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
37화
- 임하!(임꺽정 하이!)
- 그놈에 임꺽정 ㅋㅋㅋ 지하에서 벌떡 일어나겠다
- 벌떡 일어나서 스트리밍 함
해적 방송의 여제 왕이나가 돌아왔다. 저번 조병창과의 랭커 초대석은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연제구 벙커의 특수한 상황에 밀려 급격하게 시청자가 빠져나갔다. 심지어 조병창이 달리는 만원 버스 유리창을 깨고 탈주하는 기세로 캡슐 방으로 날랐다.
왕이나는 그 일이 지난 후, 스마트폰에서 그의 연락처를 삭제했다.
‘이제 다시는 그런 실수는 없어.’
여러모로 레전드였던 당시의 사건, 해당 사건이 지나가고 왕이나의 방송은 약간 주춤했다. 왕이나는 분석을 통해 여러 요인을 찾아냈다. 그런데, 다른 건 그렇다 쳐도 본인이 거만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순 없다.
비주얼로 주목을 받았던 초기와는 달리, 왕도를 걷고자 하는 욕심에 의해 주목을 다른 방향으로 가게 했다.
‘멍청했어.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하는데···.’
아직 늦지 않았다.
그녀는 옷장에 있는 옷 중 가장 과감한 복장을 하고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의 색감은 시크함을 더해주고 사람을 더 고급스럽게 보이게도 하지만, 안에 살 색이 살짝 비치면 그 분위기가 고혹적으로 변한다.
- 시! 시스루!!
- 백안! 배애애애액안!! 왜 안돼!
- 칙쇼! 챠크라가 모자라!
- 아, 속았다. 머야 안 보이자나!
- 완전 시이이이스루네 한참 보니까 울렁거림
- 착시현상 잼 ㅋㅋ
- 회피율 높은 갑옷 입었네
‘이나 누나’님이 1,000원 후원하셨습니다!
[초심 찾았네! 어떻게 된 일이야? 걱정했잖아!]
- 이나 쌀 떨어져 가나 보다
- 이나 누나의 곳간을 채워라!
- (대충 흑우들 헐레벌떡 달려오는 중)
‘크큭, 그건 그렇고 마님’님이 1,000원 후원하셨습니다!
[곳간에 쥐새끼 한 마리가 숨어들었사옵니다]
- 그 깜찍한 쥐새끼의 이름은 음탕이라고 하옵니다
- 당장 개작두를 대령할까요?
- 이쁘냐
- ㅇㅇ 이쁨
- 그럼 음탕 말도 들어봐야 함
- 솔로몬이다! 이놈 말이 맏따!
왕이나는 양쪽으로 갈라진 앞머리가 가렸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화가 올라와 실핏줄이 올라온 걸 시청자들에게 들킬 뻔했다.
‘음탕··· 감히 왕이나의 영역을 넘보다니, 실수한 거야.’
심지어 자신의 컨텐츠를 카피한 것도 모자라 더 잘 써먹었다. 왕이나는 아무리 같은 해적 방송이라도 상도덕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물론 상대방 쪽이 먼저.
“얘들아, 무슨 얘기야? 음탕님? 타 스트리머 얘기는 여기서 왜 꺼내. 오늘 무슨 날인 줄 알지?”
- 왕이나: (흐-믓) 음탕 얘기 계속하도록
- 자기도 음탕 의식해서 의상 센 거 입고 왔으면서ㅋ
- ㅋㅋㅋ 어? 음탕 방송도 켜졌다
- 헐 머야 음탕이 옷 저거 뭐야 왤케 파였어, 그랜드 캐년이냐? ㅗㅜㅑ;
- (솔깃솔깃) 크흠, 이나야 오늘은 바쁜 일이 있어서 오빤 일찍 들어가 볼게
- (슬금슬금) 아, 오늘 친구들이랑 약속 있던 거 깜빡했다. 클럽 가기로 했는데
- 클럽 얘기부터 허구잖아ㅋㅋ 밀수가 클럽은 무슨, 블루클럽 가세요?
왕이나는 듀얼 모니터로 슬쩍 음탕의 방송을 켰다, 시청자들에겐 들키지 않는 각도로.
‘저게 뭐야! 미친 거 아니야?’
아무래도 자신은 대기업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나 보다. 상대방의 절실함을 간과했음을 방금 깨달았다.
음탕은 왕이나가 알던 음탕이 아니었다. 그녀는 대담한 옷차림과 철판을 깐 얼굴로 화면에 등장했다.
“안뇨옹! 여러분의 귀염둥이 음탕 등장! 사랑의 총알 뀽뀽!”
- 구웨에에에엑!
- 속보) 경기도 인근 스트리머 총기 난사 사건 발생. 현재, 사상자 규모 파악 중.
- (주르륵) 이제··· 됐어···
- 음탕··· 신이 되어라···
- 왕이나: 뭐, 뭐 하는 거냐, 음탕!?
- 음탕: 왕위를 계승하는 중입니다, 선배님
왕이나는 전쟁에서 해서는 안 되는 실수를 했다. 상대의 전력을 잘못 파악한 것. 하지만 왕이나는 베테랑, 빗발치는 총알 속에서도 돌파구를 찾았다. 바로 화제의 전환이다. 왕이나가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고 시청자들의 주목을 이끌었다.
“얘들아, 근데 너네는 등불에 참여 안 해?”
- 될 리가···
- 비즈니스 때문에 바빠서 접속을 못 함
- 비즈니스: 집안일
- 갓직히 내가 등불 합류하면 한국 서버 뒤집어 놓겠지만, 아직은 힘을 숨길 예정. 아무튼 그럴 예정
다행히 음탕에 대한 이야기는 줄어들었다. 애초에 랭커를 제외한 거의 모든 방송이 이 시간대에 켜졌으니 타 스트리머 얘기로 꽃피우기에는 시간이 아까웠다.
“앞으로 삼십 분 후면, 한국 서버 등불이 깨어날 텐데 지금쯤 랭커들은 캡슐에 들어가서 준비 중일 거고··· 다들 치킨은 시켰어? 난 미리 시켰는데.”
- 치킨집 전화 안 받음.
- 그 아저씨 등불 합류하려고 캡슐 들어가 있을 듯 ㅋ
- 오늘 치킨 불티나게 팔려서 어지간하면 다 안 받음
- 아, 배달의 말갈족은 맨날 그지 같은 이벤트만 하네
데자뷰에서 공지까지 준비한 역대급 이벤트다. 이런 대규모 축제는 스트리머들에게 단비와 같았다. 비록 경쟁자는 많았지만, 어차피 왕이나 자신을 상대하려면 100년은 멀었···
“뀽뀽! 받아라, 뀽뀽!”
듀얼 모니터에서 손가락 하트 총을 발사하는 음탕이 계속 눈에 들어왔다. 왕이나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뀽뀽은 씨···.”
- 이나 빡쳤다!
- 개꿀잼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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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대 해적 시대···]
- 뀽뀽열매 먹은 밀짚모자 음탕··· 강적이다
- 등불 중계 전에 벌써 분위기 갑분핫 ㅋㅋ
‘이것은’님이 10,000원 후원하셨습니다!
[원미동 사람들 메타다. 둘의 치킨게임에 우리는 가만히 구경만 하면 된다!]
- 원미동 사람들ㅋㅋㅋ
- 쉽사리 결판이 안 났으면 좋겠어. 계속 보게 ㅋㅋ
- (대충 아무나 이겨라라는 내용)
두 방송의 신경전은 한동안 계속되었다. 음탕의 사랑의 총알은 나중에는 아예 기관총처럼 변모했고, 왕이나는 노련미를 여지없이 보여줬다.
그리고, 잠시 후.
“그럼, 한번 봐 볼까? 자! 중계 들어갑니다!”
****
등불의 합류.
가장 화제가 되는 한국 서버에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메리트다. 특히 종말 이후를 플레이하는 걸 업으로 삼는 랭커들에게는 더욱 그렇고.
그냥 한국 서버를 보고 싶어서 오는 시청자들도 많았고 한국 기업 스폰서도 잘 붙었으니까. 물론 랭커들 뿐만 아니라 일반 유저들에게도 한국 서버는 타 서버와 다른 의미로 받아 들여졌다.
외국 게임을 번역해서 하는 느낌과 한글화와 현지화한 게임의 차이랄까? AI의 인공지능이 아주 뛰어나다고 해도 말이 통해야 더 몰입할 수 있는 법. 종말 이후를 플레이하는 대다수의 한국 유저가 오늘만을 기다려 왔다.
‘후, 심호흡.’
남자의 플레이 스타일은 더없이 차분하다.
전투도 그렇게 전개됐고, 사람들을 이끄는 일도 그에겐 흥분되거나 열을 낼 일이 아니었다.
‘내가 긴장을···.’
그런 그도 지금은 고조되는 감정을 통제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진정하자. 마음을 가라앉히고··· 단 한 번이야.’
올빼미의 플레이를 동경한다.
그는 언제나 침착했고, 합리적이었으며 치밀했다.
올빼미처럼 전투하고 싶었고 플레이하고 싶었다.
과연 그도 긴장이란 걸 하기는 하는지···.
등불 합류 정도는 우습게 해내어야 조금이라도 그에게 다가서지 않겠는가.
짝!
좀처럼 진정이 안 돼 양 볼을 한 차례 손바닥으로 쳤다. 하얀 피부가 발갛게 올라왔다. 남자는 그렇게, 캡슐 속으로 몸을 묻었다.
의식이 어딘가로 날아간다.
차디찬 설원, 죽어가는 황무지, 기괴할 정도로 거대한 밀림··· 종말이 일어나고 변해버린 세상의 풍경이 뇌파를 통해 스쳐 지나갔다.
그중에서도······
후웅-
바로 앞으로 다가온 하얀 세상.
숨결과 인간성마저 얼어붙어 버린 부산의 모습이 눈앞에 다가왔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부산의 절경은 아름답지만 참혹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 열렬하게 바꾸어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는 그런 사람이다.
[종말 이후에 접속합니다.]
[서버를 선택하여 주십시오.]
클릭이란 개념은 없다. 뇌파는 자연스럽게 남자의 선택을 읽어 들였다.
[한국 서버를 선택하셨습니다.]
[한국 서버의 현재 서버 상황은 「포화」입니다.]
데자뷰의 서버는 포화가 뜬 적이 한 번도 없다. 애초에 서버 용량이 무지막지할 것이다. 주황색으로 혼잡이라고 적혀있던 게 가장 많은 유저가 접속한 기억이었다. 물론 다른 서버에서. 전도율이 높은 감자로 서버를 구축한 건 아닌지 의심스러웠던 여타의 온라인 게임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포화라니···.’
혼잡을 넘어 포화.
분명히 어제까지만 해도 초록색으로 쾌적이라고 적혀있었건만. 아무래도 등불의 합류를 많은 유저들이 바라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래도, 다행이야.’
걱정할 것 없다.
선착순으로 진행될 줄 알았지만, 각 유저에게 기회가 주어지고 인공지능이 난수를 대입하여 등불에 적합한 유저를 가려낸다고 데자뷰가 공지했다.
무슨 소린지는 모르겠지만, 남자는 꼭 자신이 등불에 합류하고 싶었다.
남자의 정신이 창공에서 어딘가로 이동되었다. 매가 지상으로 치달을 때 보다 더 빠르게 이동했기 때문에 풍경이 흐릿하게 바뀌어 갔다. 이곳은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다.
‘등불!’
올빼미가 등불을 작동하던 그 순간을 기억한다.
많은 유저의 우려와 기대가 그 찰나에 모여들었었다.
나중에 등불이 유저였다는 걸 알고 등에 전율이 일었었는데.
그 장소에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모두 슈트를 입고 있었다. 하지만 바이저는 쓰지 않았다. 아마도 실내의 온도가 적정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 같다.
‘그사이에 많은 게 바뀌었구나.’
올빼미가 떠난 이후, 연제구 지상 벙커 사람들의 소식을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이제 그들의 얼굴을 확인할 차례다.
“기계에 나타나는 바로는 곧 깨어난다고 되어있는데···.”
“우, 우리를 적대하면 어떻게 합니까?”
“박일병, 군인이 그렇게 겁을 먹으면 자넬 따르는 민간인들은 어떨 것 같아?”
“아··· 그렇죠.”
“우리는 의연하게 미래를 맞이해야 해. 올빼미를 보고 느낀 게 그런 것 아니겠어?”
“예. 그냥 혹시나 해서 말입니다.”
정병철과 박일병, 반가운 얼굴들이 있었다. 지상 벙커에는 최소한의 인원들만 남겨두고 전투병력을 죄다 데려온 것 같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겠지. 아마도 정병철이 예비했을 거다.
‘이들과 함께하고 싶어···.’
아마 지금 수십? 수백만? 잘 모르겠다.
얼마나 많은 유저들이 이 시야로 저들을 내려다보고 있는지.
그때, 위에서 내려다보던 시선들은 제각기 어느 공간으로 흩어졌다. 남자도 마찬가지다.
연출이 정말 말도 안 되게 멋있었다.
남자가 이동한 방은 하얗게 칠해진 방이었다. 아니, 사실 방인지 개방된 공간인지 잘 모르겠다. 그냥 주변이 온통 새하얬다.
‘뭐지···?’
인공지능이 무언가를 실행한다고 하지 않았나?
꿀꺽···
괜히 긴장됐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천둥 같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감정 없는 목소리인 게 인공지능 같았다.
“묻노니··· 노아의 아이여.”
“······.”
“종말이 일어난 세계에서, 당신은 방주에 무엇을 담으려 합니까?”
남자는 잠시 턱을 짚었다가 별 고민 없이 대답했다.
대답을 들은 인공지능은 곧장 무언가를 시행했다.
[난수 발생 알고리즘 시행]
[등불 최적격자 선별 중···.]
[선별 완료.]
남자는 이것이 게임이라는 것도 잊고 자신도 모르게 기도드렸다. 제발 자신이 합류할 수 있기를.
그의 상태창에 메시지가 올라왔다.
[S-019의 육체 통제권을 넘깁니다.]
[당신은 등불입니다.]
정신이 하얀 방에서 어딘가로 날아갔다.
****
팟! 팟! 팟! 팟!
어두컴컴했던 실내에 신비로운 전등이 점등했다.
등불이 잠든 이곳.
기이이잉-
소총을 장전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무래도 각성자들이 깨어날 것 같은 조짐을 보이자 전투병력이 겁을 먹은 것 같았다.
“장전하지 마! 상대가 적대감을 느낄 수 있어!”
“하, 하지만!”
“내 말대로 해. 날 믿어라.”
“예, 상사님.”
정병철이 심호흡을 하고 제자리에서 천천히 돌면서 각성자들이 잠들어 있는 냉동 캡슐을 보았다.
팟!
냉동 캡슐의 내부 전등이 켜졌다.
“제발···.”
정병철도 기도했다.
이들이 자신들을 적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푸슈우우우-
300개의 캡슐 상부가 하늘로 들어 올려졌다.
척! 척!
각성자들이 그 안에서 걸어 나왔다.
그들 중 몇 명이 소리질렀다.
“으아아아아아! 성공했다!”
“말도 안 돼! 내가 됐다고?”
“와··· 이제 나도 한국에서 하는 거야?”
정병철은 이들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떨리는 걸 숨길 수 없으니 그냥 되는 대로 물었다.
“당신들은··· 누굽니까?”
누군가 답했다.
여성이었다.
“우리는 등불입니다.”
****
‘저거 시이벌’님이 10,000원 후원하셨습니다!
[대답한 사람 최별 아니냐? 커스터마이징 개 똑같은데?]
- 캐릭 벌써 샀누 ㅋㅋ
- ㄴㄴ 순전히 운빨로 당첨된 거임
- 어케 암
- 내가 방금 떨어져 보니 알겠더라
- 아;
‘야 또 발견’님이 20,000원 후원하셨습니다!
[저 검은 생머리 송하린이잖앜ㅋㅋㅋㅋㅋ]
- 미친 딱 알겠다 ㅋㅋ
- 저기서도 포권을 하고 앉아있넼ㅋㅋ
- 컨셉 꾸준해ㅋ 꾸준도르야
왕이나의 방송은 자동으로 켜진 방송을 아무거나 하나 골라 중계했다. 이곳저곳에서 랭커들의 모습이 포착되었다.
- 차일국이다! 또 발견!
- 청록 북미 버린다는 소문이 사실인가?
- ㄴㄴ 등불 합류한 사람은 한국섭 하고 합류 못 한 사람은 걍 다시 북미 가기로 함
- 글쿤;
‘랭커 개 많네’님이 1,000원 후원하셨습니다!
[졸라게 지지고 볶고 싸우겠구만ㅋㅋ]
- 대 유-잼 예상ㅋ
- 전 세계 서버에서 난다 긴다 하는 한국인들 대거 합류했네; 확실히 플레이 타임이랑 업적 점수 보고 가려낸다는 말이 맞나 보네
- ㅇㅇ 다 예상했잖음. 첫 등불은 중요해서 그럴 거 같다고
- 역시 게임은 한국인이지; 이제 국가대항전만 나가면 되는 건가?
- 응 그딴 거 없어
왕이나가 눈살을 찌푸렸다.
화면에 언뜻언뜻 잡혀서 정확히 보이지는 않지만, 익숙한 듯한 느낌.
어디서 본 사람···
“어? 저기 조병창님 아니야?”
- ㅋㅋ 구라ㄴ
- 병창이 형 뜸하긴 했지.
- 겜 접었다는 썰도 돌았자너
- 잘못 본 것 같은디
“아니야, ···맞는 거 같은데?”
왕이나는 서둘러 다른 시점의 방송으로 돌렸다.
아까 그 남자가 있던 위치를 보고 있는 시점이었다.
남자는 조병창이었다.
“봐봐! 맞잖아!”
‘벼, 병창이형?’님이 10000원 후원하셨습니다!
[형이 왜 거기서 나와?]
- 개 소오오름ㅋㅋㅋ
- 조병창까지 합류한 등불 레전드네ㅋㅋ
- 오늘 진짜 미춌네;
조병창이 헤실헤실 웃고 있는 게 왕이나의 방송에 중계됐다. 조병창은 자신이 아까 대답한 내용이 정답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묻노니··· 노아의 아이여.”
“······.”
“종말이 일어난 세계에서, 당신은 방주에 무엇을 담으려 합니까?”
조병창은 당시 이렇게 대답했다.
“이 세상 전부를 담겠습니다.”
아마도 정답이었나 보다.
12월 6일.
종말 이후 유저 중 랭커로 인정받는 35명과 일반 유저 265명이 첫 번째 등불로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