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
41화
‘채팅창 갑자기 조용하네’님이 1,000원 후원하셨습니다!
[물 뜨러 다녀왔는데 뭔 일 남?]
- 강민교가 범인임
- 절름발이가 범인임?
- ㄹㅇ 강민교가 범인이라고
- 응 안 속아~
‘오싸아아아아아악!’님이 1,000원 후원하셨습니다!
[사랑을 했다~ 아니; 리얼 닭살 돋았다;]
- 나도; 닭살 개 쩔어. 식스센스급 반전!
- 니콜라스 케이지 유령이야!
- 아, 오늘 볼라 그랬는데 ㅡㅡ 스포 밴
- ㅈㄹㄴ 몇십 년 전 영환데 뭔 오늘 볼라 그래
****
“교주도 당신이 조종한 겁니까?”
“일단 손부터 놓고 얘기합시다. 우린 아직 좋게 해결할 여지가 있어요.”
성진은 강민교의 손목을 놓아주지 않았다. 아직 그에게서 들을 말이 있었다. 또한, 강민교가 한 짓을 생각해봤을 때 그는 위험인물이었다.
지금은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아야 했다.
왜 이런 일을 했는지 말이다.
우득···
성진의 괴력은 인간을 초월했다. 그런 괴력에 휩쓸린 손목이 멀쩡할 리가 없는데, 손목이 부러진 게 확실한데도 강민교는 태연했다.
“놓을 생각은 없으십니까?”
“당신이 신도들이 있는 곳을 말하는 게 먼저입니다.”
“저는 일개 연구원인데 너무하신 거 아닙니까?”
성진이 대꾸도 하지 않고 강민교를 노려보았다. 강민교가 어깨를 으쓱하며 바로 옆에 있는 책상에 걸터앉았다.
손목이 부러진 이 상황에 저런 행동을 보인다는 것 자체가 정상이 아니라는 증거였다.
강민교가 입을 열었다.
“뭐, 놓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성진이 움켜쥐고 있던 손이 미끄덩거리며 뽑혀 나왔다.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었지만, 재빨리 권총을 뽑아 강민교의 다리를 조준해 격발했다.
기잉-
탕!
성진의 공격은 적중했다.
다만, 강민교는 어느새 모습이 사라졌다.
강민교의 위치를 잡아내기 위해 집중하는 성진.
그런 성진에게 강민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파라아···.”
총에 맞았는데도 아프다고 하고 말 정도면, 얼마나 튼튼한 건지. 강민교가 계속해서 말을 꺼냈다.
“인간에게 꼬리가 있었다는 거 아십니까?”
“꼬리?”
“네, 뭐 원래는 모든 개체가 가지고 태어났는데 나무와 지상에서 움직이면서 퇴화했다는 얘기가 있죠.”
목소리로 위치를 잡아내려 애를 써보았지만, 특수한 능력인지 실내 전체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의 상황을 보십시오. 세상은 인간을 버렸습니다. 인간이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으로 뒤바뀌었어요.”
“···그래서?”
“그렇다면··· 우리가 인간이 아니게 되면 어떨까요?”
“뭐?”
“추위에 더 잘 견디고, 몬스터들을 사냥할 수 있을 만큼 강인해진다면··· 우리는 어쩌면 이 종말에서 살아남지 않을까요? ”
“······그래서 남자 신도들을 데려간 겁니까?”
“예! 바로 그겁니다. 인간의 대부분은 꼬리에요! 인간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반드시 버려야 하는 존재들이죠. 인간에게 더 이상 나약한 부분은 필요 없어요. 꼬리는 제거되고 인류 진화의 밑거름이 될 겁니다. 이제,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미래만 존재하죠.”
성진은 자신의 감정이 깊고 끈끈한 늪에 빠진 것 같았다. 그에게 호의적인 존재라고 생각되던 강민교가 사실은 미치광이 과학자였다니.
“압니다. 받아들일 수 없겠죠. 하지만 오른쪽을 돌아보십시오.”
강민교가 말한 방향엔 용광로가 굳건히 서 있었다. 거대한 탑처럼 생긴 물건. 보는 것만으로도 압도될 것 같았다.
“용광로, 당신이 이곳에 오자마자 내게 물은 겁니다. 제가 처음부터 이 방법을 사용한 건 아니었습니다. 저 또한 인간이 분명 살아남을 수 있다고 믿었어요. 저 용광로만 가동한다면!”
“그런데 왜 그런 겁니까?”
강민교가 낄낄거리며 웃었다.
“농담하지 마십시오. 당신도 보지 않았습니까? 수르트라고요! 저 괴물을 누가 상대합니까? 용광로가 가동될 일은 영원히 없을 거예요.”
“그건 당신만의 생각입니다.”
“가장 타당한 생각이기도 하죠. 보세요. 쉴드로 수르트가 접근하는 걸 막고는 있지만, 그게 언제까지고 계속될 것 같습니까? 쉴드는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해요. 따로 에너지 생산 설비도 갖추지 못한 이곳에서는 몇 년 안에 쉴드가 해제되겠죠.”
쉴드가 해제되면, 수르트가 온다.
강민교는 지금 그 얘기를 하고 있다.
“절망적이지 않습니까? 고작 몇 년 안에 인간이 확실한 종말을 맞이한다는 게?”
“당신의 방법이 정당하다는 걸 주장하는 겁니까?”
“아무렴! 나 말고는 모두 쓰레깁니다! 하는 일 없이 식량만 축내는 쓰레기들! 하지만 나는 저런 쓰레기들을 안고 갈 생각이에요! 그래서 이런 연구를 한 겁니다.”
“···핑계는 끝났습니까?”
“인류는 더 강한 존재가 될 수 있어요. 지금부터 새로 시작하면 됩니다. 올빼미, 나와 함께합시다. 종말이 찾아온 이 가혹한 세상에 우리가 새로운 희망이 되는 거예요!”
“당신의 역겨운 연구로?”
장대한 연설을 하던 강민교가 움찔하는 기색이었다. 목소리만으로도 그것을 알 수 있었다. 움찔한 이유는 그가 노력한 연구를 성진이 가치 없는 것으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일까.
“······제법 말이 통한다고 생각했는데.”
“신도들은 어딨습니까?”
“고작해야 그런 쓰레기들을 염려하는 겁니까?”
“대답하세요. 신도들은 어딨습니까?”
성진의 목소리가 점점 차가워졌다.
성진은 강민교가 어느 곳에서 공격해올지 모르지만, 최대한 대비했다.
까득···
강민교가 어금니를 가는 소리가 들렸다.
성진에게서 좀 떨어진 곳에 강민교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의 눈이 서서히 변하더니, 흰자위가 병에 걸린 사람처럼 노랗게 물들었다. 그 모습이 몬스터가 사람의 가죽을 뒤집어쓴 것처럼 보였다.
“인정하게 만들겠습니다. 내가 옳다는 것을···.”
우득··· 우드득······
푸하악-!
강민교의 연구복을 찢고 거대한 팔 두 개가 더 튀어나왔다. 그는 그것을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스릉-
성진의 장검이 뽑혀 나왔다.
이제 얘기는 끝났다.
“으하하하!”
후웅-!
거대한 팔이 성진이 있던 곳을 후려쳤다.
콰아앙-!
바닥이 깨져나가며 파편이 흩날렸다.
성진은 이어서 공격해 오는 다른 팔을 베었다.
서걱-
팔은 손쉽게 잘려나갔다.
하지만.
빠직······
잘려나간 단면에서 뭔가가 꾸물거리더니 다시 팔이 재생되었다.
“하하하! 당신은 고작 인간입니다! 이제라도 인정하는 게 어떻습니까?”
콰앙-!
콰아앙!
상대의 리치가 상당히 길었고, 싸우기에 적절하지 않은 장소라 접근하기가 힘들었다.
후웅-
콰아앙!
성진이 등을 맞대고 있던 벽이 터져나갔다. 다행히 몸을 뺐지만, 이 공간에서 싸우는 것은 그에게 불리했다. 문득 휑한 기분이 들어 뒤를 확인하니, 구멍이 뻥 뚫려있었고, 뚫린 자리는 다른 곳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저기로 가야 해.’
성진은 전투를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해 구멍으로 뛰어들었다.
콰아앙-!
성진이 빠져나온 자리를 거대한 팔이 휩쓸었다.
지지직······ 지직···
진입한 장소는 전등이 점등되었다 꺼지기를 반복했다. 그 모습이 더 기괴했지만, 전투를 위해서 눈에 담기 위해 애썼다.
‘여기는···.’
꼬르륵 올라오는 기포 방울.
이상하고 찐득한 액체가 담긴 거대한 시험관이 주르륵 늘어서 있었다. 안에 든 건 사람이었다.
아니, 사람이었었다.
“어때요? 막 벅차오르지 않나요?”
강민교의 목소리가 불이 꺼졌다 켜졌다 하는 이곳에 울려 퍼졌다.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목소리만 들려왔다.
“···이들이 신도들입니까?”
“네! 제 실험체들이죠! 이 쓰레기들 덕분에 제 연구가 한층 진일보했으니 그들로서도 쓸모를 다한 거죠!”
“······.”
차갑게 식은 감정.
성진은 장검을 더 꽉 쥐었다.
“당신에게도 감사를 드리죠! 이번에 당신이 가져온 선물은 그 무엇보다도 제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직······ 팟!
마침내, 전등이 완전히 꺼졌다.
화르륵···!
어두운 공간에 갑작스럽게 붉게 빛나는 존재가 등장했다.
강민교가 불꽃의 펄스를 두르고 나타났다.
“바로 이 힘! 수르트의 힘이 이렇게 달콤할 줄이야··· 이거라면 당신이 펄스를 다뤄도 소용없을 겁니다.”
강민교의 손에 불꽃이 모여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성진에게로 쏘아졌다.
콰아아-!
퍼어엉-!
실험관 하나가 새까맣게 타올랐고, 안에 있던 신도는 폭사했다.
성진은 황급히 바닥을 굴렀다.
콰아아-!
콰아아-!
양손에서 쏟아지는 화염의 펄스.
비록 성진을 맞추지는 못했지만, 그 위력만큼은 무시할 수 없었다. 강민교가 애초부터 펄스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성진도 한 번쯤은 위험에 처했을 수 있다.
“···저조차 감당하지 못하면서 수르트는 어떻게 상대하겠다는 겁니까?”
콰직-!
성진의 팔꿈치가 벽면을 후려쳤다. 안에서 무언가가 데구르르 굴러 나왔다.
“푸하하! 이제 잔재주라도 부려볼 셈···.”
휙-!
펑!
빠르게 내던져진 물체는 강민교에게 적중했고, 터졌다.
“이게 뭐···.”
그리고, 강민교의 펄스가 꺼졌다.
“이, 이럴 리가···.”
성진이 강민교의 뒤에서 나타났다.
위에서 아래로 그어지는 검.
서걱-!
강민교가 몸을 움직여 급소를 피해냈다. 하지만 한쪽 팔이 잘리는 건 막을 수 없었다. 어깨 아래로 전부 잘라냈다.
“끄아아아아아악!”
꾸직···
강민교에게 새로 돋아난 기괴한 팔이 성진의 머리를 노리고 스스로 공격해왔다.
성진은 그것을 우악스럽게 잡아채 뜯어버렸다.
팔을 뜯어낸 자리에 강민교는 없었다. 그의 또 다른 능력인지, 원래 있던 자리에 그는 온데간데없었고 성진과 거리까지 벌렸다.
“아파아··· 아프다고···.”
성진이 재차 달려들려던 찰나, 강민교가 갑자기 기괴한 울음소리를 내었다.
“크아아아아아아아!”
목이 갈라지는 듯한 섬뜩한 음성이었는데, 뭔가가 이상했다.
성진은 강민교가 울부짖는 것과 동시에 그에게 쇄도했다. 그리고, 그의 목을 베었다.
서걱-
하울링은 강민교의 목이 몸에서 떨어짐과 동시에 멈췄다. 머리가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강민교는 처치했지만, 그가 만들어낸 실험체들이 남아있었다.
역시나. 하울링을 듣고 실험관의 몬스터들이 깨어났다. 불길한 곳의 주민들은 실험관을 깨부수고 나왔다.
콰직-!
“크에에에에!”
“우으으으어.”
철퍽거리는 기분 나쁜 움직임과 아직 미완성인 생김새가 역겨웠다.
대략 열 마리가 넘는 인공 몬스터들. 이들은 이제 사람이라고 부를 수도 없었다.
인간과 몬스터,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존재들이 성진을 막아섰다.
그것은 헛된 노력이었다.
강민교가 나름 완벽하다 자부했던 교주의 10 사도도 성진을 막아서지 못했다.
서걱-!
얼굴이 반만 형성된 괴물의 목이 날아갔다. 뒤에서 털이 수북하게 난 멧돼지를 닮은 몬스터가 달려왔다. 성진은 자세를 낮추고 몬스터의 허리를 통째로 베었다.
“크에엑···.”
퍽!
콰직!
군홧발로 짓밟은 머리에서 고름 같은 게 올라왔다. 성진은 사무적으로 몬스터들을 처리했다.
부러트리고 베고 짓밟고 으깼다. 열이 넘는 수가 착실하게 줄어가더니, 마침내 한 마리의 몬스터만 남았다. 이 몬스터는 기괴했다.
사람의 얼굴이 조금은 남아 있었다.
심지어,
“여줘···.”
“······.”
“죽여줘···.”
서걱-!
성진은 감정에 잠식되지 않기 위해 곧장 머리를 베었다.
휙-!
철컥-!
뭔가 이상하다.
머리가 잘린 강민교의 시체가 남아 있어야 했는데, 흘러내린 기름처럼 끈적한 액체만 그곳에 있었고 강민교의 시체는 보이지 않았다.
‘설마···.’
확실하게 머리를 베었다. 성진은 불길한 기분에 서둘러 거주구역으로 향했다.
밝은 곳으로 나오면서도 성진은 밝아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순수 악을 마주한 느낌이었다.
‘강민교가 혹시라도 살아있다면······.’
오직 그 생각만이 성진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한데, 민간인 거주구역 섹터에 올라왔더니 성진도 예측 못 한 상황이 펼쳐져 있었다.
“다, 다 죽을 거야!”
“슈트 어딨어! 슈트 어딨냐고!”
“그거 내가 먼저 챙겼어!”
“차량은 충분한 거야?”
“씨발! 밀치지 말라고!”
교주가 죽고 나서 통제가 힘들어진 민간인들.
하지만, 아까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혼란스럽지는 않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성진은 갑자기 아수라장이 된 거주구역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강민교가 난동을 부렸다면 그럴 수 있겠지만, 이곳 어디에도 피를 철철 흘리는 강민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때, 쉘터의 곳곳에 설치된 음향기기가 반응했다.
치지직···
“아아, 올빼미님. 보고 있습니까? 장관이죠?”
“······.”
음향기기를 작동시키는 건 통제실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강민교가 지금 그곳에 있다는 얘기다.
강민교는 목이 잘렸는데도 살아있었다.
“제가 왜 인간들을 싫어하는지 아십니까? 인간은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조금만 위기가 닥쳐와도 한발 물러나 도망치기 바쁘죠. 어때요, 지금도 그렇지 않습니까?”
성진이 그 말에 주변을 둘러보았다.
강민교가 말한 대로 사람들은 무언가로부터 도망치려 애썼다.
‘무엇으로부터?’
성진의 뇌리에 어떤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
‘설마···.’
“방금, 쉘터의 쉴드는 해제되었습니다. 제가 쥐고 있는 이 제어 장치로요. 이건 원래부터 제가 가지고 있었지만···”
콰직-!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음향기기로부터 흘러나왔다.
“이것으로 쉘터에 쉴드가 가동되는 일은 두 번 다시 없을 겁니다.”
사람들이 두려워한 건, 강민교가 아니었다.
“불타버린 아스가르드처럼, 같은 결말을 맞이하세요! 내 연구를 이해하지도 못하는 쓰레기들에겐 그런 최후가 어울립니다.”
성진은 쥐어짜면 즙이 나올 것처럼 모여든 사람들 너머로 창밖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 쉘터의 남쪽에서부터 무언가 다가오고 있다.
성진의 눈은 그것을 정확히 눈에 담았다.
인간에게 예정된 최후를 앞당기려는 것인가.
불타오르는 종말은 서서히 쉘터를 향해 오고 있었다.
불의 악마, 수르트의 입이 쩌억- 벌어지고 언젠가 들었었던 소리가 쉘터까지 울려 퍼졌다.
“크아아아아아아아!”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음성보다 수천 배는 거대한 그 소리는, 아마도 부산에 있는 모두가 들었으리라.
수르트가 오고 있다.
부산 쉘터를 집어삼키기 위해.
****
등불은 조병창의 지휘 아래 연제구 지상 벙커와 합류했다. 병장기들은 이미 옮겨진 후였고, 슈트를 착용한 300인은 마침내 연제구 지상 벙커에 도착했다.
연제구 벙커의 주민들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한 데 모여있었다. 각성자들의 집단이라니. 주민들이 걱정할 만도 했다.
하지만, 그들의 걱정은 한 사람의 독단적인 행동에 의해 간단히 풀어졌다.
조병창이 앞으로 나서 주민들에게 인사했다.
“반갑습니다. 연제구 벙커의 주민 여러분. 조병창이라고 합니다.”
“······.”
경계를 품고 대답하지 않는 주민들을 향해 조병창이 한 행동은 간단했다.
그저 활짝 웃었다.
“······?”
계속해서 활짝 웃고 있는 조병창을 등불의 일원들이 민망하게 쳐다봤다. 하지만 조병창은 계속 미소지었다.
그러자, 건너편 무리에서 한 명이 앞으로 나왔다.
“연우야! 가면 안 돼!”
누군가 만류했지만, 조병창에게 다가서는 서연우.
“네가 연우구나?”
“나를 알아요?”
“그럼, 알지.”
“어떻게 알지?”
조병창이 배시시 미소짓고 연우와 악수했다.
조병창의 커다란 손과 연우의 조그만 손이 맞닿았다.
그러자, 건너편에서 너도나도 외쳐왔다.
“반가워요. 벙커에 오신 걸 환영해요.”
“뭐야? 괜히 걱정했잖아?”
“누가 헛소리했어?”
그렇게 등불은 연제구 벙커에 스며들었고, 적응해나갈 것으로 보였다.
‘어제자 등불 요약’님이 1,000원 후원하셨습니다!
[아무도 연우한테 삼촌으로 불리지 못했음 ㅋㅋ]
- 아저씨만 ㅈㄴ 생겼던데 ㅋㅋㅋ
- 미합중국 대통령이랑 연우 삼촌은 동급이지. 오함마랑 조져부셔도 동의한 부분
- 앞에서 통조림 까보겠다고 설치는 애 때문에 연우 울었잖아 ㅋㅋ
- 걔 끌려가서 연우 미래 지켜줘라는 이상한 단체 애들한테 다굴 맞던데
- 뭔 이상한 카페들도 엄청 생겼더만. 거기 말고도
- 연우 삼촌 타이틀은 아무나 못 따; 올빼미만 가능
‘어제 걔네끼리 만났잖아’님이 1,000원 후원하셨습니다!
[연미지랑 삼촌이 되고싶다였나 거기]
- ㅋㅋ 나도 봄. 둘이서 서로 한참 쳐다보다가 갑자기 악수하던데
- 동맹이야 뭐야?
- 몰라, 하는 말이 더 웃겨
- 뭐라 했는데?
- 아이쿠, 귀한 분들을 몰라 뵙고···
- 또라이들 아니야ㅋㅋㅋ
사람들은 생각보다 평화로운 등불의 일상에 실망하기는커녕, 오히려 좋아했다.
한국 서버의 올빼미 방송은 여유 없이 진행될 때가 많았다. 등불이 첫 임무에 나서기 전인 지금은 시청자들이 잠시 쉬어가기 좋았다.
그런 등불의 수뇌부인 랭커들이 옹기종기 모여 앞날을 얘기하고 있었다.
“차량으로 돌파하면 가능하다니까?”
“똥을 싸요, 똥을 싸. 우리가 올빼미냐? 아니, 올빼미도 차량은 안 써. 육탄 돌격 같은 걸 어디서 배워와서는···.”
“똥? 또옹? 지금 바지 벗고 싸볼까!?”
“말 잘했네. 해보든지! 나도 싸서 누구 똥이 더 큰지···.”
“잠깐···.”
조병창이 이상한 일로 다투는 랭커 둘을 중재했다. 바지를 내리려다 만 두 랭커를 무시하고, 조병창이 얘기했다.
“무슨 소리 못 들었습니까?”
“소리? 무슨?”
“아니, 무슨 소리가···.”
조병창은 정확히 들었다.
그 사실을 증명하듯이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떠오른 시스템 창을 확인하기 위해 300명의 고개가 일제히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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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2.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
「당신은 등불입니다. 연제구 지상 벙커의 사람들과 합류한 지금, 첫 임무를 성공시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수르트의 외침을 듣고 잠에서 깨어난 몬스터들이 부산 쉘터로 향하기 시작했습니다. 불행히도 연제구 지상 벙커가 그 여파에 휩쓸릴 예정입니다. 살아남으세요.」
* 이 임무는 메인 시나리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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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다물지 못하는 등불의 일원들에게 조병창이 얘기했다.
“···준비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