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는 종말에 적응했다-33화 (33/222)

# 33

33화

[chapter 3-1의 조건을 충족시켰습니다.]

[chapter 3-1을 클리어합니다.]

[보상으로 모든 능력치가 5만큼 상승합니다.]

‘짜다 짜’님이 5,000원 후원하셨습니다!

[개고생하면서 왔는데 올 스탯 5? 어이가 없네]

- 올 스탯 5면 말도 안 되는 건데;

- 그렇게 쌓인 스탯으로 님 반으로 갈라 죽일 수 있음

- (반으로 갈라져 죽는 짤)

- 그딴 짤이 어딨어ㅋㅋ

‘이야, 저 아저씨’님이 10,000원 후원하셨습니다!

[코스프레 퀄리티 쩌네. 아저씨 힐 좀요]

- ㄹㅇ 힐 개 빡세게 넣어주실 것처럼 생기셨네ㅋㅋ

- 일단 파티 초대부터 해! 다른 파티에 뺏기기 전에!

- 이제 대장장이에 이어서 신관까지 등장하는구나. 순간 스칸다인 줄 알고 놀랬닼ㅋㅋ

- 방한 슈트에 전례복을 입을 생각하다니; 종교인들 존경스럽다

- 쉿! 채팅에서 종교 언급 위험함;

성진은 누군가에게 안내받아 상급자를 만나는 상황을 한 번 경험했던 적이 있다. 연제구 벙커에서의 일이다.

그때의 성진은 군인에게 안내받아 장의원을 만났었다. 이번에 만나게 될 상대가 장의원의 추악한 면을 닮지 않기를 바랐다. 몰락한 왕국을 지배하려는 자들은 늘 그렇듯 물과 기름처럼 성진과 섞이지 못했으니까.

‘그런데, 신부라···.’

성진은 낯선 곳에 왔다. 때문에, 긴장을 놓지 않으면서도 쉘터의 정보를 빠르게 파악하려 애썼다.

거대하다.

거대하다는 말로는 이 느낌을 전달하기 어려웠다. 연제구 지상 벙커는 부산 통합 쉘터에 비하면 정말 새 발의 피도 못됐다.

두리번거리지는 않았지만, 성진은 그 느낌을 충분히 만끽했다. 이 정도 규모라면, 쉘터는 안정적으로 운영될 확률이 높았다.

“이곳이 낯서신 모양이시군요.”

뭐라고 불러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신부 행세를 하는 이가 말을 걸었다.

“아무래도. 그런데, 쉘터가 상당히 크군요.”

“놀라셨나 보군요. 그럴 만도 하죠. 아마 이 무너진 세계에서 가장 안락한 장소를 고르자면 부산 통합 쉘터가 아닐까 합니다.”

‘안락이라고?’

성진은 신부의 대화 핀트가 조금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종말이 닥친 세계에서 안락이라니? 농담이라면 신부는 재치가 없는 편일 것이고 진담이라면 신부는 위험한 사람이었다.

신부가 묻지도 않은 말들을 줄줄이 했다.

“이곳 쉘터는 주님의 은혜가 가득합니다. 각성자라고 하셨죠? 어쩌면 당신이 각성한 것도 복되심이 내려와···.”

“다 온 것 같네요.”

“아··· 제가 말이 너무 많았군요. 이쪽으로···.”

성진은 종교를 가져본 적이 없다. 그래서 신부가 하는 말에 아무런 감흥도 없었고, 소음처럼 느껴질 따름이었다. 어디가 은혜이고 어디가 복되심인가, 이미 종말은 와버린 것을.

똑똑···

“교주님, 아까 전 각성자입니다.”

“오오··· 들어오도록 해요.”

철컥-

육중한 강철 문이 문 너머에 있는 누군가에 의해서 열렸다. 열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 문인데, 의외로 쉽게 열렸다.

내부를 확인한 성진은 표정이 굳었다. 물론, 겉으로는 전혀 내색하지 않았지만.

“이리와 앉도록 해요. 오랜만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군요. 허허허.”

“···괜찮습니다.”

“허허··· 늙은이 부탁도 못 들어주다니, 야속하군요. 앉아요, 그렇게 경계하지 않아도 돼요.”

경계?

성진은 관상을 믿지 않지만, 눈빛만큼은 믿었다. 푸들푸들한 살 위로 전례복을 입은 교주의 모습. 이 자가 잘 먹고 잘 지냈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추론할 수 있었지만, 그 눈빛에 담긴 음험함은 성진이 아니었다면 쉽사리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타고난 연기자.’

사갈의 눈, 이브에게 선악과를 먹으라 종용하는 뱀의 눈이었다. 눈두덩이를 뒤덮다시피 한 살점에 가려져 있지만, 성진은 그의 눈에서 그것을 보았다.

성진이 쉽사리 경계를 풀지 않는 이유는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고급 재질의 가죽 쇼파, 카펫까지 깔린 이곳에, 교주의 양옆으로 열 명이 넘는 신도들이 시립하고 있었다. 전례복을 입고 후드를 뒤집어쓴 자들, 이들이 성진에게 적의를 쏘아냈다. 성진이 교주의 간단한 제안을 거절했다는 이유만으로.

‘···맹목적으로 따르고 있어.’

성진의 감각을 날카롭게 하는 이는 또 있었다. 아까의 강철 문을 연 사내로 추정되는 자도 벽에 기대어 이쪽을 쳐다보고 있다. 성진이 수상한 짓을 하면 바로 손을 쓸 모양으로.

성진이 내색하지 않으며 앉으려 하자, 신도 한 명이 가로막았다.

“무장은 해제하셔야 합니다, 형제님.”

기가 찼지만, 성진으로서도 이들과 첫 대면부터 반목할 이유가 없었다. 늘 그랬듯이 처음은 지켜보기만 할 뿐이다.

성진이 검과 산탄총을 넘겨주었다. 다행히 무장에 특별한 게 없다고 느꼈는지 한쪽에 고이 모셔두었다.

스윽-

성진이 자리에 앉자, 교주가 은 쟁반에 담긴 과일을 먹었다.

‘과일?’

폭-

포도의 향과 교주의 누런 이에 으깨져 나오는 수분기가 성진에게도 느껴졌다. 성진은 이 포도가 어디서 났는지 궁금했다. 교주가 그 시선을 눈치챘다.

“음? 아아··· 포도가 신기한가 보군요.”

“어떻게 과일이 있는 겁니까?”

“허허··· 부산 쉘터는 내부에 대규모 인공 농장이 있어요. 이런 건 다 거기서 나는 것이지.”

“그 농장 부지에서 과일을 생산할 만큼 여유가 있는 겁니까?”

“물론, 그러니까 과실이 이 늙은이의 입까지 닿았겠지요?”

믿기지 않지만, 상대가 그렇게 말하니 성진도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교주는 그런 성진을 흥미로워했다.

“궁금한 게 고작 그런 거군요?”

“······.”

‘고작?’

성진은 식량문제가 종말이 닥쳐온 세계에서 첫 순위로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걸 고작이라고 말하는 교주는 대체 어떤 사람인 건지···.

추으읍···

교주가 포도송이를 한웅큼 집어서 우악스럽게 집어넣는다. 그 사갈 같은 눈으로 성진에게 물었다.

“밖을 떠돌아다녔나 보군요. 그런데···.”

이제는 숨기지도 않고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냈다.

“이곳엔 어쩐 일로?”

“잠시 들렀을 뿐입니다.”

“잠시?”

교주가 갑자기 낄낄대며 웃었다.

성진은 그가 광인 같다고 생각했다.

“이거 미안하군요. 나이가 들면서부터 웃음을 참는 게 힘들어져서.”

교주가 비대한 몸을 쇼파에 묻었다. 가죽이 깔리는 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밖은 어떻습니까? 지옥이지요?”

“······.”

“이제는 누구도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지 않아요. 누구든 말이에요.”

교주는 의심하고 있었다.

“그런데 돌아가겠다라··· 참··· 그 이름이···.”

“올빼밉니다.”

“올빼미, 그래요. 올빼미, 세상의 끝이 왔어요. 인간은 그간의 죄를 뉘우치고 벌을 받아야 합니다.”

성진은 불쾌해졌다.

교주의 말은 구불구불 주제를 바꿔갔다.

“하지만, 우리 영원교에 몸담은 형제자매님들은 그 벌을 용서받을 수 있지요.”

“영원교는 무엇을 믿는 겁니까?”

성진이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종교였다.

이참에 교리라도 들어보기로 했다.

“무엇이든, 주님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종말에서 벗어나 낙원으로 가기 위해서 무엇을 믿든 무슨 상관인가요?”

교주는 진짜로 궁금해서 물어보는 듯했다. 완벽한 사이비다. 이 교리는 위험했다.

그 믿음의 대상이 교주가 될 우려가 있었으므로.

“이봐요, 올빼미. 당신은 영원교에 몸담아야 해요. 이 세상의 각성자들이 각성한 이유는 다 주님의 쓰임이 되기 위함이에요.”

“주님?”

“···뭐, 아무튼.”

이번 대화로 알게 됐지만, 이자에게 주님이란 자신을 의미하는 게 분명했다.

성진은 얘기를 들을 만큼 들었다고 생각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그런데, 뒤쪽에 자리한 각성자 한 명이 성진에게 소리쳤다.

“앉아라! 어디 감히 교주님이 말씀하시는 데 허락도 없이 일어나려고···.”

교주가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가 손사래를 치며 말하길,

“허허허··· 그만 해요 그만해. 늙은이의 얘기가 지루했나 보지.”

그만하라고 말은 했지만 내심 흡족한 기색이었다. 교주가 됐다고 나가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뒤에서 소리치던 각성자가 교주의 눈치를 보고 한 번 더 일갈했다.

“어쭙잖은 능력으로 교주님 앞에서 거들먹대지 마라! 교주님이 금하셨기에 망정이지 방금 같은 태도를 또 한 번 보인다면 가만 안 두겠다!”

“가만 안 두겠다고?”

성진이 묻자 교주의 눈에 들 생각에 신이 난 각성자가 더 떠들려고 했다.

“그래! 이 비렁뱅이 같은 녀석이 어디서···.”

그때, 그 각성자가 성진과 눈이 마주쳤다.

성진의 눈은 무심했다.

마치, 가치 없는 것을 바라보는 차가움.

동시에 무가치한 인간이 되어버린 각성자가 몸을 떨었다.

각성자는 성진의 눈빛에 압도되어 말을 끝 맺지 못하고 땀을 비 오듯 흘렸다. 그는 성진의 어떤 점이 자신을 이렇게 위축시키는 건지 아직 알지 못했다.

교주가 뜻밖의 상황에 흥미로워했지만, 유쾌한 볼거리는 아니었는지 중재했다.

“그만하래도요, 손님이 불쾌해하시겠어요, 허허···.”

“죄송합니다, 교주님.”

성진은 이만하면 분위기를 파악했다고 생각하고 실내를 잠시 응시하다 병장기를 돌려받고 떠났다.

성진이 떠난 실내에, 손님을 맞이한 쉘터의 주인들이 그대로 있었다. 교주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움직일 수가 없었다.

무거운 침묵이 깔리고, 신도들과 각성자들이 긴장한 상황. 교주의 입이 열렸다.

그는 빙긋이 웃었다.

“허허허··· 젊은 친구가 당돌하군요. 그렇지 않나요?”

“마, 맞습니다!”

“제가 반드시 저 버릇을 고쳐서···.”

“그럴 수 있나요?”

“그, 그건···.”

교주에게 잘 보이려던 각성자 한 명이 대답을 망설였다. 방금 방문한 손님은 어쩐지 상대하기 꺼려졌다.

교주가 나직이 얘기했다.

“일단은 지켜보자고요. 주님의 품은 모두를 감싸 안으실 만큼 넓으니 말이에요.”

“참으로 맞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박형제님?”

“예! 교주님!”

“저 대신 손님에게 예의를 일러준 건 좋은 행동이에요. 마음에서 우러나왔다는 게 느껴졌어요.”

“감사합니다!”

“조만간 포상을 내리겠어요.”

“감사, 은혜에 또 한 번 감사드립니다!”

교주가 다시 과일을 입에 물었다. 과즙이 터져 나와 교주의 겹쳐진 턱 밑으로 흘러내렸다.

****

‘다시 보니’님이 1,000원 후원하셨습니다!

[다시 보니 장의원이 선녀 같다]

- ㄹㅇㅋㅋㅋ 장의원 데려와!

- 이미 미국 간 인물입니다

- 담배가 국산이면 당신인 줄 알겠읍니다 크흡

‘교주 목 봤냐?’님이 10,000원 후원하셨습니다!

[푸들푸들 살쪄서 몇 겹으로 된 거 나만 봤냐?]

- ㅋㅋㅋ 저 사람도 사실 적응 능력자인 거 아닐까? 저 정도 피하지방이면 얼어 죽을 리가 없는데 ㅋㅋ

- 미쉐린 타이언줄 알았다 ㅋㅋ

- 미쉐린좤ㅋㅋㅋ 빙판길도 끄떡없어!

‘올빼미의 골목 식당’님이 10,000원 후원하셨습니다!

[오늘의 솔루션 대상 골목은 부산 통합 쉘터!]

- 씨이이발! 조조아씨 와서 이것 좀 먹어봐요!

- ㅋㅋㅋ 어케 먹누

- 바로 식중독각ㅋㅋ

- (한입 먹고 충격받은 조조아 짤)

‘근데 조심해야 함’님이 30,000원 후원하셨습니다!

[교주 강할 수도 있음, 하이 프리스트를 조심해···]

- 엥? 전혀; 그렇게 생각한 근거는?

- 교주 실눈 캐임. 역사적으로 약한 실눈 캐는 없었음

- ㅈㄹ 교주 살 때문에 강제 실눈임ㅋㅋ 까보면 속쌍커풀이 챠밍 포인트임ㅋㅋ

- 챠밍 포인트 ㅇㅈㄹ ㅋㅋㅋㅋ

‘각성자 깝죽대다’님이 10,000원 후원하셨습니다!

[올빼미가 눈 한번 부라리니까 바로 꼬리 내렸쥬?]

- 편-안

- 속 시원하더라, 올빼미 진짜 포스 개 쩔어;

- 내가 맞은 편 서 있었으면 이불에 만국 전도 그렸다

- ???: 어, 엄마 왜 일어났어? 뭐하냐고? 그냥, 뭐 좀 빨라고. 아 아무것도 아니야.

- 디테일한 거 보니 경험자의 냄새가 난다 킁킁

성진은 기대한 자신을 자책했다.

아무래도 교주는 절대 호인은 아닌 것 같았다.

‘연제구보다 상황이 안 좋아.’

장의원보다 대담한 자다.

어쩌면 종교라는 무기를 이용해 사람들을 조종하는 것도 같았고.

‘아니, 각성자들은 아니었어.’

뒤에 자리 잡은 일단의 각성자들은 교주를 신도들처럼 존경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마치, 대가를 받고 일을 하는 사람들처럼 보였다.

‘천천히 알아봐야겠어.’

직접적으로 확인하기 전에는 행동을 조심해야 했다. 연제구 지상 벙커의 열 배 이상 되어 보이는 쉘터의 권력자다. 그의 썩은 뿌리는 당연히 깊고 넓게 퍼져 있을 것이고.

성진이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걷고 있을 때, 누군가 와서 부딪혔다.

퍽-!

“아! 아야!”

초등학교 1학년이나 됐을까 하는 나이대의 남자아이였다. 앞니가 하나 빠져있었다.

“죄송합니다. 죄송해요.”

“괜찮아, 다친 덴 없어?”

“네! 다친 데 없어요!”

‘이 전개는···’님이 1,000원 후원하셨습니다!

[내가 하는 미연시 전개다!]

- (식빵을 물고 뛰며) 아앗! 이러다 지각하겠어! 어맛!

- 쿵! 아야··· (남자의 손이 민망한 곳에 닿아있다)

- 이것이 그 아이와의 첫 만남이었다··· 호감도 +5

- 뭔 겜이길래 다 같이 깼냐? 단합 보소ㅋㅋㅋ

근처에 아이의 어머니가 있었나 보다.

여성은 아이가 넘어진 걸 보고 헐레벌떡 달려왔다.

“지훈아! 괜찮아? 다친 데 없어?”

“응, 엄마! 안 다쳤어.”

“어이구··· 그러게 조심했어야지! 죄송하다고 말씀드렸어?”

“응! 했어!”

성진은 아이가 명랑하게 대답하는 걸 바라봤다. 마음으로는 푸근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이의 어머니가 말했다.

“근데, 그 옷차림··· 못 보던 분이신데···.”

“오늘 도착했습니다.”

“네? 오늘요? 어떻게···.”

성진은 자신을 각성자라고 소개했고 그 얘기를 들은 여자의 표정이 싸늘해지는 걸 느꼈다.

“각성자라고요?”

“예, 왜 그러십니까?”

“아, 아니에요.”

“엄마! 이 아저씨 착해! 우리랑 밥 같이 먹자고 하자! 처음 왔으면 밥도 못 먹었을 거 아니야?”

“얘는··· 우리가 남 신경 쓸 처지···.”

명랑한 아이의 얼굴을 보며 아이의 어머니가 한숨을 쉬었다. 성진은 식사를 하지 못한 건 맞지만 민폐가 되기 싫어 거절하려 했다.

“괜찮습니다.”

“아니에요. 애가 이렇게 말했을 때 안 들어주면 떼를 쓰거든요.”

“안 그러셔도···.”

“따라오세요. 마침 끼니를 때우려던 참이었어요.”

거의 반강제로 초대받은 식사자리, 아이는 뭐가 그리 좋은지 성진의 손을 잡고 연신 웃어댔다.

구김이 없는 웃음이다.

성진은 교주를 만나고 나오며 불쾌했던 감정이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 들었다.

“자, 이리 와서 한술 뜨세요.”

성진은 생각보다 빠르게 쉘터의 사정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한 가구가 먹기엔 턱없이 부족한 감자 죽, 거기에 다른 찬이나 배급품은 일절 없었다.

혹시나 해서 주변을 둘러보아도 다들 같은 음식을 먹고 있었다.

교주는 거짓말을 했다.

과일 같은 걸 생산할 여유 따위는 쉘터의 어디에도 없었다.

반사적으로 성진의 입에서 질문이 튀어나왔다.

“그런데··· 영원교는 어떤 곳입니까?”

아이의 어머니가 귀신이라도 만난 것처럼 화들짝 놀랐다.

검지를 세워 자신의 입가로 가져갔다.

“쉬이··· 그런 거 함부로 얘기하면 안 돼요.”

성진의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1