게 보관하는 아이템. 다행히 이건 블랙마켓에 있었다.

<압축형 보관 아이템>

―랭크: S급

―설명: 작은 주머니지만 방 하나만큼의 공간이 압축되어있다. 경량화마법이 걸려있어 여기에 들어가면 물건의 무게가 1/1000로 줄어든다.

“이건 얼마지?”

계산대에 앉아있는 상인에게 물었다.

“100억.”

퉁명스럽게 대답한다. 수많은 경비원들과 함께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압축형 보관 아이템은 블랙마켓에서 가장 비싼 물건 중 하나였으니 도난에 대비해 철저히 감시하는 중이었다.

“5개 전부 사겠다.”

딱 5개 있었다. 나는 그걸 전부 꺼내들었다.

“!”

놀란 상인. 그의 앞에서 나는 캐리어가방을 열어 재꼈다. 값비싼 마석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있었다.

“이 마석들은 다 합쳐서 500억은 될 거다. 이걸로 구입하지.”

“잠깐... 그거 다 진짠가?”

“물론이다. 정품인증스티커와 품질보증서도 같이 넣어두었으니 보고 확인하면 된다.”

내 말에 상인은 경비원들을 불렀다. 캐리어를 뒤져 마석과 품질보증서를 대조해본다.

꼼꼼히 확인하고 진짜가 맞다는 판단을 내렸다.

잠깐 가격협상시간을 보냈다. 500억은 쉽게 거래할 수 없는 금액. 나는 압축형 보관 아이템의 성능을 확인하고 상인은 마력측정기까지 이용해 마석이 진품인지 살핀다.

협상을 마치고 나는 압축형 보관 아이템 5개를 얻었다.

“거, 끝내주게 돈이 많은 양반이구만. 뭐 더 필요한 건 없어?”

“여기, 물건 매입도 하나?”

“물건 매입? 뭐 팔 거라도 있냐.”

“많지.”

내가 팔 수 있는 건 수도 없이 많다. 마나만 있다면 얼마든지 복제 가능하니.

“저쪽에서 물건 매입도 한다. 거기서 팔아라.”

상인이 다른 매장을 가리켰다. 그쪽도 하이드 길드가 운영하는 매장. 아이템 기타 물건 매입을 전문으로 한다.

매장에서 나오자 내게 감시가 붙었다. 엄청난 갑부이니 VVIP로 모시겠다고 가면 쓴 하이드 길드원들이 따라온다. 귀찮으니 전부 꺼지라고 말했다.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대형차 안에 있던 마석 캐리어, 보석 보관함, 007가방 등을 챙겼다.

모두 압축형 보관 아이템에 쑤셔 넣었다.

하이드 길드원들이 계속 나를 감시한다. 내가 물리쳤으나 멀찌감치 떨어져서 미행한다.

나는 그들을 불렀다.

CCTV가 없는 은밀한 곳으로 이끌었다.

“10억 원씩 줄 테니 그만 감시하고 꺼져.”

이건 이들의 임무였다. 블랙마켓에 들어온 수상할 정도로 돈 많은 손님의 감시. 나는 그들에게 현금을 줄 테니 그만 쫓아오라고 말했다.

“큭큭큭... 진짜 돈이 많은 녀석이군. 그 돈을 받을 바에 널 죽이고 빼앗는 게 낫지. 큭큭. 뭘 믿고 우릴 이런 곳으로 불렀는지 모르겠군.”

한 녀석이 낮고 음산한 목소리로 지껄였다. 블랙마켓에선 돈을 노리고 살인사건도 자주 벌어진다. 서로의 신원은 모르는 채니.

품에서 단검을 꺼내드는 가면인. 살심(殺心)을 품었다.

[아이템 복제]

나는 대답 대신 흑철검을 생성해냈다.

뎅강.

방금 말한 놈의 모가지를 쳐낸다.

“······!”

바닥에 굴러다니는 전(前) 하이드 길드원의 대가리.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다른 길드원들은 반응하지도 못했다.

이들은 하이드 길드가 고용한 용병들이다. 돈만 주면 뭐든지 다 하는 범죄자들. 그렇게 수준이 높은 편은 아니다. 흑철검에 맞설 방법은 없었다.

“이거 치우는 놈에겐 10억 원 더 준다.”

나는 시체를 가리켰다.

*

돈으로 감시를 해결했다. 하이드 길드는 최상위 구성원인 마인을 제외하면 대부분 상인과 범죄자의 집단. 말단들이 서로 의리가 있을 리 없었다. 내게 돈을 받고 재빨리 시체를 처리한 채 물러났다.

주차장에서 나와 아이템 매입장에 갔다.

마석, 보석, 기타 복제한 아이템을 종류별로 팔아먹는다.

진짜 돈 500억 원이 생겼다. 꽁돈이다. 압축형 보관 아이템에 집어넣었다.

그 다음엔 뭘 살까. 2시간이 남았다. 나는 블랙마켓에 차근차근 돈을 풀며 구경했다.

가급적 모든 매장에 들려 거래를 했다. 내가 사용한 건 가짜 돈이니 상인들에게 치명적인 독과 같았다. 널리널리 퍼트렸다.

<폭탄 제조판매소>

재미난 매장이 있었다. 불법으로 제조한 폭탄을 판매했다.

“마력 폭탄, 화력 폭탄, 채굴용 폭탄, 군사용 폭탄, 던전용 폭탄 다 있다.”

근육질의 배 나온 털보가 말했다.

나는 매장의 폭탄들을 살폈다. 종류별로 네모난 상자 안에 담겨서 각각 그 용도가 표시되어 있었다.

“만져 봐도 되나?”

“안 된다. 잘못 만졌다가 하나라도 터지면 개박살이야.”

내가 쉽사리 만져볼 순 없었다.

신중히 폭탄들을 구경했다. 폭탄의 용도를 보면서 내가 가진 [복제] 특성과 합쳐진다면 어떤 효과를 발휘할지 상상했다.

내가 원하는 곳을 마음껏 터트릴 수 있다. 내가 쓰는 폭탄은 무제한이 된다. 나는 진정한 폭파광(爆破狂)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맘에 들어.’

블랙마켓에서 돌아본 매장 중 가장 좋았다.

“종류별로 하나씩 사지.”

나는 하나씩만 골랐다. 마력 폭탄, 시한폭탄, 초소형 폭탄 등 다양한 물건들이 내 압축형 보관 아이템에 담겼다.

“어디서 폭탄 파티라도 할 거야? 이걸 다 사?”

털보가 가면 아래 나온 입으로 징그럽게 웃었다. 내가 거리낌 없이 값을 지불하자 누런 이를 드러내며 낄낄댄다.

“파티? 그거 좋지. 좋은 생각이야.”

난 털보의 말을 들으며 씨익 웃었다. 그의 아이디어를 채용하기로 했다. 블랙마켓에서 폭탄 파티를 벌인다.

······.

장기 밀매, 몬스터 판매 매장에 차례대로 들어갔다. 내가 가봤던 블랙마켓 매장 중 가장 역겹고 구역질 나는 곳이었다. 마인과 불법상인, 범죄자가 판치는 곳이니 인륜에서 벗어난 엽기거래도 번번이 행해지고 있었다.

“어느 부위를 원해?”

신체 부위가 들어있는 각종 유리병을 쌓아놓은 상인이 능글대며 물었다. 나는 군말 없이 그의 심장을 찔렀다.

푹.

가슴 뚫린 시체를 압축형 보관 아이템에 담고 매장에 시한폭탄을 심어둔다.

출입문을 닫고, CLOSE 표시를 붙였다. 방화셔터를 내리고 방범 장치를 가동했다.

다음 매장으로 이동한다.

“오크, 고블린, 리자드, 트롤······ 네가 원하는 몬스터 다 있다.”

“몬스터는 대체 어느 용도로 쓰나?”

“키킥, 쓸 데야 많지. 실험용으로도 쓰이고 취미용으로도 쓰인다. 나는 몬스터를 어떻게 썼냐면······.”

“더 알고 싶진 않군.”

몬스터 상인의 목을 잘랐다.

별 미친놈들이 많았다. 많이 짜증난다 기억한 놈들은 수고를 들여 제거했다.

상점 문을 닫았다.

내가 경매를 마치고 블랙마켓을 나갈 때까진 들키지 않을 것이다.

감시원들도 다 돈으로 꼬드겨 물리쳤으니.

매장에 시한폭탄을 심었다. 넉넉히 경매 끝나고 1시간 후로 시간을 맞췄다.

그 외 적재적소에 시한폭탄을 묻어놓았다. 내가 블랙마켓에 뿌린 돈과 아이템들이 전부 사라질 때. 대신 선물로 시한폭탄을 터트리기로 한다.

너희를 위한 파티타임이다.

부지런히 폭탄을 심었다. 시한폭탄과 함께 폭탄을 종류별로 심어두니 나무를 심는 것보다 훨씬 보람찼다.

블랙마켓이 폭파되어 난리가 날 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뿌듯하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되었다.

경매시간.

블랙마켓 최고의 아이템들을 구입할 때가 됐다.

*

―귀빈 여러분. 이렇게 깊은 곳에 친히 발걸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 행사는 하이드 길드가 직접 주최하는 대경매로서······.

블랙마켓 경매장. 검은 정장을 깔끔하게 차려입고 흰가면을 쓴 채 중앙 단상에 선 경매사가 말했다. 마이크를 들고 손님들을 바라보며 경매를 진행하고 있었다.

나도 좌석 하나를 차지하고 앉았다. 동그랗게 계단식으로 손님들의 자리가 형성되어 있었다. 가운데서 나오는 물품을 직관하기 좋았다.

―첫 번째 물품입니다! 이 자리를 빛내기에 부족함이 없는 물건이죠! A급 발광석! 마력을 충전해놓으면 50일간 내내 빛납니다. 그 빛깔이 아름다워 집에 장식해놓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경매사가 카메라에 발광석을 가까이 가져다 대자 뒤편의 대형스크린에 실물이 크게 비추었다. 마력을 기반으로 초록색 빛을 뿜는 돌멩이였다. 우둘투둘 제멋대로 생겼지만 나름의 멋은 있었다.

내 책상 앞에 놓인 작은 태블릿 화면에 발광석에 관한 정보가 표시된다.

<발광석>

―랭크: A급

―설명: 마력을 조금만 부여해도 오랫동안 빛난다. 장식용.

―경매 시작가는 1억 원, 호가는 1천만 원입니다. 경매 시작하겠습니다!

사람들이 태블릿 화면에 있는 입찰버튼을 누르자 중앙스크린에 좌석번호와 입찰액이 표시되어 나왔다.

삑. [62번, 1.5억 원]

삑. [125번, 1.8억 원]

삑. [87번, 2.1억 원]

······.

‘참여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그만두었다. 발광석은 당장에 쓸 일이 없었다. 저런 잡템까지 구매하며 관심을 끌지는 않는다.

대신 다른 건 빠르게 반응했다.

<마감처리가 깔끔하지 않은 헌터소드>

―랭크: A급

―설명: 생김새에 반해 지나치게 날카로운 검이다. 하이드 길드가 대경매를 대비해 준비한 아이템.

―경매 시작가는 20억 원! 호가는 1억 원!

장문혁의 아이템이었다. 나는 재빠르게 입찰버튼을 연타했다.

삑. [111번, 20억 원]

삑. [25번, 21억 원]

삑. [111번, 22억 원]

삑. [40번, 23억 원]

삑. [111번, 24억 원]

삑. [68번, 25억 원]

삑. [111번, 26억 원]

······.

저 검은 내 거라는 강한 의사표시. 경매장에 앉아있는 가면 쓴 인간들이 다 내 111번 자리를 쳐다봤다.

삑. [111번, 52억 원]

장문혁의 A급 무기는 가볍게 내 차지가 되었다.

“크흠...”

“음, 음.”

경매 참가자들이 헛기침을 하며 목을 가다듬었다. 경매장에 엄청난 놈이 나타났다.

무분별하게 입찰버튼을 누르는 미친 녀석. 저놈과는 대결하지 않기로 한다.

삑. [111번, 35억 원]

삑. [111번, 28억 원]

삑. [111번, 63억 원]

······.

그렇게 장문혁의 무기들은 경쟁자 없이 내가 독점했다. 경매진행원들이 좋아라한다. 예상보다 비싼 값에 무기를 팔아먹고 있으니. 나한테.

나도 좋았다. 공짜로 무기를 회수하고 있으니. 하이드 길드한테.

―이건 절대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반지입니다! 미국의 균열에만 나오는 귀한 반지! 하이드 길드에서 간신히 입수에 성공했습니다! 마나를 무려 30%나 올려주는 아이템! 300억 원부터 경매 시작하겠습니다!

장문혁의 무기 말고도 쓸 만한 아이템이 나왔다.

<황옥반지>

―랭크: S급

―설명: 미국 서부. 황야균열에서 채굴한 광물로 만들었다. 특급 대장장이와 세공사들이 손봤으며 그 아름다움과 성능으로 인기 만점.

―효과: 마력 +30%

마나를 높여준다면 내게 필수인 아이템이다. 거침없이 입찰버튼을 눌렀다.

삑. [111번, 300억 원]

삑. [56번, 305억 원]

삑. [111번, 310억 원]

삑. [134번, 315억 원]

삑. [111번, 320억 원]

삑. [43번, 325억 원]

삑. [111번, 330억 원]

······.

폭주하는 경주마를 바라본다면 이런 심정일까. 사람들은 내가 경매에 참여할 때마다 어이없어하며 나를 바라봤다.

삑. [111번, 730억 원]

S급 반지도 결국 내 차지가 되었다. 내 돈지랄에 상대가 될 인간은 없었다.

복제가 가능한 나는 자금의 끝이 없다.

내 현질은 무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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